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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에 해당되는 글 2

  1. 2008.02.23 충격적인 졸업식 광경에 대한 단상 (12)
  2. 2006.02.21 요즘 중고등학교 졸업식장 풍경 (24)
요즘 졸업철이다보니 평일 낮에 잠깐 밖에 나와보면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꽃다발과 상장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난 언제 졸업해 봤는지 가물가물하고, 앞으로 할 졸업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고.. :) 아무튼, 그러다가 며칠 전 뉴스를 보다가 충격적인 영상을 보게 되었다. 품질이 좋지는 않은 영상, 아마도 휴대폰으로 촬영한 영상이었지만, 아이들 모습을 보니 중학교 졸업생들이었나보다. 남학생 여학생 나눌 것도 없이 옷을 거의 다 벗고 팬티만 입은채로 밀가루와 계란 세례를 받고 있는 영상이었다. 그에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캐첩도 뿌리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개천에 들어갔다 나오는 등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민망하고도 충격적인 영상이었다. 인터넷에서도 그런 사진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다시 봐도 그 충격은 작아지지 않았다.

내가 벌써 30대에 진입했고, 고등학교 졸업한지도 10년이 넘어버렸으니, 어떻게 보면 나도 이제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졸업이라는 행사를 통해 어느 정도의 해방감을 느끼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다. 3년 동안 옭아매었던 것에 대한 상징물로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와 계란을 뿌릴 수도 있다는 것까지는 인정하겠다. 그런데, 교복을 찢고 밀가루와 계란 세례에 그치지 않고, 나체나 다름 없을 정도로 다 찢어 벗기고, 학교 밖에까지 나와 행인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행동이 수십만의 졸업생 중 단 몇 명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행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땐 한창 교복 물려입기가 시작되어서, 졸업하기 전 교복 깨끗하게 세탁하여 학교에 기증하고, 학교에서는 신입생들에게 교복을 나누어주고 하는 좋은 운동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거 안 하고 다 찢어버리고 오염시켜버리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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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운동을 다녀오다가 집 바로 앞에 있는 모교 앞을 지나게 되었다. 항상 지나는 길인데 뭔가 이상해서 살펴보니, 교문 앞 길거리에는 밀가루와 계란의 혼합물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자세히 보니 교문 바로 앞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 중에는 밀가루+계란 공격을 받은 차들도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1990년대 말에만 해도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와 계란을 던지는 일은 흔치 않았는데(내 기억으론, 고등학교 다니던 중 그런 일을 본 적이 없었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나보다.

그러고서 잊고 있었는데, 오늘 웹서핑을 하다 위의 사진을 발견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걸칠 옷가지조차 남겨지지 않고 온통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쓴 학생들의 사진이었다.(다행히도 맨 오른쪽 등판 보이는 학생은 남학생이라고 한다.) 이 사진을 보고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졸업식에서 교복을 찢고, 밀가루와 계란을 던지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3년간 학교 다니며 받았던 스트레스와 억압을 해소하자는 의미라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졸업식이 끝난 후 아무 상관없는 다른 이의 차량에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 씌우고, 자신들은 집에 돌아갈 때 변변한 옷 하나 입지 못하고 속옷 바람으로 겨울길을 가야 한다면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게 아닐까?

나도 그 시절, 참으로 어리고 부족했지만, 갈 수록 어린 학생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정도를 넘어선다는 생각이 드는 걸 피할 수 없다. 3년 동안 잘 입고 후배들에게 깨끗하게 교복을 물려주지는 못할 망정(내 동생은 이렇게 교복을 물려 받아 고교 3년을 다녔다.) 멀쩡한 옷을 찢어버리고, 사유재산에 피해를 입히고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집으로 가버리는 건 어리다고 이해해 주기엔 힘든 부분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