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 8월은 작지만 큰 변화들이 있었다. 크게 나누어 보면 두 가지.
첫번째로 색시가 11년간 잘 다니던 첫 직장이자, 아마도 마지막 직장일 그 곳을 그만 뒀다.
주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니 왜 멀쩡한 직장을 그만둬?'라고 하지만, 이는 결혼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고, 사실 그 계획보다 매우 늦어진 시기에 이루어졌다. 우리 색시의 꿈은 전업주부, 회사 다니는 것에 큰 미련이 없다. :) 그래서 내가 결혼할 때 '나 돈 벌기 시작하면 집에서 쉬게 해 줄게!' 라고 큰 소리 쳤었다. 내가 직접 돈을 벌게된 뒤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는데, 그만 두면 안 되겠더라. -_-;; 그래서 조금만, 조금만 하던 것이 벌써 4년째. 이제는 그마 둬야겠다는 생각에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렸다.
경제적으로는 큰 타격이다. 아직 레지던트 나부랭이에 불과한 나의 수입보다 튼실한 중소기업 12년차 과장님의 수입이 훨씬 크게 때문에, 색시가 회사를 그만 둠으로서 우리의 수입은 반토막 이상이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그 순간라고 생각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할 수 있었다.
두번째로 우리가 다시 같이 살게 되었다. 첫번째 변화랑 다분히 큰 연관이 있는 이야기다.
결혼 후 2년간 아이 없이 둘이서 즐겁게 살았지만, 이제 아이도 있고, 색시는 회사를 다녀야 하는데, 아이 맡기기엔 여러가지로 어렵고 하다보니, 결국 색시와 유진이는 처가에 가서 살게 되었다. 낮에는 장모님께서 유진이를 봐주시고, 그 사이 색시는 직장 생활하고 돌아와 퇴근 후에 아이와 보내고... 이 것도 하루 이틀이지 색시의 육체적인 피로도 크고, 유진이 봐 주시는 장모님도 힘드시고, 결정적으로 세 식구가 한 집에서 살 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서 회사도 그만 두게 되었고, 8월 중순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짐을 챙겨 우리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일이 많아 유진이 자기 전에 들어가는 일이 쉽진 않지만, 오늘처럼 색시랑 유진이가 나 퇴근할 때 맞추어 병원에 와서 기다리다가 세 식구 함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그래서, 색시에게 행복하다고 이야기 했더니, 자기 꿈도 나 출근 시키고, 낮에 도시락 가져다 주고, 저녁엔 유진이랑 퇴근 마중 나오는 것이라고 맞장구를 쳐 준다.
가족이 함께 하는 그 순간, 특이 우리 아이가 커 가는 그 순간 순간은 억만금을 준대도 살 수 없는 것이기에 반토막이 나는 수입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큰 변화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매일매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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