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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에 해당되는 글 11

  1. 2009.10.03 추석에 병원 지키기 (6)
  2. 2007.12.07 1년간의 실습, 이제 끝 (10)
  3. 2007.11.21 자화상 (6)
  4. 2007.11.09 우정, Friendship (6)
  5. 2007.10.28 올해 마지막 실습, 외과 (8)
  6. 2007.10.27 산부인과 실습 마지막 날 (8)
  7. 2007.10.25 정말 불쌍한 우리 레지던트 선생님 (16)
  8. 2007.10.08 산부인과 외래 참관 (14)
  9. 2007.10.05 첫 수술, 첫 분만 (10)
  10. 2007.09.22 불임센터의 어느 환자 (14)
  11. 2007.09.16 소아과 끝, 산부인과 시작 (14)

추석에 병원 지키기

자유/자유 M.D. | 2009.10.03 11:03 | 자유
사실 큰 기대도 하지 않았던 것이긴 하지만, 막상 추석 연휴 내내 당직이라 병원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고 나니 참으로 허전한 느낌이 든다. 연휴 내내 산부인과 병동 당직이며, 연휴를 위해 상당수의 환자들이 퇴원했고 추가 입원이 없으니 병동이 조용해서 큰 일이나 바쁜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연휴 마지막 날인 내일 밤과 모래 새벽에 신관 응급실 당직이라 조금 떨고 있다.

당직실에 붙잡혀 밖에 나가지도 못 하고 있자니 감옥이 따로 없다는 기분이 든다. 그나마, 일반적인 주말이라면 가까운 할인매장에 잠시 장이라도 보러 가겠는데, 추석 당일이다보니 문 여는 곳이 없어 갈 곳도 없다. 탄천 풍경 구경이나 해야 하나... :)

아까 아침에 색시랑 영상통화 하면서 유진이도 보고, 차례 마친 부모님과 숙부네 식구들 얼굴도 봤다. 세상 참 좋아졌다. 점심 때엔 부모님과 색시, 유진이가 병원으로 면회 온다니 그 때만을 기다리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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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일 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일은 아침 회진 후 외과의 포스트테스트만 보고는 끝이기 때문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스크럽하고 옵져하는 것은 오늘로 끝이남으로써 지난 1년간의 실습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1.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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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모르는 첫 실습 과목이어서 더욱 힘들고 어려웠었다. 게다가, 프리라운딩과 회진 시간 등이 어찌나 길던지, 만날 강의실에서 자다가 하루의 반 이상을 서 있으려니 허리, 다리 안 아픈 곳이 없었다. 가장 긴장을 많이 했던 때라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말도 잘 듣고, 숙제하느라 밤 늦게 집에 오기도 많이 했던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돌았는지 생각도 나지 않고 머나먼 이야기만 같다. 물론 내과 돌 때도 그런 건 없었지만, 지금은 내과적 사고방식에 머리에 전혀 남아있지 않는 듯 하다. 내과 1년차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피곤'이라는 글자가 하루 24시간, 일주일 중 7일 내내 쓰여있었다.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그 살인적인 업무량에 더하기 공부까지 많이 해야 하는 과이다보니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족보만 외워서 시험 보기도 바쁜데, 그걸 다 이해하고 임상에 적용하는게 가능은 한걸까?

2. 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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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다음으로는 정신과를 돌았다. 육체적 부담감과 공부에 대한 부담감도 많이 줄어들었고, 실습 돌면서 점점 붙게 되는 PK의 관록(!?)이 붙어서 조금씩 긴장도 풀어지고 했던 때였다. 우리 학교 병원의 특성 상 매우 심한 정신병 환자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책에서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봤던 병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약물의 효과가 매우 뛰어난 것도 알 수 있었고, 환자들 사이의 역학 관계나 환자의 생활을 관찰함으로써 그 환자의 질환에 대한 이해를 더욱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특히, 교수님께서 초진 온 외래 환자와의 면담을 시작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난생 처음으로 의학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음, 학문에 대한 흥미라기보다는 그 면담 과정과 의사-환자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신기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다.

3.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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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사이에 두고 소아과 실습을 돌았다. 다른 과들은 병동 분위기가 좀 무겁도 어두운 반면, 소아과 병동은 아이들이 있어서 그런지 더 밝고 환했다.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환자와의 대화보다는 보호자와의 대화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도 특이했고, 선생님들마다 가지고 계신 아이들 진찰하는 독특한 기술들도 재미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찌나 다들 예쁘던지, 아파서 힘 없이 입원했다가 며칠 치료 받고 금방 생기가 돌아서 퇴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괜히 내 기분도 좋았다. 이런 소아과에도 힘든 점이 있다면, 한꺼번에 세 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환자인 아기와 엄마, 그리고 요즘엔 할머니까지. :)

4.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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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세 과는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는 경험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산부인과부터 수술실에 드나들게 되었다.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우리 학교 불입센터의 시술 장면도 볼 수 있었고, 책에서 봤던 각종 부인과 질환 검진법도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책을 봐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을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아무튼 책으로 보고 이해하는 것보다 실습에서 한 번 직접 보고 해 보는 것이 훨씬 더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그래서 실습을 하는 것일테지. 점점 산부인과 의사가 주는데, 우리 학교는 산부인과가 주요 과목이고 하다보니, 교수님들께서 학생들부터 산부인과하라고 꼬시고 그러셨다. 헌데, 요즘도 남자 산부인과 의사는 인기 없다니... 물론, 부인암이나 불임 쪽에서는 아직도 남자의사를 선호한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5. 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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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습의 마지막은 외과가 장식해 주었다.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풀옵져스크럽의 무시무시함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정말 판이 큰 외과의 수술을 하시는 교수님들이 존경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수술방에서의 그 긴장감은 마냥 좋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육체적으로는 매우 힘들지만, 그래도 수술이라는 매우 침습적인 치료 방법을 통해 드라마틱한 환자 상태의 변화를 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다. 문제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는 것.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응급수술도 심심치 않게 터진다는 점이 외과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실습이 끝나긴 했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 연말까지 가득 잡혀있는 임상종합평가를 무사히 마쳐야 새로운 2008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에 내일 외과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그 동안의 외과 실습 피로를 풀기 위해 쉬기도 해야 하는데, 공부는 언제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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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올해의 마지막 실습인 외과 실습이 시작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6주 중 첫 주를 강남에 가게 되어서, 지난 산부인과 실습에 이어 7주 연속 강남으로 가게 되었다. 우선 강남에서의 외과 스케쥴은 크게 무리되는 부분이 없어보이지만, 분당으로 돌아오고 나서가 문제. 힘들다는 교수님은 다 거쳐가야 하는 스케쥴이다. (ㅠㅠ) 게다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거의 없이 몸만 힘들다는 외과가 끝나자마자, 이번 1년을 제대로 마무리 해 주어야 하는 임상종합평가가 기다리고 있다보니, 외과 실습 도는 내내 마음의 부담이 클 듯 하다. 이제는 공부를 시작해야 할 타이밍인데, 몸이 힘들어 집에 돌아가면 쓰러져 자기 바쁘다고 하는 외과를 돌아야 하니, 참으로 착잡하다.

그래도 어쩌랴.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는 것! :)

오늘로서 6주 동안의 산부인과 실습이 끝났다. 여성연구소/구미파견/분만실/외래참관을 각각 1주씩 하고 마지막으로 수술실 2주를 돌면서, 첫 날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고, 산부인과란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여러가지 연유로 산부인과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전국적으로 부족하다는 것도 알았고, 나쁜 병 걸리지 않도록 미리미리 검진 받아야 하는 것도 알았다. 제일 마지막에 돌아서 그런지 수술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데,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서 수술방에서 어리버리 하고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수술실 환경에 적응도 되고 눈치껏 교수님과 선생님을 도울 때도 있어서 속으로 뿌듯해 하고 막 그랬다. :)

그나저나,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는 것인지... 하루는 수술실 스테이션에 앉아서 모르는 걸 구글링하고 있었는데, 어느 간호사가 오더니, '선생님, 이거랑 저거랑 오더 내 주세요.' 그러는게 아닌가? 잠시 멍 해 있다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저 PK인데요. ^^;;' 이랬다. :D 게다가, 며칠 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외과 3년차 선생님께서 망설이시다가 '선생님, 학생이에요?' 그러시는거다. -_-;; 뭐, 나이 많고 늙어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선생님과 교수님의 부름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는 학생인데. :)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준비는 안 되어있다.

다음 주부터는 올해 실습의 마지막 과정인 외과 실습 6주가 시작된다. 마음은 괜찮아도 몸이 무척 힘들어지는 실습이라는데, 살짝 긴장되고 걱정되고 그렇다.


p.s. 아래 세 사진은, 강남 수술실에서 시간 날 때 심심해서 휴대폰으로 찍어본 셀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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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과든 안 힘든 과가 있으며, 어느 과를 하더라도 1년차, 2년차는 다 힘들기 마련이라고는 하지만, 오늘 수술방에서 만난 2년차 선생님의 상태는 그야말로 안습 상황이었다.

어제 당직이셨던 모양인데, 아침에 산부인과 전체 컨퍼런스를 하는 자리에서 슬라이드를 넘기게 되셨다. 몇 장 잘 넘어가다가, 슬라이드가 묵묵부답. 선생님께서 졸고 계셨다. (ㅠㅠ) 어렵사리 회의를 마치고 수술방에 가보았더니, 수술방 게시판에 적혀있는 수술 목록 중 새벽 2시에 시작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이 있었다. 회복실 간호차트를 살펴보니, 수술이 2시에 시작되어 4시가 다 되어 끝난 모양이었다. 전날 밤에도 당직이라고 쉬지도 못하고 일 하셨을텐데, 새벽에 수술까지 하시고, 아침에 다시 회의 준비 및 수술 준비까지... 게다가, 아침 내내 연속으로 수술 들어가시고, 점심 드실 시간도 없이 바쁘니까 수술방 간호사들이 얼른 나가서 밥 먹고 오라고 해서 대신 수술 정리를 해 주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고 선생님 식사하시고 오셔서 같이 수술 들어갔다. 많이 하는 복강경 수술이었고, 난소에 생긴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이었다. 복강경으로 카메라를 넣고, 카메라는 레지던트 선생님이 잡으시고 교수님께서 직접 수술을 하시는데, 교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을 잘 비추어 주셔야 하건만 자꾸 엉뚱한 곳으로 가 있거나, 심지어 교수님께서 '이곳 보여줘.' 하시는데도, 화면은 그대로인거다. 그러고보니, 우리 불쌍한 레지던트 선생님, 눈을 반쯤 뜨고 서서 졸고 계셨다. (ㅠㅠ) 교수님도 측은지심을 느끼셨는지, 별 말씀 안 하시고 넘어가시고...

수술 다 끝나고 정리 다 하고 환자 회복실에 보내놓으니, 선생님께서 '학생 수고했어요.' 하시길래 '선생님께서 더 수고하셨죠.' 했더니만, '푸핫~!' 웃으시더라. 그래도, 이제 2년차의 끝이 보이니, 조금 더 밝은 미래인 3년차를 위해 이 힘든 과정을 마다않고 잘 해 나가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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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의 개괄적 그림



복강경 수술은 위에서 보는 것처럼 배에 약 1cm의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와 각종 기구를 넣고 수술을 하는 방법이다. 직접 배를 열고 하는 수술에 비해 매우 다양한 장점이 있어서, 시행하는데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적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우리학교 병원에는 국내 최초로 난관 재결찰술을 복강경으로 성공하신 교수님도 계시고, 아무튼 부인과적 수술의 거의 대부분을 복강경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들어가서 봐도 뭐 하는지도 몰랐고, 워낙 어려운 수술이다보니 진행이 더딘감도 없이 않았지만, 자꾸 보니까 교수님들과 선생님들의 실력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고, 이게 보통 수술이 아님도 느낄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한 번 해 보고 싶기도 했으나 어찌 감히 해 볼 수 있으랴. 옆에서 보고 배우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다.

아무튼, 힘 내세요, 레지던트 선생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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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외래 참관

자유/Med Student | 2007.10.08 16:35 | 자유
이번 주 나의 스케쥴은 산부인과 외래 참관이다. 학과 수업이 있는 금요일 오후와 원래 스케쥴이 따로 없는 토요일 오전을 빼고, 매일 오전/오후로 나누어 총 아홉번 외래 참관을 가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오늘.

첫 참관은 산과 C 교수님의 외래방에서 이루어졌다. 시간에 맞추어 가니 교수님께서 어서 들어오라고 반겨주셨다. 교수님 뒷 자리에 앉아 교수님께서 환자 보시는 장면을 열심히 보았다. 주로, 출산 전 검진이나 출산 후 검진이었고 그래서 생식기를 봐야 하는데, 점차로 인권이나 프라이버시에 대한 개념이 강해지다보니 남자인 나는 검사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책으로 읽어보고,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라 하지 않았던가. 직접 보고 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함에도 작금의 현실 때문에 그러지 못해서 좀... 나도 이런 열성을 보일 때가 다 있네. :)

오전 진료 시간 동안 두 명의 외국인 산모가 왔다. 그 중 한 명은 영어를 사용하는 산모였는데, 예전 차트를 살펴보니 태아의 머리가 매우 커져있었다.(수두증, 뇌수종, Hydrocephalus)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이상하다 느낄 정도였으니.. 게다가, 임신 전부터 가지고 있던 몇 개의 자궁근종이 임신으로 인해 더욱 커져있는 상태였다. 나중에 정상분만을 한다해도 아기가 살 수 있는 확률이 매우 희박하여 낙태를 하기로 하였는데, 이미 남편과 충분히 상의를 하고 온 그 산모는 교수님의 설명이 찬찬히 진행될 때 소리를 죽이며 눈물을 흘렸다. 내가 남의 이야기를 들어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나의 아기가 그렇다면 얼마나 슬플까. 그래도, 교수님께서는 충분히 공감을 하면서도 감정이 흔들리기보다는 산모와 아기를 위해 최선의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이런게 바로 의사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다른 한 산모는 일본인이었다. 다행히, 병원 내 수간호사 중 일본어를 하시는 분이 계셔서 그 분이 들어오셔서 통역을 해 주셨다. 만삭인 그 산모는 다음 주 입원하여 분만할 예정이었다. 통역해 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어찌나 기뻐하던지, 만약 내 아기가 다음 주에 첫 울음을 울며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면 아마 나는 저 산모보다 더 많이 기뻐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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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초음파, Adbominal Ultrasonography



오후에는 초음파 참관에 들어갔다. 10여년 이상 산부인과 영역의 초음파만 해 오신 J 교수님께서 맞이해 주셨다. 실습 인계장에 따라 초음파란 무엇인가? 초음파 이미지가 보이는 원리 등에 대해 잠깐 보고 들어갔는데, 다행히 그 선에서 질문을 해 주셨다. 더듬더듬 대답을 했더니만, 그 정도면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해 주셨다. 산부인과 실습 3주만에 처음 듣는 칭찬!! ToT)/ 부인과와 산과 초음파가 계속해서 이어졌고,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이제 딱 보면 자궁이 뭔지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초음파의 특성 상 뼈, 지방, 일반 세포 들은 고음영(하얗게)으로 보이고, 물이나 공기는 저음영(검게)으로 보인다는, 의대생이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사실을 이제야 확인하고 초음파 화면에 적용해 볼 수 있었다.

나름대로 산부인과 영역에서는 우리학교 병원이 꽤 유명하고 큰 병원이라서 개인병원에서의 전원이 많아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물론, 아직 작아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있었지만, 상당히 크고 많아서 초음파를 보자마자 걱정이 드는 사람도 있었다. 부인과 초음파는 좀 그랬던 반면, 산과 초음파는 산전 진단 중 하나로 초음파를 보러 와서 주로 남편과 함께 들어와 교수님께서 설명해 주시는 아기의 머리, 등뼈, 다리뼈, 복부 둘레, 손, 발이나 얼굴 등을 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검사 마지막에는 아이의 얼굴이 잘 보이도록 따로 한 장 프린트 해서 기념으로 주시는 교수님의 쎈쓰!!

내일은 부인암과 부인비뇨기 담당하시는 교수님의 외래 참관을 하여야 하는데, 족보라도 다 읽어보고 들어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내일 걱정은 내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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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술, 첫 분만

자유/Med Student | 2007.10.05 08:54 |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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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주로 내과 계열 실습을 돌아와서 수술방엔 들어가 볼 일이 거의 없었다. 내과 돌 때 Stem Cell Harvest나 Peritoneal Dialysis Catheter Insertion을 참관한 적은 있었으나, 직접 스크럽(Scrub, 직접 수술에 참여함)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이번 주는 분만실에서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추석 연휴 직후 수술이 많이 잡힌 월요일에 분만 하나 제대로 보기도 전에 바로 옆에 있는 수술실에 수술이 넘쳐나서 일손이 부족하여, 분만실 PK인 나도 긴급 투여되었다. 이전 조원들로부터 수술실 행동요령이나 손 씻는 법, 가운 입는 법이나 장갑 끼는 법 등을 인계 받기는 했지만, 해 본적은 없었기에 사뭇 긴장되기도 했다. 레지던트 선생님 따라 열심히 손 씻고 수술방에 들어가, 간호사가 던져주는 수건 멋지게 받아들고 닦은 후 가운 입고 장갑을 꼈는데, 윽! 껴준 장갑이 너무 작았다. 난 7.5호 껴야 하는데, 7호를 껴줬던 것. 그래서, 어렵사리 스크럽 간호사에게 장갑 작다고 이야기해서 장갑을 바꾸어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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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MI

수술명은 Laparoscopic Myomectomy(복강경을 이용한 자궁근종제거술)이었다. 교수님께서 집도하시고, 3년차 선생님께서 1st assistant로, 그리고 나는 자궁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기구를 잡고 교수님과 선생님께서 수술하시기 편하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맡았다. 오른쪽에 보이는 기구를 잡고, 핸들을 돌려가며 위 아래 앞 뒤로 움직이며 자궁을 움직여 드려야 하는데, 처음에는 복강경을 통해 보이는 화면과 내가 움직여야 하는 방향을 알지 못해 삽질을 몇 번 하고, 한참 지난 후에야 RUMI의 핸들 돌리는 방향에 따라 자궁이 앞/뒤로 구부러지는(Anteroversion/Retrovertion) 것을 이해했다. 그 동안의 삽질을 모두 다 이해하고 윽박지르는 대신 하나하나 알려주신 교수님과 선생님이 얼마나 고맙던지.. :) 수술이 2시간 가량 지속되다보니, 집도의와 1st assisstant 앞에 있는 모니터를 고개 획 돌려서 봐야 하는 내 목이 너무나도 힘들고, 졸리기도 하고 그랬다. 다행히 2시간 조금 넘어 수술이 마무리 되었고, 레지던트 선생님을 도와 복강경 넣은 곳을 꼬매는데, 당연히 내가 꼬매는 것은 아니고, 피 나면 닦아드리고, 실 잘라드리고만 하면 되는 무척 단순한 일이었지만, 긴장한데다 처음이라 당황해서 가위도 떨어뜨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별 탈 없이 첫 수술 스크럽을 마치고 나와서, 분만장으로 돌아와 첫번째 질식분만(흔히 이야기하는 자연분만)을 보게 되었다. 분만대기실에서 뱃 속 아기가 거의 다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던 산모가 분만실로 옮겨지고, 레지던트 선생님께선 분만 준비 하시고 그 사이에 교수님께서 내려오셔서, 마지막 힘 주기를 통해 우렁찬 아기 울음 소리와 함께 새 생명이 탄생하였다. 이루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고, '어머니는 위대하다.'라는 한 마디 말고는 표현할 말이 없었다.

그 뒤로 분만을 계속해서 보아오고 있는데, 우리학교 병원의 라마즈 교실을 수강한 산모와 남편은 분만실에 남편이 함께 들어와 탯줄을 자르게 한다. 헌데, 남편들도 긴장해서였을까, 아이 낳고도 어리둥절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하기야,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긴장하는데, 당사자들은 오죽할까. 그러다, 한 번은 아이를 안겨주었더니 '으하하하하~' 하고 웃는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아기가 눈을 떴다고, 나랑 눈 마주친다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긴장 가득한 분만실에 웃음이 가득했다. 나중에 색시가 아기 낳을 때 분명히 긴장하겠지만, 긴장만 하지 않고 저 사람처럼 기쁨을 표현하는데도 인색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앞으로 어느 과에 관심을 갖게 될지, 어느 과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보고 배운 것들을 잊지 말아야겠다. 특히, 생명 탄생의 신비함과 위대한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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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F(In Vitro Fertilization), 사실 저 그림은 ICSI(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엊그제, 환자의 차트를 봤더니 나이가 24세 10개월이란다. 보통 30대 중반이나 40대 초반의 환자가 대부분인 불임센터에 20대 중반의 환자가 오다니 신기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이미 두 차례의 인공수정을 시도했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한다. 환자는 시술실에 들어올 때부터 연신 교수님을 찾았다. '선생님, 잘 부탁드려요. 잘 해 주세요.' 교수님을 발견하고는 끊임없이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정맥 주사를 통해 마취제가 들어가 의식이 흐려질 때도 되었는데도 불분명한 발음으로 '션생님, 잘 부탁드려요.'라고 계속 이야기 했다. 결국, 원할한 시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취제를 조금 더 써야 했다.

그 광경을 보면서 얼마나 간절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그렇고 자기도 아직 젊고 건강한데, 아이를 가지지 못하고 있으니 집안 어른들 볼 면목도 없고, 괜히 자기 자신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랬을 것이다. 그러니, 저렇게 마취 되면서 정신이 몽롱해 지는데도 잘 부탁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겠지. 시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마취가 깨자 이번에는 연신 '고맙습니다.'라고 어찌나 많이 이야기 하시는지, 참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사실 불임의 원인은 다양하고 100% 여자의 문제는 아니다. 물론 여자의 문제인 경우가 반 정도이고, 나머지가 남자가 원인이거나 남녀 모두 문제, 혹은 원인 미상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애가 안 생기면 모두 여자탓이고, 딸 낳아도 여자탓.(고등학교 생물만 배워도, 구태여 따지자면 이는 남자탓임을 알 수 있다. 여자의 성염색체는 XX이므로 엄마는 X만 줄 수 있고, 아빠가 Y를 주어야 아들이 태어나기 때문.)

이번 주 여성의학연구소 실습을 돌면서 불임에 대해 공부도 하고, 많은 시술도 봤다. 국내에서 민간병원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우리학교 병원이니만큼 교수님들이나 선생님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내가 주로 참관해서 본 어느 교수님께서는 ET(Embryo Transfer, 배아이식, 체외수정 후 자궁 안에 배아를 넣는 과정)를 하러 들어온 환자에게 '이번에 꼭 임신합시다.' 하면서 용기를 불어넣어주시고, ET가 끝나고 나서는 마취에서 깨어나느라 몽롱한 환자의 손을 잡고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하시며 '다음 검진하러 올 땐 임신해서 오세요. 화이팅!' 이렇게 이야기 해 주시던데, 작은 것이지만 이렇게 환자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해 주는 자세야 말로 앞으로 내가 꼭 가져야 하는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시술 끝났다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낫지 않은가.

체외수정에 대한 기술이 매울 발달하여 요즘에는 80~90% 이상 체외수정이 성공한다고 한다. 위 사진이나 TV 등 언론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기술은 ICSI, 정자주입법이라고 하여 난자에 정자를 직접 넣어주는 방법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어려운 방법들을 활용하여 수정율은 높은데, 아직도 문제는 착상률이라고 한다. 한 번에 10% 정도 밖에 되지 않아, ET를 할 때 배아를 서너 개 이식을 하게 된다. 그러면, 임신 성공율이 30~40% 정도로 올라갈 수 있으니 말이다. 현재도 착상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하는데, 앞으로 다양한 연구로 인해 착상율도 많이 높아져서, 아기를 원하는 불임 부부들에게 큰 희망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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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실습평가서와 체크리스트 등의 숙제를 제출하는 것을 끝으로 소아과 실습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방학 3주가 중간에 들어있어서 총 6주의 기간이 9주로 늘어난 것처럼 느껴진다. 7월부터 9월까지 소아과에 있었더니 근거도 없이 그냥 소아과 병동이 편해졌다. 과의 특성 상 그런 것인지 교수님들과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인간으로 대해 주시고 좋았다. :) 특히, 아이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너무 많이 아파 마음이 편치 않게 만드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는 아이인지라 그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일부터는 산부인과. 총 6주의 실습기간이다. 8명 조원 중 세 명은 강남으로, 다섯 명은 분당으로 실습을 가게 되는데, 나는 강남으로 가게 되었다. 일찍 끝난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서, 출퇴근이 좀 불편하지만 자원했다. 인계장을 찬찬히 보고 있자니 좀 걱정도 되고 그런다. 아무래도 몇 주 동안 익숙해져 있던 환경에서 다른 환경으로 간다는 불안감이 큰가보다. 물론, 산부인과적 지식이 전무하다는 것도 문제고 말이다. :D 게다가, 실습을 해 오면서 처음으로 수술방에 들어가야 하다보니(내과 돌 때 BM harvest나 PD catheter insertion 등을 보기 위해 가본 적은 있었지만..) 수술방에서 어떻게 해야 할런지 걱정도 된다. 행여나 실수하다가 혼나지는 않을지... :) 토요일에 수술실에서 주의해야 할 사항과 손 씻는 법, 가운 입는 법, 장갑 끼는 법 등을 인계 받았다. 잘 할 수 있겠지?

내일 실습 시작 전까지 60페이지짜리 PDF를 읽고 오라는데, 과연 다 읽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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