이제 겨우 2주째 하고 있는 PK 생활, 정말이지 병원이 이리도 다이나믹한 곳인줄은 몰랐다.
지난 주 처음 PK를 혈종에서 시작했다. 그 곳에 하지마비를 주소로 내원하여 암으로 인한 cord compression임이 밝혀져 항암치료를 받고 계시던 한 아저씨. 조금씩 나아져서 왼발을 살짝 움직일 수도 있게 되었고, 오전/오후 회진에서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셨었다. 사흘 전, 치프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던 우리는 데드라인이었던 오후 회진시간 직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아직 다 마무리 하지 못했기 때문. 허나, 정해진 시간은 다가오고, 치프 선생님께서 스테이션에 출현하시고... 갑자기 병실에서 한 보호자가 뛰어나오시더니, 환자가 이상하다고 하셨다.
곧바로 스테이션이 발칵 뒤집히고, 선생님들께선 병실에서 환자 베드를 밀고 나오시고, 간호사들은 스테이션 뒤 처치실을 정리해서 환자를 받으셨다. AMI. 아침에도 멀쩡했던 아저씨는 갑자기 심장마비와 함께 의식을 잃고 말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바로 그 장면, 주사약이고 뭐고 할 사이도 없이 선생님들의 심폐소생술이 시작되었다. 작년 응급의학 수업 시간의 내용들이 떠오를듯 말듯, 심장마사지는 흉곽 깊이의 1/3 내지 1/2까지 깊게 해야 한다던데, 정말 가슴이 숙숙 들어가는 것이 보일 정도로 2년차 선생님의 심장마사지가 이어졌다. 수액 달고 에피, 도파 등등을 정신없이 넣고, 기도내삽관에 엠뷰배깅까지, 정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옆에서 보고 있는 내 가슴이 벌렁거렸다. 만약 내 눈 앞에서 저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선생님들처럼 침착하게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다 할 수 있을까? 결국 이 환자 때문에 오후회진은 미루어지고, PK인 우리들은 먼저 병동을 떠났다.
다음 날 아침 회진 전 리스트를 살펴보니 그 아저씨는 중환자실에 가 계셨다. 회진 중 살펴보니 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 군복무를 하고 있다는 작은아들까지 급히 휴가를 내고 병원에 와 있었다. 교수님의 상태 설명을 듣는 아주머니와 두 아들들의 표정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듯해 보였다.
이런 일을 매일 보고 살아야 하는 이 직업,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제대로 하지도 않고 있지만, 해도 해도 끝도 없는 공부에 쌓이는 숙제와 발표, 일까지... 하지만, 4기 말기 암환자들이 계속되는 항암치료를 잘 견뎌내고 입원과 퇴원, 통원치료를 반복하며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희망적이기도 하다.
무슨 소리를 쓰고 있는지.... 아무튼, 결론은 공부 열심히 하자는 것. 적어도 무균실에 계신 내 담당 환자의 병이라도 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해리슨 함 읽어보자!!!
지난 주 처음 PK를 혈종에서 시작했다. 그 곳에 하지마비를 주소로 내원하여 암으로 인한 cord compression임이 밝혀져 항암치료를 받고 계시던 한 아저씨. 조금씩 나아져서 왼발을 살짝 움직일 수도 있게 되었고, 오전/오후 회진에서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셨었다. 사흘 전, 치프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던 우리는 데드라인이었던 오후 회진시간 직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아직 다 마무리 하지 못했기 때문. 허나, 정해진 시간은 다가오고, 치프 선생님께서 스테이션에 출현하시고... 갑자기 병실에서 한 보호자가 뛰어나오시더니, 환자가 이상하다고 하셨다.
곧바로 스테이션이 발칵 뒤집히고, 선생님들께선 병실에서 환자 베드를 밀고 나오시고, 간호사들은 스테이션 뒤 처치실을 정리해서 환자를 받으셨다. AMI. 아침에도 멀쩡했던 아저씨는 갑자기 심장마비와 함께 의식을 잃고 말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바로 그 장면, 주사약이고 뭐고 할 사이도 없이 선생님들의 심폐소생술이 시작되었다. 작년 응급의학 수업 시간의 내용들이 떠오를듯 말듯, 심장마사지는 흉곽 깊이의 1/3 내지 1/2까지 깊게 해야 한다던데, 정말 가슴이 숙숙 들어가는 것이 보일 정도로 2년차 선생님의 심장마사지가 이어졌다. 수액 달고 에피, 도파 등등을 정신없이 넣고, 기도내삽관에 엠뷰배깅까지, 정말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옆에서 보고 있는 내 가슴이 벌렁거렸다. 만약 내 눈 앞에서 저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선생님들처럼 침착하게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다 할 수 있을까? 결국 이 환자 때문에 오후회진은 미루어지고, PK인 우리들은 먼저 병동을 떠났다.
다음 날 아침 회진 전 리스트를 살펴보니 그 아저씨는 중환자실에 가 계셨다. 회진 중 살펴보니 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 군복무를 하고 있다는 작은아들까지 급히 휴가를 내고 병원에 와 있었다. 교수님의 상태 설명을 듣는 아주머니와 두 아들들의 표정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듯해 보였다.
이런 일을 매일 보고 살아야 하는 이 직업,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제대로 하지도 않고 있지만, 해도 해도 끝도 없는 공부에 쌓이는 숙제와 발표, 일까지... 하지만, 4기 말기 암환자들이 계속되는 항암치료를 잘 견뎌내고 입원과 퇴원, 통원치료를 반복하며 건강한 생활을 하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희망적이기도 하다.
무슨 소리를 쓰고 있는지.... 아무튼, 결론은 공부 열심히 하자는 것. 적어도 무균실에 계신 내 담당 환자의 병이라도 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해리슨 함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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