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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태국

[무대뽀 태국배낭여행] 11일, 자유.. 역사의 도시 수코타이로!

2004.09.13 5:35 am



알람소리에 잠이 깼지만 역시 바로 일어나긴 힘들었다. 잠시 누워있다가 일어나 샤워하고 나갈 채비를 했다.




2004.09.13 6:33 am



썽태우를 타고 치앙마이 아케이드에 도착했다. 겨우 20밧 들었는데, 뚝뚝은 50밧이나 한다. 30밧 차이면 한 끼 식사가 해결되는 금액이라 무시할 수 없다. 간단한 아침으로 매점에서 블루베리맛 요구르트와 카스타드 케익을 샀다. 얼마 안되는거 같은데 24밧이나 했다. 태국은 아무래도 공산품이 비싼 감이 있다. 길거리 식당에서 사 먹으면 한 끼 밥이 20밧이면 되는데, 편의점에서 과자를 사면 10밧, 20밧이 우습다. 천연의 과일은 싸니까 그런 거 많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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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썽태우! 치앙마이의 영업용 썽태우는 짙은 빨간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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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아케이드 앞에서 시내로 들어갈 사람들을 기다리는 뚝뚝과 썽태우들.






2004.09.13 7:00 am



버스가 출발했다. 에어컨이 있는 버스는 맞는데 자리가 넓은 버스는 아니었다. 루나 아주머니께서 거짓말을 하시다니!! 한 줄에 2인석, 3인석이 있는 버스였는데, 3인석 중 두 자리를 차지하니 넓기는 했다. 그래도 이런 완행버스인줄은 몰랐는데, 다음부턴 철저하게 확인하고 이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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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코타이행 버스. 1열 5인 좌석이었다. (@.@) 벤츠 버스이지만 오래된..




차장 언니 말고도 문만 열어주는 청년이 더 있었다.(문이 자동문이 아니었다.) 버스가 출발하고서 길가에서 사람을 한참 태운 후 표검사가 시작되었다. 다행히도 내 표를 보고 아무말 없는 것이 이게 수코타이 가는 버스가 맞나보다. 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차장 언니가 방콕의 시내버스 차장과 같이 돈통을 가지고 있어 승객이 차 안에서 표를 사기도 한다.




2004.09.13 8:30 am



고속도로를 가는데 중간중간 사람들이 내린다. 완행버스를 제대로 탔나보다. 여기 고속도로는 우리나라처럼 일반 도로나 마을과 완전히 분리되어있는게 아니고, 그냥 잘 닦여있는 좋은 도로라서, 가다가 보면 교차로가 있기도 하고, 커다란 동네를 지나기도 하고 그런다. 우리나라와 다른 도로 시스템.

왠 터미널에 정차했다. 눈 씻고 찾아봐도 현지 태국인 말고는 외국인이 보이지 않는, 어딘지도 모르는 마을의 터미널. 마침 일 보고싶기도 해서 얼른 화장실도 다녀오고 심심풀이용 과자도 하나 샀다. 버스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네 명 더 있었다. 그이들이 내게 뭘 물을 때 영어를 더듬거리는 걸로 봐서 영어권 국가사람들은 아닌 듯 하고, 아무튼 나처럼 외국인 찾기 힘든 경로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상당한 골초들이라, 차가 멈출 때 마다 나가서 담배를 폈다.




2004.09.13 10:36 am



완행버스에 펑크가 났다. 어쩐지 아까부터 버스가 천천히 달리고 기사가 자꾸 내려서 뭘 보더라니.. 다행히도 머지않아 도로변에 펑크 수리하는 곳이 있어, 승객들은 잠시 쉬고 펑크 수리를 했다. 그 사이 사진 찍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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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고속도로변.. 펑크난 버스를 수리하는 웃통벗은 기사아저씨.
운전석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차장 언니. 뒷바퀴를 교체하는 사람들..






2004.09.13 12:09 pm



수코타이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호객꾼들을 뿌리치고 바로 TR게스트하우스에 픽업해달라고 전화를 했다. 5분만 기다리라고 해서 터미널에 앉아있는데, 같이 타고 왔던 외국인들은 수코타이 터미널 안내소에 이것저것 물어보고 정신이 없어보였다. 여유있게 미리 숙소도 예약하고 오니 얼마나 좋은가~! TR 아저씨께서 금방 오셔서 차를 타고 TR게스트하우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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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이 넘게 달려 도착한 수코타이 터미널. 날씨 정말 좋다~






2004.09.13 1:05 pm



TR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역시 친절한 주인아저씨, 버스터미널까지 픽업 나오시고, 오는 내내 수코타이와 수코타이에서 볼 것, 할 것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 주셨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니 상당히 컸다. 체크인을 할 때에도 수코타이 지도와 역사공원 지도에 체크해 주시면서 자세하게 알려주셨다. 방도 선풍기 싱글이 150밧. 모두 따로 욕실이 있고, 샤워를 해보았더니 물도 콸콸 나오는게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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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게스트하우스 팬 룸. 150밧에 이런 방에서 묵을 수 있나? 오직 이 곳만 가능하다.




아저씨 설명을 듣고 방명록에 한국 여행자들이 남겨놓은 이야기를 읽어보니 오늘 하루 역사공원 보고 바로 방콕 거쳐 코따오 가려했던 계획을 수정해서 이틀을 머무르면서 여유로운 시골마을, 수코타이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4.09.13 1:29 pm



30밧짜리 닭고기볶음밥을 TR게스트하우스에서 시켜먹었다. 소문대로 양이 많았는데, 그래도 다른 태국 식당에 비해 많은거라 조금 부족했다. 늦은 점심이기에 It's OK!! 그 동안 아저씨께서 TV를 틀어주셨는데 한국어 방송, YTN이 아닌가!! 종종 오는 한국인 여행자들을 위해 한국방송까지 볼 수 있게 해 놓으시다니.. 대단한 서비스 정신이었다. 뉴스를 보니 얼마 전 북에서 뭔 일이 있었던 모양인데... 게다가 연예인들과 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비리 이야기까지.. 오랜만에 한국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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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입구의 테라스. TV도 보고, 책도 보고, 밥도 시켜먹을 수 있다.




수코타이의 오늘 날씨는 태양작열. 치앙마이에서는 비가 항상 따라다니더니, 수코타이에서는 태양이 따라다니려나보다. 그래서 비가 노래를 불렀던가?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그렇지 않아도 그 동안 은근히 탔는데 오늘 바짝 익어버리면 안 되기에 선크림과 선글라스, 모자로 중무장을 하고 숙소를 나섰다.




2004.09.13 1:39 pm



TR 아저씨가 알려주신 곳에 가서 역사공원 가는 썽태우를 탔더니, 어행자 두 명이 있었다. 자연스래 수다를 걸어서 대화 시작하는데 성공! 영국에서 온 커플로 방콕과 치앙마이를 거쳐 수코타이에 왔다고 했다. 수코타이에선 하루 머물고 방콕에 다시 가서 베이징 가는 비행기를 탈거라고 했다. 길게 여행을 하고 싶지만 휴가를 얻은게 겨우 3주라 어쩔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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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맑은 하늘~! 그리고 수코타이의 썽태우. 트럭을 나무로 개조(?)해 만들었다.




태사랑에서 봤던 상쾌한아침님의 여행일기처럼, 조금 가다보니 한무리의 여학생들이 썽태우에 올라탔다. 아마도 하교시간인가본데.. 재잘재잘 왁자지껄 외국인이 있는건 아랑곳 하지 않고 수다를 떨었다. 영국신사와 나는 재미있다는 미소를 나누었다. 또 조금 가다보니 이 학생들이 와르르 내렸다. 영국신사 왈, 호텔에서만 묵다보니 이렇게 태국사람들 틈바구니에 끼기가 어려운데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한다. 이 때를 놓칠새라 We were in the middle of Thai people! 하고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2004.09.13 1:58 pm



역사공원 도착했다. 썽태우 값은 10밧. 내려서 영국커플과 함께 자전거를 빌리러 꼬심을 당해서 자전거를 빌리러 갔다.(어짜피 빌릴거였지만, 호객 중인 아주머니에게 끌려갔다.) 자전거 빌리는 비용은 하루종일 20밧. 인적사항을 간단히 적고 자전거와 자물쇠를 받아들고 영국커플과는 자연스래 빠이빠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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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수코타이 역사공원! Old City 라고도 한다.
매표소 옆에 있던 이름 모를 부서진 사원.




우선 TR에서 아저씨가 알려주신 추천장소를 섭렵하기로 했다. TR에 있는 방명록에는 자유이용권(150밧에 30일 유효기간 동안 한 번 사용. 따로따로 하나씩 다니면 총 160밧이 들고 그 날만 쓸 수 있다.) 안 사고 다녀도 검사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그냥 다닐 수 있다고 하던데, 그래도 150밧짜리 사고, 자전거 가지고 공원에 들어가려면 10밧 더 내야 한다고 해서 총 160밧을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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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150밧짜리 역사공원 입장권! 오른쪽은 박물관 입구.




제일 먼저 가까운 람캄행 국립박물관에 들어갔다. 가방도 못 가지고 들어가게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모두 사물함에 넣고 박물관에 들어갔는데... 이미 뜨거운 수코타이의 태양에 익어버린 몸을 식힐 곳이 없었다.(박물관에 들어가 그런거나 찾다니!!) 에어컨도 안 틀어져있고 심지어 선풍기도 코드가 다 빠져있는 상태. 그러니 전시물이 눈에 제대로 들어올 리가 없었다. 그래도 놓치지 않고자 열심히 들여다봤다. 수코타이의 역사에 대한 전시물과 안내가 많았는데, 죄다 영어와 태국어로 쓰여있으니 잘 이해하기는 힘들었고, 아무튼 과거 태국의 중심지였전 적이 있는 곳이다~ 라는 걸로 마음대로 한 방에 요약을 했다.




2004.09.13 2:30 pm



박물관을 나와 본격적인 역사공원 탐방에 들어갔다. 가장 중심에 있고 가장 큰 사원이면서 TR아저씨께서 추천해 주신 왓마하탓에 갔다. 헬로우태국의 설명처럼 정말 부지가 넒었다. 엄청 많은 돌기둥과 부처님들, 사진기를 들이대면 바로 엽서가 될 듯 한 느낌이었지만, 현실은 냉철했다. 내공이 있어야 엽서를 만들지.. -_-a 살이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사진을 찍다가 마지막 추천 장소를 찾아 자전거 패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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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마하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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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마하탓의 풍경. 장삼입은 불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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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기도 하다. 불상들.. 하지만 저렇게 꽃과 향으로 장식되어있어, 태국인들의 불심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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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한 켠의 이끼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가다보니 뭔 동상이 있어서 얼른 책을 꺼내봤다. 우리나라 세종대왕이 견줄 수 있는 람캄행 대왕 동상이란다. 그러고보니 박물관 이름도 람캄행이었는데.. 맑은 하늘과 멋진 동상, 참 좋았는데, 날이 정말 더웠다. 아무튼, 람캄행 대왕 앞에도 태국사람들이 가져다 놓은 꽃과 향이 있었다. 태국에서 보면 거의 모든 불상과 법당 앞에는 꽃과 향으로 장식이 되어있는데, 시장에서 그런 꽃을 파는 상인들이 많이 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꽃을 사다가 꾸미고 감사할 줄 아는 태국 사람들의 여유가 부러웠다. 심지어 음료수를 드시라고 가져다 놓는 경우도 봤는데, 겉에 맺혀있는 물방울이 채 가시지도 않았던 거였다.(즉, 차가운 음료수라는 이야기.) 우리나라였으면 그 음료수를 가져다 놓지도 않았겠지만, 설사 누가 가져다 놓았어도 누가 낼름 먹어버리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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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캄행 대왕 상. 오른손에 책을 들고 있다. 교육을 중시 여겼던 왕이라고..






2004.09.13 3:15 pm



으아~! 정말 덥다! 그리고 수코타이 역사공원은 넓다. 자전거를 타면서 바람을 맞는대도 작열하는 태양이 장난이 아니라 머리가 핑핑 도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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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본 사원과 풍경.




태국의 옛 도시들이 다 그런건지, 치앙마이도 그러더니 이 곳 역사공원(은 옛도시 Old City라고 불리운다. 현재 수코타이 시내는 새도시 New City.)에도 바깥으로 성벽이 있다. 치앙마이처럼 멋진 성벽과 해자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흙을 쌓아놓은 벽이었다.

TR아저씨의 세번째 추천코스로 가는 길은 멀고도 힘들었다. 왓프라파이루앙 앞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예쁘고, 결정적으로 사람이 안 보인다!!)에 들어가 보았다. 우선 볼일 무료로 해결하고 안에 잠시 앉을 곳이라도 있나 가 보았더니 역사공원 미니어쳐가 있고 직원 아저씨가 있었다. 물 디스펜서가 보이길래 먹어도 되냐니까 먹으란다. 가서 한 컵 따르는데, 오오오~ 시원한 물!! 벌컥벌컥 두 컵이나 마시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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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코타이 역사공원의 인포메이션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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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파이루앙 앞의 해자 같은 것.




왓프라파이루앙에 들어가보았다. 가운데로 갔더니만 아까 같이 썽태우를 탔던 영국커플이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영국 아저씨가 사원을 배경으로 내 사진을 찍어주었다. Big Buddah를 보고 왔는데 대단하다면서 꼭 보러가라고 일러주었다. 알았다고 하고서 다시 빠이빠이~! 그들과 헤어지고 나니 한 서양여자여행자가 홀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캐논 G5에 경통 달고 필터까지, 거기다 따로 있는 카메라 가방! 이는 필시 여행에 있어 사진을 중시 여기는 사람인듯 했다. 옆에 살짝 다가가서 Hi~! 인사하고, 따라서 사진을 찍었다. 조금 이야기 나누고 빠이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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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파이루앙에 들어가서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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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위에 앉아있는 잠자리. 스님~ 부처님~ 어딜 보고 계시나요?






2004.09.13 3:5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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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씨춤 가는 길에 만난 소떼. 역사공원 안에 풀 뜯는 소들이 참 많다.




드디어 세번째 추천코스, 왓씨춤에 도착했다. 돌로 만든 직육면체의 불당이 꽉 차도록 거대한 불상이 들어있었다. 정말 영국신사가 묘사한 것처럼, 부처님 손 하나가 사람 키보다 더 커보였다. 왠지 인디아나 존스나 툼레이더 기분이 나면서 불당 안에 들어갔더니 날아오르는 비둘기, 파닥파닥파닥~! 바로 어드벤쳐 영화 분위기였다!! 아무튼, 태국 사람들의 불심에 다시한번 놀라면서 사진도 찍고, 셀프사진까지 찍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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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씨춤에 다가가는 중! 정말 커다란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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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크다!! 대한민국 평균신장보다 큰 내가 정말 부처님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




날이 너무 더워서 6시 마지막 썽태우를 타려던 계획을 대폭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5시 전에 썽태우를 타고 시내로 돌아가기로 하고 썽태우 타는 곳으로 슬슬 자전거를 몰아갔다. 가는 길에 왓소라삭에도 잠시 들렀다. 탑 아랫부분에 코끼리가 주욱 둘러 서서 받치고 있는 독특한 모양이 주의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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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소라삭의 모습.




호수 안에 있는 왓싸씨에도 들어가보고 역사공원 입구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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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Walking Buddah!




날도 덥고 갈증이 나서 시원한 수박쉐이크 생각이 간절했다. 마침 박물관 뒤쪽으로 시장이 보여서, 왓뜨라팡텅을 거쳐 시장에 가 보았다. 한 바퀴 다 돌아봐도 쉐이크 파는 곳은 없고.. 결국 자전거 반납하고 아이스티 하나 사 먹었다.

썽태우 타는 곳으로 갔더니 막 한 대가 출발하려고 해서 바로 탔다. 서양여자여행자 한 명이 엄청 큰 배낭을 들고 타길래, 그거 들고 여기(역사공원) 구경했댜고 말을 걸었다. 수코타이 오자마자 이 곳에 와서 짐은 맞기고 구경하다 이제 숙소에 간다고 했다. 서로 숙소에 대해 이야기 좀 나누다가 내가 먼저 내려서 빠이빠이~!(뭔 호텔 간다던데, 부러웠다.)




2004.09.13 5:00 pm



바로 숙소로 가려던 계획을 바꾸어 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길 가다 그 동안 많이 보기만 하고 시도 못 해봤던 닭고기꼬치가 있어서 5밧이라길래 하나 사 먹었다. 으음.. 가슴살이나 날개, 혹은 다리인 줄 알았더니만 어딘지 정확히는 모르겠고, 아무튼 뼈가 무지 많은 부위였다. 우리내 양념통닭과 비슷한 맛이었는데 고기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쉐이크집이 있었다!! 10밧에 수박쉐이크를 사 먹었다. 으흠~ 바로 이맛이야!! 먹자마자 땀이 게이는 이 기분! 수박쉐이크를 먹으며 시장 구경을 했다. 수코타이가 여행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더니만, 정말 시장에 외국인들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다 태국어로만 쓰여있어서 알아볼 수 있는 건 숫자 뿐.

역시나 많이 보기는 했지만 시도 못 해 봤던, 비엔나 소세지 같은 햄을 시도해 봤다. 동글동글한 햄을 줄로 엮어 숯불에 익혀 파는건데, 10밧에 5개 주고 양배추와 오이도 같이 먹으라고 줬다. 많이 먹으려고 Twenty Baht을 외쳤건만, 아주머니는 전혀 못 알아들으셨다. 최후의 보루 썽씹밧!을 외쳤는데, 50밧 주고 받은 돈은 40밧. 어찌되었든 맛있었다. 다음에는 다른 종류도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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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햄!! 그리고 수코타이 시장의 풍경.






2004.09.13 6:45 pm



시장 구경을 한참 하다가 숙소에 돌아왔다. 아직도 수코타이에서 하루만 머물지, 이틀을 머물지 결정을 못 했는데, 헬로우태국의 수코타이편을 봐도 크게 할만한게 없어서 다음 행선지인 꼬따오에 가서 시간을 더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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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코타이 시내를 흐르는 강. 왼편이 시장 쪽, 오른편이 TR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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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게스트하우스 전경.




날이 너무 더웠으므로 샤워를 다시 하고 아저씨께 가서 오늘 하루만 머물거라고 하니까, 체크인 할 때 작성했던 카드 보시고 방콕 가는 걸 확인하시더니 버스 시간표를 자동으로 보여주셨다. 오오~ 놀라운 서비스!! 꼬따오 가는 조인트티켓이 카오산에서 저녁 6시 경 출발이라고 하니,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그래서 아저씨와 7시 15분에 터미널로 출발하기로 약속!




2004.09.13 8:00 pm



전화하러 잠시 나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우산 가지고 나올걸..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더 늦기 전에 숙소로 뛰어갔다.

숙소에서 비가 멈추길 기다리는데, 이 놈의 비는 멈출줄 몰랐다. 그래도 한참 역사공원 돌아다닐 때 온게 아니라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숙소에서 잠시 기다리며 비가 잠잠해 지길 기다리는데도 별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우산 쓰고 다시 나왔다.




2004.09.13 8:30 pm



리버뷰 호텔과 극장 사이 시장 골목에 있는 유명하다는 볶음국수 집을 찾으러 갔는데, 노란 아크릴 메뉴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문 닫은 가게 중 하나인건지.. 암우튼, 아무 곳이나 한 자리 잡고 앉아서 볶음 국수를 시켰다.

깨끗한 사기 그릇에 감녀오고, 양념도 다양하고(땅콩은 없었다), 핫소스도 있어서 매콤하게 먹을 수 있고 좋았는데, 두 가지 단점이 있었다. 하나는 면이 너무 불어있었다는 것, 또 하나는 볶음국수이면서 무려 30밧이나 한다는 것!!! 다음부턴 조금은 그럴듯한 곳에서 안 먹으리라 다짐했다. 처음 먹었던 카오산에서의 10밧짜리 볶음국수 맛은 어디서 맛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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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뷰 호텔과 극장 사이 골목의 음식점들.. 볶음국수는 실패. 별로였다.






2004.09.13 9:08 pm



디카 메모리가 가득 찼다. 열흘 동안 500여장의 사진을 찍고 CD로 두 장이니까, 한 달이면 1500여장에 CD가 여섯 장!! 가서 정리할 일이 걱정된다.

CD를 구울 가게를 찾는데, 시장 쪽 인터넷까페 두 곳은 아예 CD라이터가 없다고 했다. 후지필름FDI가 있어서 가 보았더니 문 닫는 중이었는데, CD 굽는게 무려 200밧이나 한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사진 몇 장 못 찍어도 내일 카오산에 가서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TR 근처 세븐일레븐 맞은편 인터넷까페를 가보았더니 100밧에 CD를 구워준다고 해서 들어갔다. 들어온 김에 잠시 인터넷을 하려고 한글이 되냐고 물으니까 보는 건 되는데 쓰는게 안 된다고 했다. 윈도우XP며는 쉽게 설정할 수 있어서 윈도우 버전이 뭐냐고 물었더니 리눅스라고.. 리눅스는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몰라서, CD 다 구울 때까지 기다리고서 사진 확인만 하겠다고 했다.

CD를 다 굽고나서 아저씨가 네트웍으로 불러다 주었다. 아마도 클라이언트에는 CD-ROM 설치가 안 되어있는 모양이었다.(어쩐지, 미리 CD-ROM 드라이브를 열어보려니까 마운트가 안 되어있다고 하더니만..) 치앙마이와 수코타이의 사진들이 가득 담겨있었다. 치앙마이에서 트레킹 갔을 때 배터리가 다 떨어져서 사진을 거의 못 찍은게 너무 아쉬웠다. 사진을 한 장, 한 장 보다보니 그 사진을 찍었을 때의 느낌과 생각이 다시 떠오르는게, 너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했다. 나중에 집에 가서도 사진을 보면 이렇게 생생한 기억이 떠오르겠지?




2004.09.13 9:40 pm



숙소로 돌아왔다. 오후부터 숙소 입구 태라스에 앉아 있던 일본인 남자(에 여자는 저녁에서부터 같이 앉았다.)와 서양 아줌마는 몇 시간째 그대로 앉아있었다. 특히 서양 아줌마는 혼자서 맥주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책 읽으면서 심심하지 않으신가보다. 아무튼, 잠깐이지만 수코타이에서 멋진 유적들도 많이 보고(사실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지만..), TR 게스트하우스도 알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사실, 수코타이는 일정에 없다가 TR 게스트하우스가 워낙 좋다고 태사랑에 평이 자자해서 출국 직전에 일정을 만들어 넣었는데, 그런거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만큼 맘에 들었다. 일정에 여유가 있거나, 여행 중 여유를 즐기고 싶었다면 이곳 TR에서 며칠 더 머무르면 좋을텐데, 아쉽게도 여행일정은 짧게 한 달로 정해져 있으니 여기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낼 수가 없다. 오늘 낮 체크인을 하고 방명록을 읽다가, TR이 너무 좋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이틀 묵고 갈까 하는 생각을 한참 했었는데, 여기보다는 꼬 따오에 가서 시간을 좀더 보내는 것이 짧은 여행에서 시간 활용을 잘 하는 거라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TR의 맛있는 밥을 먹고 아저씨와 함께 방콕행 버스를 타러 갈거다. 첫차가 7시 45분 에어컨2등이던데, 아무래도 오늘 치앙마이에서 타고 왔던 그 버스가 에어컨 2등인거 같다.(에어컨 1등은 흔히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버스겠지.)




2004.09.13 10:35 pm



TR 게스트하우스의 방명록에 한 마디 남기겠다고 시작했던게 두 페이지를 가득 쓰고 말았다. 글빨도 없으면서 양만 많기는.. 내가 남긴 작은 글이 뒤에 오는 여행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이제 짐 정리를 다시 하고 자야겠다. 7시 15분에 아저씨와 나가기로 했으니 6시 반에는 일어나야지. 내일은 긴팔옷을 미리 내놔서 버스 안에서 안 떨어야겠다.

정말정말 고맙게도 밤에 비가 내리는 수코타이. TR 게스트하우스만큼, 길가다가 때묻지 않은 미소를 건내주는 이 동네 태국인들만큼 마음에 드는 동네이다. 그 선한 얼굴을 잊지 말아야 할텐데.. 나도 그런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오늘의 지출



04/9/13 썽태우-타패->치앙마이 아케이드 -20.0

04/9/13 블루베리맛 요구르트, 카스타드 케잌 -24.0

04/9/13 치앙마이 아케이드 화장실 -3.0

04/9/13 화장실 -3.0

04/9/13 과자 -12.0

04/9/13 TR게스트하우스 선풍기방 1박 -150.0

04/9/13 닭고기 볶음밥-TR -30.0

04/9/13 썽태우-역사공원 행 -10.0

04/9/13 자전거 빌림 -20.0

04/9/13 역사공원 자전거 입장료 -10.0

04/9/13 역사공원 자유이용권 -150.0

04/9/13 아이스티 -15.0

04/9/13 썽태우-수코타이행 -10.0

04/9/13 닭꼬치 -5.0

04/9/13 수박쉐이크 -10.0

04/9/13 비엔나소세지 같은 것 5개 -10.0

04/9/13 물 한 병 -10.0

04/9/13 볶음국수 -30.0

04/9/13 파인애플쉐이크 -10.0

04/9/13 CD백업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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