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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추석에 병원 지키기 사실 큰 기대도 하지 않았던 것이긴 하지만, 막상 추석 연휴 내내 당직이라 병원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고 나니 참으로 허전한 느낌이 든다. 연휴 내내 산부인과 병동 당직이며, 연휴를 위해 상당수의 환자들이 퇴원했고 추가 입원이 없으니 병동이 조용해서 큰 일이나 바쁜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연휴 마지막 날인 내일 밤과 모래 새벽에 신관 응급실 당직이라 조금 떨고 있다. 당직실에 붙잡혀 밖에 나가지도 못 하고 있자니 감옥이 따로 없다는 기분이 든다. 그나마, 일반적인 주말이라면 가까운 할인매장에 잠시 장이라도 보러 가겠는데, 추석 당일이다보니 문 여는 곳이 없어 갈 곳도 없다. 탄천 풍경 구경이나 해야 하나... :) 아까 아침에 색시랑 영상통화 하면서 유진이도 보고, 차례 마친 부모님과 숙부네 식구들.. 더보기
1년간의 실습, 이제 끝 아직 내일 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일은 아침 회진 후 외과의 포스트테스트만 보고는 끝이기 때문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스크럽하고 옵져하는 것은 오늘로 끝이남으로써 지난 1년간의 실습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1. 내과 아무 것도 모르는 첫 실습 과목이어서 더욱 힘들고 어려웠었다. 게다가, 프리라운딩과 회진 시간 등이 어찌나 길던지, 만날 강의실에서 자다가 하루의 반 이상을 서 있으려니 허리, 다리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가장 긴장을 많이 했던 때라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말도 잘 듣고, 숙제하느라 밤 늦게 집에 오기도 많이 했던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돌았는지 생각도 나지 않고 머나먼 이야기만 같다. 물론 내과 돌 때도 그런 건 없었지만, 지금은 내과적 사고방식에 머리에 전혀 남아있지 않.. 더보기
자화상 shot by yawooya 더보기
우정, Friendship 주변 사람들 사진을 찍다보면, 대부분 첫 셔터를 눌렀을 때 흔들리고 불안한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경우가 많다. 우선 카메라 꺼내자마자 찍다보니 찍히는 사람들도 평상시 모습이 많이 남아있고 긴장을 하기 전이기 때문이다. 허나, 이 사진처럼 흔들렸다고 해서 다시 셔터를 누르면 그 짧은 2~3초 사이에 찍히는 사람들의 표정은 굳어버린다. 솔직히 준프로급의 모델이 아니고서야 카메라 렌즈가 나를 쳐다보고 있을 때 긴장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아무튼, 이런 연유로 흔들렸지만 찍히는 사람의 생생한 표정과 나와의 관계가 잘 담겨있는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든다. 더보기
올해 마지막 실습, 외과 내일부터 올해의 마지막 실습인 외과 실습이 시작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6주 중 첫 주를 강남에 가게 되어서, 지난 산부인과 실습에 이어 7주 연속 강남으로 가게 되었다. 우선 강남에서의 외과 스케쥴은 크게 무리되는 부분이 없어보이지만, 분당으로 돌아오고 나서가 문제. 힘들다는 교수님은 다 거쳐가야 하는 스케쥴이다. (ㅠㅠ) 게다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이 몸만 힘들다는 외과가 끝나자마자, 이번 1년을 제대로 마무리 해 주어야 하는 임상종합평가가 기다리고 있다보니, 외과 실습 도는 내내 마음의 부담이 클 듯 하다. 이제는 공부를 시작해야 할 타이밍인데, 몸이 힘들어 집에 돌아가면 쓰러져 자기 바쁘다고 하는 외과를 돌아야 하니, 참으로 착잡하다. 그래도 어쩌랴.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것.. 더보기
산부인과 실습 마지막 날 오늘로서 6주 동안의 산부인과 실습이 끝났다. 여성연구소/구미파견/분만실/외래참관을 각각 1주씩 하고 마지막으로 수술실 2주를 돌면서, 첫 날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산부인과란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여러가지 연유로 산부인과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전국적으로 부족하다는 것도 알았고, 나쁜 병 걸리지 않도록 미리미리 검진 받아야 하는 것도 알았다. 제일 마지막에 돌아서 그런지 수술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데,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서 수술방에서 어리버리 하고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수술실 환경에 적응도 되고 눈치껏 교수님과 선생님을 도울 때도 있어서 속으로 뿌듯해 하고 막 그랬다. :) 그나저나,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는 것인지... 하루는 수술실 스테.. 더보기
정말 불쌍한 우리 레지던트 선생님 어느 과든 안 힘든 과가 있으며, 어느 과를 하더라도 1년차, 2년차는 다 힘들기 마련이라고는 하지만, 오늘 수술방에서 만난 2년차 선생님의 상태는 그야말로 안습 상황이었다. 어제 당직이셨던 모양인데, 아침에 산부인과 전체 컨퍼런스를 하는 자리에서 슬라이드를 넘기게 되셨다. 몇 장 잘 넘어가다가, 슬라이드가 묵묵부답. 선생님께서 졸고 계셨다. (ㅠㅠ) 어렵사리 회의를 마치고 수술방에 가보았더니, 수술방 게시판에 적혀있는 수술 목록 중 새벽 2시에 시작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이 있었다. 회복실 간호차트를 살펴보니, 수술이 2시에 시작되어 4시가 다 되어 끝난 모양이었다. 전날 밤에도 당직이라고 쉬지도 못하고 일 하셨을텐데, 새벽에 수술까지 하시고, 아침에 다시 회의 준비 및 수술 준비까지... 게다가, 아침.. 더보기
산부인과 외래 참관 이번 주 나의 스케쥴은 산부인과 외래 참관이다. 학과 수업이 있는 금요일 오후와 원래 스케쥴이 따로 없는 토요일 오전을 빼고, 매일 오전/오후로 나누어 총 아홉번 외래 참관을 가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오늘. 첫 참관은 산과 C 교수님의 외래방에서 이루어졌다. 시간에 맞추어 가니 교수님께서 어서 들어오라고 반겨주셨다. 교수님 뒷 자리에 앉아 교수님께서 환자 보시는 장면을 열심히 보았다. 주로, 출산 전 검진이나 출산 후 검진이었고 그래서 생식기를 봐야 하는데, 점차로 인권이나 프라이버시에 대한 개념이 강해지다보니 남자인 나는 검사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책으로 읽어보고,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라 하지 않았던가.. 더보기
첫 수술, 첫 분만 그 동안 주로 내과 계열 실습을 돌아와서 수술방엔 들어가 볼 일이 거의 없었다. 내과 돌 때 Stem Cell Harvest나 Peritoneal Dialysis Catheter Insertion을 참관한 적은 있었으나, 직접 스크럽(Scrub, 직접 수술에 참여함)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이번 주는 분만실에서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추석 연휴 직후 수술이 많이 잡힌 월요일에 분만 하나 제대로 보기도 전에 바로 옆에 있는 수술실에 수술이 넘쳐나서 일손이 부족하여, 분만실 PK인 나도 긴급 투여되었다. 이전 조원들로부터 수술실 행동요령이나 손 씻는 법, 가운 입는 법이나 장갑 끼는 법 등을 인계 받기는 했지만, 해 본적은 없었기에 사뭇 긴장되기도 했다. 레지던트 선생님 따라 열심히 손 씻고 수술방에 들.. 더보기
불임센터의 어느 환자 엊그제, 환자의 차트를 봤더니 나이가 24세 10개월이란다. 보통 30대 중반이나 40대 초반의 환자가 대부분인 불임센터에 20대 중반의 환자가 오다니 신기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이미 두 차례의 인공수정을 시도했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한다. 환자는 시술실에 들어올 때부터 연신 교수님을 찾았다. '선생님, 잘 부탁드려요. 잘 해 주세요.' 교수님을 발견하고는 끊임없이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정맥 주사를 통해 마취제가 들어가 의식이 흐려질 때도 되었는데도 불분명한 발음으로 '션생님, 잘 부탁드려요.'라고 계속 이야기 했다. 결국, 원할한 시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취제를 조금 더 써야 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얼마나 간절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그렇고 자기도 .. 더보기
소아과 끝, 산부인과 시작 어제 실습평가서와 체크리스트 등의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끝으로 소아과 실습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방학 3주가 중간에 들어있어서 총 6주의 기간이 9주로 늘어난 것처럼 느껴진다. 7월부터 9월까지 소아과에 있었더니 근거도 없이 그냥 소아과 병동이 편해졌다. 과의 특성 상 그런 것인지 교수님들과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인간으로 대해 주시고 좋았다. :) 특히, 아이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너무 많이 아파 마음이 편치 않게 만드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는 아이인지라 그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일부터는 산부인과. 총 6주의 실습기간이다. 8명 조원 중 세 명은 강남으로, 다섯 명은 분당으로 실습을 가게 되는데, 나는 강남으로 가게 되었다. 일찍 끝난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서, 출퇴근이 좀 불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