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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당신이랑 나랑은 틀리거든요?

요즘 언어의 부적절한 사용이 남용되고 있는 것 중에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바로 '든요?' 이다. 국어사전을 찾아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게 말꼬리를 내리면 별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종결형 어미가 될런지 몰라도, 말꼬리를 올려버리면 아주 듣기 싫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모르는 곳을 찾아가다가 길 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고 하자.

자유: OOO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행인: XXX로 가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되거든요?


답변을 풀이해 보면 이렇다.
'XXX로 가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금방 도착하고 쉬운데, 그걸 왜 바쁜 나를 붙잡고 물어보는거야?'

사실, '든요'라는 말이 종결형 어미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다들 많이 쓰니.. 언어의 사회성 측면에서 수용할 수도 있겠지만, 말꼬리 올리는 '든요?'는 정말이지 못 들어주겠다. 귀찮아 죽겠는데 나에게 무얼 물어봐서 해 주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답해 준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니 말이다.

'다르다'를 '틀리다'로 쓰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언어 사용에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다르다는.. 같지 않다, different이고, 틀리다는.. 맞지 않다, wrong인 것이다. 이 포스팅의 제목인 '당신이랑 나랑은 틀리거든요?'는 '내 생각이 옳은 것이고 당신의 생각은 틀린 것이다.' 라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단지 차이점을 인정하기 위한 발언이라면 '당신과 나는 다르다.' 라고 해야 한다. 요즘들어 방송 쇼프로그램에서는 '다르다'를 '다르다'로 쓰지 않고 거의 다 '틀리다'로 사용하고 있다. 그게 바로 '틀린' 것이다.

내가 너무 고지식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