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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1 카디오의 9부 능선 정복! 그리고... (10)
벌써 PK 생활을 시작한지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혈종 2주 후 시작한 카디오의 두번째 주를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이 생활에 적응하여 병원 돌아가는 분위기도 알겠고, 어떻게 해야 살아남는지도 슬슬 알아가는 중이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과 교수님과 선생님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이 두 가지는 참으로 적응하기 힘들다. :)

지난 번에 적었듯 카디오의 5부 능선을 넘어서 앞으로 나아가던 중 다시 큰 산을 만났는데, 바로 오늘 있었던 환자 증례 발표였다. 보통 거의 모든 과에서 학생들에게 환자 증례 발표를 시키는데, 혈종에서는 시키지 않아 실질적인 첫 증례 발표였고, 처음이다보니 너무나도 미숙해서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 어제도 선생님들께 확인을 받고나니 12시가 훌쩍 넘어있었고, 거기에 다시 지적 받은 부분 수정하고 발표 연습하려고 하다가 자버리는 바람에 아침 6시에 일어나 밥도 못 먹고 부랴부랴 필수 수정 사항만 급히 하고서 병원엘 갔다.

회진 시에도 그렇고, 회진 전 세미나나 학생 발표 시간에도 그렇고, DHC 교수님께선 항상 늦으시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증례 내용도 조금 복잡한 편이고 많이 알지 못하는 내가 DHC 교수님 출현 전 발표를 후딱 마치려고 처음 하려 했는데, 심도자실에서 발표 준비를 하고 있는데 DHC 교수님께서 제일 먼저 오시는 것이 아닌가!!! 벌벌 떨면서 발표를 시작했는데, 아침에 황급히 몇 번 연습했던 것의 효과를 봤는지 크게 막히지 않고 술술 넘어갔고, 다행히도 교수님들의 딴지가 심하지 않았다. 심장초음파 영상의 경우 중요 소견 언급도 못하고 넘어가고, 이전 검사도 실어야 하는데 빼먹는 등 실수가 속출한데다, 환자 치료 계획으로 심장 수술이 예정되어있는데, 왜 수술을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마침 다른 교수님께서 이러이러하여 수술을 하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다른 두 학생의 발표도 무난하게 끝. 상상했던 것보다 큰 일 생기지 않고 넘어가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제 카디오의 9부 능선을 넘은 느낌. 금요일 오후에 치를 임상실습개론이라는 수업의 시험과 토요일 카디오 실습의 포스트 테스트를 마치면 이번 주를 마루리하며 카디오 실습도 마치게 된다. 시원섭섭, 아는 것도 하나도 없는 이런 상실감. 공부하자!!


지난 주 Stent insertion을 하고 오늘 F/U Angiography와 동시에 남은 혈관에도 PTCA를 하기로 했던 한 아주머니는 결국 경제적 사정에 의해 검사조차 받지 않았다. 심장의 큰 혈관 세 곳에 모두 문제가 있어서, 한 곳은 시술을 제대로 하고, 또 한 곳은 교수님 재량으로 무료 시술 후 기록은 남기지 않았고, 이제 남은 한 곳이 있는 것인데, 다행히 아주 심한 stenosis는 아니어서 우선 약물치료를 하며 경과를 보기로 했다. 오늘 의료법 개정반대를 위해 병/의원 휴원을 하고서 과천정부청사에서 시위를 했다고 하던데, 이런 뉴스와 오늘의 이런 상황이 겹치면서 과연 의료보험과 더 나아가 의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 미궁 속에 빠지게 된다. 교수님 말씀이, 예전엔 심장병이 부자들의 병(위험인자 중 비만과 고지혈증 등이 있으므로)이었는데, 요즘에는 빈자들의 병이라고. 부자들이야 알아서 건강 챙기고 운동도 하지만, 하루하루 살기 바쁜 사람들은 건강 관리를 못 하다보니 병이 있는지도 모르고 키우게 된다는 것. 이 아주머니도 청소일을 하시면서 하루하루 살아가시는지라, 보험이 된다 해도 하나의 stent 삽입에 300만원 이상 드는 시술을 쉽게 하지 못하고 폭탄과도 같은 심장병을 안고 살아가기로 결정하였다. 말 그대로 보험이라면, 하나의 시술에 몇 백이 드는 일은 없게 해 주어야 없는 사람들이 조금 더 병원에 쉽게 올 수 있지 않을까? 그나마도 보험심사에서 기각되어 100% 환자 부담을 하게 되면 600만원 이상이라니, 이걸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지.

카디오 실습을 거의 다 해 간다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직접 병원에서 부딪히게 되는 차가운 현실이 더욱 무서워지는 오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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