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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6 내과 끝, 흉부외과 시작 (12)
  2. 2009.05.21 인성 변화와 체력의 한계 (8)
  3. 2007.12.07 1년간의 실습, 이제 끝 (10)
  4. 2007.06.15 내과 실습 종료! (2)

내과 끝, 흉부외과 시작

자유/자유 M.D. | 2009. 5. 26. 12:06 | 자유
길기도 길고 끝날 것 같지 않았던 내과 인턴의 4주가 지난 일요일로 끝났다. 첫 주는 풀당, 둘째주부터는 퐁당당이었으나, 유진이가 태어나고 나서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 보고 싶은 마음에 오프일 때 꼬박꼬박 가서 봤더니만, 육아당직을 하게 되어 혼자서 계속 풀당을 선 것과 다름 없었다. :)

그런 와중에 일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한 것은 비효율적인 업무처리방식이었다. 물론, 적은 전공의 수에 비해 너무도 많은 입원 환자들, 거기에 응급실과 중환자실까지 합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이렇게 물리적으로도 많은 일 때문에도 힘들기도 하지만, 서로 바빠서 그런지 조금만 더 도와 하면 한번에 쉽게 해결될 일을 어렵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 많이 아쉬웠다. 예를 들어, 지나가다가 언제 뭔가를 해 달라고 해서 시간 맞추어 병동에 갔는데 담당 간호사는 자리에 없고 있는 간호사들은 그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그래서 일을 찾고 찾다가 결국 못 찾아 다른 곳에 가 일 하고 있으면 담당 간호사가 콜 해서 일 해 달라고 한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자기가 자리 비우기 전에 어떤 일 해야 하는지 환자와 할 일을 적어두고 갔다면 이런 삽질은 쉽게 피할 수 있지 않나. 뭐 이런 건 빙산의 일각이다.

예전부터 인턴이 하는 일은 의과대학에서 배운 것과 상관없다고들 하더니만, 내가 내과에서 했던 일 중 꽤 많은 부분이 초음파나 심전도 기계 배달하기, 서류 복사하기, 공고문 만들어 붙이기, 70명 정도 참석하는 내과 회의 자리 배치 등 준비하기, 환자의 외부병원 필름이나 CD 배달하기 등이었다. 이걸 꼭 의사인 내가 해야 하는가에 대해 무척 많이 생각해봤으나 결론은 하나. 인턴은 임금이 싸고 언제든지 불러 일 시킬 수 있다는 점, 게다가 아무리 시켜도 쉽사리 그만두지 않는다는 점 때문인 듯 하다. 만약, 비정규직에게 아무리 잡일이라 해도 24시간 일 시킨다고 하면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그러다, 지난 번에 썼던 글 속의 흉부외과에 다시 오게 되었다. 새로 추첨한 일정 중에 흉부외과가 다시 있었던 것. 잠시 하고 떠났다가 근 3개월만에 돌아와 일을 하려니, 뭔가 다 아는 듯 해서 인계는 거의 받지도 않았으나, 실제로 일 하려고보니까 잊은 것이 많아서 초반에 많이 버벅거렸다. 그래도, 시키는 잡일만 하는 수동적인 인턴에서 우리 병원의 특성 상 인턴이 주치의 역할을 해야 하는 흉부외과에 돌아오니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환자를 만나게 된다. 하루에도 두 세 번 씩 나 혼자 회진을 돌고, 그런 후에 교수님들과 회진 돌고 하다보면 환자나 보호자와도 한결 가까워지고 환자 상태에 대해서도 자연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지한 내가 뭘 더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책임감이 더해졌지만, 주치의 하는 재미랄까? 하지만, 이것도 환자 수가 적당해야 가능하지, 자신이 주치의로 봐야 하는 환자수가 몇 십 명이 되어버린다면 역시나 힘들 것이다.

10분, 아니 1분 앞을 내다 볼 수 없었던 내과 인턴에서, 의국장이자 1년차이자, 인턴이기도 하지만 큰 일이 별로 없는 흉부외과 인턴이 되고보니, 아침에 내리쬐는 햇살이 어찌나 찬란하고 아름다워 보이는지 모른다. :) 까칠했던 내과 인턴 자유는 가고, 여유롭고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흉부외과 인턴 자유가 되었다.

헌데, 흉부외과는 일 오후 ~ 토 오전까지 풀당이라 우리 색시랑 유진이를 못 봤네.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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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선주 2009.05.27 23:24

    전 한 달간 12시간 정도 밖에 나가본 것 같은데요. 그래도 제일 기억에 남더군요.

    • BlogIcon 자유 2009.05.31 02:00 신고

      큰 병원의 CS(TS)는 정말 죽음이겠죠. 저도 일전에 Open heart surgery 봤던 그 느낌이 정말 크게 느껴지더군요.

  2. BlogIcon gray 2009.05.29 18:28

    잘 지내시죠?
    저 내일 결혼해요. ㅋ

    정신이 없어서 이렇게 덧글하나로 연락을 대신합니다. ㅜ.ㅜ
    요즘 많이 바쁘신가보네요.
    여행 다녀와서 다시 연락드릴께요. =)

    • BlogIcon 자유 2009.05.31 02:01 신고

      이렇게 좋은 소식을 너무 급하게 알려주시다니... 아침에 전화 통화 했죠? 지금은 신혼여행 길에 있을텐데, 다시 한 번 결혼 축하드리고, 행복하세요. :)

  3. BlogIcon Kei 2009.06.10 00:16

    우리 병원 TS는 인턴의 무덤 중 하나죠. ^^; 그나마 전공의가 적어진 덕에 인턴이 늘어서 인턴의 로딩은 조금 줄긴 했지만요.
    그래도 잡일하는 인턴보다는 환자보는 의사가 더 좋은거죠. 전 인턴하는 동안 흉부외과 인턴은 아무리 집에 못갔어도, 집에 퐁당으로 갔던 내과 인턴때 보다 좋았습니다.

    • BlogIcon 자유 2009.06.14 00:34 신고

      원래는 그래야겠죠. 특히 큰 병원은요. 우리 병원이야 규모가 작다보니... 그런데, 총 4주 중 2주 말이 되면서부터 응급실 통해 입원 러시가 일어나서 최대 17명까지 된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잡일이 아니라 뭔가 능동적으로 일을 찾아 한다는게 또 다른 맛이 있더군요. 이제 3주 말 되면서 10명 살짝 넘은 소강상태이긴 한데, 남은 한 주 잘 보내면 좋겠어요.

      Closed thoracostomy 좀 해 봐야 하는데, 기회가 오질 않네요.

  4. 의사가되고싶어요 ㅜ 2009.06.26 17:08

    저 정말 의사가 되고싶은데요
    지금중2에요 공부는 제가 열심히만 하면 잘할자신은 있는데요 제가 남보다 잘하기위해서 지금부터 의료용어나 그 병이 잃어나면 생기게되는 증상이런거 다알고싶은데 어떤데서 배우고 제가 책사기는 좀 뭐하거든요 비싸고 부모님 눈치도 보여서요 ㄷㄷ 방법좀 알려주세요 ㅜ
    이글보시는 현 의사님들은 010 9239 2921문자라도좀 주시면 ㄳ하겠습니다 ㅜㅜ

    • BlogIcon 자유 2009.06.26 20:23 신고

      짧게 말씀 드릴게요. 지금 댓글 써 주신 분께서 하시는 생각을
      '기우'라고 합니다. 너무 생각이 앞서 나갔어요. 우선 중고등학교 다니면서 그 때 맞는 공부 열심히 하셔서 의대 진학, 혹은 다른 과 거쳐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하시는 것이 순리입니다. 말씀하신 그런 공부는 의과대학이나 의전원 오셔서 시작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웹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의학 공부 사이트들이 대부분 의대생/의전원생 이상이어야 가입 가능하므로, 우선은 인터넷 사전이나 백과사전(Wikipedia) 보시면서 궁금증만 해소하시는게 좋겠어요

  5. 2010.02.25 12:32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자유 2010.02.28 10:58 신고

      예전에도 비슷한 댓글 남겨주신 분 계셔서 댓글 달았는데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의학지식을 찾아 공부해 본다고 해 봐야 피상적이고 잘못된 것을 접하게 되기 쉽습니다. 정말 흉부외과의사가 되고 싶다면, 우선 의사가 되어야 하고, 그러려면 의과대학, 혹은 의학전문대학에 들어가야 하죠? 그러니, 그런 다른 짓(!?)을 하기보다는 공부 열심히 해서 의대/의전원에 진학하세요. 그 뒤에 소설을 쓰거나, 취미 생활을 가져도 늦지 않습니다.

  6. eric9594 2011.07.12 22:00

    저는 흉부외과를 꿈꾸고 있는 중학생입니다. 생명을 죽음에서부터 끌어오면서 사람을 살리는 일이 보람도 있고 매력적이어서 흉부외과에 들어가고 싶은데 제가 읽은 책이나 들은 의견중에서 흉부외과가 유망직종이라는 얘긴 없어서... 고되기도 하고요. 선생님이 보실때 흉부외과의 미래는 어떻게 보이는지 의견을 묻고 싶습니다.

    • BlogIcon 자유 2011.07.16 09:54 신고

      제가 흉부외과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할 수준에 있지는 않고요, 여러 정황 상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중학생이시라면 의사 중에서도 특정 과에 대해 지엽적인 꿈을 갖기 보다는 조금 더 넓게 생각하셔도 좋지 않을까요? 의대생이 되기 전, 의대생일 때, 졸업하고 인턴일 때, 그리고 전공의가 되었을 때 모두 생각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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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인턴 시작한지가 벌써 3주째다. 유진이가 태어난건 4주가 되었다. 내과 첫 주에 풀당 서고, 그 뒤로 퐁당당이긴 하나, 오프 일 때 나름대로 아기 본다고 피곤해서, 어쩌다보니 혼자 풀당을 이어나가는 듯 하다. 그래도, 24시간 아기 보고 있는 우리 색시만 큼 힘들지는 않을테지.

하루 전화만 기본 50~60통, 당직일 땐 70통도 넘게 오는가보다. 원내 전화번호를 따로 그룹 지어 저장해 놓고 벨소리도 다르게 해 놓다보니, 원내 전화가 와서 들리는 벨소리가 들리면 본의 아니게 짜증이 치솟게 된다. 쪽잠 자는 시간 포함해 하루 너댓 시간 말고는 계속 일 하고 있으니 20시간 정도라 하면, 1시간에 세 통 이상, 몰릴 땐 콜 받고 일 하는데, 또 다른 콜이 오고, 그 콜 받아 통화 중인데, 또 새로운 콜이 오기도 하니 정말 전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게다가, 방금 일 하고 지나간 병동에서 콜이 올 때의 그 짜증이란...

이러다보니, 내 성격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할 정도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원래 내 성격은 이처럼 까칠한데, 그 동안 억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도 그런데, 잠을 자도 1시간 이상 연속해서 자기 어려울 만큼 콜이 있다보니, 이제는 몸이 많이 무거워졌고, 자고 일어나도 회복되는 느낌이 매우 덜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제 내과 인턴 4주가 끝나간다는 것. 허나, 시키는 일만 하는 인턴보다, 막중한 책임감이 생기는 1년차가 훨씬 힘들다는데, 큰일이다.

꼭 이렇게 수련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들었던 수련이라는 허울을 쓴 착취란 이야기가 다시금 떠오른다. 뭐, 우리 색시랑 유진이 얼굴 떠올리며 참아야지. 오늘 밤도 편히 자기는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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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BULA 2009.05.21 09:19

    직업적 특성이니 드릴 말이 없지만
    같은 한 아이의 아버지 입장에서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많이 놓치실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힘네세요 ^^

    • BlogIcon 자유 2009.05.23 13:38 신고

      맞습니다. 아이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저를 더 힘들게 하네요. 그래도, 최근 교체한 휴대폰으로 아이와 아이엄마와 함께 영상통화하면서 달래고 있습니다. :)

  2. BlogIcon 내꽃연이 2009.05.21 10:43

    아직도 삐삐를 가지고 다니는 의사샘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때도 있을듯도요.
    유진이 얼굴 보면서 힘내시길! 아자~

    • BlogIcon 자유 2009.05.23 13:39 신고

      여러 이유로 우리 병원은 올해부터 전공의들에게 호출기 지급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바로 휴대폰으로 콜이 오죠. 전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입니다. -_-;
      그래도 전화 끊고 바탕화면의 유진이 사진 보면 미소 짓게 된답니다. :)

  3. BlogIcon 까칠이 2009.05.21 16:29

    역시 쉬운일은없지요.. 게다가 워낙에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고... 그 바쁘다는 내과시니 더더욱 그러하실듯...
    힘내시고 가족을위해 열심히 하시는 자유님을 무조건 응원합니다~ :)

    • BlogIcon 자유 2009.05.23 13:40 신고

      저 혼자 힘든 것도 아닌데 너무 푸념을 늘어놨나봐요. 안 힘든 일이 없겠지요.
      그래도 가족들 얼굴 더 많이 보고 싶네요. :) 고맙습니다.

  4. BlogIcon Kei 2009.05.27 00:06

    그래서 전화 벨소리는 주기적으로 바꿔줘야해요 --;; 저도 인턴 때는 병동 콜용 벨소리는 하나로만 주욱 유지했었는데, 2~3개월에 한번씩 벨소리 바꾸는 요즘도 그 벨소리 옆에서 울리면 깜짝 놀라요.. 최대한 좋은 노래로 해도 나중에는 노래가 싫어질 지경..
    저도 병동/ICU/타과 의사/인턴/같은 과 사람/수술장 이런식으로 나누어 놓는데....벨소리만 울리면 짜증이 확 치솟죠.

    • BlogIcon 자유 2009.05.27 09:34 신고

      이 전화 노이로제에서 언제 벗어날 수 있을까요. -_-;
      전 원내 전화번호를 한 그룹에 넣어두고 그룹벨 설정을 해 두었는데, Kei님 방법도 좋네요. 하지만, 제일 좋은 것은 콜 없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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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의 실습, 이제 끝

자유/Med Student | 2007. 12. 7. 13:13 | 자유
아직 내일 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일은 아침 회진 후 외과의 포스트테스트만 보고는 끝이기 때문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스크럽하고 옵져하는 것은 오늘로 끝이남으로써 지난 1년간의 실습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1.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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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모르는 첫 실습 과목이어서 더욱 힘들고 어려웠었다. 게다가, 프리라운딩과 회진 시간 등이 어찌나 길던지, 만날 강의실에서 자다가 하루의 반 이상을 서 있으려니 허리, 다리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가장 긴장을 많이 했던 때라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말도 잘 듣고, 숙제하느라 밤 늦게 집에 오기도 많이 했던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돌았는지 생각도 나지 않고 머나먼 이야기만 같다. 물론 내과 돌 때도 그런 건 없었지만, 지금은 내과적 사고방식에 머리에 전혀 남아있지 않는 듯 하다. 내과 1년차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피곤'이라는 글자가 하루 24시간, 일주일 중 7일 내내 쓰여있었다.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그 살인적인 업무량에 더하기 공부까지 많이 해야 하는 과이다보니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족보만 외워서 시험 보기도 바쁜데, 그걸 다 이해하고 임상에 적용하는게 가능은 한걸까?

2.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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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다음으로는 정신과를 돌았다. 육체적 부담감과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줄어들었고, 실습 돌면서 점점 붙게 되는 PK의 관록(!?)이 붙어서 조금씩 긴장도 풀어지고 했던 때였다. 우리 학교 병원의 특성 상 매우 심한 정신병 환자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책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봤던 병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약물의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도 알 수 있었고, 환자들 사이의 역학 관계나 환자의 생활을 관찰함으로써 그 환자의 질환에 대한 이해를 더욱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교수님께서 초진 온 외래 환자와의 면담을 시작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난생 처음으로 의학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음, 학문에 대한 흥미라기보다는 그 면담 과정과 의사-환자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신기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다.

3.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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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사이에 두고 소아과 실습을 돌았다. 다른 과들은 병동 분위기가 좀 무겁도 어두운 반면, 소아과 병동은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더 밝고 환했다.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환자와의 대화보다는 보호자와의 대화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도 특이했고, 선생님들마다 가지고 계신 아이들 진찰하는 독특한 기술들도 재미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찌나 다들 예쁘던지, 아파서 힘 없이 입원했다가 며칠 치료 받고 금방 생기가 돌아서 퇴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내 기분도 좋았다. 이런 소아과에도 힘든 점이 있다면, 한꺼번에 세 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환자인 아기와 엄마, 그리고 요즘엔 할머니까지. :)

4.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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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 과는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는 경험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산부인과부터 수술실에 드나들게 되었다.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우리 학교 불입센터의 시술 장면도 볼 수 있었고, 책에서 봤던 각종 부인과 질환 검진법도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책을 봐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을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아무튼 책으로 보고 이해하는 것보다 실습에서 한 번 직접 보고 해 보는 것이 훨씬 더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그래서 실습을 하는 것일테지. 점점 산부인과 의사가 주는데, 우리 학교는 산부인과가 주요 과목이고 하다보니, 교수님들께서 학생들부터 산부인과하라고 꼬시고 그러셨다. 헌데, 요즘도 남자 산부인과 의사는 인기 없다니... 물론, 부인암이나 불임 쪽에서는 아직도 남자의사를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5. 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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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습의 마지막은 외과가 장식해 주었다.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풀옵져스크럽의 무시무시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판이 큰 외과의 수술을 하시는 교수님들이 존경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수술방에서의 그 긴장감은 마냥 좋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육체적으로는 매우 힘들지만, 그래도 수술이라는 매우 침습적인 치료 방법을 통해 드라마틱한 환자 상태의 변화를 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다. 문제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는 것.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응급수술도 심심치 않게 터진다는 점이 외과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실습이 끝나긴 했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 연말까지 가득 잡혀있는 임상종합평가를 무사히 마쳐야 새로운 2008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에 내일 외과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그 동안의 외과 실습 피로를 풀기 위해 쉬기도 해야 하는데, 공부는 언제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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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cachil 2007.12.07 16:48

    일단 실습 잘 마치신거 축하드리고요....
    저역시 공부 언제 하나....ㅠㅠ

    • BlogIcon 자유 2007.12.07 20:38 신고

      고맙습니다. 우선 마치기는 했으니 한 시름 덜었다고 해야 할까요? :)
      아아~ 시험공부 (ㅠㅠ)

  2. BlogIcon 실습인생 2007.12.08 01:41

    정신과 부분에서 프로작 포스터가 재밌네요 ㅋ메이져 실습끝난거 우리 서로 축하하자구요 ㅋㅋ 저는 마이너 갈 실력은 안 되는데 메이져 다돌아도 하고 싶은 과가 없으니 답답하군요 ㅋ ㅡㅡ

    • BlogIcon 자유 2007.12.08 15:37 신고

      구글에서 각 과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그림을 찾는데 정신과에는 별게 안 나오더라고. 그래서 대표적인 약물인 프로작으로 검색했더니 재미있는게 나와서 넣어봤어. :)

      나는 초초초마이너로나 가볼까나. 우선 한 숨 자고...

  3. BlogIcon 야옹*^^* 2007.12.08 01:55

    축하합니다. 수고하셨네요. *^^*

  4. BlogIcon luv4 2007.12.08 22:24

    임상 수업 동안 배운거 정말.. 제대로 아는게 하나도 없는데.. 이런 상태로 PK 해도 괜찮은지 모르겠습니다. 주위를 보면 정말 제대로 잘 아는 분들이 많아서 시험과 동시에 싹 잊어버리는 전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 BlogIcon 자유 2007.12.09 21:12 신고

      임상 실습 동안에 아는 것도 없이 이렇게 지나가도 되는 것인가 자문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돌팔이는 되지 말자고 생각하며 입학하였지만, 현실은 녹녹치가 않네요.

      p.s. 제 머릿 속에는 점보지우개가 들어있답니다. 특히, 시험 직전과 직후에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해 주지요.

  5. BlogIcon Goo M.D. 2007.12.11 12:17

    실습 무사히 마쳤구나... 내년부터는 신경과 실습 없다고도 하던데?
    내 생각에도 마이너과목은 안도는 게 좋을 거 같아.. 꼭 필요한 것만 돌고, 관심있는 과 2-3개만....
    나중에 다 잊어버리는데...

    • BlogIcon 자유 2007.12.11 12:40 신고

      무사히는 아니고, 우선 끝나기는 했어. :)
      정말 신경과는 안 도는거야? 다 돌아봐야 뭐 하는지 오리엔테이션도 생기고 그럴텐데... 막상 안 돈다고 하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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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실습 종료!

자유/Med Student | 2007. 6. 15. 12:11 |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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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로 내과 실습을 모두 마쳤다. 내과 II - I - III 로 이어지는 장장 16주의 기간을 모두 마친 것. 하지만, 머리 속에 들어있는 지식은 거의 없고, '이것 참 어렵구나.'라는 생각만 꽉 박혀있다.

지난 주에는 강남내과엘 갔었다. 강남내과는 다니기가 멀어서 불편한 것이 첫째, 한 주에 케이스 발표와 저널 발표를 모두 다 해야 해서 힘든 점이 있다. 그래도 분당 내과에 비해 시키는 것도 적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부드러워서 덜 힘들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케이스와 저널 발표 모두 교수님들께서 무척 달리시는 바람에, 질문도 많이 받고, 대답은 못 하고, 줄창 혼나기만 하다가 발표를 마쳐야 했다. 기본적인 것에 대해 짚어주시는 것은 좋지만, 학생의 수준을 너무 높게 기대하시는 것이 아닌지... (ㅠㅠ)

이번 주에는 구미내과에 다녀왔다. 원래 구미 병원 자체가 부드러운 분위기인데다,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근무 후 학생들과 담소를 나누며 여흥 즐기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인계장에는 쓰여있으나, 현 구매 내과 치프 레지던트 샘이 워낙에 말리그로 소문이 나 있었고, 이미 당하고 올라온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구미에 있는 내내 해리슨만 읽고 왔다나 어쩐다나... 불행 중 다행으로 그 말리그 레지던트는 나랑 입학 동기이고, 방도 같이 썼던 적이 있는 샘인데, 옛 정을 생각해 주어서 그랬는지, 소문만큼 공부를 많이 시키지는 않았다. 그래도 해리슨 두 단원 읽고 정리해 가느라 눈 빠지는 줄 알았다. 그 외에도 샘들과의 회식으로 인해 지친 몸을 이끌고 아침 회진에 나서면, 담당 교수님께서 인계장과 달리 질문 세례를 내려주시고, 대답 못 하니 오후 회진까지 공부해 오라고 하시는 등, 구미 내과가 전혀 구미 내과 답지 않았다. 뭐, 그래도 매우 길어보였던 1주일(사실은 나흘)을 마치고 올라왔다.

이제 앞으로는 한 동안 정신과 실습을 돌게 될터인데, 이런이런... 교과서가 없다. 이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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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House 2007.06.15 17:41

    교과서는 제가 빌려 드립지요..

    피케이룸 제 사물함에 쳐박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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