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900 넘겨보자] 2편.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자!!
손자병법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불패'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이 이야기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 학문이 짧아 잘은 모르겠지만 마음대로 해석해 보자면, 싸워 이겨야 하는 상대방(토익)도 알아야 하지만, 내 자신에 대해 특히 내가 가지고 있는 약점과 부족한 점을 잘 알고 보충/보완해야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를 토익 시험에 적용해 봐도 딱 맞다. 흔히 시험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던데, 내가 보기엔 그런 고민보다 먼저해야 할 고민이 있다. 바로, 내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판가름해 보는 것이다. 내 수준을 알고난 후 그에 알맞은 토익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수준을 측정해 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토익을 공부하기로 했고 또 국내에서 토익만큼 여러 사람이 응시하며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 다른 영어시험도 없으므로, 한 번 경험 삼아 보고 그 점수로 내 수준을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직접 토익 시험에 응시해서 고사장에 가서 봐도 되겠지만, 비용도 비용이고 점수를 알게 되는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다, 결정적으로 내가 LC와 RC 중에서 각각 몇 문제를 틀렸는지, 어느 Part 점수가 특히 낮은지를 알 수가 없다. 간단히 토익 모의고사 문제집을 하나 풀어보거나, 온라인 토익 강좌 사이트의 진단 테스트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앞으로 각 점수대 별로 내가 생각하는 영어 실력의 수준을 적을 것인데,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 기준이다. 거기에 쓰여있는 것을 보고 속상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내 실력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 발걸음이 될 수 있다.
1. 500 이하: 정말 죄송하지만, 영어의 기초가 전혀 없다. 솔직히 고등학교 졸업 하기 전까지 영어 공부 열심히 했다면 어느 정도 기본이 되어있다고 볼 수 있지만, 대다수의 토익 응시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는 열심히 했을지 몰라도, 그 이후 사회 진출이나 대학 생활 등등 여러 이유로 인해 영어 공부를 한 동안 놓았다. 그러다보니, 영어에 대한 감이 떨어지고, 예전에 배웠던 것들도 잘 생각나지 않게 된다. 답을 보면 '아~ 그건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문제를 풀 때에는 도통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토익에 문법이 필요하냐고 묻겠지만, 필요하다. 하지만, 어려운 문법은 필요없다.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자신이 봤던 영어 참고서(성문종합영어든 성문기초영어든, 맨투맨이든 어느 것이든 자신이 보던 것)가 있다면 그것을, 아니면 시중에 판매하는 고등학생 대상의 문법 기초서를 구입하여 찬찬히 보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어려운 것은 절대 볼 필요가 없다. 일례로, 가정법 부분을 펴면, 기본으로 가정법 과거가 나오고, 응용으로 과거완료, 현재, 미래 뭐 이런 것들 나오는데, 가정법 과거만 알아도 된다. 좀 불안하다면 과거완료면 충분하다. If I were a bird, I would fly to you. 이런 주옥 같은 문장은 통째로 외워야 한다. '뭘 그런거 외우나? 시험에 나오나?' 하겠지만, 똑같은 문장은 나오지 않아도 똑같은 형식의 문장이 수도 없이 나온다. 우선 문법적 기본과 어휘력 향상에 힘을 써야 한다.
2. 500 ~ 650: 영어 공부에 대한 기본은 어느 정도 있으나, 너무 오래 안 해서 다 잊은 경우가 많다. 제대로 조금 시도해 보면 바로 몇 십점이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기본이 중요하다. 다 아는 것 같아도 다시 보고 익히고 또 익혀야 한다. 이 점수대가 위로 올라가기 가장 어려운 구간으로 보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어느 정도는 되는데, 본격적으로 공부하기는 어렵거나 귀찮거나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주로 직장인들이 많이 해당할지 모르겠다. 일 하고 집에 돌아와 피곤에 찌들어 씻고 쉬다 잠들기도 바쁘니 말이다. 하지만, 이 점수대에서는 조금만 기본을 다잡아주면 쉽게 다음 단계로 넘어설 수 있다. 문법적 기본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영어 단어에 문법 보다 조금 더 치중하여 공부해야 한다. 단어 공부하라고 이야기하면, 이런 반문이 나온다. '영어 단어는 하나에도 뜻이 여러가지고, 복잡해서 공부하기 싫어!' 그것은 우리말 단어에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전라도 사투리인 '거시기'. 이 거시기라는 단어만 가지고 별의 별 뜻을 다 전달할 수 있다. 전라도 출신인 분들은 동감할 것이다. 영어 단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원래 언어가 그렇다.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허나, 그 안에도 어느 정도 규칙은 있다. 즉, 단어를 뜯어보면 접두어, 접미어 등에 담겨있는 의미가 있어 모르는 단어도 어느 정도 뜻을 유추할 수 있으며, 이런 단어들이 함께 모여 한 단어를 만들게 되므로 하나일 땐 내가 모르는 단어라도, 둘로 나누어보면 둘 다 내가 아는 단어일 수 있다. 10여년 전 국내 출판계 공전의 히트를 쳤던 책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가 바로 그런 책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나온 한 구절이 아직도 기억난다. 미국 가서 배 아프고 설사나면 약국 가서 이렇게 이야기해야 한다. 다이어리..가 아니고 '리'에 강세를 주어 다이어리아 라고 말이다. 그 단어가 Diarrhea인데, 나중에 공부하다 알았지만 rrhea는 뭔가 흘러 내린다는 뜻이다. Rhinorrhea는 rhino, 코에서 rrhea, 흐르는 것이므로 콧물을 뜻하는 의학용어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영어가 무척 많이 쓰인다. 잘못 쓰이는 경우도 무척 많다. 여성잡지를 보더라도, 쉬크하고, 보이쉬하고, 댄디하고, 니트하면서, 엘레강스에 어쩌고, 한글로 쓰여있지만 다 영어단어다. 이런 단어의 스펠링이나 제대로 된 뜻과 활용법이 궁금하지 않은가? 그걸 찾아보고 머리에 담아두려 한다면, 그냥 잡지를 넘기는 친구보다 다음 번 토익을 더 잘 볼 수 있다. 이렇게 알면 재미있는 것이 영어 단어다. 문법 기초 잃지 말고, 단어에 집중해 보자.
3. 650 ~ 800: 어디가서 영어 좀 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800은 넘어야 할텐데, 이게 잘 안 넘어간다. 이 정도 수준이면 알 것은 거의 다 알고 있다. 문법은 일부러 더 공부할 필요 없고, 모르는 거 있을 때 잠시잠시 찾아보기만 해도 충분하다. 문법에 대한 그 어려운 이름들, 그러니까 재귀대명사니 접속사가 어쩌고, 목적보어니, 문장에 다섯가지 형식이 있는데 5형식 동사엔 뭐가 있고... 이런거 몰라도 된다. 이건 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영어 문장을 많이 읽어보거나 문제를 많이 풀어서 그냥 체득해야 한다. 우리말 잘 하는 초등학생들이 대학 국문법을 공부하고 말을 배우는 것이 아니잖는가. 많이 노출되어 올바른 사용이 몸에 익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다. 이 점수대에서부터 LC와 RC의 점수를 비교해 봐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보통 LC보다 RC의 점수가 더 높다. 들어서 푸는 것보다 읽고 푸는 것에 더욱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LC와 RC에서 똑같은 수의 문제를 틀리더라도 LC의 점수가 훨씬 높다. 이는 보통 RC를 많이 맞추므로, 상대평가인 토익에서는 어려운 쪽의 점수가 후하게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부터 LC에 집중해야 한다. 솔직히, LC의 대본을 받아보고 읽으면서 푼다면, LC 400점 못 넘을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별로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들어서 풀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대본을 보면 쉬우니 제대로 잘 들으면 대본 보고 푸는 것만큼 쉽게 풀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LC는 무조건 잘 들어야 한다!! LC가 진행되는 그 시간 동안은 나의 집중력을 100%, 아니 200% 발휘하여 잘 들어야 한다. 잘 들으면 그 문제는 맞추는거다. 나중에 또 이야기 하겠지만, LC의 요령이 있다. 허나, 지금은 우선 단 1초도 다른 생각하지 말고 LC에 집중하여 풀기만 해도 점수가 오른다. 이를 위해 받아쓰기, Dictation이 필요하다. 잠깐 초등학생 이야기 했는데, 어린 아이들이 말과 글 배울 때 많이 하는 것이 바로 받아쓰기다. 우리는? 영어에 있어서는 미국 유치원생 수준도 못 된다. 그러니 그 아이들 수준의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 EBS FM 라디오를 틀어보면 좋은 영어 강좌가 많이 방송된다. 아침 7시 20분부터 Easy English가, 바로 이어 아침 7시 40분부터 Power English가 방송된다. 교재는 절대 사지 말고, 들어봐서 받아적을만 하다는 방송을 들으며 들려주는 대화 대본을 그대로, 관사 하나까지도 맞게 적어보려고 노력해보라. 여유가 된다면, 단어나 어구 설명도 같이 적으면 좋겠다. Easy English의 경우 언듯 들어보면 '뭐야, 너무 쉽잖아?'라는 생각이 들수 있지만, 받아쓰기 해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 받아쓰기를 꾸준히 해 보고 시험 한 번 보시라. LC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4. 800 ~ 900: 이 수준에서야 진실로 알 것 다 안다고 할 수 있다. 허나, 아직 900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정복하지 못했다. 요즘 입사지원하면 토익 900 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데, 나도 그 900은 좀 넘어야 하지 않겠나. 이 때야 말로 적극적인 토익 잘 보기 팁에 대해 공부해야 할 시기다. 솔직히 문법이나 단어 등은 알만큼 다 알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아쉽게도 900이 안 넘으니, 찍을 때 조금 더 잘 찍으면 900을 넘기는 것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대균의 '토익 답이 보인다 Gold Edition' 정도 잘 읽어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에 CD와 테이프가 함께 따라오는데, 그것을 들어보면 맨 처음에 김대균이 이렇게 이야기 한다. '이 자료를 만들기 위해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100번만, 100번만 들으세요.' 저자의 말 믿고 100번만 들어봐라. 그러면서 책 구석구석 마음에 드는 곳부터 차근차근 읽어봐라. 작년인가에 토익 시험이 약간 바뀌기 전에 나온 책이므로 RC의 틀린 부분 찾기에 대해서는 당연히 읽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 영어로 말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당연하다. 그만큼 영어에 많이 노출되면 좋은 것이다. 허나, 우리나라에서 몇 사람이나 일상 생활에서 영어로 말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에 있겠는가. 우선 내가 하기도 어렵고 말이다. 그러니, 속으로라도 일상 생활에서 이런 상황엔 영어로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정도의 생각을 해 보는 것으로 시작해 봐라.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미드나 헐리웃 영화다. 지난 글에서 영어 공부하려면 미드 끊으라 했지만, 그건 극단적인 이야기고 이 정도 수준에서는 공부 목적으로 좀 보는 것도 괜찮겠다.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 상 우리말 자막이 다 나와도, 아직 배우는 말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그 사이 이런 한글 자막을 영어로 옮기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정말 보고 싶었어요. 여보.'라는 쉬운 예를 들어본다면, 'I missed you so much, honey.' 뭐 이렇게 되지 않겠는가? 써놓은 것을 보면 쉽겠으나, 직접 하려면 안 나오는 것이 언어다. 대놓고 하기 그렇다면 속으로라도 해 봐야 한다.
생각나는대로 점수대에 따른 토익 공부 시작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두서가 없긴 한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공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 글에서 미드를 끊으라 한 것이 바로 이게 안 되기 때문이다. 미드를 자막 없이 봐서 반 이상 알아듣고 보면 볼 수록 더 잘 들리는 수준이 아닌데, 그저 영어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미드를 보며 놀게 되기 때문이다. 자기 수준에 알맞은 공부 방법이 아닌 것을 선택해서 그렇다.
앞으로, 일상 생활에서 쉽게 해 볼 수 있는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정리를 좀 해 봐야겠다.
아, 그리고, 토익 점수 높이는 것이 급하다고 매 달 토익에 응시하는 행동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다. 돈도 아까울 뿐더라, 제대로 대비하지 않고 보는 실전은 시간의 낭비일 뿐이다. 자신의 수준에 맞게 잘 대비하고나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 때 신청하여 시험을 봐야한다. MBC에서 했던 제5공화국이라는 드라마에서 전두환이 이런 말을 했다.(인간 전두환을 무척 싫어하나, 극 중 이 대사는 마음에 든다.) '싸움은 이길 때 해야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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