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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태국

[무대뽀 태국배낭여행] 23일, 자유.. 앙코르왓의 마지막 날

2004.09.25 4:28 am



으아~ 억지로 일어났다. 어제 나 혼자 못 일어나서 앙코르왓의 일출 보는 것을 놓쳤는데(그제 보긴 했지만 너무 늦게 가서 제대로 본게 아니었고, 매일매일 멋진 다른 광경을 보기 위해 매일 새벽 앙코르왓에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오늘도 그럴 순 없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준비를 하고 나섰건만.. 눈은 떴으나 잠은 못 깬, 의욕은 앞서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는 그런 상태였다.

새벽 4시 반은 한 밤 중이었다. 하기사, 잠꾸러기인 내가 이런 시각에 일어나본 적도, 안 자고 밤을 새 본적도 없으니.. 게다가 불빛이 별로 없는 캄보디아는 칠흙같이 어두웠다. 하늘에는 별이 촘촘하게 박혀있어서, 도시에서만 살았던 사람에게는 감회가 새로웠다. 물론 우리나라도 시골마을에 가면 볼 수 있긴 하지만, 외국에 나와 별이 가득한 하늘을 보면 기분이 또 다르지 않은가.

오늘은 지난 번과는 달리 비잘이 이미 기다리고 있어서 바로 차를 타고 앙코르왓으로 향했다.


2004.09.25 4:55 am



다섯시도 안 되어 앙코르왓에 도착했다. 주위에 불빛이라곤 타고 온 자동차 헤드라이트 뿐. 그나마 비잘이 시동을 끄고 라이트도 끄자 정말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깜깜했다. 일행의 헤드렌턴을 켜고 앙코르왓으로~!

아직 아무도 안 들어온 모양이었다. 서쪽 통로에서 표 검사를 하고(이 꼭두새벽에도 검사를 하다니.. 대단하다.) 들어가보니 조금씩 조금씩 하늘이 밝아지고 있었다.
흔히들 앙코르왓 사진촬영의 포인트라고 하는 앙코르왓 좌측 물웅덩이 앞에 갔다. 역시나 아무도 없고.. 별이라도 있으면 사진을 찍을만 할텐데, 동쪽 하늘에는 구름이 끼어있어서 조리개 다 열고 15초(내 카메라는 F2.0, 15초가 한계)로 찍어도 노출 언더가 나왔다. 그래도 이런 기회가 또 어디있겠나 싶어서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액정으로 보는 하늘이 점점더 밝아진다라고 느끼자 주위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대포(SLR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빽통을 두 개나 들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대포들에 포위를 당한채 밝아오는 하늘을 계속 찍었다. 짧은 시간에 하늘이 계속 밝아져서, 셔터스피드가 점점 확보되고, 급기야 조리게를 다 조이게 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주위에서니 SLR의 삐빅~! 철컥!(삐빅은 자동촛점 잡는 소리, 철컥은 셔터 및 미러의 소리. ㅠ.ㅠ) 하는 소리가 마구 들리는데, 내 디카의 찰칵!하는 효과음은 어찌나 처량하던지.. 참, 이런 문화유산을 눈 앞에 놓고 카메라 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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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려나? 구름이 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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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흘러가고, 날은 점점 밝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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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해가 떠오르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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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통로에 가서도 찍고, 반대편으로 넘어가서도 사진을 좀더 찍은 후 일행이 보이지 않길래 비잘이 기다리고 있는 차로 돌아갔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다시 들어가기는 귀찮고(사실 졸려서..) 그냥 차에 누워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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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자다 일어나 문을 열었더니 기념품 판매하는 현지인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2004.09.25 7:35 am



한참 자다 일어나보니 일행들이 하나씩 왔다. 우선 숙소로 돌아가 잠시 쉬고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늘은 멀리 있는 반티아이 쓰레이를 오전에 보고, 돌아오는 길에 따쁘롬을 본 후 점심에 쉬고, 오후에는 똔레삽 호수를 가보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시엡리엡 시내 못 가서 있는 작은 시장에 잠시 멈추어 아침 식사를 했다. 마땅히 밥 먹을만한게 보이지 않아서, 캄보디아식 샌드위치를 먹어보았다. 1000리엘(USD0.25, 10밧, 300원 정도)에 하나인데, 야채도 이것저것 넣어주고 돼지고기 껍질 훈제(로 보이는 것)를 썰어 넣어주었다. 매콤한 소스도 뿌려주어 맛있게 잘 먹고, 조금 부족한 것 같아서 다른 노점상에서 하나 더 사먹었다. 캄보디아식 샌드위치,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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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동네 시장. 이런 빵을 팔고, 저런 수레에서 샌드위치를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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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시장 풍경.




2004.09.25



숙소로 돌아와 잠시 씻고 쉬고 9시에 나가기로 했다. 일출 보고 차에서 잤는데 계속 자고 싶었다. 이 잠병은 언제 나을 수 있을까...?


2004.09.25 10:40 am



반티쓰레이를 보고나왔다. 시엡리엡에서 한참 달려서 도착했는데, 많은 곳이 무너지고 공사 중이라 가까이 가서 보기가 어려웠다. 앙코르왓보다 200년 일찍 지어져 불교 영향을 거의 안 받은 힌두교 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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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쓰레이. 종이 우산을 쓴 캄보디아 어린이가 날 두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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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쓰레이의 외부 모습. 많이 무너져있었다. 다른 사원들과는 달리 못 들어가게 줄을 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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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쓰레이의 정교한 부조. 다른 곳보다 이 곳의 부조가 훨씬 세밀하고 정교하다.
무지 덥다. 태국도 더웠는데 캄보디아가 더 덥다보니, 시원한 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시내로 가는 길에 있는 반티쌈레를 봤다. 다른 곳들에 비해 한적해서 첫인상이 좋았지만, 더운건 어쩔 수 없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이 사원의 중앙탑이 앙코르왓의 중앙탑과 비슷하다고.. 조금만 돌아보고 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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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쌈레에 들어가고 있다. 저 소녀의 표정이 왠지 슬퍼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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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앙코를왓 중앙탑과 비슷한 반티쌈레의 중앙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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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티쌈레의 모습.




2004.09.25 1:05 pm



따쁘롬을 보고왔다. 정말정말 더웠다. 그래도 폐허 속의 사원은 신비로왔다. 하도 오래되어 정글이 사원을 뒤덮고 있는데, 그대로 두어서 발견될 당시의 모습 그대로이다.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 드라이버가 추천코스를 가지고 있는데(나는 거의 서울가든의 추천코스를 따라 움직였다. 필요에 의해 변경하면 알아서 다 해 준다.), 사원을 보고 차에서 내린 곳으로 다시 돌아가 차를 타는 경우도 있지만, 차에서 내린 곳과 구경 후 차를 다시 타는 곳이 다를 수 있다. 특히 큰 사원의 경우가 그런데, 따쁘롬에서도 비잘이 내려준 곳과 나중에 태운 곳은 정반대였다.

비잘이 내려준 곳에서 따쁘롬 입구로 가니까 물건을 파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이 몰려들었다. 거기에 동행 몇 명이 살까, 말까 관심을 보이자 정말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혼자서 샤샤샥~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입구로 들어가니 표검사 아저씨가 계셨다. 역시나 일본인인줄 알고(일본인 관광객이 워낙 많으므로.. 일본인처럼 생겨서가 아니라 한국/일본/중국사람이 비슷해서 다들 일본사람으로 오해한다.) 일본말로 인사를 해왔다. 이에 어설픈 일본어로.. '와따시와 니혼징 아리마셍.(맞는지 틀리는지는 모르겠다. ;;)'이라고 했더니, 바로 'Oh,you are Korean.'이란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조금 했는데, 여기는 뒷문이고 쭈욱 가면 앞문이 나오는데, 보통 앞문으로 들어와서 그 부근 사원만 보고 가지만, 여기 뒷문으로 들어오면 따쁘롬에서 가장 큰 나무를 볼 수 있으니 좋은거다.. 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제대로 이해한 건가 모르겠네.

다시 일행과 합류해서 걸어가는데, 길도 멀고 캄보디아의 태양은 뜨거웠다. 결국, 사원 노점에서 파는 건 안 사먹기로 했던 작은 다짐을 무너뜨리고 음료수를 사 마실 수 밖에 없었다. 일행 중에 코코넛을 사신 분이 계셔서 살짝 맛만 봤는데.. 으억~! 이렇게 닝닝하고, 무맛에 가깝고, 살짝 구역질도 나는 걸 어떻게 먹는단 말인가!! 코코넛은 내 체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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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어가다 음료수 파는 노점 즈음에서 만난 작은 사원.



보통 따쁘롬에선 이 정도 이상 무너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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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보인다! 나무와 무너진 사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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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말라고 나무짝을 짜서 껴놓기도 하고..
나무가 보여 뒤로 가보았더니, 으어어~~ 나무가 사원을 타고 올라간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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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무너진건 기본이다. 그런데, 어떻게 나무가 저렇게 자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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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무시무시한 나무뿌리. 마치 근섬유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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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툼레이더 영화의 한 장면 같지 않은가!(사실 난 툼레이더를 안 봤다.)
저 얽히고 섥힌 나뭇가지들을 보라. 경외로운 자연 앞에선 건장한 남자도 작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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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 뒤덮힌 따쁘롬.




2004.09.25 1:56 pm



따쁘롬을 보러 들어가기 전에는, 일행 중 한 명이 따쁘롬에 오래 있겠다고 했고 나머지 세 명이 그럼 일찍 둘러보고 씨엡리엡 시내로 다시 들어가 밥을 먹고 돌아와서 합류하기로 했었으나, 따쁘롬이 워낙 볼 것이 방대하고 날도 덥다보니 그냥 움직이지 말고 따쁘롬 앞에서 점심 먹자고 해서 일행 셋과 비잘까지 모두 네 명이 밥을 시켜먹었다.(왠만해선 안 이러는데, 날이 너무 덥고 지쳐서, 돈 아낀다고 차 타고 시내까지 왕복할 수가 없었다.)

록락이라는 캄보디아 음식을 먹었다. 한참 메뉴를 보다가 결국은 캄보디아 청년 비잘이 시킨 걸 똑같이 따라 시킨 것인데 그것이 록락이라는 음식이었다. 생양파와 토마토를 얇게 썰은 것 위에 고기(이번에는 쇠고기 록락) 요리한 것을 얹어주는데, 소금과 후추에 라임을 잔뜩 넣은 소스를 찍어먹는 맛이 좋았다. 그 동안 캄보디아 음식이 태국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 약간 실망하고 있었는데, 점심으로 먹은 록락은 실망감을 한방에 날려줄만큼 맛있었고, 태국의 음식과는 달랐다.(너무 지쳐서 맛있게 먹은 음식 사진도 못 찍어놨다.)

밥을 다 먹고 일행 한 명이 따쁘롬에서 나오길 기다리며 나머지 일행들은 앉은 자리에서 쇼핑을 시작했다. 따쁘롬 앞의 가게들은 대부분 캄보디아의 특징적인 이미지(앙코르왓, 압살라 등등)가 프린트된 티셔츠나 기념품을 파는 곳인데, 앞에 테이블도 있어서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밥을 시키면 정작 밥을 하는 곳은 모두 같은 듯. 아무튼, 바로 그 자리에서 티셔츠를 고르는 걸 난 지쳐서 그냥 테이블에 앉아 바라보기만 했다. 몇 가지 사시고, 일행이 돌아와 차에 올랐다.


2004.09.25 3:05 pm



다들 피곤해서 이동하는 차 속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든 사이에 똔레삽 호수에 도착했다. 똔레삽 호우는 캄보디아 중간에 있는 커다란 호수인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바다로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듣기로는 우리나아 하나의 도 크기만 하다고.. 어업자원도 많아서 캄보디아의 생선을 공급해주는 창고와 같다고 하는 바로 그 호수!!
차에서 내려 바로 배에 올랐다. 우리 일행 넷만 탔는데 배는 출발했다.(일인당 3달러라는 걸 4인에 10달러로 했던 바우쳐를 냈다.) 어린 아이가 보트 운전을 도와주고 그보다는 조금 나이 더 먹은 소년이 운전을 했다. 호수를 헤쳐가면서 운전하는 소년이 영어로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었다. 똔레삽 호수는 건기/우기에따라 수위변화가 심한데, 그에 따라 수상가옥과 집, 교회들도 위치를 바꾼다고 한다. 호수에도 숲이 있는데, 수위가 더 높아지면 아예 물에 잠기고, 수위가 낮아지면 호수 바닥에 길이 생길만큼 물이 빠진다고 했다. 불교의 나라답게 호수에 떠있는 Spirit House도 있었다. 한참 나가니까 집이나 건물들이 안 보이는 곳 까지 갔는데, 정말 물 위로 솟은게 하나도 없는 수평선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었다. 정말 바다 같았다. 운전하는 아이의 이름은 찬인데 18살이었다. 집이 가난해서 보트 운전으로 돈을 벌어 학교를 다닌다고 했는데, 영어를 꽤 잘 했다. 물론 알아듣기 힘든 발음도 있었지만.. 한국어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머리 조심하세요, 빨리빨리 등 많이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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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운전을 하준 캄보디아 소년, 찬.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영어도 꽤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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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에 떠있는 학교. 한국의 한 단체가 지원해주어서 지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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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뱃사공과 다른 배를 타고 지나가던 소년 뱃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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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차도, 과일가게도 모두 물 위에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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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배를 타고 지나가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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똔레삽 호수의 풍경. 물 위의 성당도 보인다.




찬이 계속해서 무얼 먹으러 식당을 가거나 새/물고기/악어가 있는 곳에 구경을 가자고 하는데, 아무래도 식사비용이나 입장료가 있을거 같아(그럼 거기서 커미션을 먹겠지만..) 배도 안 고프고 관심도 없어서 계속 안 가겠다고 했다. 커미션이 안 떨어지니 그런건지, 몇 번 안 가겠다고 했더니 그 동안 열심히 이것저것 설명해 주던 찬은 어디로 가버리고, 조용히 배를 운전하는 찬이 나타났다. 뭍으로 돌아갔더니 우리의 비잘은 이미 차시동을 걸어놓고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었다.


2004.09.25 6:10 pm



아침도 캄보디아 샌드위치를 두 개나 먹고, 점심도 약간 비싸긴 했지만 배부르고 맛있게 먹어서 밥 생각이 별로 없었다. 일행 중 한 명이 숙소 들렀다가 구경하러 나간다고 해서 빵 사다달라고 부탁하고, 들어오는 길에 딸기맛야구르트를 사왔다.

우선 더우니까 샤워를 하고, 오늘 구경다닌 곳들에 대한 자료를 읽어보다가 잠시 잤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런가, 다른 사람들 다 구경할 때 차에서 자기도 했는데, 그래도 피곤했다.

잠자고 나와서 인터넷을 하러 갔다. 이곳 캄보디아는 통신상황이 열악해서 국제전화 되는 곳을 찾기도 어렵고, 숙소에 국제전화를 해 주기는 하는데 인터넷 전화인데다가 품질이 너무 안 좋아서 인터넷으로 메신저를 쓰는게 더 저렴하고 낫다. 물론, 인터넷도 무지 느리고, PC의 상태도 안 좋고 하지만 메신저는 큰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메신저를 하면서 오늘 찍은 사진을 대강 살펴보았는데, 찍을 때랑은 다르게 어찌나 못 찍은 사진이 많은지.. 수직/수평 안 맞은 것은 물론이고, 영 꽝인 구도도 있었다. 특히 앙코르왓의 일출은 너무나 진부적인 구도와 수평도 안 맞은 사진들이 많아서, 집에 돌아가면 찬찬히 사진 공부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04.09.25 7:25 pm



나갔던 일행이 빵을 사왔다. 원래 저녁은 그냥 넘기고, 내일 아침에 식사로 먹으려 했던 것이었는데, 빵을 봐서 그런건지 배가 살살 고파지려고 하는게 참을 수 없어 빵과 요구르트로 간단한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가방을 챙겼다. 내일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뽀이펫으로 가서, 캄보디아로 들어오는 방법의 역순으로 방콕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빨아 널어놓은 빨래들도 다 접어 배낭에 넣고, 가이드북도 바꾸어서 준비하고, 방콕에 돌아가서는 무엇을 해야할지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이제 남은 여행기간은 1주일, 혼자 다니니 해변이나 섬에 가서 놀 기분도 안 들고, 그냥 방콕에만 있기에는 너무 길기도 하고(사실 여행자금이 슬슬 바닥을 보이고 있다.) 해서 귀국일정을 조금 당길지를 고민해 봐야겠다.

캄보디아에 와서 일행이 함께 다니며 공동으로 사용한 금액을 정리했다. 한 일행이 그 동안 자발적인 재무장관역을 해 주어 계산까지 다 해주었는데, 앙코르왓 입장료 40달러 빼고 1인당 60달러가 안 되게 사용했다.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이 10달러 정도 있어서 총 118달러를 가져왔는데 딱 맞게 사용한 것이 되었다!! 혼자 와서 이렇게 다녔으면 훨씬 많이 내야 할텐데, 숙소도 같이 쓰고, 차량도 같이 빌려 나누어내니 편하고 좋으면서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어 좋았다.


2004.09.25 8:35 pm



내일이면 캄보디아도 안녕이다. 사실 그리 많이 준비해 오지 못한 곳이었다. 그제 만난 청년이 여기 오기 6개월 전부터 준비하고 공부했다면서, 1주일 동안 천천히 돌아보고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부럽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다. 그 동안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앙코르왓은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여행지가 되었다. 특히 사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앙코르 제국과 사원들에 대한 이해가 많아진다면, 정말 가슴벅찬 감동과 엽서같은 사진을 가져갈 수 있을것 같다.



오늘의 지출



04/9/25 식사 1.25달러 -50.0

04/9/25 샌드위치 0.5달러(두 개) -20.0

04/9/25 점심 2달러 -80.0

04/9/25 음료수 1.4달러 -56.0

04/9/25 빵 0.25달러 -10.0

04/9/25 숙박 3달러 -120.0

04/9/25 차량 8.75달러 -87.5

04/9/25 똔레삽 호수 투어 2.5달러 -100.0



USD 1 = 40 Baht 으로 계산.

캄보디아 화폐는 '리엘'이나 거의 USD로 통용되고, 태국돈도 받으며, 잔돈만 리엘(L)로 줌.





오늘 쓴 돈: 523.5밧

환전한 돈: 0밧

남은 돈: 3600밧

누적 지출: 25658밧 (1115.57밧/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