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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 변화

자유/잡담 | 2011. 8. 29. 23:24 | 자유


지난 7, 8월은 작지만 큰 변화들이 있었다. 크게 나누어 보면 두 가지.

첫번째로 색시가 11년간 잘 다니던 첫 직장이자, 아마도 마지막 직장일 그 곳을 그만 뒀다.

주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니 왜 멀쩡한 직장을 그만둬?'라고 하지만, 이는 결혼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고, 사실 그 계획보다 매우 늦어진 시기에 이루어졌다. 우리 색시의 꿈은 전업주부, 회사 다니는 것에 큰 미련이 없다. :) 그래서 내가 결혼할 때 '나 돈 벌기 시작하면 집에서 쉬게 해 줄게!' 라고 큰 소리 쳤었다. 내가 직접 돈을 벌게된 뒤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는데, 그만 두면 안 되겠더라. -_-;; 그래서 조금만, 조금만 하던 것이 벌써 4년째. 이제는 그마 둬야겠다는 생각에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렸다.

경제적으로는 큰 타격이다. 아직 레지던트 나부랭이에 불과한 나의 수입보다 튼실한 중소기업 12년차 과장님의 수입이 훨씬 크게 때문에, 색시가 회사를 그만 둠으로서 우리의 수입은 반토막 이상이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그 순간라고 생각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할 수 있었다.

두번째로 우리가 다시 같이 살게 되었다. 첫번째 변화랑 다분히 큰 연관이 있는 이야기다.

결혼 후 2년간 아이 없이 둘이서 즐겁게 살았지만, 이제 아이도 있고, 색시는 회사를 다녀야 하는데, 아이 맡기기엔 여러가지로 어렵고 하다보니, 결국 색시와 유진이는 처가에 가서 살게 되었다. 낮에는 장모님께서 유진이를 봐주시고, 그 사이 색시는 직장 생활하고 돌아와 퇴근 후에 아이와 보내고... 이 것도 하루 이틀이지 색시의 육체적인 피로도 크고, 유진이 봐 주시는 장모님도 힘드시고, 결정적으로 세 식구가 한 집에서 살 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서 회사도 그만 두게 되었고, 8월 중순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짐을 챙겨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일이 많아 유진이 자기 전에 들어가는 일이 쉽진 않지만, 오늘처럼 색시랑 유진이가 나 퇴근할 때 맞추어 병원에 와서 기다리다가 세 식구 함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그래서, 색시에게 행복하다고 이야기 했더니, 자기 꿈도 나 출근 시키고, 낮에 도시락 가져다 주고, 저녁엔 유진이랑 퇴근 마중 나오는 것이라고 맞장구를 쳐 준다. 

가족이 함께 하는 그 순간, 특이 우리 아이가 커 가는 그 순간 순간은 억만금을 준대도 살 수 없는 것이기에 반토막이 나는 수입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매일매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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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지나가던사람 2011.08.30 09:49

    학교가 번화가에 있어서 버스가 굉장히 많이 다니는데... 어제 저녁 때 아장아장 걷는, 기저귀와 런닝 하나 달랑 입은 꼬마가 엄마 손 잡고 횡단보도 앞에 서있더라고요. 저녁 9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계속 아빠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아기 아빠가 버스에서 내려서 "아들!" 하고 달려와서 아기 손 잡고 퇴근하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어요. 유진이도 (아빠가 주사기만 안 들고 다니면!) 아빠 보러 가는 시간이 무척 기다려질 것 같아요 :)

    • BlogIcon 이음 2011.08.30 17:32

      눈물이 핑 도는 장면이에요. 어쩌면 평범한 행복한 일상일 수 있지만 언젠가 나도 그런 날이 오겠지... 지금 이 힘든 순간 뒤에 그런 행복한 장면이 일상이 되는 날이 오겠지 생각을 하니 눈물이.... ㅜ.ㅡ

    • BlogIcon 자유 2011.09.04 15:06 신고

      딱 저와 같은 광경이었군요. 자주는 못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지금도 점심 먹고 엄마랑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다가 낮잠에 빠져들었네요. :)

    • BlogIcon 자유 2011.09.04 15:07 신고

      평범한 일상을 부러워해야 하는 운명을 짊어진 우리들이잖아요. :( 자주 경험하지 못 하니 더욱 소중한 순간으로 여기게 되는 모양입니다.

  2. 유진맘 2011.08.30 16:54

    11년이에요!!

  3. BlogIcon 이음 2011.08.30 17:34

    경제적 타격은 안타깝지만 함께 지내게 된 것은 축하할 일 맞죠? ^^ 저는 결혼날 잡는 것과 동시에 아내가 일을 그만뒀어요. 요즘 인턴 월급으로 아기 분유값이랑 기저귀값에 생활비... 정말 빠듯해요. 거기다가 아기가 어려서 따로 살다보니 서로 서운한 일이 자주 생기기도 하구.. 어서 함께 알콩달콩 살고 싶은데 병원을 그만두기 전에는 당분간 힘들것 같네요. 에휴.

    • BlogIcon 자유 2011.09.04 15:08 신고

      경제적 타격이 장난 아닙니다. -_-;; 그래도 억만금으로 살 수 없는 시간을 샀으니 더 좋은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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