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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필리핀

[필리핀 봉사활동] 17일.. Korean Festival Day

2000년 7월 14일 금요일


오늘은 Korean Festival Day. 그 동안 활동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우리가 알려주고 그들이 배운 것을 하루 종일 뽐내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바로 NVC Capitol에 갔다. 10시에 태권도를 배운 학생들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집에서 Festival에 필요한 짐을 대강 챙기고 길임 누나와 갔다.

잠시 기다리니 학생들이 하나 둘 도착해서 연습을 시작했다. 순서는.. 기본동작->격파->태극1장. 아무래도 태극1장이 가장 문제였다. 대학생들과 고등학생들은 순서를 잘 외우는데, 초등학생들은 계속 까먹었다. 해결책이야 반복연습 뿐이라 이미 허리가 아파오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연습을 했다.

NVC Capitol에 걸려있어 우리를 환영해주는 현수막



12시에 팀 멤버 모두 NVC에 모이기로 했는데, 오는 사람들이 없었다. 잠깐 농구도 하고.. 점심식사를 가져온다길래 밥도 안 먹고 기다리고, 밥 먹으러 간다는 필리핀 학생들도 같이 밥 먹자고 잡고 있었는데.. Festival이 1시 30분 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팀원들이 다 온 시각은 1시 40분이었다.

음식을 먼저 내놓고 길놀이를 시작했다. 계획은 30분 정도. 그것도 너무 긴듯 하여 20분만 하려고 했는데, 길놀이가 학교 밖으로 나가자 맨 앞에서 호위해 주는 경찰차가 동네를 너무도 크게 돌아서 거의 40분 정도를 땡볕에 쉬지도 않고 길놀이를 했다. 같이 길놀이를 한 팀원들의 얼굴도 내 얼굴과 마찬가지로 땀범벅이었다. 징을 들고 있는 왼팔의 힘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고, 40분 동안 어떻게 길놀이를 버텼는지, 아무튼 정신이 없었다. 길놀이를 하며 다시 NVC Capitol로 돌아와 다음 행사를 위해 옷을 갈아입는데, 왼팔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 옷을 갈아입고 무대 뒤에서 기다렸다.

NVC Alumni Hall에 걸려있는 '문화교류 프로그램' 현수막



Festival 프로그램 진행은 NVC Alumni Hall에서 Author와 명섭이가 했다. 그 동안 준비했던 태권도도 보여주고, 우리 팀원의 Poison(엄정화 노래) 춤, 단소 공연과 필리핀 민속춤이 이어졌다.

Sharon과 함께 필리핀 민속춤을!!



펄쩍 뛰고 난리도 아니었다.



도도한 Sharon의 자태 뒤에 숨어있는 나.



화려한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우리 팀은 감사장을 받았다. 아이들과 사진도 찍고, 선물도 주고 받고...


농구경기에 우리팀 남자들 총출동!!



마지막 일정인 농구경기를 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가운데 펼쳐진 농구경기에서 우리 팀은 NVC팀에게 무참히 패하고 말았다. 길놀이부터 시작하여, Festival 본 프로그램, 거기에 농구까지.. 너무 힘들어서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끝까지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마칠 수 있었다.

점프볼!!



남자들이 우리 팀에 딱 다섯 명 뿐이라, 농구 경기까지 해서 너무 땀을 많이 흘렸기에 교수님이 묵고 계신 ATONG ATONG으로 가 간단히 샤워를 하고, 나머지 팀원들은 뒷풀이를 위해 중국인 식당으로 갔다. 샤워를 마치고 다시 식당에서 합류하여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다시 ATONG ATONG으로 돌아와 Videoke에 갔다. 모두 외국곡 뿐이었지만, 좋은 노래를 골라 모두 같이 부르며 재미있게 놀았다. Videoke 아래층은 나이트였는데, 다들 갔지만 난 나이트에 흥미가 없어 안 가는 사람들과 교수님 방으로 가서 이야기 나누다 잠들어 버렸다.

일어나보니 침대 세 개에 각각 세 명씩 널부러져 자고 있었다. ^^;;;
11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씻고 자려고했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고 내일 Cold Spring 간다고 해서 그냥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