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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태국

[무대뽀 태국배낭여행] 7일, 자유.. 트레킹 시작!

2004.09.09 7:40 am



오홋~! 이게 왠일이래.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역시나 바로 일어나는 건 어려운 일. 한 10분 쯤 뒤척이다가 일어났다. 태국여행 일주일째 아침이 밝은 것이다.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이런.. 밤에도 비가 오락가락한 모양이다. 땅이 다 젖어있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트레킹을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온거, 어제 와서 빗 소게서 오토바이 타느라 고생한 건 다 용서해 주테니, 앞으로 2박 3일 트레킹 하는 동안에만 제발 잠잠해 다오~~ 하고 음.. 태국이니까 부처님에게 빌었다.




2004.09.09 8:02 am



아침식사를 하러 나왔다. 밥 먹기 전에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국제전화가 되는 노랑색 전화가 안보였다. 우선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나이스 아파트먼트 바로 앞의 식당에 들어가니 2시부터 연다고 해서 몬뜨리 호텔 맞은편의 식당에 들어갔다. 영어로 된 메뉴가 없어서 두리번거리니까 영어로 적혀있는 메뉴판을 보여주었다. 아침이라 면보다는 밥을 봤는데 대부분 20밧이었다. 이 얼마나 저렴한가!! 고민하다가 달콤하고 매콤한 닭고기 덮밥을 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팍치도 안 들어있고 파인애플까지 있는게 입맞에 딱 맞았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양이 좀 적다는 것. 태국사람들 양이 우리보다 작은건지, 어딜 가도 한 그릇만 먹으면 약간 모자라는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태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양에 비해 적은 양의 식사를 한다. 그래서 뚱뚱한 사람 찾기가 힘든걸까? 거의 매번 한 끼니에 식사를 두 번 해야 하니.. ^^ 외국인용 특대 메뉴를 개발해 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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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아파트먼트에서 몬뜨리 호텔 뒷편으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식당.
저렴하고 맛있고, 아침 일찍부터 낮 5~6시 정도까지 연다.







2004.09.09 8:23 am



타패문 오른쪽으로 있는 세븐일레븐에 가서 물과 간식거리를 사려고 가는데 노란전화를 발견했다. 세븐일레븐 전에 있는 동네편의점에도 있고, 세븐일레븐 앞에도 노란전화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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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만한 피사체, 타패문.




세븐일레븐에 들어가 7밧짜리 네슬레 물 한 병과 쵸코바는 아니고, 웨하스에 쵸코렛 뭍힌 그런거 한 묶음(15개)을 13.5밧에 샀다. 0.5밧 동전을 받았는데, 태국 와서 처음 봤다. 역시나 국왕의 얼굴이 있고, 50이라 쓰여있는 걸 보니 밧 밑에 단위가 따로 있나본데..

숙소로 돌아와 양치질도 하고 짐도 다시 꾸리고 트레킹 떠날 채비를 했다. 제발 비는 오지 말아야 할텐데..




2004.09.09 9:56 am



하루였지만 길게 머물렀던 나이스 아파트먼트를 나와 루나여행사에 갔다. 투어는 10시부터 시작이라고 해서 그럼 오토바이 타고 한바퀴 돌고 오겠다고 하고 배낭과 운동화를 맡기고 나왔다.

왓프라씽에 가서 사원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구경을 했다. 금방 열시가 다 되어서 서둘러 루나여행사로 달려가는데, 핼로우태국이나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이름 모를 사원이 보여 잠시 들어가 보았다. 관광객이라곤 보이지 않는 조용한 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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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왓프라싱. 불교학교도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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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싱 본당(?)의 모습. 서양 단체관광객들이 흥미롭게 가이드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주무시는건지, 졸고 계신건지, 아니면 명상 중이신지.. 불당 안의 고승 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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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싱의 처마(?), 그리고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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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 돌아들어가면 보이는 불당. 그 뒤엔 돌로 된 탑이.. 그 탑엔 금불상이..
커다란 탑을 받치고 있는 힘 쎈 코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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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최고의 사진 중 하나!! 경내를 걷는 자연스러운 스님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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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싱을 나오면서.. 왓프라싱의 이름표를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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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사원. 그래도 아름답다.




루나에 돌아오니 그 사이에 사람들이 왔다가 잠시 나갔다고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아마도 여기저기 돌면서 픽업을 하는 모양이었다.(내가 신청한 여행사에서 트레킹을 주관하는게 아니고, 트레킹 주관 여행사는 따로 있으며 각 여행사에서 받은 여행자들을 픽업해서 한 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에 맡긴 배낭과 운동화(는 이후로 신질 않았다. 태국여행시 운동화는 却堊愎?! ToT)를 다시 확인하고, 여권과 현금, 여행자수표와 비행기 등 값나가고 중요한 물품들은 여행사에 맡기고 가려고, 루나 아주머니와 하나하나 확인하고 봉투에 넣어 스테이플러로 밀봉! 물품 리스트에는 아주머니 싸인을 받아 내가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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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루나여행사. SAI SUN SAND TOUR & TRAVEL 이라 쓰여있다.






2004.09.09 10:27 am



기다리다 차가 와서 올라탔다. 친하게 지내려고 타면서 '하이~!' 했더니 몇 명이 인사를 받아주었다. 픽업트럭을 개조한 썽태우였는데 열댓명이 한 팀이 된 모양이었다. 그 중 동양인은 나 혼자. 한참 달려가는데 비가 살짝 왔다 안왔다.. 날씨가 정말 걱정이다.

바로 앞과 옆에 앉은 이스라엘 커플은 오늘 방콕에서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트레킹투어를 시작한다고 했다. 5명이 친구인듯한 미국 사람들(유창한 영어로 추측), 어느 나라인지 모를 말로 계속 이야기하던 두 친구, 거기에 몇 명더. 아직 말도 제대로 해보지 못했지만 트레킹하는 동안 잘 지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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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차 타고 가는 동안도 하늘이 잔뜩 찌뿌리고 있다.






2004.09.09 11:15 am



한참 차를 타고 가다가 시장에 도착했다. 가이드는 한 사람당 하루에 물 한병씩 필요하므로 물과 간식거리, 고산족 아이들에게 줄 캔디를 좀 사라고 했다. 그래서 물을 더 샀다. 아까부터 배가 살살 고파와서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와플과 방울토마토를 사먹었다. 다른 트레킹팀은 가이드가 데리고 다니면서 시장도 같이 보고 한다던데,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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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테이블에 앉아 밥 먹는 사람이 우리 트레킹팀의 가이드, Mr. Whiskey




화장실에 2밧 내고 다녀왔다. 여행하며 쓰는 돈 중에서 제일 아까운 돈이 화장실 가는 돈이다. 물 사먹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보편적으로 하는건데 화장실은 돈 내고 가보질 않아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돈 내고 들어가면 대부분 깔끔한데.. 여긴 아니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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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걸어오는 사람이 이스라엘 커플 중 여자. 이런 물통가방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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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트레킹 가는 사람들. 아직은 서로 좀 서먹하다.
그리고 저건, Mac Shit!! 참, 별의 별 티셔츠를 다 판다.




여기서는 고산족 복장을 한 사람들이 팔찌, 목걸이 등과 함게 물통 가방(여기서 물을 많이 사니까)을 판다. 내가 PDA를 가지고 일기를 계속 쓰고 있었는데, 지갑 겸용인 PDA 케이스에 돈이 있는 걸 보고서는 한참 동안 물통 가방 사라고 쫒아다녔다. 필요도 없는데다, 돈과 여권, 여행자수표까지 모두 다 여행사에 맡기고 와서 살 돈도 없구만..




2004.09.09 12:01 pm



시장에서 출발했다. 하늘 곳곳에 먹구름이 간간히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비도 안 오고 살짝 흐린 것이 트레킹하기에 적격으로 보였다.

점점더 산속으로 들어가니 포장도로가 여기저기 움푹 패이고 산세도 험해지고 있었다. 급기야는 비포장도로까지!




2004.09.09 12:51 pm



어딘가 산속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끼리가족이 나타났다. 다들 놀라서 사진 찍고 비디오 찍고.. 코 앞에서 코끼리를 보는 것은 처음 해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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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다니! @.@ 조금 무서웠다. ^^;;




바로 점심을 먹었다. 팍치맛이 안나는 맛있는 볶음밥 도시락이었다. 밥 먹으면서 주위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계속 이야기하던 사람들은 체코사람 둘인데 한 사람은 경제학을 공부하고(네이티브처럼 영어를 잘 했다) 또 한 사람은 영국에서 일 한다고 했고, 조용한 여자 둘은 러시아 수영강사(한 명은 전혀 영어를 못했다), 이스라엘 커플, 나머지 일곱은 미국인들 같은데 아직 이야기 못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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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먹은 볶음밥. 일반적인 태국식 볶음밥이었다. 근데 촛점이 엉뚱한 곳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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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똥, 정말 크다. 코끼리와 배경으로 찍은 셀프사진.(역시 부담스럽다. ;;)






2004.09.09 1:29 pm



밥 먹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우기라도 비 별로 안오고 와도 금방 그친다는 태국비는 어딜간걸까? 으아~ 더 쏟아진다!!

비가 오니까 코끼리들이 우리가 밥 먹던 오두막 밑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 가까이 오니까 더 무섭기도 하고..!! (@.@) 게다가 이 녀석들이 코로 바람을 내 뿜으면 먼지가 장난 아니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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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컸던 코끼리. 그리고 오두막으로 들어오는 코끼리들..




아무래도 비가 안 그칠 모양인지 가이드는 비오는데도 코끼리를 타자고 했다. 이런이런.. 비를 쫄딱 맞아야 하나? 나는 젖어도 상관없지만, 가방 안에 들어있는 PDA와 디카 등 전자제품은 절대 젖으면 안 되는데.. 갈아입을 옷이나 수건도 젖으면 안 되고..




2004.09.09 1:50 pm



체코 사람 둘을 빼고는 우비나 우산 등 비를 미리 대비해 왔다. 내심 다른 사람과 함께 코끼리를 타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혼자 탔다. 세명씩 탄 코끼리도 있더만 분배 잘 해서 나도 누구랑 좀 앉혀주지.. 그렇지 않아도 영어를 잘 못해서 왕따된 기분이었는데, 이젠 왕따 되어가는데 가이드까지 도와주고 있었다.




2004.09.09 2:15 pm



코끼리 타고 1시간 반 정도 올라갔다. 승차감(?)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게다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비 피하느라 정신 없었다.(디카와 PDA가 들어있는 가방이 젖으면 안되니까.) 코끼리들이 배가 고픈지 가다 말고 길가의 나뭇잎을 먹기도 하고, 진흙을 코로 집어 몸에 뿌리기도 했다.(코끼리가 진흙목욕을 좋아하는 거 맞지?) 아기코끼리 두 마리는 진짜 진흙탕에서 뒹굴었다. 하지만 코끼리가 경로를 이탈하거나 하면 몰이꾼들이 날카로운 연장으로 코끼리를 찌르던데, 피가 나기까지 했다. 큰 코끼리들은 쇠사슬에 묶여있고.. 정말 불쌍했다.

한 시간 반 가량 코끼리를 타고 산을 올랐다. 조금 불편하긴 해도, 험한 산길을 코끼리 타고 오르니까 힘들지 않아 좋긴했다. 솔직히 처음 10분은 재미있었는데, 오래 타다보니 재미는 반감되고, 그냥 편하게 산을 오르는 것은 좋았다. 게다가 혼자 타서 같이 이야기 할 사람도 없고.. 왕따는 이래서 힘들다.(ㅠ.ㅠ) 보통 코끼리에서 내리면 코끼리 주라고 바나나송이를 판다던데 비 때문에 그런건지 바나나 파는 사람이 없었다. 고생한 코끼리를 위해 없는 돈 쪼개어 사주려고 했는데..

이제 걷기가 시작되었다. 얼마 못가서 나타난 물이 불어있는 개울을 보자 모두들, 'Get my elephant back!'을 외쳤다. 정말 산 넘고 물 건너는 트레킹을 두 시간 올라가고 난 후 고산족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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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이는 고산족 마을. 앞에 가는 사람들과 한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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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살짝 그쳐서 구름이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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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이긴 한데, 우리나라 산이랑 별반 다를게 없어보이기도 하고..






2004.09.09 5:30 pm



땀과 빗물, 진흙과 모래로 범벅이 된 몸을 씻었다. 헬로우태국에 나온 것 처럼, 화장실이고, 샤위실이고, 집이고, 방이고 다 얼기설기 만들어 놓아 맘만 먹으면 다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갈아입을 옷, 속옷, 수영복, 여분신발, 커다란 수건 등 작은 가방에 이것저것 많이도 가져왔던데, 난 갈아입을 옷 없이 그냥 버텼다.(위 아래 모두 쿨맥스로 된거라 일반적인 상황에서 빨아 입고 있으면 금방 마르는데, 비 계속 오고 습하니 잘 안말랐다.)

어떤 트레킹은 주민들 집에 두어명이 들어가 같이 잔다던데, 우리 트레킹은 그런건 아니고 여행자를 위한 집이 고산족 동네에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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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풀고 씻었더니 날이 금방 어두워졌다. 안개도 더 짙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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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워보이는 고산족 마을.






2004.09.09 7:00 pm



여행자들을 위한 집에는 여행자들이 자는 방 큰거 하나, 부엌과 가이드가 자는 곳, 그 사이에 마루가 자그만하게 있었다. 가이드가 저녁을 만들길래, 왕따라 말 걸어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가이드랑 말이나 하고 불에 몸좀 녹이려고 들어갔다. 워낙 오진 곳이라 전기와 가스는 당연히 안 들어오는 곳이라서 촛불 켜놓고 나무로 불을 피워 음식을 했다. 몇 명이 더 들어와 같이 앉아 음식하는 걸 구경했다. 율리아(러시아 여자, 그녀의 친구는 영어를 못 한다.)에게 물어보니 블라디보스톡에 산다고 했다. 거기 한국이랑 무지 가까운데! 하면서 왕따 탈출을 위해 노력을 좀 했다. 뭐, 그래도 그녀의 관심을 크게 사지는 못 하고.. 한 커플도 들어왔는데, 내가 태극기 그려진 부채로 부채질하는 걸 보았는지, 지난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하키팀 성적이 어떻게 되었냐고 궁금하다고 물어보는게 아닌가. 지난 올림픽을 유심히 본 적이 없는데.. 아마도 결승전에서 졌을거라고 얼렁뚱땅 이야기 해 버렸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까 아일랜드에서 왔다고 했다. 왕따 탈출을 위해선 여기서 아일랜드에 대한 이야기나 질문을 해야 하는데 아는게 있어야..

저녁식사를 했다. 똠얌꿍과 야채볶음이었다. 아아~~ 고추장과 김치가 그립다. 김치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먹을 수 있을텐데.. 하지만, 이젠 태국 음식에 많이 익숙해졌다. 팍치도 완벽하진 않지만 많이 적응해서 그 맛과 향이 아주 강하지 않으면 먹을 수는 있다.(아직 즐길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2004.09.09 8:05 pm



저녁식사 후 앉아있던 마루에서 자련스래 이야기도 하고 놀기 시작했다. 우리의 가이드 이름은 미스터 위스키. 술을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미스터 위스키의 주도 아래 여러가지 게임도 하다보니 처음의 서먹한 분위기가 많이 없어졌다.

성냥개비로 하는 넌센스 퀴즈도 서로 내면서 마주어보고, 미스터 위스키의 어찌보면 썰렁한 농담도 많이 들었다. 예를 들어, 말보로를 피우는 스티브에게 넌 언제 담배를 피냐고 물으니까 언제가 뭐 있느냐 아무때나 피우고 싶을 때 피우는거지..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미스터 위스키의 답은 이거였다. 담배(말보로)에 pm(제조사인 필립 모리스의 머릿글자)이라고 쓰여있으므로 오후에만 피워야 한다나. 흐흐~~

오늘 아침 일찍 치앙마이에 도착했다는 이스라엘 커플은 일찍 들어가 잤다. 그러고 났더니 고산족 아이들이 옷을 차려입고 와서 깜짝공연(뭐, 미리 시킨거겠지만..)을 해 주었다. 간단한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옷 차려입은 네 명의 여자아이들 말고도 다른 아이들까지 같이 노래 부르고 박수를 쳤다. 우리들도 갑작스러운 깜찍한 공연에 즐거워하며 공연을 감상했다. 막바지가 되어가는 때가 되니 어떤 사람이 우리 가운데에 슬그머니 바가지를 가져다 놓았다. 그제서야, 왜 가이드가 사탕을 준비하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탕 사온 사람들이 그 동안에 하나씩 주다가 그 바가지에 몽땅 털어넣어주었다.




2004.09.09 11:05 pm



피곤함이 몰려와 먼저 들어와 누웠다. 내심 날씨가 좋기를 기대했는데 비가 와서... 음음. 게다가 카메라 배터리도 첫날에 나가버려 나머지 이틀동안 사진도 못 찍게 되었다. 뭐, 비 때문에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 할 상황이 되긴 했지만, 미스터 위스키 말로는 날이 맑은 것 보다 차라리 비 오는게 덜 덥고, 갈증도 덜 나고 좋다고는 하더라. 내일은 좀 그쳐주면 좋을텐데..



오늘의 지출



04/9/9 달콤한 닭고기덮밥 -20.0

04/9/9 물과 과자 -20.5

04/9/9 물 2병 -10.0

04/9/9 와플 -10.0

04/9/9 방울토마트 -5.0

04/9/9 화장실 -2.0





오늘 쓴 돈: 67.5밧

남은 돈: 75.5밧

누적 지출: 7624.5밧 (1089.21밧/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