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던가 2학년 때던가. 이게 벌써 15년 전이다. 그 때 '이 밤이 지나면'이라는 노래가 유행해서 참 좋아했었는데, 정말이지 제대로 된 허스키 보이스에 터질 듯한 가창력을 숨길 수가 없는 그런 노래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시나위, 외인부대, 아시아나 등 국내 굵직한 락밴드에서 보컬을 했었던 사람, 임재범이었다. 그저 그의 뿌리칠 수 없는 듯한 호소력 깊고 매력적인 목소리에 이끌렸던 것 뿐인데, 이토록 대단한 사람이었다니, 깜짝 놀랐다. 더욱 놀랐던 것은 그가 여타의 가수들과 좀 달랐다는 점 때문이었다. 가수라면, 연예인이라면 사람이 사교적이고 그래야 할터인데, 임재범은 혹시나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가 아닌가 할 생각이 들 정도로 제도에 아랑곳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한참 그를 잊고 있다가 알게 된 이 노래는 다시 한번 임재범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때면 이런 마음을 가지고 노래 부를 듯한 그런 느낌, 그리고 그런 느낌을 증폭시켜주는 제대로 된 허스키 보이스와 가창력.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그런 노래였다. 위의 영상은 임재범 유일무이의 콘서트였던 2004년 콘서트에서 부른 고해이다. 불미스러운 일도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의 음악적 재능이 그런 것들이 가려지는 듯 하여 많이 안타깝다. 그래도 훌쩍 떠나버린 김현식이나 김광석보다야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넌데, 그래도 좋은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겠나.
갑자기 '크게 라디오를 켜고'라는 노래도 생각난다. 너무 옛 노래만 좋아하는 걸 보면 나도 이제 나이 먹었나봐. 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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