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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Med Student

마구리의 생활리듬...

공부가 안 되니까 잡담을 계속 써 올리게 된다.

아무튼, 생활리듬이라는거 정말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수업 듣고, 저녁에 공부하고 밤에 잘 자고... 이게 정상적인 생활리듬일진데, 문제는 이리 되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아침에... 일어난다. 무엇보다 건강한 섭생을 중요시 생각하는 나의 신념(!?)으로 졸리지만 일어나서 아침거리를 챙겨먹는다. 햇반과 어머니께서 챙겨주신 마른 반찬을 먹거나, 이게 귀찮으므로 주로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먹는다. 간단한 과일.. 요즘엔 딸기.. 도 챙겨먹고 있다.

수업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다면 책을 우선 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밥 먹으려 억지로 일어나다보니 잠이 아직도 깨지 않았다는거다. 책을 펴면 눈꺼풀이 더더욱 무거워진다. 책상 옆에서 나를 유혹하는 침대의 목소리.. '이리 들어와~ 내가 포근하게 안아줄게~~' 를 이기지 못하고 그 품에 살짝 안기기도 한다. 내가 사는 방의 문제이기도 한데, 쪽방에 살다보니 햇빛도 들지 않고, 공기도 잘 순환하지 못한다.

강의실에 들어서면 SSS가 발현되기 시작한다. Slide Sleeping Syndrome이라는 무서운 증후군인데, 강의실의 프로젝터 화면이 천장에서 내려옴과 동시에 눈꺼풀도 함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슬라이드가 한 장 한 장 넘어갈 수록 mental을 잃고 coma에 빠지게 된다. 이 SSS의 이상한 특징 중 하나는, 쉬는 시간엔 정신이 말짱해 진다는 것이다.

오후 수업까지 모두 끝나고 저녁 식사를 한다. 6시 이전에 보통 식사를 하게 되므로 밤에 배가 고플까봐 밥양을 줄이지 않고 먹는다. 그리고 기숙사 방에 올라오면... 포만감 넘치는 볼록한 배를 부여잡고 침대에 들어가고 싶어진다. '들어와~ 들어와~' 유혹하는 침대의 목소리는 내 귓전에서 맴돈다. 그 품에 안겨 두 어시간 가량 휴식을 취한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내 방, 이렇게 휴식을 취하다 일어나보면 저녁인지, 밤인지, 아침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일어나 나가봐야 안다. 대부분 같이 방을 쓰는 방돌이들도 정신을 잃고 있을 때가 많다. '이제부터 공부해야지!' 라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두 눈을 부릎뜨고 책상 앞에 앉아보지만, 아직 소화되지 않은 부른 배와 아직 깨지 않는 잠은 내 어깨를 짖누른다.

헤롱거리는 정신상태로 12시를 넘기면, 살짝 피곤이 몰려오는 듯한 사점, Dead Point,에 도달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이 시점이 지나면 하루 중 그 어느 때보다도 쌩쌩한 정신상태를 가지게 된다. 이~상하게 정신이 맑아지네, 어! 희한하네!!!


공부 못 하는 애들이 꼭 상황을 불평하고 이유를 댄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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