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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이야기

마주이야기 - 그냥 여기니까 여기지 매우 활동적인 유진이를 한 자리에 잡아둘 요량으로 색시가 구입했던 퍼즐. 자주 하지는 않지만, 한 번 빠져들면 꽤 여러 퍼즐을 한 자리에서 해 버린다. 물론, 아기 때는 10피스 정도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104피스 퍼즐까지 혼자 마무리 하는 경지에 다달았다. 쏙쏙 제자리를 찾아 맞추는 것이 신기했던 엄마... 엄마: 우와~ 엄마가 도와주지 않아도 유진이가 잘 맞추네?유진: (퍼즐 맞추느라 대꾸도 없다.)엄마: (퍼즐 조각 하나를 잡고) 이거 어디지?유진: (퍼즐 맞추는데 귀찮다는 듯) 응, 이거 여기야.엄마: (신통방통하여) 어떻게 알았어?유진: 응, 그냥 여기니까 여기지. 4:00부터 보시길... 마치 장금이가 홍시 맛을 알아낸 것처럼, 퍼즐 자리가 그 자리인 것을 왜 물어보냐는 유진이.. :D 더보기
마주이야기 - 엄마가 남이야? 유진이가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같이 놀다가도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빼앗아 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몰펀으로 물고기 여러마리 만들어서 낚시 놀이도 하고, 요리 놀이도 하다가, 나나 색시가 큰 걸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자기꺼보다 크니까 얼른 두 개를 바꾸는거다. 어제도 그랬다는데... 유진: (엄마의 물고기가 큰 걸 보고 잽싸게 자기꺼랑 바꾼다.)엄마: 유진아, 그 물고기 엄마꺼잖아.유진: 아니, 내꺼야.엄마: 엄마가 처음에 그 물고기 골랐잖아. 이거(작은 물고기) 네꺼잖아.유진: 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엄마꺼랑 바꿨어.엄마: 유진아, 남의 것은 가져가는 것이 아니야.유진: 엄마가 남이야? 더보기
마주이야기 - 밖에 침대가 있어? 처가에 가면 유진이가 장모님과 처제랑도 잘 노니까 색시가 종종 간다. 다행히 멀지 않아 마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으니 좋고. 이번 주말에도 미리 가서 처가에 있었는데, 아뿔싸, 처제가 1박 2일로 여행을 가버린 것... 엄마: 이모 오늘 선생님 친구들이랑 여행 갔어.유진: 그래서 이모가 장갑도 가져가고, 모자도 가져가고, 충전기도 가져갔지?엄마: 응, 맞아. 이모 오늘 안 들어와. 밖에서 자고 와.유진: 밖에 침대가 있어?엄마: :D 더보기
마주이야기 - 스무살이 되면 엄마 옷 사줄거다 유진이에게 언니란 선망의 대상이다. 놀이터에서 멋지게 뛰어놀고, 자기가 못 하는 것을 다 잘 하는데다, 키도 크고, 달리기도 잘 하니 말이다. 지금 유진이가 네 살이라서, 다섯 살이나 여섯 살 언니들 따라다니며 노는 걸 좋아하는데, 열 살 언니는 꽤 큰 언니로, 스무살 언니는 어른의 대명사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스무살이 되면 뭐 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유진: 엄마, 나 스무살이 되면 엄마 옷 사줄거다~엄마: 정말? 유진아, 고마워. :) 엄마 안아줘.유진: (엄마를 꼬옥 안아준다.)엄마: 그런데, 유진이 돈 있어?유진: 아니!엄마: 그러면, 무슨 돈으로 옷 사줄거야?유진: 카드가 있잖아.엄마: 무슨 카드?유진: 엄마 지갑 속에서 카드를 꺼내서 사줄거야.엄마, 아빠: (멘붕 표정으로) 그.. 더보기
마주이야기 - 열 번이 많지 두 돌 즈음부터였나? 하나 둘 숫자를 세기 시작하더니, 열까지는 잘 센지가 꽤 되었다. 물론, 옆에서 지켜보면 여섯 일곱 여덟, 이 부분이 어려운지 셋 중 하나, 특히 일곱이나 여덟을 빼놓고 넘어가서, 열을 세었는데 손가락이 하나 남을 때도 많았다. :) 아무튼, 놀면서 숫자 세는 것도 같이 하였더니만, 이제는 꽤 센다. 지난 여름에는 허리둘레 측정용 줄자를 가지고 예순까지 함께 세어보기도 했다. 아무튼, 숫자가 크고 작은 것도 점점 알아가고 있는데... 아빠: 우리 뭐 하고 놀까?유진: 음...아빠: 책 읽을까? 아빠가 요즘 책 못 읽어줘서 책 읽어주고 싶어.유진: 그래! 좋아!아빠: 그럼, 몇 권 읽을까? (많이 읽으면 힘드니까) 세 권?유진: 아니! 다섯 권.아빠: (엄살을 피우며) 다섯 권은 너무.. 더보기
마주이야기 - 나도 엄마랑 말 안 할거야 유진이가 하는 여러 습관 중 여기저기 긁는 습관이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엉덩이를 하도 긁어서 상처가 아물 날이 없다. 어제는 하도 긁어서 색시가 속상해서 이야기를 했다는데... 엄마: 유진이가 엉덩이 긁어서 엄마 유진이랑 말 안 할거야.유진: 나도 엄마랑 말 안 할거야. '엄마, 보고 싶어요.', '엄마, 사랑해요.'는 할건데, '엄마, 배고파요.'는 안 할거야.엄마: 엄마는 유진이가 긁어서 속상해서 그렇게 얘기한거야. 미안해, 유진아.유진: 알겠어. 더보기
마주이야기 - 고모, 식당에서는 앉아서 먹어야 하는거죠? 오늘 저녁은 동생네 식구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어머니 생신 기념 저녁 식사를 했다. 부모님댁에서 멀지 않은 파스타와 피자 파는 곳으로 정했고, 우리는 미리 부모님댁에 가서 놀다가 식당에서 동생네와 합류하기로 했다. 유진이는 오랜만에 고종사촌동생들 만나는 것에 설레였는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할머니댁에 가자고 노래를 불렀는데... 동생들 만나면 꼭 누나, 언니 티를 내는 유진이가.... 유진: (저쪽에 앉은 세준(사촌동생)이를 유심히 바라본다.)고모: (세준이가 가만히 있지 않자 주의를 주느라 정신 없다.)유진: (고모가 정신 없는 것도 모르고) 고모, 식당에서는 앉아서 먹어야 하는거죠?고모: (정신이 없어서 유진이가 말 하는 것을 못 들었다.)아빠: 유진아, 고모가 세준이랑 이야기 하느라 유진이가 이야기.. 더보기
마주이야기 - 아빠, 닭고기 사주세요 오늘 드디어 몇 주만에 토요일 점심 식사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평일이야 뭐 아예 얼굴 보기도 힘드니, 밥 같이 먹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말이다. 게다가, 오늘 아파트 우리 동 수도 공사를 해서 물도 안 나온다고 하여 겸사겸사 나가서 점심 먹자고 색시에게 전화 했다. 아빠: (이러저러해서) 나가서 점심 먹을까?엄마: 그래. :) 뭐 먹을까?아빠: 유진이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보자.엄마: (유진이에게) 유진아, 아빠가 점심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신다.유진: (수화기 너머 아빠에게도 들리도록) 아빠, 닭고기 사주세요~~~~아빠, 엄마: (웃음)아빠: 알았어요. 닭고기 사줄게요.유진: 네~~아빠: 그런데, 유진이 오리고기 더 좋아하지 않나? 오리 먹을까?엄마: (유진이에게) 유진아, 오리고기.. 더보기
마주이야기 - 난 과자 두 개 씩만 먹으면 된다니까 매주 수요일은 유진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체육활동을 하기에 체육복을 입고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자주 입는 것도 아니고 이런 옷들의 질이 좋을리가 없어서 그런지, 유진이가 안 입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 아침에도 그랬다는데.... 엄마: 어린이집에 씩씩하게 다녀오면 과자 두 개 줄게.유진: 응엄마: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체육복 입고 가자.유진: (싫은 표정 지으며) 체육복 입기 싫어.엄마: 체육복 입고 어린이집 다녀오면 과자 세 개 줄게.유진: 아니야, 난 두 개 씩만 먹으면 된다니까. 더보기
마주이야기 - 난 고기는 싫어 항상 밥을 잘 먹는 아이가 있을까? 우리 유진이도 잘 먹을 때는 참 잘 먹지만, 상당한 확율로는 밥 먹는 걸 싫어한다. 더 맛있는 것이 많으니까. -_-;; 그래서, 언니나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의 심리를 이용하여, 밥을 잘 먹어야 언니도 되고 어른도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해 주며 어르고 달래서 먹이기도 한다. 가끔 밖에 나가 놀다가 언니들을 만나면 이런 내용을 직접 확인하라고 언니한테 가서 뭐 먹고 컸는지 물어보자고 등 떠밀기도 하는데... 언니1, 2, 3, 4: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하며 노느라 누가 접근 중인지 모른다.)유진: (언니들에게서 조금 떨어져) 언니, 뭐 먹고 컸어?언니1, 2, 3, 4: (유진이의 질문을 듣기는 커녕, 다가온지도 모르고 있다.)아빠: 언니들에게 더 가까이 가서 물.. 더보기
마주이야기 - 엄마는 왜 청바지에 구두 신어? 아이가 좀 크고 머리가 굵어지다보니, 자기가 원하는대로 옷을 입고 신발을 신겠다고 할 때가 많다. 색시와 다른 식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예쁜 옷과 신발들로 꾸며주고 싶어도,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은 그게 아니라고 해 버리니... 아무튼, 한 여름에 맨발로 크록스 신발 신으면 좋으련만, 두툼한 겨울용 양말에 운동화를 신겠다고 하니 속이 터진다. :) 한 번은 치마에다가도 그래서, 치마에는 구두를 신는 것이라고 알려준 적이 있었는데... 엄마: (구두를 신으며) 자 이제 나가자.유진: (엄마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엄마아!엄마: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왜?유진: 엄마 옷을 잘못 입었잖아!엄마: 뭘?유진: 엄마가 치마 입을 때만 구두 신는다고 했잖아.엄마: 그랬지.유진: 그런데, 엄마는 왜 청바지에 구두 신어?.. 더보기
마주이야기 - 나는 Man이 아닌데? 요즘 아이에게 영어 좀 익숙하게 해 보겠다고, 가끔씩 짤막한 영어로 유진이에게 말 할 때가 있다. 그럼, 이 녀석이 신통하게도 'OK!' 혹은 'No~' 정도는 하기도 한다. 아빠: (손 씻고 세수 하자며) Come on, man~유진: (들은 척도 안 하며, 하던 놀이 계속)아빠: 유진아, 아빠랑 손 씻고 세수 하기로 했잖아.유진: 아빠, 나는 Man이 아닌데?아빠: Man이 누군데?유진: 남자 어른.아빠: 그럼 유진이는?유진: Girl~~아빠: Come on, girl~유진: OK! 더보기
마주이야기 - 반성하세요 우리는 아이가 반복되는 경고에도 나쁜 행동을 계속할 경우 '반성'이라는 의미로 타임아웃을 종종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색시가 나에게 휴대폰 많이 보지 말라고 했고, 나는 알았다고 대답한 후에도 계속 휴대폰을 보고 있었더니만.... 유진: (자못 심각한 표정과 목소리로) 아빠, 반성하세요!아빠: 왜? 아빠 잘못 한 것 있어?유진: (계속 심각한 표정과 목소리로) 엄마가 휴대폰 보지 말라고 했죠?아빠: 네.유진: (계속 심각한 표정과 목소리로) 그런데 아빠는 계속 휴대폰 봤죠?아빠: 네.유진: (계속 심각한 표정과 목소리로) 잘 했어요? 잘못 했어요?아빠: 잘못 했어요.유진: (계속 심각한 표정과 목소리로) 그러니까 여기서 벽 보고 반성하세요.아빠: (유진이에게 이끌려 벽 앞에 섰음.)유진: 긴~ 바늘.. 더보기
마주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 - 박문희 지난 주는 정말 힘들었다. 꽤 중환이 수술을 위해 입원했었고, 이미 두 번 수술을 했던 분, 암이 재발되어 다시 수술을 밤 새 했고, 출혈 및 누공이 의심되어 재수술... 이 분 수술 하기 전에도 일은 계속 있었으니, 아마 수요일 밤에 좀 자고 목, 금은 잠을 못 잤다. 끝 나지 않는 수술은 토요일 새벽에 끝났고, 같이 잠 못 자며 고생한 2년차는 얼른 집에 가서 자고 나오라 하고, 나는 힘들어하는 수술방 간호사들에게 간식 사주며 회포를 풀다보니, 그냥 토요일 아침. -_-;; 3일째 집에 못 들어갔던 상황이라, 집에서 씻고만 나오려고 들어가서 샤워하고 나오는데, 못 보던 책이 놓여있어서 봤더니 육아에 관련된 책이었다. 잠시 들춰보니 흥미로와 일단 들고 나왔다. 며칠 집을 비운 사이 색시와 아이는 처가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