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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들은 것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 Glenn Medeiros

Glenn Medeiros

Glenn Medeiros

이 노래는 아마도 초등학교 다닐 적에 처음 들었을 것이다. 당시 1990년대 초반에는 우리나라에서 홍콩영화가 연일 빅히트를 치고 있었고, 그 영향으로 홍콩의 사대천왕이라는 배우 겸 가수들의 음반도 많이 팔렸고, 그러다가 서태지와 아이들이 혜성처럼 등장했고.. 아무튼, 이것저것 짬뽕으로 녹음해 놓은 내 테이프에 적어놓은 팝송이라는 제목을 보시고, 큰 숙부께서 '이 녀석, 벌써 팝송 듣냐?' 라고 하셨던 일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맘때 즈음이었으니, 아직은 초등학생(사실 그 때는 국민학생)때가 맞을거다.

머리를 뽀글거리는 한 하와이안 스타일의 가수, 그리고 그의 노래. 어디서 어떻게 처음 듣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처음 이 노래를 듣고 정말 폭 빠져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중학교에 올라가 처음 배우게 될 영어를 미리 좀 배워보겠다고 동네 보습 학원에서 어렵사리 영어를 배우고 있었는데, 그 실력을 십분 발휘하여 이 노래 가사를 해석해 보고, 혼자 감동먹고 몇 번이고 테이프를 돌려 들었었다. 특히나, be going to를 줄여서 be gonna라고 한다는 걸 알게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이 노래에서 그 표현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달까?

멋진 팝송의 가사를 한글로 번역해 적으면 정말 유치찬란해 지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이 노래도 예외일 순 없다. 그래도 노랫말 하나하나 음미해 보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그 어느 것도 막을 수 없다는 애절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느낄 수 있다. 이 때 얼마나 많이 따라 불렀으면, 강산이 1.5번 정도 바뀐 지금에도 노래 가사를 줄줄 외고 있을 정도다. 1절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적을 자신이 있는데, 비교적 덜 따라불렀던 2절은 좀 가물가물하다. 우리 앞의 길이 쉽지 않을 때, 내가 당신 곁에서 수호별처럼 지켜준다니 뭐라나, 그런 내용이었는데. :)

당시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수도 없었고, 음반을 꾸준히 구입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도 없었기 때문에 글렌 메데이로스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게 없었다. 그러다가 틈틈히 라디오에서 이 노래나 혹은 다른 노래들이 소개되는 걸 들었는데, 음.. 뭐랄까, 소프트팝이랄까, 아무튼 감수성 예민한, 그러면서 빡빡머리에 여드름 덕지덕지난 남자 중학생들이 딱 좋아할 그런 스타일의 감미로운 노래들이 많았다. 아마도, 이 앨범은 구입을 해서 가지고 있는 듯도 한데, 있어도 집에 있을터라 지금은 확인할 수가 없다. Not Me나 Long and Lasting Love 등이 실려있는 Not Me 앨범도 좋았고, 어디 가수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랑스어로 노래를 같이 한 Elsa라는 여가수가 있다. 이 여가수랑 듀엣곡도 몇 곡 있는데, Friend Give Me a Reason이나 Love Always Finds a Reason 등의 노래도 정말 좋았다.

그 뒤로도 몇 장의 앨범을 더 낸 듯 한데, 내가 느끼기로는 이 앨범만큼 성공한 앨범이 없었다. 하와이안 미소년의 모습도 점점 사라져갔고 말이다. :) 그러고보면, 이 노래도 은근이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던데, 댓글로 달릴 반응이 궁금하다.



p.s. PowerPC님, 이번엔 팝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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