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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이렇게 옷을 갈구했던 적이 있었나...

때는 3주일 전... 동네 N백화점이 E그룹으로 넘어가게되어 마감세일을 시작했었다. 그래서 어머니와 함께 돌아보고 있었는데... 2층 남성복 매장에서 갑자기 내 눈에 들어온 캐쥬얼 자켓 하나!!! 낼름 가서 입어봤더니 사이즈도 105라 딱 맞고, 옷도 똑 떨어지는게 아주 맘에 들었다. WINDY CLUB이라는 한일합섬에서 나온,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은 브랜드였지만, 그래도 옷감이 좋고 스타일이 아저씨 같지 않으면서 점잖고 귀여운 고르뎅 자켓이 맘에 들었다. 하지만, 가격을 듣고서 좌절... 50% 할인해서 11만 4천원이란다.

옆 매장 LG패션 마에스트로에도 비슷한 분위기의 고르뎅 자켓이 있었는데, 이건 30% 세일 해서 24만원 정도... 입어보지도 않고 뒤돌아 나왔다.

집에 가서 아버지께도 말씀드리고, 동생에게도 이야기 하고 했더니 맘에 들면 하나 사는 것도 좋다고, 자켓 하나에 10만원 정도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이제는 그런 옷도 필요할 때라면서, 동생은 지난 번에 못 사주고 넘어간 생일선물로 사주겠다고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다.

어물쩡 시간이 흘러.. 결국 그런 자켓을 사자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동네 N백화점은 3월 재오픈을 위한 내부수리에 들어갔고, 직접 발로 뛰고, 전화로 물어보고, 매장에 부탁해서 그 자켓으로 105 크기를 구해달라고도 해 보았지만, 오늘까지 돌아온 답변은 전국적으로 105 크기의 그 베이지색 고르뎅 자켓은 없다는 것이었다. 주말을 맞이하여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연속 경기도와 서울 일대를 돌아다니며 수소문을 했건만... (ㅠ.ㅠ)

오늘 운동을 하러 가는데 불현듯 생각이 떠올랐다. 지나가면서 보니 동네 N백화점이 모두 문 닫은것 같지는 않았다는 것. 아마도 백화점 통째로 문 닫고 공사를 하면 손실이 클테니 부분공사로 진행하지 않을까...

오오~~ 2층 남성복 매장에 올라갔더니 그대로 영업 중이었다. 놀라서 WINDY CLUB 매장에 가보니 3주 전에 본 그 자켓이 걸려있었다. 105 크기인 것을 확인하고, 이번 구매의 결제권자인 동생에게 연락해서 승인을 받안 후 질렀다!!! 지르고 나서 매장 직원에게 여쭈어봤더니, 판매 되었다가 바로 환불되었던건데, 귀찮고 해서 전산 등록도 안 해두었고, 달라는 다른 매장의 요청에도 넘어갔다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매장에 부탁해서 수소문을 했을 때 걸리지 않았던 것이지...

기쁜 마음으로 고르뎅 재질의 캐쥬얼 자켓을 샀다. 팔꿈치에는 스웨이드 가죽이 데어져있어 깜찍함을 더해주고, 왼쪽 카라에는 가죽으로 단추구멍이 있어 아저씨삘을 날려준다. 이제 양복 입고 가기에도 그렇고, 청바지에 면티 입고 가기에도 어려운 곳이 있다면 면바지에 남방 입고, 이 자켓을 걸치고 나가면 되겠다. 한 세트 완성! (^^)


p.s. 오늘 이 자켓을 사기 전 잠시 창배를 만났었는데, 이 녀석도 요즘 이런 자켓이 예뻐보인다는거다. 사실, 나도 갑자기 이 자켓이 눈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 우리도 나이 들어간다는 거지.'라고 말하면서 서로 얼굴 보고 웃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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