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004.09.11 8:35 am



남들보다 일찍 잤더니 남들보다 일찍 일어났다. 다행히 비는 그쳐있었고 강물도 수위가 조금은 내려갔지만, 아직도 물살이 너무 거칠어 대나무 땟목타기는 오늘 하기 힘들어 보인다.




2004.09.11 9:34 am



어제 다들 늦게 잔건지, 한참을 여행일기 쓰고 혼자 노는데도 일어난 사람이 거의 없다. 다행히 비는 많이 그쳤는데, 과연 래프팅을 할 수 있을까.




2004.09.11 11:41 am



밥 먹기 전에 이스라엘 커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자는 말라리아가 상당히 걱정되는 모양이어서 한국에선 말라리아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뭐, 예방약도 없고, 약값도 비싸고, 잘 걸리는게 아니니까 모기 안 물리고 조심하면 충분할거 같다고 했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아무래도 약 팔려고 의사들이 그러는거 같다고 한 마디 거들었다. 그들의 여행계획을 물으니, 태국(에선 남쪽 섬에서 오래 보내고)을 시작으로 네팔을 가려다 현지 상황이 안 좋아 치앙마이로 바꾸었다고 했다. 치앙마이 이후에는 베트남도 가고, 호주로 날아가 파트타임으로 일도 하며 여행도 하고, 거의 1년 동안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으미~ 부러운거.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달 여행하는 것도 아주 어려운데, 외국사람들은 두어달은 기본이다. 참, 이스라엘은 병역의 의무가 있어서 물어보니까 남자는 오래전에 3년 의무를 마쳤고, 여자는 1년 전에 2년 의무를 마쳤다고 했다.

토스트와 스크램블드에그로 아침식사를 했다. 수박과 파인애플은 디저트. 한국에선 밥(Steamed rice or Sticky rice)을 매 끼니마다 먹는다고 알려주니 다들 놀랐다.
근데 왜 아침을 항상 늦게 주는 걸까? 피곤하니까 늦게까지 자라는건가, 원래 태국사람들이 늦게 아침을 먹는건가.

밥 먹고 짐 꾸리면서 기다리다보니 대나무 땟목 대신 고무보트 레프팅이 준비되었다. 픽업 트럭 가득 고무보트를 싫고 와서 준비를 해 놓았다.




2004.09.11 1:08 pm



30분 쯤 레프팅을 했다. 물이 많이 불어이써서 급류가 꽤 재미있었다. 하지만 맨 뒤에 앉아서 안전하긴 했지만, 스릴은 반감되었다. 앞에 앉고 싶었는데, 이번엔 레프팅강사까지도 날 혼자 앉게(총14명이고 배는 세 개. 4, 5, 5명씩 나누었는데, 그 중 다섯명 팀에 끼고 거기에 두 쌍의 커플들이 있어 완전히 밀렸다. 서러워서 이거 원.. 다음엔 나도 커플 배낭여행을 하리라!!!!) 해버렸다. 또 왕따가... -_-a 좀더 길게 했으면 했는데 별로 하지도 않고 마쳐버렸다. 등과 어깨에 알이 베기지도 않을 듯.

아침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레프팅을 마치고 바로 점심을 주었다. 다들 별로 생각이 없는 얼굴이었다. 볶음국수였는데, 그래도 지금 안 먹으면 저녁때까지 배 고프지 않을거라는 보장을 할 수 없어 두 그릇이나 먹었다.

치앙마이로 가는 차를 기다리며 이야기를 했다. 정확히는 이야기 하는 걸 유심히 듣기만 했다. 솔직히 1대 1로 말 하는 건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여럿이 말 하는 건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다. 1:1 대화에서 70% 정도 이해한다면 여럿이 말 하는 소위 수다는 2~30%도 채 안 되는거 같다. 그렇다보니 영어권에서 온 애들끼리 수다를 주로 떤다.




2004.09.11 1:50 pm



차가 와서 올라탔다. 트레킹을 출발할 때에는 맨 마지막에 타서 불편했기에 이번에는 맨 처음 타서 안쪽에 앉았다. 가이드에 기사아저씨까지 총 16명이 작은 픽업트럭을 개조한 썽태우에 모두 들어가 앉았다. 이러다보니 밀착하게 되는데, 맨 안쪽은 바깥쪽보다 더 불편했다. 뭐, 바꿔달라는 말도 못 하고.. 수다가 다시 시작되었는데, 피곤이 느껴져 살짝 잤다.

차를 타고 달리니 햇살이 비취고 날이 좋아졌다. 누군가가.. 차 탈 때만 날이 좋다고 이야기 하길래 우린 참 운이 좋아~ 하고 한 마디 해 주었다. 아~ 정말 수다에 끼기 힘들다.

방콕-치앙마이 구간의 버스 이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 글쎄.. 100밧 내고 온 사람도 있다더니만 영국 친구들은 무려 80밧만 냈다고 한다. 100밧, 80밧 모두 30명 쯤 앉는 대형버스에 에어컨, 담요 제공 등 정부운영의 VIP 버스와 큰 차이가 없었다. 루나 여행사에서는 치앙마이->방콕 버스르 150밧에 팔던데, 그게 싼게 아니었다. 영국 친구들은 카오산에서 뒤져 왕복 160밧에 표를 샀다고 했다. 으아~~!! 난 VIP999버스를 무려 625밧이나 주고 탔는데!!! 차액이 500밧이나 되니 이거 하루 체류비가 빠지고도 남는다. 아~ 다음엔 여행사 버스를 잘 확인하고(미니버스이거나 안 좋으면 안 되므로) 이용해야겠다.




2004.09.11 3:21 pm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내가 제일 먼저 루나여행사 앞에 내리게 되었는데, 2박 3일 동안 동거동락을 했던 사람들과 헤어지자니 조금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오는 사람 안 말리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게 여행의 섭리. 인사하고 악수하고 빠이빠이까지 했다.

그리고는 루나여행사에 가서 내일 요리학교 일정과 다음날 수코타이 가는 차편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했는데,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물어보는 건 나중에 해도 되는데, 으아아~~ 배낭과 여권, 현금과 여행자수표 모두 맡겨두었는뎅..!! (일을 도와주는 듯한 장발의 수염 기른)아저씨가 오더니 아주머니께서 잠시 나가셨다고 조금 기다리라면서 전화를 걸어주었다. 옆의 인터넷까페이 앉아 콜라하나 사 먹고 기다리니 아주머니의 동생께서 오셔서 배낭과 여권/수표가 들어있는 복대를 찾아주셨다. 어디서 묵을거냐고 하셔서 아직 못 정했다니까 정하고 알려달라고 하셨다.

루나여행사를 나와 숙소를 찾아 타패문쪽 골목으로 걸어들어갔다. 나이스 아파트먼트에 다시 가겠다고 이야기는 해 두었는데, 그래도 다른 숙소를 경험하고 싶어서 다른 곳 몇 곳 가보았다. 화이트 하우스와 나이스 아파트먼트 옆의 (넒은 욕탕 수준의)수영장이 있는 곳이었는데, 둘다 예산초과였다. 나이스 아파트먼트에선 에어컨 싱글이 300밧, 이틀자면 250밧에 해 주는데, 저 두 곳은 선풍기 싱글이 250, 300밧부터 시작이었으니 말이다. 나이스 아파트먼트보다 더 저렴한 곳을 찾고 있었는데..(아무래도 초반에 지출이 너무 많아서 좀 줄여보기롤 맘 먹은 터였다.) 결국 나이스 아파트먼트에 갔는데, 물이 안 나온다고 하시는게 아닌가!! 근처 수도관에 문제가 생겨서 물이 안 나온다고 다른 곳 찾아보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으으~ 믿었던 나이스 아파트먼트마저.. 결국 나와서 그 옆의 VIP House에 갔더니 선풍기 싱글에 화장실까지 딸린건 180밧, 화장실 없는 방은 100밧이라고 했다. 둘러보았더니 화장실 말고는 다른게 없어서 100밧짜리로 결정!!

짐 풀고 샤워를 했다. 공동화장실과 샤워실이지만 따뜻한 물이 나왔다. 방에 냉장고만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텐데.. 샤워하고서 젖은 가방과 옷들을 빨래 맞겼다. 1킬로에 30밧 정도이니 가끔 한번쯤 맞겨도 좋을 듯 하다.




2004.09.11 3:35 pm



같이 트레킹을 한 팀을 정리(?)해 볼까.

러시아에서 온 율리아와 그녀의 친구. 두어달 여행을 했는데, 대부분 남부 섬에서 보냈다고 했다. 다음 주에 집에 간다고..

스티브와 피터는 체코에서 온 친구들이다. 스티브는 경제학도이고 알려주지 않으면 네이티브인 줄 알만큼 영어를 정말 잘한다. 능글맞을 정도로 사교성도 뛰어나다. 피터도 영어를 꽤 잘 하며(나보다 훨씬더.. 흑흑), 영국에서 일 하는 장난꾸러기 곱슬머리 청년이다.

아일랜드에서 온 킬과 그녀의 여자친구. 킬은 엔지니어링을 공부하고, 여자친구는 심리학을 공부한다. 여름방학이 약 4개월 정도로 길어서, 방학하자마자 여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킬은 한국, 중국, 일본도 여행하고 싶어해서 자주 한국에 대해 물어봤다.

호주에서 온 커플, 이름을 잘 못 들어서.. 흠흠. 남자는 킬의 여자친구처럼 심리학 공부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그리 많이 나누지 못 했지만 괜찮은 사람들이었다. 소니의 방수디지털카메라인 U60을 가지고 있었다. 트레킹하는 내내, 심지어 레프팅할 때에도 사진 찍는게 부러웠다.

호주에서 와 혼자 여행하는 레베카. 트레킹 하는 내내 날 왕따시켰다. 말도 먼저 안 걸고, 눈길이 마주쳐도 잘 웃어주지도 않고. 혼자 다닌다길래 잠깐이나마 친하게 지내서 짝꿍 해 보려했더니(모두 쌍쌍으로 와서..) 영 협조를 안 해주었다. 그래서 일찌감치 이 친구는 포기.

영국에서 온 윌과 그의 친구(여자). 연인사이는 아니고 대학 친구인데 같이 여행을 나왔다고 한다. 역시 태국 남부 섬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치앙마이 트레킹 후 바로 방콕에 가서 조금 놀다 집에 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에서 온 커플. 이름도 못 물어봤다. 1년 여행을 계획하고 출발한 그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더더욱 부러운건 연인끼리 같이 다닌다는거지만..

아, 우리의 가이드, Mr. Whisky! 방콕 근교의 아유타야 출신인 그는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발음은 엉망이지만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자재로 되고, 가이드 생활이 4년째라고 했다. 미스터 위스키 말고 항상 같이 다니던 가이드가 한 명 더 있었는데, 그는 영어를 못 했다. 그래도 눈길이 마주치면 선한 웃음을 잃지 않았던 좋은 사람이었다.




2004.09.11 4:55 pm



밖에 나가 환전(몬트리호텔 옆 주유소 건너편에 은행 환전소가 있다.)을 해서 국제전화카드도 사고, VIP House에 와서 이틀치 방값, 200밧을 지불했다.




2004.09.11 6:00 pm



지난 번 몬뜨리호텔 건너편 식당에서 먹었던 20밧짜리 밥이 저렴하면서도 맛있어서 다시 먹으러갔더니만 영업 끝났다고 했다. 뭔 식당이 6시도 안 되어 문을 닫는건지.. 꼭두새벽부터 해서 낮에까지만 하는가보다.

아무튼, 그 김에 루나여행사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자 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행사에 가보니 아주머니는 아직도 안 돌아오신 모양이고, 아저씨만 자고 있었다. 깨우기도 미안해서, VIP House에 묵고 있으며 내일 음식학교 가는건 픽업해 달라고 메모를 남겨놓고 왔다.

돌아오는 길에 나이스 아파트먼트 앞 식당에 들어갔다. 거긴 오후 2시부터 9시까지가 영업시간. 다행히도 영어로 된 메뉴판이 있어서 읽어보다가 숯불돼지고기(석쇠에 구운 것) 큰 것과 밥을 시켰다. 매콤한 소스와 함께 먹으니 나름대로 맛있었다. 양 적은건 20밧, 큰건 30밧이라고 해서 큰걸 시켰는데 별로 안 많았다. 밥도 조금주고..(정말 이들은 양이 적은걸까?) 계산을 하려고 100밧을 주니까 65밧을 거슬러주었다. 으아, 밥은 따로 5밧이라네. 으음.. 여긴 별로다. 다음에는 그 옆의 식당을 공략해야겠다.

방에서 쉬면서 여행일기 정리하고 나가기로 맘 먹었다. 나이트바자는 지난 번에 가 보았으니, 이번에는 치앙마이문 근처에 있는 치앙마이 시장을 가봐야겠다.




2004.09.11 7:10 pm



숙소를 나서서 치앙마이 시장까지 걸어갔다. 그리 멀어보이지 않아 계속 걸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거리가 꽤 되는데다가 날이 더워서(바보같이 트레킹 하는 동안 밤에 쌀쌀했던 것만 생각했었다.) 한참 걸렸다. 한 20분 가까이 걸린 듯.

치앙마이 문을 지나자 바로 시장이 나왔다. 보아하니 시장은 문을 닫는 중이었다. 이미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았고, 몇몇 상점이 닫는 중이었다. 시장 앞 길가에 노점상이 아주 많이 있었다. 한바퀴 주욱 돌알보다가 닭꼬치 하나 사먹고, 파인애플 한 봉지 사먹으며 구경을 했다. 정말 이쪽은 외국인이 별로 안 보이는 동네였다. 온통 태국어로만 쓰여있고, 영어로 무얼 써놓은 노점은 거의 안 보였다. 그냥 숫자로만 짐작해 보자면, 10, 20밧 정도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보였다.

원래는 트레킹하다가 완전히 망가져버린 샌들을 버리고 새로 샌들을 사려고 치앙마이 시장을 찾은건데 그런 상점은 있었더라도 이미 문을 닫아버린 상태라 다시 나이트바자에 가기로 했다. 노선버스와 미터택시는 방콕에만 있으므로 툭툭과 썽태우 뿐인데, 툭툭은 비싸고 불친절해서 별로라 썽태우를 잡았다. 아주머니께서 운전하시는 썽태우였는데, 처음엔 20밧 부르시는걸 10밧 오케이?? 하고서 탔다.




2004.09.11 7:30 pm



나이트바자에 도착했다. 여전히 거리 양쪽에는 노점상들이 가득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번에 왔을 때에는 목걸이를 찾았지만 오늘은 스포츠샌들. 신발 파는 곳을 집중 공략했다. 여기 상인들은 워낙 외국인들이 많이 오기에(마치 서울 이태원같다.) 영어도 꽤 하고, 아예 계산기 가져다 놓고 가격을 눌러준다. 가격을 물어보니 처음엔 350밧부터 시작하던 것이 700밧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다 비슷해 보이던데, 가격차이가 있는만큼 품질 차이가 있는건지 의심스러웠다. 거의 한 바퀴 돌 무렵 한 가게에서 물어보니 처음 제시하는 가격이 280인 것이었다!! 200을 부를까 250을 부를까 하다 250밧에 하자고 하니 안 된다고 260밧에 하자는게 아닌가. 헤이~ 메이킷 투피프티! 하니까 오케이! 발에 맞는 걸 찾아 몇 개 신어보고 있는데... 바로 옆 가게에 트레킹을 같이 한 호주 커플이 있는게 아닌가!! 반가워서 헤이~! 하니까 그쪽에서도 무척 놀라면서 인사해 주었다. 우선 계산하려고 지갑을 꺼내니 지폐가 240밧, 동전이 6.5밧만 있었다.(사실 5백밧 지폐가 숨겨져 있었고, 복대에는 2500밧이..) 그러자 아저씨가 245밧만 가져갔다. 호호~!

호주 커플 중 여자가 시계를 보고 있었다. 그 동안 남자와 이야기 해 보니, 며칠 고생해서 괜찮은 호텔에 짐을 풀었다고 했다. 나는 VIP House에 자리 잡았다니까 오호~ 하면서 아는척을 했다. 몇 마디 더 나누다가 여행 잘 하라고 인사하고 헤어졌다. 흐음~ 이렇게 간단한 대화는 되는데, 복잡하고 여러사람이 빠르게 이야기 하면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응니.. 영어공부 좀 해야겠다.

호주커플과 헤어지고 삥강(메남 삥) 쪽으로 가보았다. 그 쪽에 경치가 좋은 바가 있다던데, 힘들여 걸어가 보았더니 드는 생각. 에이~ 혼자 처량하게 가서 뭐 하냐. 술도 못 마시고, 괜히 돈 쓰지 말자. 이런 생각이 들어 삥강 앞에서 돌아섰다.




2004.09.11 9:00 pm



호텔 1층 까페 한켠에 마련된 인터넷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 타패문 바로 앞에 있는 몬뜨리 호텔에 갔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1시간에 30밧, 하지만 훨씬 시원한 에어컨과 널찍한 자리와 깔끔함, 셀러론 2.4의 파워, 그리고 (비록 저렴한 호텔이지만)호텔 까페의 분위기 속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인터넷을 할 수 있다. 다음에 치앙마이에 와서 타패문 근처에 숙소를 잡는다면 항상 몬뜨리 호텔에서 인터넷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거기서 음료수를 시켜버리면 배보다 배꼽이 커진다.




2004.09.11 10:10 pm



인터넷 서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 동안 밀린 여행일기도 정리해고, 내일 요리학교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의 지출



04/9/11 코카콜라 -13.0

04/9/11 환전 4,106.0

04/9/11 국제전화카드 -500.0

04/9/11 VIP House 2박 -200.0

04/9/11 숯불돼지고기와 밥 -35.0

04/9/11 과자 -5.0

04/9/11 닭고기꼬치 -2.0

04/9/11 파인애플 한 봉지 -10.0

04/9/11 썽태우-치앙마이시장->나이트바자 -10.0

04/9/11 스포츠샌들 -245.0

04/9/11 인터넷-몬트리호텔 -30.0

04/9/11 잔액맞추기용 -160.0





오늘 쓴 돈: 1480밧

환전한 돈: 4106밧

남은 돈: 2550.5밧

누적 지출: 7624.5밧 (1011.61밧/일)


2004.09.10 8:02 am



일어났다. 가이드의 말처럼 정말 새벽 5시부터 닭들이 울어대기 시작하는데 그 소리 들으며 참고 자는게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일어나면 안 된다는 신념(왠 신념?)으로 다시 잤다.




2004.09.10 10:03 am



다시 자다 일어났는데 아직도 비가 오고 있다. 아니 내가 비랑 무슨 원수를 졌길래 치앙마이에서 이토록 괴로운걸까. 왠만하면 그쳐주면 좋으련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Oh! My Buddah!!




2004.09.10 11:09 am



토스트와 삶은계란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쳤다. 마실 것은 홍차와 커피. 커피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료라 홍차와 함께 토스트를 먹었다. 원래 삼시세끼 밥과 김치를 먹어야 하는 토종한국인이 이렇게 밥을 먹으니 영 부실했다. 걷다가 배고플지 몰라 토스트도 많이 먹고 홍차도 두 잔이나 마셨다. 난 삶은 계란을 까서 그냥 먹었는데, 다른 사람들 모두 토스트에 마가린과 잼을 가득 바르고 거기에 삶은 계란을 으께어 먹더라. 코리안 스타일과 웨스턴 스타일은 이렇게 다른가보다. 또 왕따 되었네. -_-;;

밥 다 먹고 각자 짐을 꾸린 후 12시 전에 출발! 비야 그쳐라~ 어제부터 시작된 빗속 트레킹 이틀째다.




2004.09.10 12:31 pm



한 시간 정도 가서 물가 옆에서 멈추었다. 가이드(가 두 명. Mr. Whiskey와 영어를 전혀 못하는 또 한 사람) 둘이서 아무 말 없이 대나무를 한참 깎더니만, 그게 접시와 젓가락이 되었다. 즉, 점심시간인 것! 아침 먹은지 얼마 안 되었는데.. -_-a 그래도 밥 때를 넘기면 안 되지. 젓가락을 다들 나누어가지며 기다리는데, 역시 서양사람들은 젓가락질이 아주 서툴렀다. 나의 능숙한 젓가락질 솜씨를 보여주었더니(아주 작은 나뭇잎 집어 올리기 등) 모두 놀랐다. 몇 명에게 젓가락질을 알려주었는데 아주 어려워했다.

즉석에서 만들어준 접시와 젓가락으로 볶음국수를 먹었다. 다 먹고 나니 대나무 접시와 젓가락은 훌륭한 기념품이 되었다.(열심히 가지고 다녔는데.. 1주일 뒤 곰팡이가 너무 많이 피어있어서 버릴 수 밖에 없었다. ㅠ.ㅠ) 밥 다 먹고나서 아일랜드에서 온 킬과 한국/아일랜드 이야기를 나누었다. 킬은 언젠가 한국/중국/일본을 여행하고 싶어해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 직전, 곱슬머리 체코 청년 피터가 물어볼게 있다며 왔다. 자네 나라에서는 개를 먹는다면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질문이었지만, 역시나 짧은 영어로 설명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아무 개나 먹는게 아니고 애완용 개는 절대 먹지 않는다. 고기를 위해 소, 돼지를 키우듯, 옛날 한국인들은 소, 돼지가 귀해 못 먹고 개를 먹었던게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다. 한국보다 중국이 더 하다. 중국사람들은 날으는 것 중에 비행기 빼고 다 먹고, 다리가 있는 것 중에서는 책상 빼고 다 먹는다.. 뭐 이런 이야기를 열심히 했는데 그들이 잘 이해해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아, 이런건 문화적 다양성이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2시가 넘어 다시 출발했다. 미스터 위스키 왈, 비가 와서 힘드니까 오늘은 좀더 쉬운 코스로 간다고 했다. 오오~ 제발 그래주어야 할텐데..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거의 한 시간 이상 무지 질펀한 진흙탕을 엉금엉금 기어내려가야 했다.(원래 이런 길이 아니었겠지만, 그치지 않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이렇게 되었겠지..) 등산화를 신은 몇 명은 큰 어려움 없이 갈 수 있었는데, 대부분이 일반 운동화거나 스포츠샌들. 진흙에 빠져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신발에는 점점 진흙이 묻어서 더더욱 미끄럽기만 했다. 거의 대부분 진흙 범벅이 되어가는 가운데, 나는 잘 버티며 내려가고 있는데, 주르륵~~ 미끄러지려는 찰나, 옆에 있는 수풀을 움켜쥐고 겨우 버텼다. 그러나.. (ㅠ.ㅠ) 그 수풀은 가시덩굴!! (ToT)/ 양손에 자잘한 가시들이 박혀서 피가 졸졸.. 으아아~~

저어기 밑에 길 다운 길이 보였다. 그 길이 보이고서도 한참 내려갔는데, 개울이 나타났다. 에라~ 모르겠다. 가방 벗어던지고 그냥 개울에 들어가 씻었다.




2004.09.10 4:31 pm



겨우 오늘 묶을 곳에 도착했다. 개울에서 다 씻고보니 바로 앞이 숙소. -_-;; 다시 숙소에서 구석구석 씻었다.

여기는 고산족 마을은 아니고, 산을 한참 내려와 강가에 있는 여행자들 전용 레프팅장이었다. 푯말도 무슨 Travel이라고 쓰여있고.. 역시나 얼기설기 얽어놓은 잠잘 곳이 있었다. 이렇게 얼기설기 해 놓았는데, 지붕에서 비는 안 새는게 신기했다. 어제는 한 방에서 모두 다 같이 잤는데, 오늘은 조금 큰 방, 조금 작은 방, 이렇게 두 곳이었다. 러시아 처녀들과 체코 청년들은 이미 많이 친해져서 큰 방 구석으로 가버렸고, 알고보니 아일랜드인이었던 커플과 영국에서 온 친구 둘(남/녀 였지만 애인사이는 아니고 학교친구였다.), 이스라엘 커플이 큰 방을 차지했다. 또 왕따 될까 두려웠는데 큰 방에는 자리가 없으니 낄 수도 없고.. 작은 방 구석에 자리를 잡았더니, 호주에서 온 커플과 이 사람도 호주에서 혼자 왔는데 여행 중 영국사람들과 만나 같이 온 사람, 이렇게 넷이 작은 방에 들어갔다.

씻고, 빨을 것은 빨아 널고.. 하긴 널어봐야 계속 비가 와서 마를 것 같지는 않았다. 나야 단벌이라 그냥 물에 적셔서 흙만 털어내고 그냥 입고 있었지만.. 저녁식사를 할 때까지 시간이 좀 있길래 숙소 주변도 돌아보고, 밥 하는 곳에 가서 불에 몸도 녹였다.




2004.09.10 6:10 pm


저녁식사는 밥과 그린카레, 야채볶음이었다. 태국 카레는 우리나라의 인도식 비슷한 카레와는 전혀 다르게 생겨서, 그린카레라는게 하얀색이다. 그런데 먹어보면 카레 특유의 맛이 살짝 나기도 하고.. 하루종일(이래봐야 오후 잠깐이었지만.) 진흙밭을 굴러 내려와서 그런지 배가 고파서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다.

저녁 먹고 이야기하며 놀았다. 사실 1:1로 대화하면 충분히 할 수 있긴 한데(네이티브인 그들이 못하는 내 수준이 맞추어주기도 하고, 아무래도 1:1이 대화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 영어 수다(?)가 왁자지껄하게 펼쳐지고 있는데 알아들을 수 있는 말도 쏟아지는 말 중에 30%나 될까 말까.. 거기에 알아듣더라도 영어권국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상식(이런걸 스키마라고 하던데.)이 없으니 알아들었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많았다. 그래도 아일랜드에서 온 킬이 대화에 많이 껴주어서.. 흑흑, 고마워, 킬~!




2004.09.10 10:49 pm



피곤해서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실, 말이 잘 안 통해서.. -_-;;

재미있는 하루였다. 진흙길을 내려오면서 사람들과 더 많이 친해질 수도 있었고, 그 전에도 길을 걸으면서 이야기를 좀 나누었으니까.

그래도 왕따 벗어나기는 정말 힘들다. (ㅠ.ㅠ) 내일은 무사히 레프팅을 마칠 수 있을까?



오늘의 지출



없음!! 남들 맥주와 음료수 사 마실 때 돈 없어서 사간 물만 마셨음.(ㅠ.ㅠ)





오늘 쓴 돈: 0밧

남은 돈: 75.5밧

누적 지출: 7624.5밧 (953.0625밧/일)


2004.09.09 7:40 am



오홋~! 이게 왠일이래.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역시나 바로 일어나는 건 어려운 일. 한 10분 쯤 뒤척이다가 일어났다. 태국여행 일주일째 아침이 밝은 것이다.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이런.. 밤에도 비가 오락가락한 모양이다. 땅이 다 젖어있었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트레킹을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온거, 어제 와서 빗 소게서 오토바이 타느라 고생한 건 다 용서해 주테니, 앞으로 2박 3일 트레킹 하는 동안에만 제발 잠잠해 다오~~ 하고 음.. 태국이니까 부처님에게 빌었다.




2004.09.09 8:02 am



아침식사를 하러 나왔다. 밥 먹기 전에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국제전화가 되는 노랑색 전화가 안보였다. 우선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나이스 아파트먼트 바로 앞의 식당에 들어가니 2시부터 연다고 해서 몬뜨리 호텔 맞은편의 식당에 들어갔다. 영어로 된 메뉴가 없어서 두리번거리니까 영어로 적혀있는 메뉴판을 보여주었다. 아침이라 면보다는 밥을 봤는데 대부분 20밧이었다. 이 얼마나 저렴한가!! 고민하다가 달콤하고 매콤한 닭고기 덮밥을 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팍치도 안 들어있고 파인애플까지 있는게 입맞에 딱 맞았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양이 좀 적다는 것. 태국사람들 양이 우리보다 작은건지, 어딜 가도 한 그릇만 먹으면 약간 모자라는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태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양에 비해 적은 양의 식사를 한다. 그래서 뚱뚱한 사람 찾기가 힘든걸까? 거의 매번 한 끼니에 식사를 두 번 해야 하니.. ^^ 외국인용 특대 메뉴를 개발해 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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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아파트먼트에서 몬뜨리 호텔 뒷편으로 나오자마자 보이는 식당.
저렴하고 맛있고, 아침 일찍부터 낮 5~6시 정도까지 연다.







2004.09.09 8:23 am



타패문 오른쪽으로 있는 세븐일레븐에 가서 물과 간식거리를 사려고 가는데 노란전화를 발견했다. 세븐일레븐 전에 있는 동네편의점에도 있고, 세븐일레븐 앞에도 노란전화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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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만한 피사체, 타패문.




세븐일레븐에 들어가 7밧짜리 네슬레 물 한 병과 쵸코바는 아니고, 웨하스에 쵸코렛 뭍힌 그런거 한 묶음(15개)을 13.5밧에 샀다. 0.5밧 동전을 받았는데, 태국 와서 처음 봤다. 역시나 국왕의 얼굴이 있고, 50이라 쓰여있는 걸 보니 밧 밑에 단위가 따로 있나본데..

숙소로 돌아와 양치질도 하고 짐도 다시 꾸리고 트레킹 떠날 채비를 했다. 제발 비는 오지 말아야 할텐데..




2004.09.09 9:56 am



하루였지만 길게 머물렀던 나이스 아파트먼트를 나와 루나여행사에 갔다. 투어는 10시부터 시작이라고 해서 그럼 오토바이 타고 한바퀴 돌고 오겠다고 하고 배낭과 운동화를 맡기고 나왔다.

왓프라씽에 가서 사원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구경을 했다. 금방 열시가 다 되어서 서둘러 루나여행사로 달려가는데, 핼로우태국이나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이름 모를 사원이 보여 잠시 들어가 보았다. 관광객이라곤 보이지 않는 조용한 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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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왓프라싱. 불교학교도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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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싱 본당(?)의 모습. 서양 단체관광객들이 흥미롭게 가이드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주무시는건지, 졸고 계신건지, 아니면 명상 중이신지.. 불당 안의 고승 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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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싱의 처마(?), 그리고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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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 돌아들어가면 보이는 불당. 그 뒤엔 돌로 된 탑이.. 그 탑엔 금불상이..
커다란 탑을 받치고 있는 힘 쎈 코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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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최고의 사진 중 하나!! 경내를 걷는 자연스러운 스님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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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프라싱을 나오면서.. 왓프라싱의 이름표를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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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사원. 그래도 아름답다.




루나에 돌아오니 그 사이에 사람들이 왔다가 잠시 나갔다고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아마도 여기저기 돌면서 픽업을 하는 모양이었다.(내가 신청한 여행사에서 트레킹을 주관하는게 아니고, 트레킹 주관 여행사는 따로 있으며 각 여행사에서 받은 여행자들을 픽업해서 한 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에 맡긴 배낭과 운동화(는 이후로 신질 않았다. 태국여행시 운동화는 却堊愎?! ToT)를 다시 확인하고, 여권과 현금, 여행자수표와 비행기 등 값나가고 중요한 물품들은 여행사에 맡기고 가려고, 루나 아주머니와 하나하나 확인하고 봉투에 넣어 스테이플러로 밀봉! 물품 리스트에는 아주머니 싸인을 받아 내가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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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루나여행사. SAI SUN SAND TOUR & TRAVEL 이라 쓰여있다.






2004.09.09 10:27 am



기다리다 차가 와서 올라탔다. 친하게 지내려고 타면서 '하이~!' 했더니 몇 명이 인사를 받아주었다. 픽업트럭을 개조한 썽태우였는데 열댓명이 한 팀이 된 모양이었다. 그 중 동양인은 나 혼자. 한참 달려가는데 비가 살짝 왔다 안왔다.. 날씨가 정말 걱정이다.

바로 앞과 옆에 앉은 이스라엘 커플은 오늘 방콕에서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트레킹투어를 시작한다고 했다. 5명이 친구인듯한 미국 사람들(유창한 영어로 추측), 어느 나라인지 모를 말로 계속 이야기하던 두 친구, 거기에 몇 명더. 아직 말도 제대로 해보지 못했지만 트레킹하는 동안 잘 지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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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차 타고 가는 동안도 하늘이 잔뜩 찌뿌리고 있다.






2004.09.09 11:15 am



한참 차를 타고 가다가 시장에 도착했다. 가이드는 한 사람당 하루에 물 한병씩 필요하므로 물과 간식거리, 고산족 아이들에게 줄 캔디를 좀 사라고 했다. 그래서 물을 더 샀다. 아까부터 배가 살살 고파와서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와플과 방울토마토를 사먹었다. 다른 트레킹팀은 가이드가 데리고 다니면서 시장도 같이 보고 한다던데,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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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테이블에 앉아 밥 먹는 사람이 우리 트레킹팀의 가이드, Mr. Whiskey




화장실에 2밧 내고 다녀왔다. 여행하며 쓰는 돈 중에서 제일 아까운 돈이 화장실 가는 돈이다. 물 사먹는 건 우리나라에서도 보편적으로 하는건데 화장실은 돈 내고 가보질 않아서 그런가보다. 그래도 돈 내고 들어가면 대부분 깔끔한데.. 여긴 아니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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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걸어오는 사람이 이스라엘 커플 중 여자. 이런 물통가방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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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트레킹 가는 사람들. 아직은 서로 좀 서먹하다.
그리고 저건, Mac Shit!! 참, 별의 별 티셔츠를 다 판다.




여기서는 고산족 복장을 한 사람들이 팔찌, 목걸이 등과 함게 물통 가방(여기서 물을 많이 사니까)을 판다. 내가 PDA를 가지고 일기를 계속 쓰고 있었는데, 지갑 겸용인 PDA 케이스에 돈이 있는 걸 보고서는 한참 동안 물통 가방 사라고 쫒아다녔다. 필요도 없는데다, 돈과 여권, 여행자수표까지 모두 다 여행사에 맡기고 와서 살 돈도 없구만..




2004.09.09 12:01 pm



시장에서 출발했다. 하늘 곳곳에 먹구름이 간간히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비도 안 오고 살짝 흐린 것이 트레킹하기에 적격으로 보였다.

점점더 산속으로 들어가니 포장도로가 여기저기 움푹 패이고 산세도 험해지고 있었다. 급기야는 비포장도로까지!




2004.09.09 12:51 pm



어딘가 산속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끼리가족이 나타났다. 다들 놀라서 사진 찍고 비디오 찍고.. 코 앞에서 코끼리를 보는 것은 처음 해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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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다니! @.@ 조금 무서웠다. ^^;;




바로 점심을 먹었다. 팍치맛이 안나는 맛있는 볶음밥 도시락이었다. 밥 먹으면서 주위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계속 이야기하던 사람들은 체코사람 둘인데 한 사람은 경제학을 공부하고(네이티브처럼 영어를 잘 했다) 또 한 사람은 영국에서 일 한다고 했고, 조용한 여자 둘은 러시아 수영강사(한 명은 전혀 영어를 못했다), 이스라엘 커플, 나머지 일곱은 미국인들 같은데 아직 이야기 못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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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먹은 볶음밥. 일반적인 태국식 볶음밥이었다. 근데 촛점이 엉뚱한 곳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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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똥, 정말 크다. 코끼리와 배경으로 찍은 셀프사진.(역시 부담스럽다. ;;)






2004.09.09 1:29 pm



밥 먹고 쉬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우기라도 비 별로 안오고 와도 금방 그친다는 태국비는 어딜간걸까? 으아~ 더 쏟아진다!!

비가 오니까 코끼리들이 우리가 밥 먹던 오두막 밑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더 가까이 오니까 더 무섭기도 하고..!! (@.@) 게다가 이 녀석들이 코로 바람을 내 뿜으면 먼지가 장난 아니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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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컸던 코끼리. 그리고 오두막으로 들어오는 코끼리들..




아무래도 비가 안 그칠 모양인지 가이드는 비오는데도 코끼리를 타자고 했다. 이런이런.. 비를 쫄딱 맞아야 하나? 나는 젖어도 상관없지만, 가방 안에 들어있는 PDA와 디카 등 전자제품은 절대 젖으면 안 되는데.. 갈아입을 옷이나 수건도 젖으면 안 되고..




2004.09.09 1:50 pm



체코 사람 둘을 빼고는 우비나 우산 등 비를 미리 대비해 왔다. 내심 다른 사람과 함께 코끼리를 타면 좋겠다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혼자 탔다. 세명씩 탄 코끼리도 있더만 분배 잘 해서 나도 누구랑 좀 앉혀주지.. 그렇지 않아도 영어를 잘 못해서 왕따된 기분이었는데, 이젠 왕따 되어가는데 가이드까지 도와주고 있었다.




2004.09.09 2:15 pm



코끼리 타고 1시간 반 정도 올라갔다. 승차감(?)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게다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비 피하느라 정신 없었다.(디카와 PDA가 들어있는 가방이 젖으면 안되니까.) 코끼리들이 배가 고픈지 가다 말고 길가의 나뭇잎을 먹기도 하고, 진흙을 코로 집어 몸에 뿌리기도 했다.(코끼리가 진흙목욕을 좋아하는 거 맞지?) 아기코끼리 두 마리는 진짜 진흙탕에서 뒹굴었다. 하지만 코끼리가 경로를 이탈하거나 하면 몰이꾼들이 날카로운 연장으로 코끼리를 찌르던데, 피가 나기까지 했다. 큰 코끼리들은 쇠사슬에 묶여있고.. 정말 불쌍했다.

한 시간 반 가량 코끼리를 타고 산을 올랐다. 조금 불편하긴 해도, 험한 산길을 코끼리 타고 오르니까 힘들지 않아 좋긴했다. 솔직히 처음 10분은 재미있었는데, 오래 타다보니 재미는 반감되고, 그냥 편하게 산을 오르는 것은 좋았다. 게다가 혼자 타서 같이 이야기 할 사람도 없고.. 왕따는 이래서 힘들다.(ㅠ.ㅠ) 보통 코끼리에서 내리면 코끼리 주라고 바나나송이를 판다던데 비 때문에 그런건지 바나나 파는 사람이 없었다. 고생한 코끼리를 위해 없는 돈 쪼개어 사주려고 했는데..

이제 걷기가 시작되었다. 얼마 못가서 나타난 물이 불어있는 개울을 보자 모두들, 'Get my elephant back!'을 외쳤다. 정말 산 넘고 물 건너는 트레킹을 두 시간 올라가고 난 후 고산족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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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이는 고산족 마을. 앞에 가는 사람들과 한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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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살짝 그쳐서 구름이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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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이긴 한데, 우리나라 산이랑 별반 다를게 없어보이기도 하고..






2004.09.09 5:30 pm



땀과 빗물, 진흙과 모래로 범벅이 된 몸을 씻었다. 헬로우태국에 나온 것 처럼, 화장실이고, 샤위실이고, 집이고, 방이고 다 얼기설기 만들어 놓아 맘만 먹으면 다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갈아입을 옷, 속옷, 수영복, 여분신발, 커다란 수건 등 작은 가방에 이것저것 많이도 가져왔던데, 난 갈아입을 옷 없이 그냥 버텼다.(위 아래 모두 쿨맥스로 된거라 일반적인 상황에서 빨아 입고 있으면 금방 마르는데, 비 계속 오고 습하니 잘 안말랐다.)

어떤 트레킹은 주민들 집에 두어명이 들어가 같이 잔다던데, 우리 트레킹은 그런건 아니고 여행자를 위한 집이 고산족 동네에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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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풀고 씻었더니 날이 금방 어두워졌다. 안개도 더 짙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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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워보이는 고산족 마을.






2004.09.09 7:00 pm



여행자들을 위한 집에는 여행자들이 자는 방 큰거 하나, 부엌과 가이드가 자는 곳, 그 사이에 마루가 자그만하게 있었다. 가이드가 저녁을 만들길래, 왕따라 말 걸어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가이드랑 말이나 하고 불에 몸좀 녹이려고 들어갔다. 워낙 오진 곳이라 전기와 가스는 당연히 안 들어오는 곳이라서 촛불 켜놓고 나무로 불을 피워 음식을 했다. 몇 명이 더 들어와 같이 앉아 음식하는 걸 구경했다. 율리아(러시아 여자, 그녀의 친구는 영어를 못 한다.)에게 물어보니 블라디보스톡에 산다고 했다. 거기 한국이랑 무지 가까운데! 하면서 왕따 탈출을 위해 노력을 좀 했다. 뭐, 그래도 그녀의 관심을 크게 사지는 못 하고.. 한 커플도 들어왔는데, 내가 태극기 그려진 부채로 부채질하는 걸 보았는지, 지난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여자하키팀 성적이 어떻게 되었냐고 궁금하다고 물어보는게 아닌가. 지난 올림픽을 유심히 본 적이 없는데.. 아마도 결승전에서 졌을거라고 얼렁뚱땅 이야기 해 버렸다.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까 아일랜드에서 왔다고 했다. 왕따 탈출을 위해선 여기서 아일랜드에 대한 이야기나 질문을 해야 하는데 아는게 있어야..

저녁식사를 했다. 똠얌꿍과 야채볶음이었다. 아아~~ 고추장과 김치가 그립다. 김치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먹을 수 있을텐데.. 하지만, 이젠 태국 음식에 많이 익숙해졌다. 팍치도 완벽하진 않지만 많이 적응해서 그 맛과 향이 아주 강하지 않으면 먹을 수는 있다.(아직 즐길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2004.09.09 8:05 pm



저녁식사 후 앉아있던 마루에서 자련스래 이야기도 하고 놀기 시작했다. 우리의 가이드 이름은 미스터 위스키. 술을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미스터 위스키의 주도 아래 여러가지 게임도 하다보니 처음의 서먹한 분위기가 많이 없어졌다.

성냥개비로 하는 넌센스 퀴즈도 서로 내면서 마주어보고, 미스터 위스키의 어찌보면 썰렁한 농담도 많이 들었다. 예를 들어, 말보로를 피우는 스티브에게 넌 언제 담배를 피냐고 물으니까 언제가 뭐 있느냐 아무때나 피우고 싶을 때 피우는거지..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미스터 위스키의 답은 이거였다. 담배(말보로)에 pm(제조사인 필립 모리스의 머릿글자)이라고 쓰여있으므로 오후에만 피워야 한다나. 흐흐~~

오늘 아침 일찍 치앙마이에 도착했다는 이스라엘 커플은 일찍 들어가 잤다. 그러고 났더니 고산족 아이들이 옷을 차려입고 와서 깜짝공연(뭐, 미리 시킨거겠지만..)을 해 주었다. 간단한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옷 차려입은 네 명의 여자아이들 말고도 다른 아이들까지 같이 노래 부르고 박수를 쳤다. 우리들도 갑작스러운 깜찍한 공연에 즐거워하며 공연을 감상했다. 막바지가 되어가는 때가 되니 어떤 사람이 우리 가운데에 슬그머니 바가지를 가져다 놓았다. 그제서야, 왜 가이드가 사탕을 준비하라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탕 사온 사람들이 그 동안에 하나씩 주다가 그 바가지에 몽땅 털어넣어주었다.




2004.09.09 11:05 pm



피곤함이 몰려와 먼저 들어와 누웠다. 내심 날씨가 좋기를 기대했는데 비가 와서... 음음. 게다가 카메라 배터리도 첫날에 나가버려 나머지 이틀동안 사진도 못 찍게 되었다. 뭐, 비 때문에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 할 상황이 되긴 했지만, 미스터 위스키 말로는 날이 맑은 것 보다 차라리 비 오는게 덜 덥고, 갈증도 덜 나고 좋다고는 하더라. 내일은 좀 그쳐주면 좋을텐데..



오늘의 지출



04/9/9 달콤한 닭고기덮밥 -20.0

04/9/9 물과 과자 -20.5

04/9/9 물 2병 -10.0

04/9/9 와플 -10.0

04/9/9 방울토마트 -5.0

04/9/9 화장실 -2.0





오늘 쓴 돈: 67.5밧

남은 돈: 75.5밧

누적 지출: 7624.5밧 (1089.21밧/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