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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21 두경부학회 참석과 스노우보드 (2)


학회 이야기에 왠 스노우보드냐? 바로 학회가 스키장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두경부학회는 매 년 2월 중순 경 보광휘닉스파크에서 열리고, 보통 전 날 가기 때문에 빨리 가면 오후나 야간에 슬로프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학회나 외부 행사 일정이 있는 날엔 꼭 일이 생기던 징크스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생, 미리 윗년차 선생님께 인계해 드릴 것들을 준비해 뒀었지만, 외래 진료 중 터지는 일들과 갑자기 입원이 결정된 환자들은 어찌하지 못 한채 학회로 가는 차에 올라탔다.

두경부 전공하시는 교수님과 3년차 선생님 그리고 내가 가게 되었고, 1년차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 우리 과의 불문율(맡겼다가는 피곤으로 인한 졸음 운전으로 황천길행이 명약관화)이 있어 난 정말 편하게 잘 잤다. 자고 일어나니 스키장 도착, 체크인 하고 짐 풀고 오후라도 슬로프에 올라보려 했더니 이미 오후 시간은 끝나고 야간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교수님은 회식 장소에 가시고, 윗년차 선생님과 둘이서 간단히 저녁 먹은 뒤 나갈 준비를 했다. 난 그 동안 간간히 스키만 타 봤는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스노우보드를 타볼까 하는 생각에 엉덩이 보호대를 선생님께 빌리고 처음이니 강습을 받아보기로 했다. 강습 끝나고 접선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두 시간이라는 강습, 초급 코스라 1:8 강습이라는데, 나가보니 나 말고 10대 학생 달랑 한 명. 덕분에 집중적인 강습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익히는데 감이 잘 안 잡히기도 하거니와 육체적 운동을 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저질 체력은 강습 시작 30분만에 바닥이 나버려서, 마음은 이미 하프파이프를 타는데 몸은 사이드슬립도 제대로 못 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참, 한 6년 즈음 전인가, 2004/2005 시즌에 보드 파는 알바를 잠시 했었는데, 그 때 제대로 알지도 못 하고 하며 팔았던 그 말들을 직접 타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허나,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그것이 문제.

다리가 후들거리며 강습이 끝났고, 이 감을 잃기 전에 슬로프 한 번 타보자고 초급 코스인 펭귄 코스에 올랐다. 헉! 그 동안 몇 번 가 본 강촌리조트는 슬로프가 짧았는데, 여기는 한~~~참을 올라간다. 이미 올라가고 있으니 중간에 뛰어 내릴 수도 없고, 결국 중간에 넘어지고, 구르고, 잘 내려가다가도 힘들어서 쉬기도 하면서 겨우겨우 내려왔다. 윗년차 선생님께 연락해 보니 교수님도 식사 마치고 오셔서 스키 타고 계시다며 지금 슬로프 중간 휴게소에 있으니 얼른 올라오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사실, 힘들어서 그만 타겠다고 이야기 하려 했었는데.. 흑. 올라가서 라면과 음료수 나누어 먹고 힘 내서 다시 탔다. 휴우~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감은 조금 잡겠는데, 이게 마음만큼 잘 안 된다. 어찌나 민감한지 조금만 잘못 해도 엉덩방아 찧기가 일쑤.

결국 더 이상 슬로프를 올라가지 못 하고 일찍 철수하고 말았다. 온 몸이 욱씬거리고 특히 엉덩이와 손목이 많이 아팠다. 제대로 넘어지면 여기저기 골절 생기는 것은 일도 아니겠더라. 씻고 간단히 알콜 섭취를 한 뒤 잤다.

으으~~ 아침이 되니 더 못 일어나겠다. 온 몸 구석구석 안 쑤시는 곳이 없다. 교수님과 선생님은 아침 얼른 먹고 또 타러 가자 하시는데, 난 도저히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더 타면 병원 복귀 후 일을 못 할거라고 애원 반, 엄살 반 읍소를 한 끝에 그럼 쉬라고 하셔서 아침만 먹고 다시 이불 깔고 잤다.

한참 자고 나니 다들 들어오셔서 일어나 점심 먹고 학회 들으러 갔는데, 무식한 나는 흥미를 가질 수가 있나. 열심히 들어보려 했다가, 딴짓 하다, 그러다 어제 본 쉐보레 올란도 전시가 생각나서 가 보았다. 차례를 기다려 한 차량에 탑승했는데, 어머나 깜짝이야!!! 뒷좌석이 모델 두 명이 숨어있다가 튀어나와서 몰래카메라처럼 촬영하고 인터뷰도 했다. 내심 관심 가지고 있는 차량이라 잘 되길 바란다고 인터뷰를 마치고, 그 보답으로 영화 예매권 받아왔다. :)

학회 발표가 다 끝나고, 저녁 만찬 순서가 남아있었지만, 교수님께서 피곤하니 얼른 가자고 하셔서 바로 출발, 아이폰 올레 내비의 실시간 교통상황을 참고하여 그리 많이 막히지 않고 병원에 도착했다. 교수님께선 먼저 집으로 가시고, 선생님과 저녁 간단히 먹은 뒤 난 다시 당직 시작.

1년차 말에 지친 마음을 달래는데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병원 밖에서 밝은 햇살을 쬐는 것만으로도 어찌나 고마운지. :) 마음은 달랬지만, 여기저기 쑤시는 몸은 어찌할건가. :D 게다가 쌓여있는 일들도!!

잘 쉬고 왔으니 열심히 해야지, 뭐.

왜 학회를 스키장에서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있는데, 그 중 국내 두경부학회 초기 선생님들께서 미국 학회에 참석해 보시고, 그 쪽에서 이런 식의 학회를 하길래 국내에도 도입하게 되었다는 가설이 가장 그럴듯 한가보다. 선진문물의 도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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