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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콩달콩신혼생활

순대 데이트

http://www.flickr.com/photos/xingty/2271164988/

오늘 색시가 회사에서 할 일이 많이 있다며 저녁 먹고 온다고 연락이 왔었다. 혼자 저녁 먹고 쉬고 놀고 하다가 지쳐서 공부를 좀 하려고 책장을 몇 장 넘기다가.. :) 색시가 퇴근한다고 전화했다. 그러면서 순대가 먹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요즘 우리 색시는 순대에 꽂혀있다. 어제도 사 먹었고, 지난 주에도 한 번 사 먹었다. 난 아주 순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돼지 내장의 특유의 냄새가 안 난다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특별히 고르라면 그냥 순대보다는 순대볶음이 더 좋고 말이다. 아무튼, 지난 주에 집 근처의 차량노점에 가서 처음 먹어봤는데, 여기 순대가 꽤 괜찮았다. 직접 만들어 파시는 것은 아닐테지만, 내가 싫어하는 돼지 내장 특유의 냄새도 없고, 맛도 깔끔하고 말이다.

색시가 동네에 들어섰다고 연락이 와서 그 차량노점으로 가 색시를 만났다. 둘다 저녁 먹고 온터라 순대 1인분만 시켰다. 참, 우린 둘 다 순대 이외의 간이나 염통은 못 먹어서 오로지 순대만 달라고 했다. 저녁 먹고 배가 부른 상태였지만, 맛있었다. :) 한 컵 떠 먹은 어묵 국물도 매콤하니 맛있었고 말이다. 다른 분식들은 안 먹어봤지만, 오며가며 봐도 손님들이 항상 있었다. 우리가 순대 먹을 때도 서너명 더 있었고, 지나가던 아이 둘이 엄마를 졸라 어묵 하나씩 들고 가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엄마가 오더니 하나 더 달라시는게 아닌가. 알고보니 작은 녀석이 어묵을 한 입 베어먹고는 실수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쿨한 노점 아주머니는 돈 안 받을테니 하나 더 가져가라 하셨고, 떨어진 어묵 잘 치우라는 당부를 하셨다.

이 아주머니께서 참 쿨 하신게... 소위 요즘 말로 So Cool~! 어제 색시가 퇴근 길에 순대 1인분 사 오는데, 아주머니 왈, 술 한 잔 걸치셨다면서 라디오도 크게 틀고 순대도 많이 썰어주셨다는 것이다. 진짜 어제는 순대 1인분이 1인분이 아니었다. :) 오늘도 우리가 주문하자 라디오 볼륨을 높이시는게 기분이 좋으셨나보다. :)

맛있게 순대 먹고 들어와, 순대에 꽂혀있는 우리 색시는 인터넷으로 순대 구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대충 보니 1kg에 3천원 정도면 되더라. 그렇다고 직접 사서 먹고 그러기엔 양도 많고 귀찮고.. :) 나중에 순대만 사와서 순대볶음을 맛있게 해 먹고 싶다. 깻잎도 두둑히 넣고 말이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