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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요즘 중고등학교 졸업식장 풍경



얼마 전 운동을 다녀오다가 집 바로 앞에 있는 모교 앞을 지나게 되었다. 항상 지나는 길인데 뭔가 이상해서 살펴보니, 교문 앞 길거리에는 밀가루와 계란의 혼합물이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자세히 보니 교문 바로 앞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 중에는 밀가루+계란 공격을 받은 차들도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1990년대 말에만 해도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와 계란을 던지는 일은 흔치 않았는데(내 기억으론, 고등학교 다니던 중 그런 일을 본 적이 없었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일상다반사가 되어버렸나보다.

그러고서 잊고 있었는데, 오늘 웹서핑을 하다 위의 사진을 발견했다. 졸업식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걸칠 옷가지조차 남겨지지 않고 온통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쓴 학생들의 사진이었다.(다행히도 맨 오른쪽 등판 보이는 학생은 남학생이라고 한다.) 이 사진을 보고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졸업식에서 교복을 찢고, 밀가루와 계란을 던지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3년간 학교 다니며 받았던 스트레스와 억압을 해소하자는 의미라고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졸업식이 끝난 후 아무 상관없는 다른 이의 차량에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 씌우고, 자신들은 집에 돌아갈 때 변변한 옷 하나 입지 못하고 속옷 바람으로 겨울길을 가야 한다면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게 아닐까?

나도 그 시절, 참으로 어리고 부족했지만, 갈 수록 어린 학생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정도를 넘어선다는 생각이 드는 걸 피할 수 없다. 3년 동안 잘 입고 후배들에게 깨끗하게 교복을 물려주지는 못할 망정(내 동생은 이렇게 교복을 물려 받아 고교 3년을 다녔다.) 멀쩡한 옷을 찢어버리고, 사유재산에 피해를 입히고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집으로 가버리는 건 어리다고 이해해 주기엔 힘든 부분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