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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비금과 도초

[비금도초 겨울여행] 2일.. 비금도초의 액기스!

일어나보았더니 이미 10시가 넘어버렸다. 하기사 밤 늦게까지 놀아버렸으니... 우선 세수하고 밥을 먹으러 보건지소에 내려갔다. 내가 뭐 할줄 아는게 없으니 냉동식품(너비아니, 군만두 등)을 데워서 식사를 했다. 그래도 이렇게 밥을 챙겨먹으니까 왠지 혼자서도 밥을 잘 해먹을 수 있을것 같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11시가 되어서 윤식이과 우근이는 교회에 갔다. 기독교인이 아닌 나와 민균이는 씻고 어제밤에 이어 다시 카드 열전!!! 열심히 카트를 하다보니 교회 갔던 녀석들이 돌아왔다.

차려입고 비금도 관광에 나섰다. 지소장님께서 친히 사제 차량으로 우리를 모시고 비금도 구석구석들 돌아다니기로 한 것이다. 작년 여름에 태국배낭여행 가기 직전 와서 본 풍경들일테지만 여름과 겨울의 풍경이 다를 터, 나도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명사십리 해수욕장이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는 모래(명사)가 십리나 펼쳐져있는 멋진 해수욕장이었다. 보통 이런 해수욕장이라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야 할테지만, 현지인 아니고서는 관광객이 거의 없는 이 동네에는 이런 장관에 사람 한 명 없다는 것이 더더욱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바닷바람이 정말 차다. 좌로부터.. 민균/자유/우근



찍사를 바꾸어.. 좌로부터 자유/윤식/우근



이렇게 고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져있다. 모래가 너무 고와서 차가 다녀도 빠지지 않는다.
명사십리 해수욕장



우리를 안내해 주시는 비금보건지소장님




다음 코스로 다른 해수욕장에 갔다. 아, 이름을 까먹었는데... 명사십리에 비해서는 조금은 작고 아담한 곳이었다. 하지만, 명사십리에서도 무서우리만큼 우렁찬 파도소리를 들었었는데, 여기서는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가 무시무시했다. 마치, 동남아를 강타한 쯔나미가 생각이 날 정도였다. 이 정도의 파도에도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데, 높이 수 ~ 수 십 미터의 파도가 몰려온다면 인간은 그 앞에 얼마나 초라해 질까?

바위 사이로 파도가 밀려온다.



저 높은 파도.. 어제부터 날씨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친구와 함께 서로 찍어주기!!



다들 추워서 차로 돌아갈 때에도 사진 하나 찍어보겠다고 버텼으나... 정말 추웠다.




한바퀴 돌고 났더니만 너무너무 추웠다. 겨울바람도 찬데 이번 주말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고 있고, 거기에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해수욕장을 돌아다녔으니 얼마나 춥던지... 그래서 어쩔수 없이 다시 보건지소로 돌아왔다.

카트 잠시 하다가 나랑 윤식이는 늦은 점심인 떡볶이 요리에 들어갔다. 어지 선배가 가져다 준 어묵국에 고추장 풀고 떡 넣고, 어묵과 야채까지.. 간도 맞추고 고추가루도 넣고 해서 드디어 완성~! 그래서 맛있는 떡볶이 점심식사를 했다.

뜨끈뜨끈한 방이 정말 좋았다. 다들 오돌오돌 떨면서 돌아다니다 난방이 되는 따뜻한 방에 들어와 떡볶이도 먹고 하니까 어찌나 좋던지.. 다들 몸 녹이고 다시 카트를 시작~! (^^);;

놀다가보니 금방 5시가 되어갔다. 잠잠해졌던 눈발이 다시 날리기 시작하고... 이번 코스는 해질녘의 하느넘 해수욕장인데, 오고 가는 길이 상당히 위험한 길이라 날씨가 안 좋아서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러다, 가 보고 안 되면 돌아오자고 하고서 나섰는데... 도초보건지소장님께서 배고프다며 저녁 먹자고 오셨다. 우리는 나가려던 참인데.. 그래서 조금 참으시라고 하고서 같이 하느넘으로 갔다.

하느넘 가는 가파른 산길에서 아래 마을을 바라보며..



여기가 바로 하느넘 해수욕장. 산 너머 이런 곳이 있다니!!



하느넘 해수욕장 옆의 자살바위에 갔다. 파도가 정말 무서웠다. ;;



깜찍한 표정의 도초보건지소장님



여기가 바로 '도초의 핵주먹' 촬영 장소



이렇게 커다란 파도가 몰려와 바위에 부딪혀 부서졌다.



자살바위 옆의 섬 같은 바위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찰칵!




으어어~~ 정말이지 자연은 무서웠다. 하느넘 해수욕장 옆의 자살바위에 올라갔더니 절벽을 때리는 무시무시한 파도, 그 파도가 부서져 바람에 날리는 바닷물방울. 금방 카메라는 바닷물을 뒤집어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또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을까~ 하며 셔터를 누르기는 했는데.. ISO100 짜리 필름인데다, 렌즈도 너무 어두운 렌즈다보니 셔터스피트 확보가 안 되어서 별로 건질게 없을듯 했다.

자살바위 옆에는 커다란 바위가 섬처럼 있는데 거기에 올라가봤다. 차디찬 바닷바람과 물방울을 해치고, 마치 극기훈련을 하듯이 45도의 경사를 올라갔다. 으어어~~ 정상에 올라갔더니 깎아지른듯한 절벽!!! 거기에 강한 바닷바람에 날라갈것만 같았다. 까딱 발을 잘못 딛으면 몸이 휘청거려 가슴이 떨렸다.

때아닌 극기훈련을 마치고 내려와 차로 갔다. 날씨도 안 좋은데다 이미 어둑해진 이 곳에는 우리들 뿐이었다. 참 대조되는게... 작년 여름에 왔을 땐 총천연색 칼라사진을 보는 듯 했는데, 오늘은 날씨도 안 좋은 겨울이다보니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새로 포장한 소방도로를 따라 마을로 돌아오는데, 이 소방도로가 난간도 하나 없어서 옆은 그냥 절벽.. ;;; 그래도 우리의 비금지소장님은 여유롭게 코너링을 하며 빠져나갔다.

나머지 사람들이 일요일 저녁 TV 프로그램에 빠져있는 동안 윤식이가 닭도리탕을 했다. 도와준다는게 TV 보느라 깜빡 했는데, 언제 다 만들었는지.. 그리고, 닭도리탕까지 해 내다니.. 윤식이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조금 남아있는 밥에 맛나게 닭도리탕을 쓱싹~!!

선배는 다시 지소로 돌아가시고 우리는 열심히 카트와 스타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