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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유럽

[무대뽀 유럽배낭여행] 31일.. 집으로 가는 길, 방콕 행

2001. 8. 06. 월

그래서 술 한 잔 하기로 했다. 왕언니, 누님들, 기자아저씨, 그리고 나. 나두 이제 히드로 공항까지 갈 2.30 파운드만 있으면 되기에 잔돈 탈탈 털어서 보탰다. 왕언니와 누님들께서 나가서 사 오셨는데, 맥주 캔(500ml)을 무려 12개나 사 오셨다. 캔을 따고 건배~! 유럽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마른 오징어도 나오고, 김이랑 후르츠 칵테일도 나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맥주를 마셨다.

허걱~! 2시 45분. 그런데 왕언니와 누님들은 분위기가 무르익어서 밖에 있는 공원에 나가자고 하는게 아닌가. 나는 일찍 자겠노라 하고 다들 보내고 대강 치우고 있는데, 다시 들어왔다. 무섭다면서... ^^;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아직 짐을 다 챙기지 못해서 아침에 일찍 깨워달라고 왕언니에게 부탁하고 들어가 자려는데, 어제도 날 괴롭혔던 기자 아저씨가 또 들어가자마자 코를 고시는 바람에 다시 거실로 내려왔다. 이불피고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눈을 떠 보니 7시 20분이었다. 정신 없이 일어나 세수를 하고, 밀린 일기도 좀 쓰고, 짐 챙기고, 식사 준비 좀 도와주고, 밥을 먹었다.

9시 30분. 그 동안 이래저래 정 들었던 두리하우스를 떠났다. 겨울에 기회되면 다시 오겠노라 약속하고... East Acton 역에서 2.30 파운드짜리 표를 사서 처음 가지고 있었던 87 파운드에서 20 파운드를 남겼다. 타이에서 써야쥐.
Earlinng Broadway 역에서 갈아타려고 하는데, '선배님' 하는 소리에 봤더니 규호가 있었다. 20여일만에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잘 지냈다고 했다. 같이 히드로(Heathrow) 공항에 갔다.

히드로 공항은 1, 2, 3 청사가 같이 있고, 4 청사는 따로 떨어져 있었다. 타이항공은 3 청사여서 찾아갔더니만 민아가 이미 와서 보딩 패스까지 다 받고 기다리고 있었다. 규호랑 짐 부치고, 보딩 패스 받은 후에 멤버쉽 카드도 만들고 공항 안에서 구경을 했다. 부모님 선물로 차 세트 하나 사고, 남은 돈은 타이 바로 도착하고 쓸 타이 바트화로 바꿨다.

공항 체크인을 하고 안에 들어가 보니 12시가 다 되어있었다. 비행기는 12시 30분인데... 게이트 번호를 확인했던니만 33번 게이트였다. 저어기 끝에 있는. -.- 마구마구 뛰듯이 걸어서 게이트 앞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보딩 수속을 하고 있었다. 잠시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리고 비행기로 들어가려는 순간, 'Mr. Kim'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를 부르는 줄 알고 'It's me.'하고 봤더니, 항공권이 잘못되었다면서 다른 항공권을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분명 제대로 된 항공권 주었는데 무슨 영문인지 몰라, 가지고 있는 이런저런 걸 다 보여줘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혹시나 해서 잘못되었다는 항공권을 보니 다른 사람이었다. 그냥 Family Name만 말해서 난 줄 알았는데... 내가 아니라고 설명해 주고, 한국에서는 김씨가 많으니까 꼭 Last Name을 말해 주어야 한다고 알려주고 비행기에 들어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런던에서 방콕으로 가는 보딩 패스



비행기는 보잉 747-400이었다. '와~ 747이다' 하고 들어갔더니 역시 비행기 안이 큼직했다. 유럽에 올 때도 이코노미 클래스 탔고, 오늘도 이코노미 클래스 탔는데, 지난 번 보다 훨씬 좌석이 크고, 편하고, 좌석간 간격도 넓었다. 이제 유럽 안녕~! ^^

기내식도 먹고, 잠도 자고... 유럽을 떠나 사우디 상공 쯤 날고 있었을 때, 머 재미있는거 없나 하고 비행기 내 방송표를 봤더니 영화 슈렉이 있었다. 개봉하고 있는 영화를 볼 수 있다니,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기다리다가 슈렉을 보기 시작했다. 한글 더빙, 한글 자막..?? 런던에서 떠서 방콕 가는 비행기에 그런게 있을리가 없쥐. 영어 자막이라도 나와주면 그거라도 읽을텐데, 그냥 마구 나와서... 영화 이해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도, 에니메이션이라 그렇에 어려운 말은 많이 안 나오고 화면으로 대강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 슈렉을 보고 다시 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