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10분... 맞춰놓은 알람이 울리는데 일어나기가 너무 싫었다. 그래도 친구들과 일찍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니 안 나갈 수도 없고...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일어나보니 이니 5시 30분이었다. 어머니께서 밥 차려주시는 동안 후다닥 세수하고, 짧은 여행이지만 짐 꾸리는 것도 마무리 했다.
밥을 먹고 길을 나섰다. 새벽 6시가 안 된 시각에는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이 시각에 나와본게 얼마만인지.. 버스가 바로 오지 않아 걱정했었는데 오래 기다리지 않아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올라탔다. 버스에 타고서 두눈을 부릅뜨고 버텼다. 정신은 자꾸 혼미해지려고 하는데, 그랬다가는 내려야 할 고석터미널에 못 내릴거 같았다.
도착해보니 약속시간에 늦지 않았다. 친구들이 보이지 않아 전화해 보니 민균이는 열심히 오는 중이고, 우근이는 전철에서 내려 오는 중이라고 했다. 잠시 기다리니까 우근이가 왔다. 뒤이어 민균이도 오고... 곧 7시가 되길래 타기 힘든 일반고속 7시 차(제일 첫차인 7시 차 말고는 거의 다가 우등고속이다. 가격은 무려 50%나 비싸고..)표를 구입하고 버스에 올랐다.
목포에 가는 버스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무리 토요일이라지만 좀 이른 시각이었으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다. 둘 다 얼마전 국시를 마치고 이제 MD가 되는 녀석들... 민균이는 공중보건의로 MD 생활을 시작하고, 우근이는 인턴으로 학교 병원에서 일 하게 되었다. 공보의로 병역을 이행하더라도 시작 전에 훈련소에 들어가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내가 훈련소 선배로써 이야기를 좀 해주었다. 잔뜩 겁을 주고... 다들 피곤해서 스르륵 쿨쿨~
자다가 방송 소리가 들리길래 일어나보니 휴게소에 도착하고 있었다. 비몽사몽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 다녀오고, 군것질도 좀 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잠~~~
11시가 되어 목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두 녀석 모두 부산놈들이라 전라도쪽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기사 나도 전남은 별로 안 와봤지만, 낯선 풍경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우선 바로 택시를 타고 목포연안두부의 여객터미널로 갔다. 비금도에 들어가는 배는 오후 1시.. 아직 11시 반도 안 된 시각이고, 다들 아침식사를 일찍 하거나 못 하고 온 관계로 점심을 일찍 사먹기로 하고 근처 식당을 찾았다.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비금보건지소장님(역시 대학 동기. 공중보건의로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면의 보건지소장을 하고 있다.)의 전화가 왔다!! 아까 시외버스터미널 도착하기 전에 전화를 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전화하라고 했던 것에 '응~'이라고 대답했었지만, 비몽사몽 중이라 기억하지 못했던 것! 12시 일반선이 도초도(비금도와 도초도는 바다위 다리로 연결되어있다.)로 가는게 하나 있고,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수준이라 아마도 그 배가 마지막이라는 것이었다. 허겁지겁 밥을 먹고 다시 여객터미널에 가서 배표를 구입하고 '섬사랑 6호'에 올랐다.
작년에 비금도에 갈 땐 쾌속선인 '남해 페리'를 타서 1시간만에 도착했는데, 이번에 탄 배는 일반선인 '섬사랑 6호'라 두 배인 2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배타고 가는 동안 학교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다보니 금방 도초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비금보건지소장님께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지금 물리치료 받는 중이라 학교 선배(비금도와 다리로 연결된 도초도, 도초보건지소장을 하고 계신다.)가 대신 선착장에 나가있으니 만나서 오라고 알려주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고, 파도도 높고, 거기에 눈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선착장은 말 그대로 을씨년스러웠다. 다행히도 지소차량을 가지고 나오신 선배를 금방 찾아서 우선은 도초보건지소로 갔다. 윤식(비금보건지소장)이가 목이 아프다며 도초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오랜만에 본 친구들과 선배와 함께 이야기 좀 하고 저녁에 만나기로 하고서 윤식이 차에 올라타고 비금도로 넘어왔다. 보건지소에 가기 전에 농협 파머스 마켓에 들러 짧은 여행기간 동안 해 먹을 것들을 구입했다.
비금보건지소는 비금면사무소 옆의 비금면대 건물 2층에 있다.(없어졌다가 2년 전인가 급하게 생기면서 임시로 마련한 곳이라고..) 마침 이번 토요일이 격주 휴무하는 날이라 보건지소 식구들이 모두 육지에 나가셔서 윤식이 혼자 있었던 것이었다. 3명의 공보의(양방/한방/치과)가 사는 관사는 건물 옥상의 옥탑방. 한방과 치과 샘도 모두 고향이 나가고 없어서 보건지소는 우리의 손안에 접수되어버렸다. 우선은 쇼핑해 온 것들을 대강 정리하고, 냉장고에 넣고서 관사에 올라가 짐을 풀었다.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 컴퓨터로 같이 게임도 하다보니 금방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버렸다. 윤식이의 사랑스런 남편되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요리연습. 그래서 이미 윤식이는 우리가 보기에 상당한 수준의 요리사로 변해있었다. 윤식이의 자신만만 요리 1번, 고추잡채가 오늘 저녁 요리가 되었다. 민균이와 우근이는 요리를 해 본 적이 없어서 놀고, 내가 윤식이를 도와 고추잡채를 시작했다. 고추를 다듬고, 그 동안 윤식이는 양념과 다른 야채들을 준비하고... 고추를 볶다가 고기를 같이 넣어 볶고, 간을 좀 한 후에 양념을 넣어서 볶다 야채 넣고 쫄을 때 까지 보글보글~~~ 그 사이에 쌀 씻어서 밥도 한 솥 하고... ^^
준비하는 동안에 도초보건지소장님이신 선배가 어묵국을 들고 오셨다. 간단한 냉동식품 몇 가지를 같이 해서 푸짐한 저녁식사상이 차려졌다. 윤식이의 고추잡채는 수준급이었다. 간도 딱 맞고, 게다가 비싼 쇠고기가 듬뿍 들어갔으니 얼마나 맛잇었는지.. ^^ 거기에 혈기왕성안 총각 다섯이 둘러앉아 먹으니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어서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었다.
설겆이는 요리를 하지 않았던 민균이와 우근이를 시키려고 했는데, 민균이가 자청해서 했다. 그렇다면 우근이는 내일.. ^^ 선배는 지소로 돌아가시고, 우리끼리 남아서 다시 놀기 시작했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트라이더!! 다들 조금씩 경력이 있어서 관사에 올라가 PC에 카트라이더를 설치하고 열심히 달렸다. 특히 민균이는 꽤 경력이 되어서 그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했더니 조금 하기 쉬워졌다. 그래봐야 아직 왕초보지만... 돌아가며 팀플레이도 하고, 특히 민균이는 스피드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카트에 이어 스타크래프트도 오랜만에 2:2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 나는 하도 오랜만에 해보는거라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근 4~5년만에 해보는 게임이니... 윤식/우근 팀과 민균/자유 팀이 붙었는데, 나의 미숙으로 인해 대부분 졌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낮에도 조금씩 날리던 눈발이 밤이 되니까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눈이 아래로 내리는게 아니라, 옆으로 내리고... 이러다가 나중에 못 나가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될 정도였다. 우선은 내일 비금도를 돌아다녀봐야 하는데 그것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이렇게 비금도에서의 하루는 저물어 갔다.
밥을 먹고 길을 나섰다. 새벽 6시가 안 된 시각에는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이 시각에 나와본게 얼마만인지.. 버스가 바로 오지 않아 걱정했었는데 오래 기다리지 않아 기다리던 버스가 와서 올라탔다. 버스에 타고서 두눈을 부릅뜨고 버텼다. 정신은 자꾸 혼미해지려고 하는데, 그랬다가는 내려야 할 고석터미널에 못 내릴거 같았다.
도착해보니 약속시간에 늦지 않았다. 친구들이 보이지 않아 전화해 보니 민균이는 열심히 오는 중이고, 우근이는 전철에서 내려 오는 중이라고 했다. 잠시 기다리니까 우근이가 왔다. 뒤이어 민균이도 오고... 곧 7시가 되길래 타기 힘든 일반고속 7시 차(제일 첫차인 7시 차 말고는 거의 다가 우등고속이다. 가격은 무려 50%나 비싸고..)표를 구입하고 버스에 올랐다.
목포에 가는 버스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아무리 토요일이라지만 좀 이른 시각이었으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다. 둘 다 얼마전 국시를 마치고 이제 MD가 되는 녀석들... 민균이는 공중보건의로 MD 생활을 시작하고, 우근이는 인턴으로 학교 병원에서 일 하게 되었다. 공보의로 병역을 이행하더라도 시작 전에 훈련소에 들어가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내가 훈련소 선배로써 이야기를 좀 해주었다. 잔뜩 겁을 주고... 다들 피곤해서 스르륵 쿨쿨~
자다가 방송 소리가 들리길래 일어나보니 휴게소에 도착하고 있었다. 비몽사몽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 다녀오고, 군것질도 좀 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잠~~~
11시가 되어 목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두 녀석 모두 부산놈들이라 전라도쪽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기사 나도 전남은 별로 안 와봤지만, 낯선 풍경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우선 바로 택시를 타고 목포연안두부의 여객터미널로 갔다. 비금도에 들어가는 배는 오후 1시.. 아직 11시 반도 안 된 시각이고, 다들 아침식사를 일찍 하거나 못 하고 온 관계로 점심을 일찍 사먹기로 하고 근처 식당을 찾았다.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비금보건지소장님(역시 대학 동기. 공중보건의로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면의 보건지소장을 하고 있다.)의 전화가 왔다!! 아까 시외버스터미널 도착하기 전에 전화를 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전화하라고 했던 것에 '응~'이라고 대답했었지만, 비몽사몽 중이라 기억하지 못했던 것! 12시 일반선이 도초도(비금도와 도초도는 바다위 다리로 연결되어있다.)로 가는게 하나 있고,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수준이라 아마도 그 배가 마지막이라는 것이었다. 허겁지겁 밥을 먹고 다시 여객터미널에 가서 배표를 구입하고 '섬사랑 6호'에 올랐다.
작년에 비금도에 갈 땐 쾌속선인 '남해 페리'를 타서 1시간만에 도착했는데, 이번에 탄 배는 일반선인 '섬사랑 6호'라 두 배인 2시간이 걸리게 되었다. 배타고 가는 동안 학교 이야기, 세상 사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하다보니 금방 도초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비금보건지소장님께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지금 물리치료 받는 중이라 학교 선배(비금도와 다리로 연결된 도초도, 도초보건지소장을 하고 계신다.)가 대신 선착장에 나가있으니 만나서 오라고 알려주었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고, 파도도 높고, 거기에 눈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선착장은 말 그대로 을씨년스러웠다. 다행히도 지소차량을 가지고 나오신 선배를 금방 찾아서 우선은 도초보건지소로 갔다. 윤식(비금보건지소장)이가 목이 아프다며 도초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었다. 오랜만에 본 친구들과 선배와 함께 이야기 좀 하고 저녁에 만나기로 하고서 윤식이 차에 올라타고 비금도로 넘어왔다. 보건지소에 가기 전에 농협 파머스 마켓에 들러 짧은 여행기간 동안 해 먹을 것들을 구입했다.
비금보건지소는 비금면사무소 옆의 비금면대 건물 2층에 있다.(없어졌다가 2년 전인가 급하게 생기면서 임시로 마련한 곳이라고..) 마침 이번 토요일이 격주 휴무하는 날이라 보건지소 식구들이 모두 육지에 나가셔서 윤식이 혼자 있었던 것이었다. 3명의 공보의(양방/한방/치과)가 사는 관사는 건물 옥상의 옥탑방. 한방과 치과 샘도 모두 고향이 나가고 없어서 보건지소는 우리의 손안에 접수되어버렸다. 우선은 쇼핑해 온 것들을 대강 정리하고, 냉장고에 넣고서 관사에 올라가 짐을 풀었다.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도 하고, 컴퓨터로 같이 게임도 하다보니 금방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버렸다. 윤식이의 사랑스런 남편되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요리연습. 그래서 이미 윤식이는 우리가 보기에 상당한 수준의 요리사로 변해있었다. 윤식이의 자신만만 요리 1번, 고추잡채가 오늘 저녁 요리가 되었다. 민균이와 우근이는 요리를 해 본 적이 없어서 놀고, 내가 윤식이를 도와 고추잡채를 시작했다. 고추를 다듬고, 그 동안 윤식이는 양념과 다른 야채들을 준비하고... 고추를 볶다가 고기를 같이 넣어 볶고, 간을 좀 한 후에 양념을 넣어서 볶다 야채 넣고 쫄을 때 까지 보글보글~~~ 그 사이에 쌀 씻어서 밥도 한 솥 하고... ^^
준비하는 동안에 도초보건지소장님이신 선배가 어묵국을 들고 오셨다. 간단한 냉동식품 몇 가지를 같이 해서 푸짐한 저녁식사상이 차려졌다. 윤식이의 고추잡채는 수준급이었다. 간도 딱 맞고, 게다가 비싼 쇠고기가 듬뿍 들어갔으니 얼마나 맛잇었는지.. ^^ 거기에 혈기왕성안 총각 다섯이 둘러앉아 먹으니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어서 하나도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었다.
설겆이는 요리를 하지 않았던 민균이와 우근이를 시키려고 했는데, 민균이가 자청해서 했다. 그렇다면 우근이는 내일.. ^^ 선배는 지소로 돌아가시고, 우리끼리 남아서 다시 놀기 시작했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카트라이더!! 다들 조금씩 경력이 있어서 관사에 올라가 PC에 카트라이더를 설치하고 열심히 달렸다. 특히 민균이는 꽤 경력이 되어서 그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 했더니 조금 하기 쉬워졌다. 그래봐야 아직 왕초보지만... 돌아가며 팀플레이도 하고, 특히 민균이는 스피드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카트에 이어 스타크래프트도 오랜만에 2:2 플레이를 해 보았는데, 나는 하도 오랜만에 해보는거라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근 4~5년만에 해보는 게임이니... 윤식/우근 팀과 민균/자유 팀이 붙었는데, 나의 미숙으로 인해 대부분 졌다. 그래도 재미있었다.
낮에도 조금씩 날리던 눈발이 밤이 되니까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눈이 아래로 내리는게 아니라, 옆으로 내리고... 이러다가 나중에 못 나가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될 정도였다. 우선은 내일 비금도를 돌아다녀봐야 하는데 그것도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이렇게 비금도에서의 하루는 저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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