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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주말 에센스

0. 12일 동안 다섯 개의 시험을 봐야 했던 죽음의 중간고사기간이 지나갔다. 뭐, 딱히 중간고사기간이라 할 것도 없지만, 그 전에는 매주 한 개 정도의 시험을, 이번에는 조금 몰아서 본 것이 달랐다. 아, 지난 주는 아예 수업도 없이 시험만 있었다.(스케줄 상으로는 수업이 전혀 없었으나 변동이 있어서 금요일 오후/토요일 오전에 수업을 했다.) 2주 동안, 준비한 기간까지 따지자면 조금 더 늘어날 기간 동안 내내 긴장하고 있었던터라 너무 힘들었다. 오전에 시험 하나 보고 나오면 점심 먹고 침대에 누워서 저녁 먹기 전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저녁 먹고 그 때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다음 날도 공부, 밤 새고 그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시험 보기... 잘 봤느냐고는 묻지 말아주시길. 그저 무사히 끝난 것에 감사할 뿐이다.



1. 토요일 점심을 아주 멋지게 먹었다. 우리학교 출신이라면, 그리고 90년대까지 Y의대를 졸업하신 분이라면 다 아는 대한민국 생리학계의 대부, 강X순 교수님께서 학생들을 모두 데리고 가셔서 고기를 사 주신 것이다!!! 평소 깐깐하게 그지없는 교수님이시기에 상당히 무서워했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교수님께서 상당히 친절해 지셨고, 막판에는 전례없는 점심 쏘기 행사까지!!! 교수님과 멀찌감치 앉아서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모처럼 단백질 보충을 했다. 물론, 교수님과 한층 가까워진 것만 같은 느낌도 얻었다.



2. 개강 2개월만에 여유있는 주말을 맞이했다. 그 동안 항상 월요일에 시험이 있어서 주말을 주말답게 보내지 못했었다. 일반적으로는, 금요일 즈음 되면 주말 기분에 들떠서 설레여야 하건만, 금요일 저녁에 밥을 먹어도 전혀 기쁘지 않고 월요일에 치루어야 할 시험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될 지경이었던 것이다. 본격적인 2학기를 시작하고서 처음 있는 시험 준비 없는 주말, 내일 월요일은 2학기에 딱 네 번 있는 시험 없는 월요일이다. 첫 두 주와 내일, 그리고 다다음 주 월요일. 그 외에는 모두 시험이 하나 이상씩 있다. 아무튼, 오랜만에 집에 가서 편히 쉬고 왔다. 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으니 너무 마음이 편했다. 어서 방학이 와야 핥렌데...



3. 민들레 아가씨와 함께 결혼식에 다녀왔다. 민들레 아가씨와 함께 회사를 다니다가 1년 반 즈음 전에 다른 회사로 옮겨 다니고 있는데, 워낙에 친하게 지냈었던터라 축하해 주러 갔던 것이다. 나름대로 힘든 결혼이었는데, 이유는 국제결혼이었기 때문이었다. 신부는 일본인 미치코 상. 이미 일본에서 한 차례 결혼식을 올렸고 같이 살고 있는데, 여기서도 한 번 해야겠기에 또다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느 인생사가 술술 풀리겠냐마는, 이렇게 어렵게 결혼하는 걸 보니 참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이제 결혼을 생각지 않고 철없이 살 수 있는 나이는 지났는데, 뭐 능력이 있어야 말이지... 수중에 돈도 없으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생각은 안 하고, 돈 쓸 궁리부터 먼저하고 앉아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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