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일어나보니 이미 윤식이는 나가고 없었다. 짧다면 짧은 3일의 휴가 기간 동안 섬을 벗어나지 못하고 학교 동아리 후배들의 의료봉사활동을 도와주는 윤식이.. 역시 착한 녀석이다. 대강 씻고 아침 식사를 했다. 먹는 것은 제대로 챙겨먹는 우리.. ^^ 어제 저녁에 맛있게 먹었던 참치김치찌게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윤식이의 비금보건지소 관사에서 나와 현우의 도초보건지소 관사로 이동하기 위해 짐을 챙겼다. 차를 가져온다고 해서 이것저것 많이도 싸왔지만 이미 비금 관사에다가 짐을 꽤 많이 풀어놓은터라 정리하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나야 배낭 하나 뿐이지만, 마나님들은 옷가방, 화장품 가방 등등 개인 짐도 많았고, 식료품과 식기들.. 겨우겨우 차에 넣고 비금을 떠나 도초로 향했다.
말이 거창하지,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 ^^ 서남문대교를 건너 예전에도 가봤던 도초보건지소(현우는 1년차 공보의인데, 올해 발령받기 전까지는 학교 선배가 도초에서 2년이나 일 했었기에 가본 적이 있었다.)에 도착하니 현우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현우의 도움을 받아 짐을 관사도초보건지소는 독립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고, 옥상에 관사를 지었다. 역시 옥탑방 고양이인 셈. ^^)로 올렸다. 미리 에어컨을 켜둔 현우의 쎈쓰!! 덕분에 시원하게 입성할 수 있었다. 도초 관사는 처음 들어와 봤는데, 비금의 관사에 비해 독립되어있는 원룸 형식이라 현우 이외의 다른 공보의 선생님들께 폐를 덜 끼칠 수 있어 보였다. 게다가 에어컨이라는 탁월한 선택까지!!! 그러나, 득이 있으면 실이 있는 법. 에어컨에 혹하여 달려왔더니, 화장실 불은 켜지지 않아 분위기 있는 촛불을 켜고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세면대는 장식품(배수가 되지 않는다고.. ^^)이라 대야에 물을 받아서 사용해야 했다. 뭐, 큰 불편이 아니므로 에어컨에 엄청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
짐 정리를 대강하고 나가보기로 했다. 비금도에는 명사십리, 원평, 하누넘 등 해수욕장이 몇 군데 있는데 반해 도초도에는 시목 해수욕장이라는 걸출한 해수욕장 하나가 유일하다. 그리하여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시목 해수욕장에 가보기로 했다. 아, 시목 해수욕장은 비금/도초에서 유일하게 개발이 좀 되어있는 해수욕장이라 주차장, 캠프장, 샤워실 樗?갖추어져있고, 가는 길에도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있다.
시목은 명사십리에 비하면 작지만 하누넘에 비해서는 좀더 큰, 꽤 큰 해수욕장이다. 아무리 휴가철이라 사람들이 바글거린다고 해도 그 너른 해수욕장에 20명 수준이다보니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대 등 유명 해수욕장의 물 반 사람 반의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해는 반짝 뜨지는 않았지만 많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야영장과 주차장에는 텐트도 꽤 많이 있었다. 은영이는 물에 안 들어간다고 해서 민들레 아가씨랑 둘이서 돌고래 튜브까지 들고 신나서 뛰어갔는데.... 물이 생각보다 너무 차가웠다. ;;;
물이 너무 차갑길래 셋이서 같이 해변 산책이나 한 바퀴 하려고 하는데 비가 후두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놀래서 얼른 달려 해변의 한 정자 밑으로 뛰어들어가서 비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아, 글쎄.. 조금 흩뿌리고 말거라 예상했던 비는 점점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까지 몰아치니 엄청난 양의 비가 옆으로 오는 진풍경이 연출되어버렸다. 도저히 그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내가 차에 가서 차를 가지고 오기로 하고 뛰었다!! 왠만큼 비가 온다면 잠시 비를 맞아도 살짝 빗물이 한겹 싸는 정도일텐데, 한 15초 정도 맞았나? 차 앞에 서서 열쇠로 문을 열려는데 이미 샤워를 하고 나온 꼴이었다. 물에 빠진 생쥐꼴로 차에 들어가야 하나 하고 잠시 고민을 했지만, 안 그러면 더 고생할까봐 차에 들어갔다. 뚝뚝 떨어지는 빗물.. 수건으로 대강 닦은 후 시동을 걸어 정자 옆으로 가서 차를 댔다.
오늘까지 비가 많이 온다더니 장난아니게 쏟아졌다. 내려올 때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봤던 그런 비처럼 마구 내렸다. 와이퍼를 아무리 빨리 돌려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비상등 켜고 서행하면서 겨우 도초보건지소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가늘어지고 있었다. -_-;; 물에는 제대로 들어가보지도 못 하고 쫄딱 젖어버렸다. ^^ 젖은 옷은 다 벗어서 빨래를 돌리고 오늘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아서 저녁에는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다. 마침 도초보건지소의 여사님 한 분께서 작은 바베큐 그릴을 가지고 계시길래 그걸 빌려 두었다.
다 씻고, 빨래도 가져다 널고 한바탕 난리 부르스를 춘 후에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도초보건지소 바로 옆에 있는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비싸게 생고기로 삼겹살 한 근, 목살 한 근을 사왔는데.. 같이 먹으려 했던 윤식이는 동아리 후배들 일 때문에 바쁘고, 현우도 같이 바쁜데다 한 달 전부터 채식을 선언한 것을 뒤늦게 알아서 결국 셋이서 고기를 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셋이서 고기를 다 먹기에는 너무 많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잘 남겨서 찌게를 끓여먹기로 했다.
바베큐 그릴은 사용 후 비를 맞아서 재를 다 털어냈음에도 빗물이 고여있었다. 그 상태에서 숯을 담고 불을 붙이려니 잘 되지 않아서 결국엔 번개탄을 사와서 불을 붙였다. 그런데 너무나 숯을 많이 넣었던 것인지, 번개탄의 화력이 너무 쎈 것이었는지.. 불이 너무 쎄서 고기를 올리기만 하면 기름이 좍좍 빠지면서 구워져버렸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따라가면서 고기를 구울 수 있었는데, 점점 화력이 쎄지다보니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정도로 고기를 굽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격 번개탄 경질 결정!! 불판을 잠시 들어 번개탄을 빼냈다. 숯만으로 고기를 구웠더니 같이 먹으면서 적당히 구울 수 있는 불이 되었다.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고기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것도 옥상에서 바람 솔솔 불고.. 바람 방향이 너무 자주 바뀌어 연기가 눈을 공격하여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먹다보니.. 고기 두 근을 다 먹어버렸다. -_-)v 중간에 비가 좀 떨어질 뻔 해서 황급하게 실내로 대피하려던 소동이 있었지만, 고기 두 근을 맛있게 다 구워먹는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와 설겆이를 하고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 있었다.
현우와 윤식이는 동아리 후배들과 있느라 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현우 방에 몇 가지 보드게임이 있길래 고른 것이 바로 루미큐브!! 셋 다 보드게임을 즐겨하지 않아서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게임 방법을 찾아가며 게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되더니만, 한 판 한 판 해 나갈 수록 점점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창 게임을 하다보니 현우가 왔다. 12시..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모기향 펴놓고 잠자리에 빠져들었다.
윤식이의 비금보건지소 관사에서 나와 현우의 도초보건지소 관사로 이동하기 위해 짐을 챙겼다. 차를 가져온다고 해서 이것저것 많이도 싸왔지만 이미 비금 관사에다가 짐을 꽤 많이 풀어놓은터라 정리하는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다. 나야 배낭 하나 뿐이지만, 마나님들은 옷가방, 화장품 가방 등등 개인 짐도 많았고, 식료품과 식기들.. 겨우겨우 차에 넣고 비금을 떠나 도초로 향했다.
말이 거창하지, 1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 ^^ 서남문대교를 건너 예전에도 가봤던 도초보건지소(현우는 1년차 공보의인데, 올해 발령받기 전까지는 학교 선배가 도초에서 2년이나 일 했었기에 가본 적이 있었다.)에 도착하니 현우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현우의 도움을 받아 짐을 관사도초보건지소는 독립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고, 옥상에 관사를 지었다. 역시 옥탑방 고양이인 셈. ^^)로 올렸다. 미리 에어컨을 켜둔 현우의 쎈쓰!! 덕분에 시원하게 입성할 수 있었다. 도초 관사는 처음 들어와 봤는데, 비금의 관사에 비해 독립되어있는 원룸 형식이라 현우 이외의 다른 공보의 선생님들께 폐를 덜 끼칠 수 있어 보였다. 게다가 에어컨이라는 탁월한 선택까지!!! 그러나, 득이 있으면 실이 있는 법. 에어컨에 혹하여 달려왔더니, 화장실 불은 켜지지 않아 분위기 있는 촛불을 켜고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세면대는 장식품(배수가 되지 않는다고.. ^^)이라 대야에 물을 받아서 사용해야 했다. 뭐, 큰 불편이 아니므로 에어컨에 엄청난 점수를 줄 수 있었다. ^^
열심히 식료품 정리를 하고 있음!!
짐 정리를 대강하고 나가보기로 했다. 비금도에는 명사십리, 원평, 하누넘 등 해수욕장이 몇 군데 있는데 반해 도초도에는 시목 해수욕장이라는 걸출한 해수욕장 하나가 유일하다. 그리하여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시목 해수욕장에 가보기로 했다. 아, 시목 해수욕장은 비금/도초에서 유일하게 개발이 좀 되어있는 해수욕장이라 주차장, 캠프장, 샤워실 樗?갖추어져있고, 가는 길에도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있다.
시목 해수욕장의 전경
시목은 명사십리에 비하면 작지만 하누넘에 비해서는 좀더 큰, 꽤 큰 해수욕장이다. 아무리 휴가철이라 사람들이 바글거린다고 해도 그 너른 해수욕장에 20명 수준이다보니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대 등 유명 해수욕장의 물 반 사람 반의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해는 반짝 뜨지는 않았지만 많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야영장과 주차장에는 텐트도 꽤 많이 있었다. 은영이는 물에 안 들어간다고 해서 민들레 아가씨랑 둘이서 돌고래 튜브까지 들고 신나서 뛰어갔는데.... 물이 생각보다 너무 차가웠다. ;;;
물이 차가워서 발만 겨우 담그고 있는 중.. ^^
신난 두 자매 ^^
물이 너무 차갑길래 셋이서 같이 해변 산책이나 한 바퀴 하려고 하는데 비가 후두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놀래서 얼른 달려 해변의 한 정자 밑으로 뛰어들어가서 비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아, 글쎄.. 조금 흩뿌리고 말거라 예상했던 비는 점점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까지 몰아치니 엄청난 양의 비가 옆으로 오는 진풍경이 연출되어버렸다. 도저히 그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내가 차에 가서 차를 가지고 오기로 하고 뛰었다!! 왠만큼 비가 온다면 잠시 비를 맞아도 살짝 빗물이 한겹 싸는 정도일텐데, 한 15초 정도 맞았나? 차 앞에 서서 열쇠로 문을 열려는데 이미 샤워를 하고 나온 꼴이었다. 물에 빠진 생쥐꼴로 차에 들어가야 하나 하고 잠시 고민을 했지만, 안 그러면 더 고생할까봐 차에 들어갔다. 뚝뚝 떨어지는 빗물.. 수건으로 대강 닦은 후 시동을 걸어 정자 옆으로 가서 차를 댔다.
오늘까지 비가 많이 온다더니 장난아니게 쏟아졌다. 내려올 때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봤던 그런 비처럼 마구 내렸다. 와이퍼를 아무리 빨리 돌려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비상등 켜고 서행하면서 겨우 도초보건지소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가늘어지고 있었다. -_-;; 물에는 제대로 들어가보지도 못 하고 쫄딱 젖어버렸다. ^^ 젖은 옷은 다 벗어서 빨래를 돌리고 오늘 아니면 못 먹을 것 같아서 저녁에는 고기를 구워먹기로 했다. 마침 도초보건지소의 여사님 한 분께서 작은 바베큐 그릴을 가지고 계시길래 그걸 빌려 두었다.
다 씻고, 빨래도 가져다 널고 한바탕 난리 부르스를 춘 후에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도초보건지소 바로 옆에 있는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비싸게 생고기로 삼겹살 한 근, 목살 한 근을 사왔는데.. 같이 먹으려 했던 윤식이는 동아리 후배들 일 때문에 바쁘고, 현우도 같이 바쁜데다 한 달 전부터 채식을 선언한 것을 뒤늦게 알아서 결국 셋이서 고기를 다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셋이서 고기를 다 먹기에는 너무 많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잘 남겨서 찌게를 끓여먹기로 했다.
바베큐 그릴은 사용 후 비를 맞아서 재를 다 털어냈음에도 빗물이 고여있었다. 그 상태에서 숯을 담고 불을 붙이려니 잘 되지 않아서 결국엔 번개탄을 사와서 불을 붙였다. 그런데 너무나 숯을 많이 넣었던 것인지, 번개탄의 화력이 너무 쎈 것이었는지.. 불이 너무 쎄서 고기를 올리기만 하면 기름이 좍좍 빠지면서 구워져버렸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따라가면서 고기를 구울 수 있었는데, 점점 화력이 쎄지다보니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정도로 고기를 굽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격 번개탄 경질 결정!! 불판을 잠시 들어 번개탄을 빼냈다. 숯만으로 고기를 구웠더니 같이 먹으면서 적당히 구울 수 있는 불이 되었다.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고기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그것도 옥상에서 바람 솔솔 불고.. 바람 방향이 너무 자주 바뀌어 연기가 눈을 공격하여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먹다보니.. 고기 두 근을 다 먹어버렸다. -_-)v 중간에 비가 좀 떨어질 뻔 해서 황급하게 실내로 대피하려던 소동이 있었지만, 고기 두 근을 맛있게 다 구워먹는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와 설겆이를 하고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 있었다.
현우와 윤식이는 동아리 후배들과 있느라 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현우 방에 몇 가지 보드게임이 있길래 고른 것이 바로 루미큐브!! 셋 다 보드게임을 즐겨하지 않아서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게임 방법을 찾아가며 게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 되더니만, 한 판 한 판 해 나갈 수록 점점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창 게임을 하다보니 현우가 왔다. 12시..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모기향 펴놓고 잠자리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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