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7. 29. 일
트랙에서 조금 기다린 후에야 열차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으로 타보는 쿠셋. 그냥 컴파트먼트 크기의 객실에 3층으로 침대가 놓여있어서 여섯 명이 잘 수 있도록 되어있는 구조였다. 머,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마는, 그래도 등 대고 누워 잘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내가 들어간 곳은 모두 한국사람들이 들어왔다. 다른 칸에도 한국사람들이 무지 많았는데, 아무래도 단체 호텔팩 혹은, 단체 배낭여행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서로 이야기도 좀 하고, 짐 정리, 침대 정리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가 크지 않아서 키큰 사람들은 불편할 듯 싶었다. 조금 있으려니까 기차 타기 전 플랫폼에서 잠시 이야기 했던 아저씨께서 찾아오셨다. 아들과 함께 짧게(8일) 여행 하는 중이셨는데, 여행사에서 하두 겁을 많이 주어서 그런지 쿠셋인데도 안심이 안 된다고 그러셔서 쇠사슬 빌려드린다고 했더니, 그 칸에 아무도 없다고 더 걱정 된다고 하시면서 쇠사슬을 빌리러 오셨다. 머, 나는 쓸 일이 없으니까 기꺼이 빌려드리고 잠에 빠져들었다.
잠깐 자고 있는데, 차장이 들어와서 유레일와 예약표를 확인했다. 듣기로는 유레일과 여권을 가져간다고 하더니 그냥 확인만하고 가버렸다. 그러고는 달리는 기차에서 다시 잠 속으로...
문을 두드리며 10분 남았다는 소리가 들리길래 벌떡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빨리 일어나야 세수라도 하쥐. 한국 사람들이 외국사람들보다 훨씬 깨끗(?)해서 화장실을 많이 쓰는데, 여자들 들어가면 끝도 한도 없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바로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세수만 하고 나왔다.
기차가 멈추고 배낭을 들고 드디어 프랑스 땅을 밟았다. 말로만 듣던 예술의 나라, 프랑스. ^^; 근데 역시 듣던데로 역도 무지 지저분했다. -.-
우선 예약해던 민박집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카드가 없어서 전화기 앞에서 있다가 한국인 한 분이 전화를 하시길래 한 번만 쓰겠다고 부탁해 전화를 했다.(제일 싼 전화카드가 50도수 짜리 50 프랑이었다. 아무래도 50 프랑치 전화 안 쓸 것 같아서...) 11호선 종점에 와서 다시 전화를 하라고 해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메트로역에 내려갔다. 표를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쇠사슬 빌려가셨던 아저씨께서 고맙다면서 2일권 표를 한 장 주셨다. 작년에 산건데 될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되면 잘 쓰겠다고 말씀드리고 받아넣었다. 창구에서 물어보니 불친절한 프랑스 여자. --+ 작년에 산건데 지금 쓸 수 있냐고 물었더니, 뭐라뭐라 말 하다가 What do you want?라고 하는게 아닌가. 참.. 모르는 외국인이 물어봤는데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원하는게 뭐냐니. -.- 암튼 표를 넣어보니 동작하는게 아닌가. ^^ 1~5 zone을 이틀동안 무제한으로 쓰는 패스였는데 무려 180여 프랑이나 하는 넘이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ㅠ.ㅠ
파리의 지하철에 들어갔다. 듣던데로 찌린내가... -.- 지하철 역도, 지하철 차량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주 작았는데도, 이상하게 우리나라보다 붐비지 않았다. 아, 또 다른 점은 지하철에 쇠바퀴만 있는게 아니라 고무바퀴도 달려있었다. 신기신기... 민박집에서 오라는대로 갔더니 우체국이 나왔다. 여기서 전화를 해야 하는데, 역시 전화카드가 없었다. 전화를 하던 프랑스 아저씨에게 다시 부탁..은 아니고 전화카드 어디서 사느냐고 돌려 물었더니만 파리 시내 전화할거며는 자기 전화카드 쓰라면서 빌려주었다. 민박집에 전화를 했더니 마중나온다면서 기다리라고 했다. 잠시 우체국 앞에서 파리 시내를 구경(할 것도 없었다. 일욜이라 문 연 상점도 하나 없고. -.-)하다보니 금방 나오셨다.
민박집에 들어갔다. 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아파트 9층(우리나라식으로는 10층)이었다. 앞에 슈퍼도 있고... ^^ 아침을 얻어먹을 수 있을까 했었는데, 아침도 주시고... 이야기 들어보니 저녁도 주신다고 했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잠시 짐 정리 하다가 루브르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왜냐... 루브르는 일욜에 30 프랑이거든.(평일은 45 프랑. 평일도 세 시 이후 입장은 30 프랑. 근데 6시에 닫으니까 제대로 못 본다.)
지하철을 타고 루브르역에 갔다. 지상으로 올라오니까 바로 앞에 루브르 궁이 보였다. 지도에 보니까 루브르 궁 지나 루브르 박물관(원래 박물관도 궁이었다.)으로 갔더니 그 유명한 유리 피라미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 주욱 늘어선,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우선 유리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사진 한 방 찍고, 줄 뒤에 가 섰다. 보니까 계속 입장 시키는게 아니라 일정 인원을 입장시키고 다시 한참 안 들여보내다가 다시 입장시키고 있었다. 그래도 앞에 서 계시던 한국인 아저씨(영국서 일 하시는데 휴가차 파리에... 영국서 공부나 일 하다가 대륙 여행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랑 이야기 하다보니 지루한 줄 모르고 기다리다 들어갈 수 있었다.
유리 피라미드 안에서는 소지품 검사(바티칸도 하더니 여기도. -.-)를 했다. 나랑 그 형이랑 스위스에서 샀던 칼이 걸려서 보관해 두고 들어갔다. 밑에서는 입장권을 사야했다. 일요일이라 30 프랑. 50프랑 지폐를 내고 One Ticket, please 했더니 30 프랑짜리 표와 거스름돈을 주었다. 입장권은 기대했던 것에 미치치 못했다. 머, 유명한 그림(예를 들어 모나리자, 혹은 나폴레옹 대관식 등)이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달랑 글만. -.-
표를 내고(표 내는 곳이 영어로 Ticket Control이다.) 들어갔더니만 어디서부터 봐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우선 바로 보인 조각품을을 보았다. 어찌나 조각을 잘 했는지 거친 돌이 매끄러운 사람 피부처럼 보이고, 표정도 살아있고, 역동적인 동작들... 정말 멋있었다. 하도 전시물이 많으니까(이 많은 전시물의 몇 배가 지하 보관실에 있다니, 정말 엄청나게 많다.) 조각들 살짝 둘러보는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보고 쉬고, 보고 쉬고... 그러다가 같이 들어왔던 형이랑 떨어져버렸다. 찾으려고 20여분 헤매었는데, 그 넓은 곳에서 찾을 수 있어야쥐. 결국 한참 찾아 헤매다가 포기하고 혼자 돌아다녔다. 다음으로 간 곳은 나폴레옹 아파트였다.
루브르에서 나폴레옹 3세(던가??)가 살았던 곳을 복원해 두었는데 이거 화려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고는 너무 피곤해서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일어나서 닥치는대로 보기로 했다. 모나리자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니케상도 보고, 나폴레옹 대관식, 메듀스호의 땟목,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그랑 오달리스크, 이것 말고도 이름은 기억 못 하지만 유명한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다빈치의 모나리자.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인지 그다지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머, 별로 감흥은 없었는데, 그 유명한 그림을 직접 두 눈으로 봤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다시 돌아나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ㅠ.ㅠ 사람 잘 안다니는 곳의 벤치에 누워 자다가 직원이 깨워서 다시 일어나고. ^^;(루브르에서 잠 잔 사람은 아마 프랑스 황제 이후에 평민으로는 처음이 아닐런지...) 나중에는 하도 피곤하고 힘들어서 설렁설렁 봤는데도 너무 커서 다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결국 4시 20분 쯤 밖으로 나왔다. 근데, 엇.. 화장실. 그래서 다시 박물관에 들어가(루브르는 표 한 번 사면 하루 중일 들락날락 할 수 있다.) 볼 일 보고 나오다가 Cyber Louvre란 곳게 갔다. 루브르 DVD를 해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피곤해서 못 봤던 작품들을 컴퓨터로 찾아보고 나왔다.
루브르에서 개선문 쪽으로 가보기로 해다. 우선 튀를리 공원이 나왔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데 한 쪽에 사람들이 엄청 모여있어서 가봤더니 사이클 경기(이름을 까먹었는데, 뚜르 드 프랑스던가.. 암튼 세계 최고의 로드 사이클 경기이다.)를 하고 있어서 경찰들이 길 다 막아놓고 펜스치고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개선문 쪽으로 계속 걸어올라가면서 경기를 봤는데, 계속 사이클 선수들이 지나가는건 아니고 간간히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 함성 소리로 알 수 있었다. 근데, 역시 최고의 선수들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스위스에서 스포츠 용품 가게의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평균 속도가 40 km/h가 넘었다. 나는 자전거 타면 겨우 평균 17 km/h ㅠ.ㅠ) 어렵사리 경주 중인 선수들을 사진 찍고 조금 더 걸어가니 콩코드 광장에 도착했다.
콩코드 광장에는 가운데 우뚝 솟은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자전거 경주 때문에 주변을 다 막아놓고 있어서 오벨리스크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자전거 경주 구경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콩코드 광장 주변을 지나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콩코드 광장부터 개선문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를 처음에는 조금 포기하고 뒷길로 들어가 한참 가다가 샹젤리제 거리로 접어들었다.
원래 그런건지, 자전거 경주 구경하는 인파 때문인지, 샹젤리제 거리는 난장판이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굴러다니고,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고. 텔레비전에서 보던 그런 샹젤리제 거리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냥 사람들을 헤치며 바쁘 걸은 후에 개선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개선문은 참 컸다. 나폴레옹이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데, 개선문의 각 면에는 각 종 부조가 조각되어있었다. 올라가 볼 수도 있다는데, 돈도 없고, 힘들고 해서 그냥 밑에서 쉬었다. 개선문에서 바라본 샹젤리제 거리를 사진에 남겼다.
바로 메트로 역으로 갔다. 이제 너무 피곤해서 걸을 힘이 없었다. 지하철을 잡아타고 비몽사몽간에 잘 갈아탄 후 민박집에 들어갔다.
우선 샤워를 했다. 거의 이틀동안 샤워를 못 했더니(자의가 아니었다. 여행하다보면 다 이런 경우가 생기게 된다.) 샤워를 하고 나니까 너무 개운했다. 입었던 옷은 간단하게 손빨래로 해결하고 널어두었다.
저녁식사가 시작되었다. 주인 아줌마(라고 하긴 젊던데... 주인 누나. ^^;)가 조선족(한인 민박의 상당수가 조선족이 운영하는 민박집이다.)이어서 한국 음식 맛과 똑같지는 않아도 그래도 매우 유사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으니 마냥 행복했다. 저녁도 두 그릇 뚝딱~! 원래 계획은 저녁 먹고 다시 야경 보러 나가는 것이었지만 밀려오는 피곤을 어찌할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웠더니 스르르 감기는 눈. -.-
눈을 떠 봤더니 밤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밖은 아직 해가 다 떨어지지 않아서 황혼이 생기고 있었다. 나갈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푹 쉬자 생각하고 새로 만난 민박집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트랙에서 조금 기다린 후에야 열차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으로 타보는 쿠셋. 그냥 컴파트먼트 크기의 객실에 3층으로 침대가 놓여있어서 여섯 명이 잘 수 있도록 되어있는 구조였다. 머,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마는, 그래도 등 대고 누워 잘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내가 들어간 곳은 모두 한국사람들이 들어왔다. 다른 칸에도 한국사람들이 무지 많았는데, 아무래도 단체 호텔팩 혹은, 단체 배낭여행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서로 이야기도 좀 하고, 짐 정리, 침대 정리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가 크지 않아서 키큰 사람들은 불편할 듯 싶었다. 조금 있으려니까 기차 타기 전 플랫폼에서 잠시 이야기 했던 아저씨께서 찾아오셨다. 아들과 함께 짧게(8일) 여행 하는 중이셨는데, 여행사에서 하두 겁을 많이 주어서 그런지 쿠셋인데도 안심이 안 된다고 그러셔서 쇠사슬 빌려드린다고 했더니, 그 칸에 아무도 없다고 더 걱정 된다고 하시면서 쇠사슬을 빌리러 오셨다. 머, 나는 쓸 일이 없으니까 기꺼이 빌려드리고 잠에 빠져들었다.
잠깐 자고 있는데, 차장이 들어와서 유레일와 예약표를 확인했다. 듣기로는 유레일과 여권을 가져간다고 하더니 그냥 확인만하고 가버렸다. 그러고는 달리는 기차에서 다시 잠 속으로...
문을 두드리며 10분 남았다는 소리가 들리길래 벌떡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빨리 일어나야 세수라도 하쥐. 한국 사람들이 외국사람들보다 훨씬 깨끗(?)해서 화장실을 많이 쓰는데, 여자들 들어가면 끝도 한도 없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바로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세수만 하고 나왔다.
기차가 멈추고 배낭을 들고 드디어 프랑스 땅을 밟았다. 말로만 듣던 예술의 나라, 프랑스. ^^; 근데 역시 듣던데로 역도 무지 지저분했다. -.-
우선 예약해던 민박집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카드가 없어서 전화기 앞에서 있다가 한국인 한 분이 전화를 하시길래 한 번만 쓰겠다고 부탁해 전화를 했다.(제일 싼 전화카드가 50도수 짜리 50 프랑이었다. 아무래도 50 프랑치 전화 안 쓸 것 같아서...) 11호선 종점에 와서 다시 전화를 하라고 해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메트로역에 내려갔다. 표를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쇠사슬 빌려가셨던 아저씨께서 고맙다면서 2일권 표를 한 장 주셨다. 작년에 산건데 될지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되면 잘 쓰겠다고 말씀드리고 받아넣었다. 창구에서 물어보니 불친절한 프랑스 여자. --+ 작년에 산건데 지금 쓸 수 있냐고 물었더니, 뭐라뭐라 말 하다가 What do you want?라고 하는게 아닌가. 참.. 모르는 외국인이 물어봤는데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원하는게 뭐냐니. -.- 암튼 표를 넣어보니 동작하는게 아닌가. ^^ 1~5 zone을 이틀동안 무제한으로 쓰는 패스였는데 무려 180여 프랑이나 하는 넘이었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ㅠ.ㅠ
파리의 지하철을 이틀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표
파리의 지하철에 들어갔다. 듣던데로 찌린내가... -.- 지하철 역도, 지하철 차량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아주 작았는데도, 이상하게 우리나라보다 붐비지 않았다. 아, 또 다른 점은 지하철에 쇠바퀴만 있는게 아니라 고무바퀴도 달려있었다. 신기신기... 민박집에서 오라는대로 갔더니 우체국이 나왔다. 여기서 전화를 해야 하는데, 역시 전화카드가 없었다. 전화를 하던 프랑스 아저씨에게 다시 부탁..은 아니고 전화카드 어디서 사느냐고 돌려 물었더니만 파리 시내 전화할거며는 자기 전화카드 쓰라면서 빌려주었다. 민박집에 전화를 했더니 마중나온다면서 기다리라고 했다. 잠시 우체국 앞에서 파리 시내를 구경(할 것도 없었다. 일욜이라 문 연 상점도 하나 없고. -.-)하다보니 금방 나오셨다.
프랑스의 전화카드. 여행 당시 '뚜르드 프랑스' 대회 중이라 이런 도안이 되어있었다.
민박집에 들어갔다. 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있는 아파트 9층(우리나라식으로는 10층)이었다. 앞에 슈퍼도 있고... ^^ 아침을 얻어먹을 수 있을까 했었는데, 아침도 주시고... 이야기 들어보니 저녁도 주신다고 했다. 아침을 맛있게 먹고 잠시 짐 정리 하다가 루브르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왜냐... 루브르는 일욜에 30 프랑이거든.(평일은 45 프랑. 평일도 세 시 이후 입장은 30 프랑. 근데 6시에 닫으니까 제대로 못 본다.)
루브르 박물관 입장권
지하철을 타고 루브르역에 갔다. 지상으로 올라오니까 바로 앞에 루브르 궁이 보였다. 지도에 보니까 루브르 궁 지나 루브르 박물관(원래 박물관도 궁이었다.)으로 갔더니 그 유명한 유리 피라미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 주욱 늘어선,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우선 유리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사진 한 방 찍고, 줄 뒤에 가 섰다. 보니까 계속 입장 시키는게 아니라 일정 인원을 입장시키고 다시 한참 안 들여보내다가 다시 입장시키고 있었다. 그래도 앞에 서 계시던 한국인 아저씨(영국서 일 하시는데 휴가차 파리에... 영국서 공부나 일 하다가 대륙 여행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랑 이야기 하다보니 지루한 줄 모르고 기다리다 들어갈 수 있었다.
그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
유리 피라미드 안에서는 소지품 검사(바티칸도 하더니 여기도. -.-)를 했다. 나랑 그 형이랑 스위스에서 샀던 칼이 걸려서 보관해 두고 들어갔다. 밑에서는 입장권을 사야했다. 일요일이라 30 프랑. 50프랑 지폐를 내고 One Ticket, please 했더니 30 프랑짜리 표와 거스름돈을 주었다. 입장권은 기대했던 것에 미치치 못했다. 머, 유명한 그림(예를 들어 모나리자, 혹은 나폴레옹 대관식 등)이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달랑 글만. -.-
표를 내고(표 내는 곳이 영어로 Ticket Control이다.) 들어갔더니만 어디서부터 봐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우선 바로 보인 조각품을을 보았다. 어찌나 조각을 잘 했는지 거친 돌이 매끄러운 사람 피부처럼 보이고, 표정도 살아있고, 역동적인 동작들... 정말 멋있었다. 하도 전시물이 많으니까(이 많은 전시물의 몇 배가 지하 보관실에 있다니, 정말 엄청나게 많다.) 조각들 살짝 둘러보는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보고 쉬고, 보고 쉬고... 그러다가 같이 들어왔던 형이랑 떨어져버렸다. 찾으려고 20여분 헤매었는데, 그 넓은 곳에서 찾을 수 있어야쥐. 결국 한참 찾아 헤매다가 포기하고 혼자 돌아다녔다. 다음으로 간 곳은 나폴레옹 아파트였다.
루브르에서 나폴레옹 3세(던가??)가 살았던 곳을 복원해 두었는데 이거 화려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고는 너무 피곤해서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일어나서 닥치는대로 보기로 했다. 모나리자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니케상도 보고, 나폴레옹 대관식, 메듀스호의 땟목,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그랑 오달리스크, 이것 말고도 이름은 기억 못 하지만 유명한 그림들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다빈치의 모나리자.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인지 그다지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머, 별로 감흥은 없었는데, 그 유명한 그림을 직접 두 눈으로 봤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다. 다시 돌아나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ㅠ.ㅠ 사람 잘 안다니는 곳의 벤치에 누워 자다가 직원이 깨워서 다시 일어나고. ^^;(루브르에서 잠 잔 사람은 아마 프랑스 황제 이후에 평민으로는 처음이 아닐런지...) 나중에는 하도 피곤하고 힘들어서 설렁설렁 봤는데도 너무 커서 다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결국 4시 20분 쯤 밖으로 나왔다. 근데, 엇.. 화장실. 그래서 다시 박물관에 들어가(루브르는 표 한 번 사면 하루 중일 들락날락 할 수 있다.) 볼 일 보고 나오다가 Cyber Louvre란 곳게 갔다. 루브르 DVD를 해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피곤해서 못 봤던 작품들을 컴퓨터로 찾아보고 나왔다.
루브르에서 개선문 쪽으로 가보기로 해다. 우선 튀를리 공원이 나왔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데 한 쪽에 사람들이 엄청 모여있어서 가봤더니 사이클 경기(이름을 까먹었는데, 뚜르 드 프랑스던가.. 암튼 세계 최고의 로드 사이클 경기이다.)를 하고 있어서 경찰들이 길 다 막아놓고 펜스치고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개선문 쪽으로 계속 걸어올라가면서 경기를 봤는데, 계속 사이클 선수들이 지나가는건 아니고 간간히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 함성 소리로 알 수 있었다. 근데, 역시 최고의 선수들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었다.(스위스에서 스포츠 용품 가게의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평균 속도가 40 km/h가 넘었다. 나는 자전거 타면 겨우 평균 17 km/h ㅠ.ㅠ) 어렵사리 경주 중인 선수들을 사진 찍고 조금 더 걸어가니 콩코드 광장에 도착했다.
우연히 뚜르드 프랑스 마지막 결승 날 파리에 와서 직접 볼 수 있었다.
콩코드 광장에는 가운데 우뚝 솟은 오벨리스크가 있는데, 자전거 경주 때문에 주변을 다 막아놓고 있어서 오벨리스크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자전거 경주 구경하는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콩코드 광장 주변을 지나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콩코드 광장부터 개선문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를 처음에는 조금 포기하고 뒷길로 들어가 한참 가다가 샹젤리제 거리로 접어들었다.
원래 그런건지, 자전거 경주 구경하는 인파 때문인지, 샹젤리제 거리는 난장판이었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굴러다니고,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고. 텔레비전에서 보던 그런 샹젤리제 거리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냥 사람들을 헤치며 바쁘 걸은 후에 개선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샹젤리제 거리. 뚜르드 프랑스 결승날과 겹쳐서 그런지 인산인해다.
개선문 앞에서도 한 방 찍고!!
개선문은 참 컸다. 나폴레옹이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데, 개선문의 각 면에는 각 종 부조가 조각되어있었다. 올라가 볼 수도 있다는데, 돈도 없고, 힘들고 해서 그냥 밑에서 쉬었다. 개선문에서 바라본 샹젤리제 거리를 사진에 남겼다.
개선문에서 바라본 샹젤리제 거리
바로 메트로 역으로 갔다. 이제 너무 피곤해서 걸을 힘이 없었다. 지하철을 잡아타고 비몽사몽간에 잘 갈아탄 후 민박집에 들어갔다.
우선 샤워를 했다. 거의 이틀동안 샤워를 못 했더니(자의가 아니었다. 여행하다보면 다 이런 경우가 생기게 된다.) 샤워를 하고 나니까 너무 개운했다. 입었던 옷은 간단하게 손빨래로 해결하고 널어두었다.
저녁식사가 시작되었다. 주인 아줌마(라고 하긴 젊던데... 주인 누나. ^^;)가 조선족(한인 민박의 상당수가 조선족이 운영하는 민박집이다.)이어서 한국 음식 맛과 똑같지는 않아도 그래도 매우 유사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으니 마냥 행복했다. 저녁도 두 그릇 뚝딱~! 원래 계획은 저녁 먹고 다시 야경 보러 나가는 것이었지만 밀려오는 피곤을 어찌할 수 없었다. 침대에 누웠더니 스르르 감기는 눈. -.-
눈을 떠 봤더니 밤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밖은 아직 해가 다 떨어지지 않아서 황혼이 생기고 있었다. 나갈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푹 쉬자 생각하고 새로 만난 민박집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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