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한지가 몇 년 되지 않은 용인자연휴양림. 2년차 봄엔가 나들이 삼아 갔다가, 매표소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차들에 놀라고, 겨우겨우 기다려 들어가서 가득 있던 사람들에 놀라고, 당시 한창 새벽별 보기 운동 중이었기에, 그 더운 봄날 유진이와 색시를 내버려두고, 어디 구석에 대자로 뻗어 자다 나온 기억이 있는 곳. 수도권에 있고, 시설 깨끗하고, 괜찮아서 인기가 매우 많은 곳으로, 숙박도 가능한데, 용인 시민 우선 배정이라 타지 사람들에게 기회 오기가 쉽지 않다. 이런 곳을 색시가 눈여겨 보고 있다가, 내 봄휴가에 맞추어 취소된 한 곳을 극적으로 예약하여 온가족이 가게 되었다. 예약했던 곳은 가마골2로 10인까지 갈 수 있어, 부모님과 조카까지 총 어른 4, 아이 2이 가기로 했다.
허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가 있기로 한 날들 내내 비. -_-) 비를 뚫고 아버지와 만나 승용차 두 대로 이동하였다. 다행히 평일인데다, 비까지 오니 숙박하려는 사람들 말고는 입장객이 전혀 없어 붐비지 않았다. 일단 짐 풀고 우중 산책 시작.
비가 부슬부슬 오지만 일단 산책 시작! | 사이 좋은 사촌 남매 | 놀이터에서 젊음을 불태움! |
다행히 한 시간 정도 비가 살짝 그쳐서 아이들 사촌 남매 둘이서 비에 젖은 놀이터를 뛰어다니며 놀았다. 높은 곳 오르기를 살짝 무서워 하는 유진이었지만, 확실히 동생이라도 남자애와 함께 놀다보니 과감하게 동생을 따라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남자아이의 대범함을 따라 갈 수는 없었다. :)
아이들이 열심히 뛰어 노는 것을 잠깐 감상하다가 어머니와 색시는 숙소로 돌아가 저녁 준비를 시작하시고, 나랑 아버지와 함께 아이들과 좀더 놀다가 숙소로 돌아와 불 피울 준비를 하였다. 재작년 봄휴가 때 숯불 피우기에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을 딛고 이번에는 날이 눅눅한데도 불구하고 잘 붙였다. 쇠고기 한 근, 돼지고기 한 근이었나? 아무튼, 쇠고기부터 굽기 시작하는데, 이 녀석들이 꽤 잘 먹는다. 작게 잘라주었더니만, 고기 익기가 무섭게 홀라당 다 먹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 덕분에 고생 덜 하고 고기 먹이고, 반찬과 함께 밥 좀 더 먹이고 아이들 식사는 끝!
손이 엉키면서까지 열심히 먹음
일찍 식사 마치신 아버지께서 아이들 전담마크 해 주시는 동안 어머니와 색시, 그리고 내가 먹었다. 고기가 좋기도 했지만, 밖에서 숯불에 구워먹는 맛은 정말 끝내준다. 다이어트는 저멀리... (ㅠㅠ) 맥주도 한 캔 마시고, 불 옆에서 내내 고기 구웠더니, 얼굴은 불덩이. :) 밥 다 먹고 아버지와 아주 오랜만에 이야기도 조금 나누었다.
하루 종일 노느라 피곤했을 어린이 친구들이 일찍 자주기를 기대했건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8시부터 재우기 시작했는데,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건지 둘 다 잠에 들지를 못 했다. 겨우겨우 유진이가 10시 직전에, 세준이는 10시 40분이나 되어서야 잠자기 시작하여 평화가 찾아왔다. :) 그 뒤로는 부모님과 우리 내외가 모여 앉아 과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잤다.
유진이의 재잘거리는 소리에 눈 떠 보니 아침. 부지런한 어머니와 색시가 차려놓은 아침 밥상을 뚝딱 해치우고 아침 산책에 나섰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 사이 좋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우산 하나 같이 쓰겠다며 서로 실갱이 하는 중. :) | 폭포를 감상하는 세준이와 좀이 쑤시는 유진이 |
산책 마치고 돌아와 짐 정리 하고 나니 퇴실 시각이 다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오리역 근처의 해물짬뽕이 유명하다는 집에 들러 부모님 대접해 드리려 하였으나, 어느 새 아버지께서 계산해 버리셔서 얻어먹고 말았다.
아마 부모님 모시고 처음으로 여행해 보았나보다. 아무래도 시댁 식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불편했을텐데, 먼저 같이 가자고 말 해준 색시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p.s. 그러고보니 2011년 봄휴가 때도, 2012년 봄휴가 때도, 그리고 올해도 모두 비가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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