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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유럽

[무대뽀 유럽배낭여행] 25일.. 베르사유 궁전

2001. 7. 31. 화

이야기를 한참 했다. 벌써 두 시가 가까워직 있었다. 내일을 위해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9시가 다 되고 있었다. 언능 일어나 세수하고, 오래간만에 면도도 하고. 바로 밥을 먹었다. 오늘은 베르사유 궁전을 가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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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철인 RER 표


민박집에서 들은 메트로 역으로 갔다. 베르사이유는 RER(프랑스 국철에서 하는 걸로 Metro와 표가 다르다. 유레일을 제시하면 무료로 RER 표를 주기 때문에 그냥 탈 수 있다.) C선이라 찾아간 것이었는데, 그 역에서 운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10호선을 타고 Japel이라는 역으로 가야했다. 어느새 시간은 11시가 다 되어가고, 속은 무슨 조화인지 큰 일을 보려고 계속 부글거리고... 이번엔 여지없이 돈 내고 화장실에 들어가겠구나 하고 화장실을 찾는데, 유료 화장실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돈 내고 쓰려고 해도 안 보이니...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 RER을 기다리는데, 반대편에 오는 기차를 보니까, 오호라.. 2층 기차였다. 으음. 이런 기차라면 당근 화장실이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소름이 돗는걸 참아가며 기차를 기다렸다. 드디어 기차는 왔고, 가방 던져놓은 후 화장실을 찾았는데, 이런, 누가 벌써 들어가 있는게 아닌가. 이미 예샹은 하고 있었지만... 하는 수 없이 다른 칸으로 가보았다. 그 곳도 잠겨 있는데, 이상하게도 두드려도 아무 응답이 없는 것이었다. 허둥지둥 화장실을 찾아 헤매는데, 잠겨있던 화장실 앞에 앉아있던 한 사람이, 이 기차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친절하게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허걱~! 큰일이다. 천천히 2층으로 올라가서 가만히 앉았다. 이제 베르사유에서 마지막 승부다. --+

기차로 한 20분 정도 달려 베르사유 역에 도착했다.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는데, 벌써 다 보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베르사유역에도 화장실은 없었다. 거의 사색이 되어 역을 나왔는데, 오옷~! 맥도널드...!! 화장실로 뛰듯이 갔다. 여자들은 길게 줄 서있고, 남자들은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들어갔더니만 이미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고(중국인인 듯 했다.), 화장실 두 칸이 모두 차있는게 아니겠는가. 이 사람들 왜 이리 안 나오는지... 거의 10분은 기다려서 한 사람이 나왔다. 먼저 온 사람이 뻔히 보고 있는데, 새치기는 할 수 없지 않은가. 양보를 하고 다시 기다렸다. ㅠ.ㅠ 다행이 이 사람이 금방 나와주어서 무사히, 정말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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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 입장권. 가장 싼 49 프랑짜리


기다리던 사람들과 베르사유 궁으로 향했다. 맥도널드에서 나와 왼쪽, 역에서는 오른쪽으로 한 블럭 걸어가니까 저 멀리 궁이 보였다. 멀리서 봤는데도 대단해 보였다. 카메라 한 가득 나올 거리에서 사진 한 방 찍고... 궁 입장은 돈을 내야하고, 정원은 그냥 들어가는데, 궁 입장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었다. 돈 없는 배낭 여행자가 무슨 가이드 투어겠는가. 그냥 제일 싼 A 코스. 49 프랑짜리 표를 사서 들어갔다.(이 줄이 무지 길었다. 한 30분 이상 기다린 듯. 그러다 앞에 서있던 한국 사람과 같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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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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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을 뒤에 두고 사진 한 장~!


궁은 으리으리 했다. 들어가자 보이던 황금(진짜인지 황금색인지는 모르겠다.) 파이프 오르간 부터 시작해서, 어찌나 화려한지, 정말 일반 국민들의 반감을 사기 충분했다. 2층에 올라갔더니 여러가지 방이 시작되었는데, 영어 가이드 투어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슬쩍 끼어들어서 설명을 들었다. 짧은 영어로 설명을 듣고 있는데, 설명을 하던 가이드(분명 프랑스 아줌마였을 것이다.)가 다름 방으로 넘거가기 전에 private tour라면서 따라다니지 말라고 하는게 아닌가. 나 참, 그 동안 수많은 투어(박물관, 미술관, 유적 등등)를 돈 안 내고 따라다녀봤지만, 저렇게 공개적으로, 아닌 사람들에게 따라다니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Hall of Mirror, 왕의 침실, 응접실 등을 설명하면서도 계속 그 말을 하길래, 에이, 드럽고 치사해서 그냥 혼자 앞으로 갔다. 다행히도 앞에 다른 영어 가이드가 있었다. 그 곳에 합류~! 왕비의 방도 보고, 이것저것 설명을 들었다. 사실... 그 아줌마 영어 발음에 프랑스식 발음이 너무 많이 뭍어 나와서, 영어가 짧은 나로서는 알아듣기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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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유 궁 입구 즈음이었나보다. 들어가자마자 본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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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가 '짐은 곧 국가다.' 라고 말한 그 아저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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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방. 화려한 샹들리에가 가득하다.


투어가 다 끝나자 거의 두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남은 것들은 대강 보고 밖으로 나왔다. 작은 일을 치루고 싶어 화장실을 찾았더니 유료였다. 그냥 좀 참고 맥도널드 갈 생각으로 그냥 참고 베르사유 궁으로 생긴 그늘에 앉아 샌

드위치(스위스에서 만든 건데 아직도 다 못 먹었다. 그럼 며칠 된거지??)랑 아침에 산 쥬스, 떠먹는 요구르트(이것도 스위스에서 샀는데.)랑 천도복숭아(이것도 스위스.)를 먹었다. 먹다가 투어 보면서 잠시 헤어졌던 부산의대 형을 만나 같이 그늘에 앉아 이야기 좀 하다가 정원을 거닐어보기로 하고 일어났다.

뱀다리...
외국에 나와보니 담배를 직접 말아피는 사람들이 많았다. 매번 필 때마다 담배 꺼내고, 종이 꺼내서 잘 말고, 침 발라 붙이고 하는게 귀찮을 법도 한데, 그런 사람들이 꽤 되었다. 그런 불편을 감수할 만큼 담배 맛이 좋은 것인지... 베르사유에서 앉아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데, 옆에 있는 한 여자가 계속해서 담배를 말고 있었다. 한참 몇 개피를 계속해서 말더니 결국 돌아보고는 라이터 있냐고 묻는게 아닌가. 나나 부산의대 형이나 담배를 안 펴서 없다고 했더니만 허탈해 하는 그 표정. ^^; 기껏 말고는 한 개피도 못 피고... 암튼, 그랬다구.

베르사유 궁도 참 크고 화려하지만, 그 앞에 있는 정원은 장난이 아니었다. 어찌나 넓은지, 정원 한 가운데에 운하(?)가 있어 나무가 없으니 끝까지 보이는데, 그 끝에 있는 사람들이 점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냥 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것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잠기 걸어내려가 운하가 시작되는 곳에 나무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그 운하를 면하고 있는 나무는 벽처럼 손질되어있었다. 어떻게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군. 암튼, 나무 그늘에 앉아, 바로 앞에 어떤 할머니가 강아지를 가지고 앉아있길래 애완견 이야기를 한참 하다가 5시가 다 되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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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 넓은 베르사유 궁이 끝이 아니었다. 더 너른 정원이 펼쳐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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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어와야 겨우 호수 앞에까지 온다.(위 사진에서 호수 위치 확인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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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호수 옆으로 또 엄청난 정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여유롭게 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베르사유 역으로 돌아가서 RER 타고 깜빡 졸다가 맨 끝 역(은 아닌데, 아마 그 이후로는 공사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아침에 첨 갔던 역에서 못 탔던 것인 듯.)에 내려 만박집으로 가는 메트로로 갈아타고 돌아왔다. 민박집에 들어간 시각이 6시 45분경. 바로 저녁 식사를 하고 샤워를 했다. 오늘도 햇빛이 강렬해서 땀도 많이 흘리고, 많이 타기도 한 것 같았다. 밥도 배불리 먹었겠다, 개운하게 씻었겠다, 하루종일 돌아다녀 노곤하겠다, 한숨 잤다. 일어나보니 벌써 9시. 몽마르뜨 언덕에 가보려 했지만, 이거 지금 나가서는 언덕만 잠깐 보고 와야할 것 같아 그냥 포기하고 쉬기로 했다. 어제 민아가 근방에 있는 사비네 집에 있다고 해서 거기에 찾아가보기로 했다. 잠깐 헤매었는데, 바로 민박집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서 쉽게 찾아들어갈 수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께 여쭈어 보았더니 지금 나가서 아직 안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면 메모 남길테니 들어오거든 보여달라고 말씀드리고, 남은 시간 잘 보낸 후에 런던 공항에서 보자고 메모를 남기고 나왔다.

나오는 길에 맥도널드에 들렸다. 우리집 민박은 시원한 물이 없어서 항상 차가운 것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지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가 콜라 큰 것(12 프랑)을 시켜 마시면서 일기도 썼다.

11시가 넘어 맥도널드 문을 닫길래 민박집으로 돌아와 손발 씻고, 내일 파리의 마지막 날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노틀담, 소르본느 대학, 오르세, 몽마르뜨의 강행군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고는 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