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OST
한참 병역특례로 회사에서 일을 하던 2004년이던가, 같은 팀 동료 직원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면 컬러링이 나오는데 너무나도 노래가 좋았다. 가수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이승철이 확실한데, 그 직원에게 물어봐도 무슨 곡인지를 모른다는거다. 그냥 컬러링 사이트에서 1위 하고 있는 곡을 고른터라 제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다. 그래서 이승철로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이승철이 노래나 조금 했으면 걸릴터인데, 20년이나 노래 불러온 사람 이름으로 검색하니 나오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추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회사차 타고 나가서 외근(헛!! 이거 들키면 안 되는뎅!!)을 하다 돌아오는데, 라디오에서 그 노래가 나오는 것이었다!!! 놀래서 볼륨을 한껏 올리고 열심히 듣는데, 이런.. 이미 곡이 나오고 있다면 곡 소개는 그 전에 했을 것이 아닌가. 조마조마 하면서 노래가 끝나다가, 다행히도 그 라디오 프로그램의 DJ가 '이승철씨의 인연이었습니다.' 했다. 평소에 노래 잘라먹고 멘트 넣는 걸 안 좋아하지만, 이 때에는 좋아할 수 밖에 없었따.
그래서 제대로 알고 들어보게 되었는데, 이승철의 원숙함이 뭍어나는 멋진 곡이었다. 그 이후에 라디오를 듣다가 우연히 이승철이 나와서 드라마 불새 OST 작업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자신은 드라마 시나리오도 모르고 곡을 썼고, 그게 우연의 일치로 드라마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어서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노래 처음 할 때, 그러니까 어릴 때에는 어떻게든 고음으로 부르려고 노력하고 멋져 보이려고 했었다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럴 능력도 없어지고 힘도 딸려서 이제는 편하게 부르려고 한다고 그랬다. 아주 오래전의 이승철 노래는 사실 들을 때 힘겨운 면이 없지 않았지만, 요즈음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자신이 제대로 해석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 노래로 데뷰 20년이 넘은 중견 가수 이승철이 다시 스타덤에 오르게 되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감미롭고 좋은 노래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음악팬들에게는 더 큰 선물일 것이다.
p.s. 그러고보니 故 이은주가 출연했던 드라마다.
또 p.s. 이 드라마 역시 나는 단 한 편도 못 본 초히트 드라마다.
'자유 > 들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Hotel California - Eagles (4) | 2006.07.31 |
---|---|
체념 - 빅마마 (4) | 2006.07.26 |
Please - 이기찬 (14) | 2006.07.21 |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 Glenn Medeiros (18) | 2006.07.09 |
1994년 어느 늦은 밤 - 장혜진 (18) | 2006.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