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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태국

[무대뽀 태국배낭여행] 14일, 자유.. 다이빙 수업 시작!

2004.09.16 6:45 am



6시 15분부터 눈이 떠졌는데, 생각으로는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몸은 일어날 수 없어서 계속 뒤척이다 겨우겨우 일어났다.

세수를 하고 베란다에 나와보니 두 형님들은 이미 나오셔서 숙제를 하고 계셨다. 역시 모범적인 분들. 나도 어제 겨우겨우 2단원까지 읽고 잤기 때문에 2단원 지식 복습 문제를 푸는 것으로 오늘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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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방문 열고 나와 본 코랄의 아침 풍경.





2004.09.16 8:16 am



한참 책을 보며 열심히 공부를 하는데, 형님들께서 밥 먹으러 오라 하셔서 그 동안 안 먹고 들고 다니던 김을 들고 내려갔다. 으아~ 밥 냄새. 우리나라 쌀과 여기 태국 쌀이 좀 다르고 냄비도 좋지 않아 약간 다르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찰지고 맛있는 밥이 완성되었다. 작은형님의 음식솜씨는 알아주어야 한다니까. 밥과 김치, 김과 고추장, 백진미까지, 진수성찬으로 아심식사를 마치고 내가 설겆이를 했다. 가는 날까지 설겆이라도 열심히 해 드려야지.

아직도 3단원이 남아있다. 수업시작 전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고.. 다 읽고서 문제 푸는 건 무리가 있을듯 하니, 요점만 확인하고 숙제를 마쳐야겠다.




2004.09.16 8:5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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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 그랜드 다이버 풍경. 다이빙 센터, 리조트 리셉션, 학생용 숙소와 샵.




수업에 참가하기 위해 토니 강사님을 기다렸다. 牡遣?센터 앞 벤치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토니 강사님이 오셨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교실로 들어가 앉았다.

일반적인 경우 도착하는 날(아침 9시 경에 도착하므로) 오후 2시부터 수업이 시작되는데, 우리는 하루를 쉬고 시작하기로 해서 오늘부터 아침에 시작하기로 했던거였다. 그래서 보통 오자마자 하는 학생등록증 작성을 오늘 했다. 세계적인 다이빙 단체인 PADI의 최고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은 여기 코랄 그랜드 다이버(마치 홍뵤요원 같잖아..)는 PADI의 규정을 준수하여 다이빙 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등록카드를 모두 작성하고, 몇 가지 각서에 서명을 했다. 요약하자면, 다이빙이 원래 위험한 스포츠이므로 그 위험함을 내가 다 알고 참여하는 것이니 다이빙 중에 일어나는 사고의 책임은 강사나 교육기관에 묻지 않는다..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 교육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하고 있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필요한 서류 작성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다. 오픈워터 코스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과 스케줄, 그리고 어제 숙제에 대한 리뷰와 해설을 해 주었다. 사실, 기본적인 상식에 조금 더하는 내용이라 그리 어렵지는 않았는데, 진짜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실제에 잘 적용할 수 있으려면 알고 있더라도 몇 번씩 이론적 무장을 하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4.09.16 12:00 pm



오늘 수업 시간이 모두 끝났다.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에까지 열심히 한 숙제 덕분에 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진 비디오 강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더우기, 비디오 강의 내내 나오는 스쿠버 다이빙 장면과 장비들을 보니, 점점 스쿠버 다이빙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샘솟기 시작했다. 어서 빨리 ?속에 들어가 보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장비를 받아 제한수역(수영장)에서 처음 입수할 때 그 기분이 얼마나 짜릿할까 기대도 되었다.

수업을 마치고 나왔는데도 배가 아직도 불러서 수영을 먼저 좀 하기로 했다. 자유형 자세를 교정해 주셨는데,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고나니 그 동안 얼마나 엉망으로 수영을 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알려주신데로 팔을 여유롭게 휘졌되 확실하게 하고, 물결을 타는 듯 전진하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고, 발차기도 물 밖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다보니 적은 힘으로도 몸이 쑥쑥 나가는게 느껴졌다. 이 맛에 열심히 운동하는 것인가!! 게다가 좌우 균형이 안 맞는다고 오른쪽으로도 숨 쉬는 연습(그 동안 왼쪽으로만 숨을 쉬어왔었다.)을 하라고 하셔서 알려주시는데로 연습을 해 보니 별로 어렵지 않게 오른쪽으로도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우와~!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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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수영연습을 한 코랄 그랜드 다이버 & 리조트의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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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봐도 거북한 셀프.. ;;; 그리고 수영장에 떨어진 꽃잎!(설정샷임. -_-;;)






2004.09.16 1:50 pm



스파르타식 훈련을 하다보니 금방 배가 꺼졌다.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숙소로 철수.

밥과 함께 끓인 김치라면이 오늘의 점심 메뉴였다. 으아~ 처음 배낭여행을 떠날 땐 이런 한국 음식을 맛도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매일매일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다. 게다가, 같이 계신 형들과 한국인 강사님들, 그리고 다른 한국인 학생들(이라지만 다 연상이시다.)이 있으니 홀로 여행한다는 외로움이나 적적함을 느낄 수 없어서 좋았다. 역시 가끔은 한국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니까.

점심 먹고 바로 수영을 또 시작하러 수영장에 갔다.




2004.09.16 3:25 pm



수영도 하고, 일광욕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이거 완전히 신선놀음이었다. 게다가 자유형 자세가 거의 교정이 되었다고 합격을 내려주셔서, 쉬엄쉬엄 수영하고,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천천히 하면서 도 해 보고, 빨리 하면서도 해 보고 다양하게 연습을 해 보았다. 또, 입수(다이빙)하는 방법도 알려주셨는데, 방법을 알고 나니까 배치기 안 하고 자연스럽게 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엔 몰라서 코로 물도 먹었지만, 알고나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좀더 연습을 하면 수영선수들처럼 점프하여 입수할 수도 있게 되겠지.

어제보다 날씨가 좋으니까 리조트 앞 해변의 풍경이 더더욱 예술이었다. 으아~ 이런 멋진 장며을 보고 멋진 사진을 담아낼 수 없는 내공 부족이 정말로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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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거의 예술이다.






2004.09.16 5:57 pm



수영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오늘 조금 신경을 써서 일광욕을 한데다가 어제보다 오늘이 날씨가 훨씬 좋아 더 많이 탔다. 이곳 꼬따오에 오기 전 민소매셔츠를 주로 입고다녀서 어깨에 라인이 그어졌는데, 그걸 없애고자 많이 태웠는데 과연 없어질런지.. 다리도 반바지 때문에 허벅지에 선이 생겨있는데, 오늘 일광욕하는 내내 바지를 걷어 허벅지를 태우려고 해 봤지만, 별로 탄거 같아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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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 나온다.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바다.




어제 코랄 리조트에 들어와 입었던 옷을 벗고 빨아 널은 후에 내내 수영복만 입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옷을 입었다. 보송보송 마른 옷을 입으니 기분이 좋았다.




2004.09.16 6:50 pm



저녁을 먹으러 형님들과 함께 나섰다. 만 하루 있으면서 내내 밥을 해 먹었는데(다른 숙박시설이 그러하듯, 취사가 금지되어있다돈데, 이미 준비한 건 어쩔 수 없으니 들키지 않게 몰래 해 먹으라는 데니 강사님의 말씀이 있었다.), 드디어 오늘 저녁에 외식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 동안의 식사는 말 할 것도 없이 훌륭했다. 머나먼 타국 땅에서 한국의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는(그게 라면인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는, 타국에서 입맛에 안 맞는 음식으로 고생을 해 보고 나서야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

코랄 그랜드 리조트를 나와 선착장 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상점들이 보인다. 가장 처음에 보이는 무슨 타이음식점에 사람이 많길래 들어가 보았다. 큰 형님은 한국식 바베큐 닭고기, 작은 형님은 해물스파게티, 나는 태국식 돼지고기덮밥을 시켰다. 스파게티와 덮밥은 그런대로 예상한 수준으로 나왔는데, 한국식 바베큐 닭고기(Korean BBQ - Chicken/Pork라고 메뉴에 쓰여있었다.)라고 나온게, 숯불에다 전골그릇 비슷한 것을 올렸는데, 그게 가운데가 올라와있어 고기를 굽고, 가장자리는 육수가 들어가도록 되어있는데, 고기를 구우며 육수를 끓이면서 갖은 야채를 익혀먹는 것이었다.(처음에 어떻게 먹는 줄 몰라서 종업원에게 물어보고서 알 수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한국식 바베큐야!! 적어도 한국식 바베큐라면 돼지갈비나 닭갈비처럼 나와야지!! 이거,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이 음식을 시켰다가 이게 정말 한국음식이구나~ 하고서 잘못된 개념을 가져버리면 누가 책임을 지는걸까? 아무튼, 국적 불명의 이상야릇한 한국음식을 먹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Korean BBQ는 일본사람들이 무지무지 좋아하는 메뉴라고 한다.)




2004.09.16 8:05 pm



밥 먹고 나와 바로 옆 사거리(가 코랄 그랜드 리조트에서 가까운 번화가(!!)이다.)에 가서 인터넷까페를 잠시 찾았다. 1분에 무려 2밧!! 게다가 다른 지역처럼 1시간 정액(보통 30, 40밧)도 없었다. 지나가다보니 Windows XP가 설치되어있어, 아~ 어느 정도 컴퓨터 사양이 되겠구나 싶어 갔더니만, 애슬론 900이 조금 안 되는 CPU에 메모리도 256메가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러니 OS만 돌아가는데도 힘든데다가, 인터넷 속도도 워낙 느려서 한 페이지 나오려면, 특히 우리나라 사이트처럼 무언가 복잡하고, 무거운 효과들이 많은 페이지는 정말 하 세월이 걸렸다. 그래서 정말 잠시만 인터넷을 했다. 국제전화도 된다길래 시도를 해봤는데, 통화중(한국에서 통화중이 아니라, 꼬따오에서 나가는 라인이 부족해서 통화중임.)만 계속되어 결국 포기했다.




2004.09.16 9:50 pm



No Problem이라는 바에 갔다. 나는 콜라를 마시고, 형님들은 태국의 유명한 위스키인 SangSom을 드셨다. 바가 반원 비슷하게 있으면, 손님들은 바깥에 앉고, 언니들은 안에 앉아 있는 구조였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주 특별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었다. 두 분이 일 하다가 만난거였는데, 마치 친형제처럼 서로를 위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물론, 겉으로는 서로의 각기 다른 개성 때문에 부조화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만, 그 부조화 속의 조화라고나 할까.

11시 반이 되어 리조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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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본 해변. 불빛이 많지 않다. 저 멀리는 오징어잡이배.





오늘의 지출



04/9/16 인터넷 -30.0





오늘 쓴 돈: 30밧

카드결제: 0밧

환전한 돈: 0밧

남은 돈: 7091.5밧

누적 지출: 17591.5밧 (1256.54밧/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