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내가 그를 처음 알게된 건(알게되었다는 말이 우스운데.. 내가 그를 일방적으로 아는 것, 즉 일반인이 연예인 아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아마 1996년이나 1997년 즈음이었던 것 같다. 이전에 썼던 포스팅 중에도 밝혔지만,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만저본 컴퓨터는 솔직히 지금과 별반 연결도 안 되고 도움도 안 되는 것이었고(GW-BASIC 이라는 프로그래밍툴로 수학적 연산 모듈을 만들거나 초보적인 게임을 만드는.. 아니, 답 보고 베끼는 걸 배웠으니.), 제대로 내가 컴퓨터를 접하였던 것이 집에 PC가 없었던, 그리고 나름대로 시간이 있었던 고 3과 재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 지금으로 치자면 최초의 IT 컬럼니스트라고 할 수 있는 그가 출현하여 지면과 방송을 오가며 컴퓨터 강좌를 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우와~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런걸 다 알지?' 혹은 '저걸 이렇게 알기 쉽게 설명하다니.. 대단해!!' 등등의 감탄을 연발하며, 집에 따라해 볼 PC도 없으면서 그의 컴퓨터 강좌 방송을 놓치지 않고 보려고 꽤나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거금 200만원을 들여 산 Intel Pentium MMX 166 CPU를 사용하는 아범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그 동안 보고 듣기만 하고 따라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 둘 따라하게 되었다.
그러다, 내 관심은 PDA와 디지털 카메라, 그것이 발전해 사진으로 옮겨가고, 요즈음에는 애플과 매킨토시에 폭 빠져있는데, 애플 사용자들의 모임에서 오고가던 중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그곳에는 아바타 기능이 있는데, 많은 회원들이 자신의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그가 바로 사빈, 곽동수 였던 것이다!! 거의 10년 전에 봤던 그 모습 그대로 그는 나와 같은 모임에 속해 있었던 것이다.
웹을 비롯한 네트워크, 인터넷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그 시절, 홈페이지 만들면 대단한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던 그 시절, 그는 당연히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었고, 집에 인터넷은 커녕 컴퓨터 한 대 가지고 있지 않았던 나는 도서관 컴퓨터실에서 그의 홈페이지를 가끔 찾곤 했다. 그리고 멋진 그의 메일 주소도 알게 되었다.('i@savin dot net'이 그의 메일 주소다. 그는, 내 자신의 도메인을 통하여 멋지고 간결한 메일 주소를 갖고 싶게 만든 첫번째 사람이었다.) 오늘, 몇 년만에 그의 홈페이지를 다시 방문해 보았다.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잠시 둘러보니 홈페이지의 레이아웃이 바뀐 것도 수차례였다. 그도 젊고 패기넘치는 IT 컬럼니스트에서 40대의 대학교수로 변해 있었다. 그의 홈페이지를 둘러보면서 유명한 사람이니만큼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을 했었는데, 기우였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겠지만, 따뜻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빈넷이 생기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알고 있었지만, 오늘에서야 회원가입을 했다. 그가 전해주는 IT 관련 이야기도 재미있고, 삶의 지혜와 사람들의 이야기도 좋아보였다. 무엇보다도 지금 그와 나의 취미는 상당히 일치해 있다. :) 물론, 요즘 젊은 사람들의 관심사와 비슷한 면이 없지않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팬클럽에 가입한 여중생의 마음마냥 괜히 설레인다. 수동으로 레벨 조정을 해 주신다기에, 지금 당장에는 공개되어있는 페이지들만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어서 레벨 조정이 되어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 글도 쓸 수 있게 되면 이 이야기도 올려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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