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길 닿는 곳/유럽

[무대뽀 유럽배낭여행] 34일.. 집에 왔다!!

2001. 8. 09. 목

비행기에 들어와 보니, 역시 서울행 비행기라 그런지 한국사람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바로 핸드캐리 하던 짐 몇 개를 선반에 올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가운데 줄(좌석 네 개가 조로록 있는)에 좌석이 있었는데, 복도 쪽으로는 서양여자(나중에 보니까 뉴질랜드 사람이었다.)가 앉아있었다.

감기 기운 때문에 몸이 좋지 않아서 이륙하자마자 담요 두 장을 받아서 몸을 친친 감았다.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해보려고 했는데, 이어폰이 안 좋은 건지 음악이 한쪽 이어폰에서만 나와서 그만 두었다. 바꾸어달라고 하기도 귀찮아서...

잠시 자다가 일어나 보니 거의 모든 승객이 자고 있었다. 몸 상태는 더 안 좋은 것 같고... 그래서 승무원을 불러서 열이 있으니까 약 하나 달라고 해서 얻어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한국 시각으로 새벽 4시 30분 즈음 해서 잠이 깼다. 잠을 다시 자려고 해 보았지만 한번 깬 잠은 다시 잘 들어오지 않았다. 책이라도 읽고 싶었는데, 멀미를 하는건지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미식거려서 책도 못 보고 그냥 눈만 멀뚱멀뚱, 자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이렇게 시간을 때우다보니 어느새 승무원들도 일어나서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섯시가 조금 넘어서 기내식이 나왔다. 간단하게 아침으로 스크램블드 에그 먹었다. 이제 곧 한국땅을 다시 밟는구나 생각하니까 너무 좋았다. 머리 아프고, 몸 안 좋은것만 빼면...

드디어 인천 국제 공항에 착륙했다. 이른 아침이라 바로 공항 건물로 들어가서 입국 수속을 했다. 카고로 부쳤던 배낭을 찾으려고 한참(거의 한 시간 정도)을 기다린 끝에 배낭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세관은 No Claim으로 나왔더니, 아... 꿈에도 그리던 우리나라 대한민국~! ㅠ.ㅠ 우선 병무사무소로 갔다. 병역 미필자의 족쇄, 출입국 신고 때문이었다. 나가기 전 출국 신고를 했으니 들어와서는 입국 신고를 해야 했다. 안 하면 벌금~! 입국 신고 하고, '완전귀국' 도장 받은 후에 집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를 기다렸다. 집(과천)까지 가는 버스는 조금 있으면 온다길래 잠시 앉아서 내릴 때 비행기에서 가지고 나온 우리나라 신문을 읽었다. 곧 버스가 와서 요금을 내고 버스에 올랐다.

아침이라 그런지 길은 별로 막히지 않았다. 한강대교 즈음부터 조금 막히기는 했지만 금방 뚤려서 집에 바로 올 수 있었다. 영어 속담에 There's no place like home. 이란 말이 있는데, 정말 이 말을 실감했다. 아, 집이다, 집~!

배낭을 열어 한 달간 지고 다녔던 짐을 모두 꺼냈다. 계속 빨기는 했어도 우중충한 색으로 변해버린 옷들, 이것저것 잡동사니들... 그리고는 바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그렇게 고대했던 시원한 수박을 선풍기 앞에서 먹었다. 이 얼마나 원했던 샤워 후 선풍기 앞 수박이었던가~!

조금 쉬다가 점심을 먹었다. 한국 음식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역시 신토불이(身土不異)여~! 김치, 된장찌게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잠...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