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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초보운전 연수 시키기

남 선생의 첫 차, 투싼!



지난 금요일 밤, OS의 남 모 선생을 찾았다. 가을 즈음부터 차를 산다고 하더니만 드디어 출고된 것! 이전부터 차 나오면 연수해 준다고 했기에 서둘러 가 보았더니 밤 늦은 시각 병원 지하 주차장에는 덩그러니 남 선생의 차만 남아있었다. :) 현대자동차에 다니시는 남 선생 큰 매형께서 잘 아시는 영업소장님께서 알아서 다 해서 가져다 주신 것이라고.(현금 할인에, 번호판도 다 달아 나오고, 썬팅, 사제 후방 경보등과 네비게이션, 세차 세트까지!!) 남 선생은 바쁜 와중에 겨우 인수증에 싸인을 했다고 했다. 약 7년 전 운전면허만 따놓은 후 장농면허로 지내온 그이기에 우선은 내가 몰고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밤이라 초보운전이 더욱 어렵겠지만, 그의 시간이 이렇게 밖에 나질 않으니 어쩔 수 없었다. 밤이라 사람도 차도 적으니 그런 점에서는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무튼, 기본적인 사항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시동 걸 때에는 디젤이니 On에 조금 두었다가 Start로 돌려라, 브레이크 패달을 밟고 시동 걸어라, 안전벨트는 꼭 메고, 방향지시등 사용은 생활화 해라, 처음엔 어렵지만 백미러와 룸미러 확인은 의식적으로라도 계속 해라, P는 주차, N은 중립, D는 주행, R은 후진. 아무튼 백문이 불여일견이며 백견이 불여일행이므로 차가 없는 곳에 가서 남 선생보고 운전해 보라고 했다.

나중에 돈 많이 벌고서 이런 세컨드 카를 가져보고 싶다.



주차장에 갈 때만 해도 자신만만하던 남 선생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운전석에 올랐다. 기어를 D에 놓고 서서히 출발~! 자동변속기이니 시동 꺼질 일 없다고 악셀레이터만 잘 밟으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처음이다보니 보이는 것도 없고 사고 날까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차없는 밤거리를 두어 바퀴 돈 후 이제 마음 닿는데로 달려보기로 했다. 사실, 달린다기보다는 엉금엉금이었지만 말이다. ;) 차선 하나를 주욱 유지하며 가는 것부터 시작하여, 좌회전 및 우회전 하기 등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 30분 이상 강훈을 한 후에 잠시 쉬자고 근처의 킴스클럽에 가기로 했다. 그러자니 큰 길로 나가야 했는데, 아까 연습했던 차 없는 길과는 달리 차들이 쌩쌩 달리니 더욱 더 긴장을 했지만 그래도 초보임에도 불구하고 큰 탈 없이 그 길을 지나 좁디 좁은 지하주차장까지 직접 몰고 내려갔다. 주차장에 간 김에 내가 두어번 T자 주차를 보여주고 해 보라고 했다. 어려웠지만 서너번 해보더니 아주 조금씩 감을 잡아가는 듯 했다.



킴스 클럽에 들어가서 어묵으로 허기를 달래고 음료수도 사 마시고 초보운전 표지판을 사 들고 나왔다. 초보운전을 붙여두면 대놓고 무시하긴 하지만, 그래도 알아서들 피해가기 때문에 익숙해 지기 전까지는 붙여둘 필요가 있다는 내 주장에 사왔는데... 이걸 붙이고 보니 썬팅이 진해서 도저히 뒤에서 알아볼 수가 없었다. 예상치 못했던 난관에 기분 좋게 웃은 다음에 환불했다. :) 나오기 전에 다시 T자 주차를 두어번 더 연습하고 나왔다.

시각은 이미 12시를 넘어가고 있었으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서로 시간 맞추기가 힘들기에 조금 무리해 보기로 했다. 서울로 고~! 고~! 아무래도 아는 곳에 가보는게 좋을 듯 해서 강남역에 가기로 했다. 남자라서 그런지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상당히 적응을 많이 했다. 물론 그래도 부족한 것 투성이긴 하지만 말이다. 강남역 가는 좌석버스가 가는 길을 따라 강남역으로 가는데, 역시나 새벽에도 길이 막히는 강남역. 꼼짝 못하고 왕초보가 여기저기서 끼어는 택시들과 사투를 벌이며 강남역을 지나갈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네이게이션을 켜고 병원으로 복귀.

두어시간 밖에 연습하지 못했지만 꽤 많이 늘었다. 시작이 0이었던 상태라 그런지 말이다. :) 하지만, 운전을 시작하기 전 연말에 차 몰고 부모님 계신 서산 집에 가겠다던 남 선생의 장담은 너무 무모해 보였다. 남 선생 스스로도 운전이 생각하던 것보다 많이 어려워 큰일이라고 했다. 차가 1~2주만 더 빨리 나왔다면 연습을 충분히 하고 갈 수 있을텐데, 이거 운전 못해서 고속도로 타고 어쩔 수 없이 부산까지 간다는 이야기가 남 이야기가 아니라며 마구 웃었다.

안전운전 하시게, 남 선생. 부럽다. 새차라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