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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눈병 때문에 친구를 찾아가 진찰 받고 약도 받아온 적이 있었다. 친구가 알려준 용법에 따라, 점안제는 하루 한 두 번, 안연고는 하루 한 번 사용하고 있다. 안연고를 바르고 눈 위에 뜨거운 물수건 등을 올려서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해 주면 좋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가만히 누워있기가 여의치 않아서 그건 시키는데로 하지 못했다.

Patch Adams 1998

Patch Adams 1998

오늘 자기 전 안연고를 바르고 잠자리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느낀 바가 있어서 다시 일어나 맥북을 열었다. 백색의 반투명한 안연고를 눈에 바르면 처음에야 눈꺼풀 가장자리의 눈썹에 달라붙어있지만, 몇 번 눈을 깜빡이게 되면 안연고가 눈 구석구석 고르게 퍼진다. 완벽한 동적평형을 이루지는 못할테지만, 그래도 꽤 잘 퍼지는데, 아무래도 가운데 부분은 연고가 많이 남아있게 된다. 눈을 계속해서 깜빡이면 점점 더 동적평형에 가까워지게 되고, 그러는 동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느낌을 받았다. 바로 안연고 때문에 오른쪽 눈에 흐릿한 상이 맺히고 있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나안시력(의학적으로는 최대교정시력이 중요하다지만..)이 매우 나쁜 편인 나이지만 그래도 안경의 도움으로 별 불편함 없이 세상을 잘 보고 살아왔는데, 안연고를 바르고 앞이 뿌옇게 되다보니,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 생각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배웠던 안과 내용 중에 여러가지 이유로 눈에 문제가 생겨 잘 보이지 않거나 시력을 상실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는데, 내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직접 경험했더니 강의와 책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가 가슴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치, 작년 빨대 이야기처럼 말이다. 더욱 제대로 느껴보기 위해 왼쪽 눈을 감았더니 가관이었다. 세상이 온통 울퉁불퉁, 어른어른 거리는 것이 아닌가.

이런 시도가 정말 아무 것도 아닐지 모르겠다. 하지만, 머리로도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가슴으로 느껴본 적이 있다면,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도 필요하다는 rapport 형성에도 도움이 많이 될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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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을 얼마 많이 배우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꽤 많이 듣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의사-환자 관계, Doctor-Patient Relationship'이다. 치료를 하는 의사와 치료를 받는 환자 사이에 믿음과 신뢰가 있지 않는다면 치료고 뭐고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여러가지 이유로 요즘엔 이 관계가 예전만 못 하다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정신과에서는 이 관계의 성립이 치료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정도로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문용어로 rapport라고 칭하면서 말이다.

어제 증상학 수업 시간 중 호흡기 증상에 대해 설명해 주신 이X현 교수님께서 갑자기 가방에서 빨대를 꺼내셨다. 어디서 가져오셨는지 한 웅큼의 빨대를 학생들에게 나누어주시면서 하나씩 받아 입에 물어보라고 하셨다. 의아해 하던 학생들은 빨대를 하나씩 입에 물었고, 교수님께서는 준비 되었으면 코를 막고 숨을 쉬어보라고 하셨다. 코를 막고 빨대를 문 입으로만 숨을 쉬려고 했더니 참기 힘든 답답함이 몰려왔다. Tidal volume을 들이쉬는데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들이쉬는 것 뿐만 아니라 내쉬는 것도 어찌나 안 나가던지, 애써 들이쉬어 내 몸 속에 공급해 준 산소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데에 다 사용되는 느낌이었다.

그제서야 교수님께서 말씀을 이어나가셨다. 건강한 사람들은 아픈 사람들의 상태를 정확히 모르고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그들의 불편함과 고통을 직접 느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라고 말씀해 주셨다. 부작용이 강한 약물을 직접 먹어보는 열성도 있어야 한다고 첨언하셨다.

기도가 좁아지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 처음 느껴보았다. 물론 그 동안 수차례 강의와 시험을 통해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마음으로 느꼈다고나 할까? 이번 기회에 조금 더 환자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갈 수 있게 된듯 하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그 전에 우선, 시험은
잘 봐야 하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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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 2005.07.14 17:23 |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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