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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살아남기 - part 2. 입소일
- 입소일
부모님께 큰절 하고 일찍 나선다. 입소시각(13시)보다 늦으면 못 들어갈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논산 육군훈련소로 잘못 알고 거기 갔다가 다음 날 온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교육소집부대를 다시 한번 정확히 확인하자.
서울에서 가는 방법은 동서울터미널이나 의정부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 관인/동송행 버스를 타는 것이다.(각 터미널 가는 방법은 알아서 하시길.) 의정부 - 관인까지 버스요금이 4,200원이었다. 의정부터미널에 가면 예비 동기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머리 짧고, 모자 쓰고, 약간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는 20대의 남자는 다 6사단 신교대 가는 사람들이다. 의정부 택시기사들이 터미널 앞에서 훈련소 앞에까지 간다며 호객행위를 한다. 한 차에 5만원이던가.. 아무튼 그런데, 타지말자. 편하긴 할테지만 돈도 훨씬 많이 들고 그런 막무가내 호객행위는 싫다.(지나다닐 때 마다 잡고 늘어진다.)
버스를 타면 관인면사무소에 내려야 하는데, 기사아저씨가 그걸 알려주니 맘 놓고 있어도 된다. 차 안 막히면(평일 오전에 차 막힐 일이 있나..) 의정부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내리면 황량하다. 정말 시골 마을이다. 잘 찾아보면 식당이나 당구장, PC방도 있다고 한다. 본인은 핸드폰을 놓고 갔는데 그냥 가지고 가라. 공중전화 찾기가 생각보다 어렵고, 부대 앞에는 민가 몇 개가 달랑 있는게 전부다.
가족이나 친구들을 대리고 가지 마라. 철원까지 한참 걸리기도 하고, 자가용으로 왕복하면 기름값과 시간이 장난 아니게 들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해도 부대 앞에서 다시 나가기가 참 힘들다.(택시는 고사하고 다니는 차가 거의 없다.) 그냥 미리미리 인사하고 혼자 갔다 오는게 여러사람에게 편하다.
관인(은 경기도 포천시)이나 동송(은 강원도 철원군)에서 내려 택시를 타면 된다. 관인에서는 차당 5천원. 좀 낑기더라도 다섯명이 모여 타면 천원씩 내고 갈 수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걸기가 쑥쓰럽다면 본인처럼 혼자 5천원 내고 타라. -_-;;
첫째날에는 소대가 정해지고 교번이 부여되며 보급품을 지급받고 개인물품은 보관한다. 입소전에 준비한 물품들은 최대한 가지고 있도록 하고 안 된다면 할 수 없다. 사실, 그 많은 인원을 일일이 다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자기가 꼭 필요한 건 요령껏 숨기거나 교관/조교에게 문의해서 양해를 구하고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입소전' 게시물에 나와있는 개인물품은 모두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보급품은 런닝, 빤스, 비누, 치약, 칫솔, 수건, 손수건, 면도기 등 필요한 것은 다 주지만 질과 양이 사제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현역과 달리 사이즈를 딱 맞춰 주는게 아니므로 약간 극성을 부리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전투복은 한번씩 입어보고 사이즈에 맞게 한 소대 내에서 바꾸어준다. 너무 뚱뚱하면 옷 받기가 힘들다. 표준체형이 딱 좋다. 옷은 좀 크거나 작아도 상관없지만 신발은 잘 맞지 않으면 고생하기 쉬우므로 잘 챙겨야 한다. 제일 큰 사이즈가 285, 제일 작은건 260일거다.
보충역은 6사단 신병교육대대 4중대에서 교육 받는다. 1, 2, 3중대는 현역 훈련병들이 훈련을 받는다. 4중대는 신교대의 본부 건물에 내무실이 위치하여 다른 중대보다 시설이 좋다. 다른 중대는 가건물이라 시설이 열악하고 화장실이나 샤워시설이 훨씬 부족하다. 4중대는 1, 2, 3, 4소대로 나뉘는데, 1소대(50명 정도)와 2소대(50명 정도), 3소대(40명 정도)는 1층에, 4소대(60명 이상)는 2층에 있다. 1, 2소대에는 나무관물대가 일부 있으며, 3, 4소대에는 모두 철제관물대 이다. 나무관물대에는 매번 옷 갈아입을 때 마다 옷을 잘 접어 각잡아 넣어야 하므로 이왕이면 철제관물대를 배정 받는게 좋다. 소대에 들어가자마자 관물대 앞에 서게 되는데 자기 뒤에 있는게 자기 관물대이다. 줄 정렬 하다가 밀려서 철제관물대 앞에 섰더라도 나무관물대를 쓸 수 있으며 그 반대도 가능하다.
신교대에는 중령인 대대장, 그 밑에 각각 4개 중대의 대위인 중대장들, 그 밑에는 대부분 중사인 소대장들이 있고, 장교나 군의관도 있다. 간혹 여군도 있다. 각 소대는 간부인 소대장이 한 명 있고 기간병 4명이 배치된다. 훈육(교육시간 이후 소대원들을 책임짐. 밥 먹이고, 군대 기본 예절, 취침 및 불침번 등 소대를 실질적으로 관리함)분대장 1명과 교육(교육/훈련 시 소대를 인솔하고 조교를 함)분대장 3명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한 사람이 훈육과 교육분대장을 같이 할 수도 있다. 이미 말 했듯, 훈련병은 계급장도 이름도 없는 매우 낮은 존재이며 군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이므로, 기간병이나 간부/장교들이 혹여 어리거나 사회경험이 적다는 이유로 무시하거나 하면 안 된다. 그런거 정말 싫어한다. 그들이 훈련병 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군생활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알려주는거, 하지 말라는 거 그대로 잘 하기만 하면 아무 탈 없이 훈련을 받을 수 있다.
저녁이 되면 첫 식사집합을 하여 첫 짬밥을 먹으러 간다. 중대마다 식당이 따로 있고, 4중대는 분대장교육중대(기간병을 교육하여 분대장을 키워냄. 다른 사단에서도 옴.), 본부중대와 같은 식당을 쓰지만, 4중대 자리가 따로 정해져있고 표시되어있기 때문에 별도의 지시가 없을 땐 절대 비어있다고 다른 자리에 앉으면안 된다. 또한 식판받침(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초등학교 급식하면 책상에 깔고 먹었던거.) 깔려있는 자리는 절대로!! 앉으면 안 된다. 기간병들 자리이다. 간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밥은 좀 많이 먹는게 좋다. 고생하는데 배까지 고프면 정말 서럽다. 살을 좀 빼고 싶은 사람은 식사량 조절을 잘 하면 쉽게 뺄 수 있다. 속도는 무조건 빨리!! 보통 식사시간을 20~30분 정도 주는데, 소대 전체가 기다리다가 배식 받고 자리에 앉아 밥 먹고 나가서 남은 짬은 짬통에 버리고 다시 기다려 식기세척을 하고 식기 반납한 후 다시 모이는 시간이 저 정도이니까.. 정말 빨리 먹어치우지 않으면 시간 맞추기 힘들다. 식사 하기 전에 탈모하고 기도 후에 먹어야 하며 6명이 항상 같이 움직여야 한다.(원칙적으로는..)
식사에 대한 감사의 기도
(한 테이블 6명 중 아무나 함. 테이블에 적혀있음.) 이 식사는 피땀어린 우리 부모님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므로 맛있게 먹겠습니다. 바로! 식사 시작! (6명 모두) 감사히 먹겠습니다~!
첫날 청소담당구역이 정해진다. 그 구역은 하루 두 세번의 청소시간에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특히 복도와 내무실 복도, 침상이나 현관 등 기간병 및 간부들의 눈에 쉽게 띄는 곳은 정말 잘 해야 한다. 제일 힘든건 화장실이나 세면장 청소. 제일 쉬운건 관물대 정리. 걸리는 건 운이다. 그래서 '군대는 줄을 잘 서야 한다.'라는 말이 있는거다.
또한, 번호순으로 일을 많이 시키는데, 배식담당(배식을 해주고, 배식도구 세척 및 식당 청소)은 각 소대 앞 번호부터 일주일에 다섯명 씩 스무명까지 한다. 배식담당은 배식도 하고, 청소도 하고, 불침번도 하고, 교육도 다 받아야 하므로 다른 훈련병들에 비해 시간이 부족하고 힘들다. 그러므로 이왕이면 소대 내에서 뒷번호가 좋겠지. 하지만, 맨 뒤는 식수담당이 된다. 보통 네 명씩 시키는데, 소대에 따라 주마다 다른 사람을 시키기도 하지만 안 그러는 소대도 있다. 밥 먹으러 갈 때 물 떠오고, 외부 교육 나갈 때 물 가지고 가야 한다.
아, 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절대 취사장에서 끓인 식수만 먹어야 한다. 뜨거워도 그걸 먹어라.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은 각종 세균에 노출되어있어 먹으면 배탈, 설사를 바로 유발한다고 한다.
첫날 겪어보면 알겠지만, 정신없이 돌아가고 꽉 짜여진 스케줄에 개인자유시간이 없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세면/세족/양치/면도/샤워/전투화수입 등을 하다보면 모자르다. 이런 시간을 '개인정비' 시간이라고 하는데, 짧은 개인정비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가능하면 잘 씻고, 귀찮아도 전투화를 자주 벗어 발이 살맛나게 해 주는게 좋다. 나중에 가면 여유가 조금씩 많아지므로 편지도 쓰고 할 수 있다. 세면장에 가면 포비돈요오드용액(소독약. 소위 빨간약)을 묽힌 '가글액'이 있다. 이걸로 가글을 자주 하자. 가글이나 양치를 등한시 하다보면 쉽게 감기에 걸려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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