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001. 8. 01. 수

어제 편히 쉬고, 일찍 잤더니 아침 7시도 안 되어서 눈이 떠졌다. 화장실을 가고 싶었는데 갔다오면 잠 깰까봐 그냥 꾹 참고 잠을 청했다. 8시 즈음 되어 더 이상 못 참고 일어났다. 볼일을 본 후 일찍 아침을 먹었다. 민박집 앞에 있는 샹피옹(champion) 슈퍼가 9시에 문을 연다고 하길래 그럼 좀 쉬다가 나가기로 했다. 잠시 침대에서 졸다가 9시가 약간 넘어 일어났다. 이제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시작~!

우선 매일 그랬듯 샹피옹 슈퍼에 가서 오렌지 쥬스 한 통을 샀다. 이번엔 무려 5.25 프랑. 샹피옹 슈퍼에서 제일 싼 쥬스 같았다. 쥬스를 들고 메트로 역으로 가는데 또 속이 심상치 않았다. 언능 역 앞에 있는 맥도널드에 들어갔다. 이른 시각이라 화장실에는 사람이 없었다. 큰일을 치루고 쥬스를 통에 담고(보통 쥬스가 종이팩에 들어있다. 병에 든 건 비싸고... 한번 병 쥬스 사고 다음부터는 팩 쥬스 사서 부어두었다가 들고다니며 먹는다.) 메트로를 탔다.

오늘의 첫 목표는 노틀담 성당. 프랑스에는 노틀담이라 이름 붙은 성당이 무지 많다. 마치 이탈리아에 성 마리아 붙은 성당이 많은 것 처럼. 다른 성당 찾아가지 말고, 꼭 파리 시테 섬에 있는 노틀담을 찾아가야 한다. 메트로 시테 역에 내려서 조금 걸어가니 노틀담 성당이 나왔다. 그저께 유람선 타면서 대강 봤지만 정면에서 직접 보니 그 위용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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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위용의 노틀담 성당




줄 서 기다려서 성당 안으로 들어갔더니 멋진 스테인드 글라스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성당을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나왔다.(노틀담에는 세 개의 커다란 장미모양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한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북쪽의 스테인드글라스라고 한다. 근데 사진을 찍고 나와 생각해 보니, 남쪽 것을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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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틀담 성당 내부. 자동 똑딱로 찍은 사진이라 노출이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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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남쪽 스테인드 글라스. 북쪽의 것을 찍었어야 했는데...



오르세 미술관을 가려고 보니 충분히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걸어가기로 했다. 세느강을 따라 걷다보니 그 유명한 퐁네프의 다리가 나오는게 아닌가. 영화 퐁네프의 연인의 배경이 되었던 다리라는데 영화는 안 봐서 잘 모르겠고, 영화의 배경(사실 세트에서 촬영했다던데...)이 되었던 다리라는거 말고는 특별한게 없었다.

세느강을 옆에 끼고 한참 걷다보니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그 위로 보이는 오르세 미술관의 이름. 30분 이상을 기다린 후에야 미술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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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입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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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내부 모습. 오래된 기차역을 리모델링 했다고 한다.



학생할인으로 33프랑에 표를 사서 들어가니 조각들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그냥 봤다가는 뭔지도 모르고 볼 것 같아서 여행천하(배낭 여행 안내서)에 나온데로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처음에 앵그르의 샘을 시작으로 밀레의 이삭줍기와 만종, 마네의 오랭피아(이런게 있는 줄 책 보고 알았지만 유명하다고 한다.), 쿠르베의 화가의 아틀리에를 확인하며 1층을 돌았다. 아주 충격적인(여성의 성기가 중심이 된 누드화) 그림인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제목 한 번 멋지다.)도 봤다. 이름을 보아하니 무지 유명한 화가들이 많던데, 그 동안 미술책에서 봤던 그림들도 다 확인 못 했던 것 같다.

책에 쓰여있는데로 3층으로 먼저 올라갔다. 르느와르, 드가, 모네, 고흐, 세잔느 등등 진짜 이름 많이 들어본 화가들의 작품이 좌악 펼쳐졌다. 고흐의 자화상들과 오베르의 교회, 그리고 르느와르의 무랭 드 라 가렛(야외 무도장 그림)이랑 고갱의 타이티의 여인들을 보고, 파스텔화와 신인상파의 그림을 지나치듯 보는데, 민아를 만났다. 너무 반가워서 좀 이야기 하다가 미술관 다 본 후에 같이 라데팡스에 가기로 하고 이따 밑에서 만나기로 했다. 민아랑 헤어지고 2층으로 내려갔다. 그림도 많고, 조각도 많던데 부르델의 활 쏘는 헤라클레스, 로뎅의 지옥의 문(아무래도 가짜 같았다. 너무 조잡해 보이던데...) 말고는 아는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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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중문의대의 상징(!?)인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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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유명한 로뎅의 작품, 지옥의 문. 근데, 진품일까?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서 민아를 만나 오르세 미술관을 나왔다. 라데팡스까지는 메트로를 타고 갔다.

라데팡스는 도로, 전기, 하수도, 철도가 모두 지하에 들어가있어서 지상은 사람들만 걸어다니고, 초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차있는 곳이다. 라데팡스 역에 내렸더니만 도데체 출구가 어디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몇 사람에게 물은 끝에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데, 나오자마자 보인 신개선문(Grand Arche). 크다고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노틀담 성당이 90미터가 넘는다던데, 그게 안쪽에 그냥 다 들어갈 정도로 크다고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는데, 아무래도 돈도 없고, 무서울 것 같아서 그냥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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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팡스 신개선문 아래서. 파리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초현대식 건물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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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커다란게 신개선문. 저 안의 빈 공간에 오리지널 개선문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고 한다.


사진 좀 찍고 쇼핑하러 갔다. 영국이 춥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아무래도 두꺼운 잠바 하나 사는게 좋을 것 같았다. 라데팡스에 큰 쇼핑센터가 있어서 그 곳에 들어갔다. 옷 파는 곳도 많이 있는데, 프랑스가 물가가 비싸서 그런지 잠바가 싼게 없었다. 보통 홑 잠바(가을용)가 300 프랑 정도하고, 브랜드 있는 것들은 5~600 프랑은 쉽게 넘어갔다. 홑 잠바로는 아무래도 버티기 힘들 것 같아서 한 시간여를 헤매인 끝에 나이키 솜잠바가 400 프랑 쓰여있길래 그걸 사기로 마음 먹었다.(바로 옆에 있는 팀버랜드 가을 잠바는 500 프랑이 넘었다.) 있는 돈은 100 프랑. 먹을 거 살 돈을 남겨야 하기에 100 프랑 주면서 70 프랑만 계산하고 나머지 330 프랑을 카드로 해달라고 했다. 근데 카드 결제가 안 떨어지는게 아닌가. 그 동안 몇 번 잘 썼는데... 어쩔 수 없이 근처 ATM에 가서 300 프랑을 인출해서 딱 400 프랑 맞추어 잠바를 샀다.

벌서 다섯시가 되어버렸다. 바로 숙소로 향했다. 노틀담 - 오르세 - 라데팡스로 이어지는 여정을 치루어내서 그런지 피곤이 밀려왔다. 거의 정신 잃고 자다가 일어나서 민박집까지 걸어들어올 수 있었다.

들어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식사. ^^ 지난 번 독일에서 샀던 햄을 들고 다니다가 민박집에 드렸는데, 그걸 오늘 해 주셨다. 그냥 기름 두르고 익혀주셨는데도 정말 맛있었다. 역시 독일 햄이야. 밥을 맛있게 먹고 짐을 챙겼다. 새로 산 잠바를 어떻게 들고갈지 고민하다가 그냥 들고가기로 했다. 유로라인 타면 배낭은 짐으로 부쳐야 할 거고, 만약 런던 떨어져서 추운데 배낭에 잠바가 들어있으면 바보 되니까...(결국, 잠바는 배낭에 넣었다. 따로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흠흠) 짐을 싸고 나가기 전까지 쉬었다. 밤새 버스를 타고 가야하니까 아무래도 잠자리도 편치 않을 것 같고. 까르네(파리의 지하철, 버스표)가 네 장 남아서 10 프랑에 민박집에 있는 다른 분께 팔았다. 이렇게 번 돈으로 쥬스 한 통과 식빵을 사고 Euroline Station으로 향했다.

Euroline Station은 파리 메트로 3호선 종점인 Gallieni 역에 있다. 메트로에 내려 걸어가는데, '혹시...' 하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 봤더니 고등학교 동창 여자애가 아닌가. 예전에 학원 같은 반이고 해서 금방 알아봤다. 근데, 내 이름까지 알고 있던데, 나는 그 애 이름을 몰라서... ^^; 그냥 이야기 좀 나누었다. 걔는 단체 배낭이라 일행이 있었다. 바로 체크인을 안 하길래 해리포터를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앉아있다가 일행을 만들었다. 영국서 일 하시다가 잠시 파리만 구경하고 가신다는 분이랑 이야기하며 기다렸다. 잠시 이야기 하다보니 어제 민박집에서 만난 형(이스라엘, 이집트, 터키, 그리스를 섭렵하시고 귀국하러 런던 들어가신다고 했었다.)이 오셔서 셋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버스 시간은 10시 30분인데, 10시가 넘도록 체크인 하려고 기다리는 줄이 줄어들지않아서, 어짜피 체크인 안 끝나면 버스 안 떠나니까 천천히 기다리며 체크인을 했다.

드디어 11시가 다 되어서야 버스가 출발했다. 프랑스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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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유로라인 표


2001. 7. 30. 월

이야기의 주된 주제는 파리 -> 런던 넘어가는 방법이었다. 나 말고도 런던 가셔야 하는 분이 또 계셨기 때문이었다. 런던 <-> 파리 이동은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비행기, 유로스타, 유로라인, 직접 기차-배-버스로 가기 등이 있다. 물론 앞에부터 빠르고 비싸며, 뒤로 갈 수록 느리고 싸진다. 한참 이야기 한 후에 결국 유로라인으로 낙찰을 봤다. 아무래도 유로스타보다 가격도 싸고, 하루 자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숙박비를 하루 벌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늦은 밤에 출발하여 새벽에 떨어지니까 체력이 된다면 계속해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유로라인 알아보러 가기로 하고 1시쯤 잠자리에 다시 들었다.

뱀다리...
런던 <-> 파리 이동은 왠만하면 유로스타 이용하자. ㅠ.ㅠ 나이가 만 26세 이하라면 여행사에서 엄청 싼 표를 살 수 있다. 파리에도 250 프랑(유로라인은 26세 이하 할인이 tax 포함 310 프랑.) 짜리 유로스타 표를 파는 여행사가 있다. 민박집이나 여행자들에게 꼭 정보를 알아보도록 하자. 단, 주말에는 250 프랑보다 비쌀 것이다. 250 프랑은 주중에만... 유로스타는 약 세 시간이면 끝나고, 편하고... 그치만 유로라인은 밤에 넘어가서 숙박비를 번다는 장점이 있지만, 좌석이 편하지 않고, 좁아서 거의 10 시간 동안 편하게 잘 수가 없다. 다음 날 여행에 영향을 줄 정도니까, 왠만하면 유로스타로. -.-

오줌이 마려워(어제 물, 쥬스(쥬스는 무려 2리터나 마셨다.)를 무지 많이 먹었다. 이 민박집 음식이 좀 짠가보다.) 일어나보았더니 8시가 좀 넘은 시각이었다. 화장실에 누가 있어서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기다리다가 볼 일을 보고, 세수 하고 밥을 먹었다. 우리나라의 찰진 쌀 같진 않지만 그래도 쌀밥이니까. 오늘 아침은 무리하지 않고 딱 한 그릇(이라 해도 무지 많이 퍼주신다.)만 먹었다.

자기전에 유로라인 같이 하기로 하셨던 분이랑 민박집을 나섰다. 역으로 가다가 먹을 것이 필요하다고 하시길래 나도 쥬스 한 통 살겸 해서 민박집 앞에 있는 슈퍼마켓에 갔다. 나는 10.90 프랑짜리 오렌지 쥬스 하나 사고 그 분(은 미국서 어학 연수 중에 잠시 나온 것이었다.)은 빵과 과일, 쥬스 한 통 사셨다.

유로라인 표 파는 곳, 차 타는 곳은 3호선 오른쪽으로 맨 끝에 있는 역에 있었다. 가보니 지하철 역에 유로라인이라고 쓰여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11시가 안 된 이른 시각이었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한 시간 가까이 보낸 후에야 창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 분은 내일 표, 나는 모레 표를 샀다. 세금 포함 310 프랑이었는데, 현금이 당장 없었던 나는 카드로 계산했다. 표를 사고 나서 런던에 예약해 두었던 민박집에 전화를 걸어 다시 한 번 예약 확인을 했다.

가지고 있는 아멕스 여행자 수표를 환전하기 위해 아멕스 대리점이 있는 오페라로 향했다.(다른 곳에도 많이 있지만, 여행 안내서에 나와있는 것은 그 곳 뿐이었다. 간 김에 오페라 봐도 되고.) 오페라 역에 내려서 엘리베이터가 있길래 어라, 이거 뭐지? 하면서 그냥 탔는데 이상한 곳으로 떨어져 버렸다. 당황한 끝에 프랑스 아줌마를 잡고 길을 물었다.(프랑스 사람들, 대체로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영어도 잘 못 하고. -.- 원래 길 자주 묻는데, 프랑스에서는 그냥 혼자 찾아다닌다.) 그랬더니 잘 안 되는 영어를 힘들게 써가며 어떻게 나가는 건지 차근차근, 그리고 직접 따라와서 알려주었다. 보기 드문 착한 프랑스 아줌마였다. ^^; 아줌마의 도움으로 밖으로 나왔더니 뒤에 오페라(건물 이름이 오페라다.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라던가??)가 서 있었다. 우선 환전 하는 것이 급해서 환전소를 찾아가는데, 어라~! 스위스부터 같이 다녔던 부산의대 형을 만났다. 아침에 따로 다니자고 해서 먼저 나갔었는데, 오페라 안에 들어가봤다고 했다. 그럼 이따 저녁 때 민박집에서 보자고 하고 헤어졌다.

아멕스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환전은 지하에서 하길래 들어갔더니 사람들이 꽤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창구가 많이 열려있어서 금방 바꿀수 있었다. 스위스에서 150 유로 바꾸고 남은 250 유로 중, 100 유로를 프랑스 프랑으로, 150 유로를 영국 파운드로 바꾸어서 655 프랑, 87 파운드를 받았다. 파리가 매우 비싸다고 이야기 들었었는데, 민박집 하루 100 프랑에 아침, 저녁 다 해결되고, 그 동안 사 둔 것들 먹으니 점심은 그냥 해결되고, 하루에 한 곳, 혹은 두 곳의 입장료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보다 돈을 많이 쓸 것 같지 않았다. 문제는 영국인데... 살인적인 물가를 어떻게 버텨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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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페라 하우스 입장권


아멕스를 왔다갔다 하면서 만들어서 가지고 나온(스위스에서 만든) 샌드위치 두 개를 먹어치웠다. 쥬스도 좀 마시고... 오페라 안으로 들어가서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섰다. 천도 복숭아 한 알 먹으면서 기다리고 20 프랑 주고 입장권을 샀다. 혼자 보려고 돌아다니려는데 이게 뭔지 도통 알 수가 있나. 마침 호주 단체 관광객(으로 보였다. 가방에 오스트레일리아 라고 쓰여있는 걸 봐서...)이 보이길래 그 사람들 졸졸 쫓아다니면서 오페라 직원이 설명해 주는 것을 들었다. 나폴레옹 3세가 지으라고 했던 것이라는데 화려하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멋드러진 계단, 달의 방, 해의 방, 엄청 긴 홀 등등. 그리고 이상하리만큼 거울이 많이 있었다. 요즘에도 흔히 볼 수 없는 엄청 큰 통 거울. 가이드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순 없었지만 아무튼 엄청난 오페라 하우스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작은 도서관도 있는데 아마도 오페라 관련 악보 도서관인듯 했다. 연주회장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는 무려 8톤에 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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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화려한 오페라 하우스 내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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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및 영화 '유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바로 그 오페라 하우스, 바로 그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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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계단에서 저렇게 사진을 찍었다. 새카맣케 탄거 봐라.



오페라의 유령(런던에서 하는 Big Four 중 하나다. 진짜 유명한 뮤지컬. Phantum of Opera)이 나왔다는 오페라 지하에 앉아 빵과 떠먹는 요구르트를 먹어 요기를 하고 마들렌 사원에 걸어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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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하우스 밖으로 나와서 오페라 하우스를 찰칵~!


근데... 걸어가다보니 엄청 높은 청동탑이 나오는게 아닌가. 책을 뒤져봤더니 방돔 광장이었다. 대포를 녹여 만들었다는 여러 작품들이 있었는데 햇빛이 너무 따가워 그냥 사진만 한 장 찍고 바로 지나쳤다. 방돔에 온 걸 보니 길을 잘못 든 것이었다. 제대로 길을 잡고 걸어가는데, 무신 성당 하나가 나왔다. 그냥 돔 모양으로만 된 것이었는데, 잠시 들어갔다가 마들렌 사원이 아닌 걸 알고 다시 나와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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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돔 광장의 대포를 녹여 만들었다는 청동탑


드디어 마들렌 사원에 도착했다. 앗, 어제 콩코드 광장 옆을 지나가며 잠시 봤던 그 건물이었다. 이게 성당인데, 겉모습은 완전히 그리스 신전이었다. 마치 아크로폴리스를 보는 듯한 느낌. 안에도 들어가 보았는데(무료 입장), 그리스 신전 모양의 성당이라는거 말고는 별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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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 사원의 정면 모습. 정말 그리스식 신전 같지 않은가?


마들렌 사원을 나와 콩코드 역으로 들어가서 퐁피두 센터를 향했다. 퐁피두 센터가 있는 Rambuteau 역에서 밖으로 나왔는데, 도통 입구를 찾을 수 없었다. 한참을 헤맨후에야 뒤쪽에서 내가 헤매고 있었던 것을 알았다. 건물을 돌아가니 TV나 사진에서 많이 봤던 모양의 퐁피두 센터가 나왔다. 그 앞에 광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늘에 앉아 쉬는 사람, 초상화 그려주는 사람, 누워 자는 사람 등등. 우선 퐁피두 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1층은 전시실이었고, 2층부터는 도서관 같은 곳이었다. 사람들이 자료를 열람하고, 앉아서 공부 하는 모습이 진지해 보였다. 영화 보면 많이 나오는 마이크로 필름 보는 기계도 직접 본 것은 퐁피두 센터에서가 처음이었다.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 한 자리 잡고 앉아 조금 밀려있던 일기를 썼다. 한참 일기를 쓰다가 돌아보니 퐁피두 센터에 해 볼 것들이 참 많았다. 가만보니 인터넷도 할 수 있었고, Video CD도 볼 수 있고, 마이크로 필름 조회도 하고, 책도 빌려보고(프랑스어지만...) 등등. 하지만 너무 피곤하고, 곧 저녁 먹을 시간이라 대강 둘러보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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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피두 센터. 현대미술관, 도서관, 전시관 등의 역할을 하는 이 건물 자체도 예술품이다.


민박집에 돌아온 시각이 6시 즈음. 바로 샤워를 하고 오늘 입었던 옷들을 빨았다. 빨래를 널고 쉬고 있으려니 사람들이 하나둘 저녁 먹으러 들어왔다. 오늘 다녀온 곳 이야기, 내일 할 일 이야기 등을 하다가 7시가 되어 저녁 식사를 했다. 아침에 한 그릇 먹었더니 너무 일찍 배가 꺼져서 저녁에는 다시 두 그릇 먹었다. 땡땡해진 배를 두드리며 이야기 하다가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잠깐 잤다. 자고 일어나니 8시가 넘어버렸다. 세느강 유람선도 타고, 에펠탑 구경도 하자고 슬슬 나갈 준비를 했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세느강에 도착하니 9시 45분. 강변으로 갔더니만 10시에 출발하는 배가 있다고 해서, 유레일 할인도 안 되고, 학생할인도 안 되던데 그냥 표 사고 탔다. 아, 배를 타기 전에 한국 아줌마 한 분을 만났다. 단체 배낭 여행 나오셨는데, 일행과 잠시 떨어져서 먼저 파리에 오셨다는 것이었다. 그 아줌마와 함께 세느강 유람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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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세느강 유람선 표


듣던데로 파리의 야경은 참 멋있었다. 세느강 위로 걸쳐져있는 다리들도 조명을 받아 멋있고, 강변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멋있고, 특히 우뚝 솟아있는 에펠탑은 조명발의 극치를 달렸다.(낮에 보면 쇳덩어리라는 느낌밖에 안든다던데, 야경은 정말 죽였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파리에 올 만한 가치가 있을 정도로...) 세느강을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유람선 위에서 야경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잘 나올지 걱정이 되지만), 다른 유람선 타고 가는 사람들과, 아니면 다리 위에 있는 사람들과 서로 손을 흔들면서, 이야기도 하면서, 강변에 있는 건물들 감상도 하면서 유람선 위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아, 민박집에서 보면 왠 등대가 보였는데, 알고 봤더니 에펠탑 꼭대기에서 조명을 비추는 것이었다. 그 파리 외곽까지도 빛이 비출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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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을 뽐내고 있는 파리의 에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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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부터 같이 다녔던 부산의대 다니는 형과 유람선에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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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본 노틀담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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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본 에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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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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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여신상은 파리에도 있다.


파리의 야경은 정말 대단했다. 한 시간 가량 유람선 타고 다시 바로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더 둘러보고 싶었는데, 이미 11시가 넘고 있어서 너무 늦게 들어가게 될까바 바로 메트로 역으로 들어갔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한참 이야기 하면서 가는데, 누가 '오빠~!'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봤더니 로마에서 헤어졌던 민아였다. 너무너무 반가웠다. 지난 번에 집에 전화가 없다고 울 집에 전화왔다는 이야기 듣고 걱정을 좀 했는데, 잘 살아 있었다. 내가 묶고 있는 우리집 민박 말고 그 근방의 사비네 집에 있다고 했다. 지하철에서 잠시 이야기 하다가 곧 다시 런던에서 보자고 하고 헤어졌다.

들어오자마자 다시 샤워를 했다. 아무래도 그냥 자면 찝찝할 것 같았다. 사람들이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는지 12시가 다 되어 들어왔는데도 아무도 들어온 사람이 없어서, 바로 샤워하고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