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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유럽

[무대뽀 유럽배낭여행] 32일.. 방콕과 카오산 로드

2001. 8. 07. 화

방콕 시간으로 새벽 5시가 좀 못 되어서 일어났다. 아무리 보잉 747이라 하더라도 이코노미 클래스라 자리가 불편했다. 어쩔수 없이 깨서는 서서이 떠오르는 태양빛을 비행기 창문 밖으로 감상하다가 드디어 또 기내식이 나왔다. 아침으로 스크램블드 에그를 간단하게 먹고 내릴 준비를 했다.

원래 6시 5분 방콕 도착이었는데, 예정보다 일찍 5시 45분에 방콕 공항에 떨어졌다. 지난 번, 여행을 시작할 때 한 번 들렀다 간 곳이라 그런지 친숙했다. 하도 이른 시각이라 입국심사는 금방 끝났고 바로 나가서 짐을 찾았다. 이제 뭐 하나... 방콕에 대해 아는게 없어서 일전에 여기저기 물었을 때 들었던 '카오산 로드(Khao San Road)'에 가기로 했다. 카오산에만 가면 모든게 해결된다니까... 공항버스는 공항에서 왼쪽으로 나오면 타는 곳이 있었는데, 다행히 5분 후에 출발한다고 해서 100 바트 짜리 표를 사고 잠시 기다렸다가, 카오산 로드에 가는 A2 공항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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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돈므앙 국제 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공항버스 탑승권



허걱.. 공항버스를 타고 봤더니 태국도 차량 좌측통행이었다. 그나마 영국에서 4박 5일간 익숙해져서 그나마 덜 어색했다. 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공항버스를 타고 방콕 시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고가 고속도로를 한참 달려서 시내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너무 피곤한 탓이었는지 계속 졸음이 밀려왔다. 카오산 로드 놓치지 않고 내려야 하는데... 하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했지만, 몰려오는 잠을 쫓을 수 없었다. 잠결에 거리를 내다봤더니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다들 출근하느라고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유럽과는 다른 동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드디어 카오산 로드에 도착했다.(카오산 로드가 공항버스 A2의 종점이다. -.- 그냥 잘걸...) 8시가 되어있었는데, 바로 숙소를 잡기로 했다. 마침 한국 여행자들이 보여서 물어봤더니 D&D가 좋다고 말해 주었다. 런던 민박집에서 받아적었던 카오산 로드 지도를 보니까 D&D가 나와있어서 찾아보려는데, 잘 안 보였다. 지도를 보니까 좀 지나쳐 온 듯 해서 카오산 호텔(Khao San Hotel)이라고 보여서 가 봤더니 트윈룸(Twin Room. 싱글 침대가 두 개 있는 방. 비슷한 걸로 Double Room이 있는데 이건 큰 침대(Double Bed)가 하나 들어있는 방이다.)이 530 바트(약 16000천원)밖에 안 되길래 그냥 여기에 들어가기로 했다. 적어논 종이에 보니까 11시부터 점심때만 하는 싸고 맛있는 부페가 있다고 해서 11시까지 쉬다가 나가기로 했다. 근데... 샤워하고 잠깐 누웠다가 눈을 떠보니까 3시. -.- 그냥 더 자다가 일어나서 저녁 먹으러 나갔다.

유럽과 달리 방콕의 해는 금방 졌다. 6시 즈음 나갔는데도 벌써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카오산 로드 말고 바로 옆에 있는 다른 길에 들어가서 영국 민박집에서 적어온 종이에 나와있는 식당에 찾아들어갔다. 역시 적어온 대로 식당 전체에 에어콘이 나오고 있어서 시원하게 앉아 밥을 시켜먹었다. 살인적인 물가의 영국에서 있다가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태국에 왔더니만 너무나 싸서 좋았다. ^^;

밥을 맛있게 먹고 나와서 배가 좀 덜 찬듯 해서 바나나 팬케익(얇은 밀가루판에 바나나 썰어넣어 익힌 것)을 15 바트에 사 먹었다. 그리고 다시 카오산 로드에 돌아와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면서 거리 구경을 했다. 일회용 문신(한 번 하면 삼 주 정도 간다던데...)도 많이 보였는데, 의외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유럽 각지에도 문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비싸서 그런지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레게 파마도 많이 하고 있고... 커다란 맥주집에 들어가 맥주 한 잔 하고 앉아서 이야기 하다가, 다시 나와서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호텔에 들어와 샤워하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