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004.09.30 12:40 am



숙소에 도착했다. 택시 타고 오면서 디디엠 사장님, 사모님과 이야기를 했다. 그 중에.. 택시 색상이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빨강/파랑은 택시회사에서 운영하는 택시이고, 노랑/초록은 개인택시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빨강/파랑이 서비스도 좋고, 차량도 새거라고 하셨다. 요즘 차량 색상이 하나로 되어있는 택시들이 보이는데, 그건 새로 생긴 커다란 택시회사들의 택시라고 했다. 아무래도 새 회사라서 차량과 서비스가 좋다고. 잘 들었는데, 돈 없는 배낭여행자가 택시 탈 일이 별로 없어서.. 돈은 없고, 시간은 많다!!

졸리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서, 잘 놀았다고 인사 드리고 바로 방으로 올라갔다. 정말 3층 도미토리(팬룸)에서는 2층 클럽의 음악소리가 들린다더니, 실제로 들어보니까 음악소리가 꽤 컸다. 오옹.. 이래서는 잠을 못 잘것 같은데.. 게다가 무슨 일인지 화장실과 샤워실에 물이 안 나오고.. 그래서 같이 3층 도미토리를 쓰는 일본인(과 나 둘이서 10명 쓰는 도미토리를 같이 썼다. 내가 오기 전엔 그 친구 혼자 썼으니 그 때까지는 싱글룸, 내가 온 후에는 더블룸이 되는건가?)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인이 하는 숙소도 많은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고 궁금해 했더니,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서 일본인 숙소를 찾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뭐, 그 친구나 나나 영어 못 하고 더듬거리는 건 똑같은데, 일반적인 일본인 여행자들이 영어를 참 못하는 반면(앙코르왓에서 만났던 어떤 일본인들은 영어를 정말 유창하게 하고, 심지어 자기들끼리도 영어로 대화하기도 했는데, 아마도 해외유학파인 듯 했다. 오리지날 일본인이 저렇게 영어를 잘할리가?) 이 친구는 잘 하지는 못해도 계속 연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생물학을 전공하는 이 친구는 여행을 아주 길게 여행 나온 것이었다. 태국은 내일이 마지막이고, 내일 인도로 떠난다고 했다. 어쩐지 짐이 많더라.. 인도 뿐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계속 서쪽으로 가서 유럽(일본어로는 유로파)까지 여행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리스 가봤었는데 바다와 섬이 너무 아름답다고 강추해 주었다. 일본과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욘사마, 보아 등은 모르는 일본인이 없고, 이 친구는 쉬리나 태극기휘날리며 같은 영화도 알고 있었다. 나도 일본 영화나 에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며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했는데, 대부분 한국어 제목으로 바뀌어있어서 이야기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일본 영화 Love Letter에 대해 이야기 했었는데, 이 친구는 몰랐다. 감독이나 배우 이름을 알면 좋으련만 그것도 모르고.. 그래서 여자주인공이 눈밭에서 산을 향해 '오겡끼 데스까아~~ 와따시와 겡끼데스~~' 하는 장면이 정말 유명하다고 이야기 해 주었는데도 몰랐다. 그 친구 왈, '오겡끼데스까'는 자주 쓰는 인삿말이 아니고, 정말정말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나 하는 거라고 했다. 게다가, 학교에서 그에 대한 답으로 '오까게사마데 겡끼데스'라고 배웠다고 했더니, 배를 잡고 웃으면서 그 대답의 뜻이 '네 덕에/신의 도움으로 잘 지내..' 라는 뜻이라면서 그런 말은 안 쓴다고 했다. 오까게사마데 겡끼데스를 하면 어찌나 웃던지.. 교과서에만 있고 실생활에서는 안 쓰는 죽은 문장인가보다. 알고 있는 일본어 몇 마디를 했더니 그 친구가 매우 놀랐다. 하긴 이 친구는 '안녕하세요' 밖에 몰랐다. 한국어에는 높임말, 존칭 등 자기보다 높은 사람에게 하는 말이 다르다고, 어른들에게는 '안녕하세요' 해야 하지만, 친구나 동생에게는 '안녕' 이라고만 하는거라 했더니 매우 놀랐다. 같은 뜻을 가지고 있지만 뉘앙스가 조금 다른 단어들이 여러가지라, meal을 뜻하는 한국어단어는 밥/식사/진지 등 여러가지라서 상황에 맞게 잘 사용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더니 신기해 했다. 축구와 야구 이야기도 좀 했는데, 이 친구가 울트라닛뽄을 몰랐다. 일본 국가대표 축구팀의 서포터인데.. 울트라니뽄을 모르니 붉은악마(레드데블스)는 당연히 모르고.. 그래서 내가 다 설명해 주었다. 한국인 축구선수도 안정환 밖에 모르고,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했던 선동렬과 이종범도 모르고.. 뭐, 아무튼 이야기 많이 했다.


2004.09.30 4:05 am



아암~~ 이제 자자. 일본인 친구와 이야기 참 많이 했다. 내일 잘 일어나서 두씻 공원과 위만멕 궁전을 볼 수 있을까?


2004.09.30 10:45 am



일어났다. 역시 어제, 아니지 오늘 새벽까지 이야기 하느라 타격이 컸다. 얼른 샤워하고 정신차리고 나와, 오늘 밤 방값을 지불하고 두싯과 위만멕 궁전을 보기 위해 나섰다.

헬로우태국에 쓰여있는 것처럼 버스정류장에 가서 503번 버스를 기다렸다. 오래지 않아 버스가 와서 올라탔는데, 차장언니가 영어를 거의 못 했다. 겨우 두씻동물원을 태국어로 찾아 보여주니, OK! 차비가 얼마냐고 물으니까 5밧이라고 했다. 그래서 5밧을 주니까 표정이 이상한게.. 그래서 20밧짜리 지폐를 주니까 12밧을 거슬러 줬다. Five와 Eight을 어떻게 잘못 말 할 수 있지? 내가 잘못 들었나?

친절하게도 차장언니가 내릴 곳을 알려주어 내렸더니, 라마 5세 동상이 보였다. 역시 왕과 왕실, 불교에 대한 지극정성인 태국사람들이 향과 촛불을 켜놓고, 꽃을 걸어두며 절을 하고 있었다. 향 사고, 초 사고, 꽃 사는게 돈 드는 일인데,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어딜가나 불상이나 왕/왕실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절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대단한 불심, 대단한 존경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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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 5세 동상 앞에서 절을 하고 있는 태국인들.




2004.09.30 12:56 pm



두씻 공원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매다가 식당이 있는 쪽에 왔다. 배가 고파서 우선 밥을 먹기로 했는데.. 메뉴가 영어로 되어있지도 않고, 그나마 영어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식당에서 일 하는 한 아저씨가 망설이는 나를 보더니 주문을 도와주러 왔는데, 내가 누누히 Pork with Vegitable이라고 했건만 이 아저씨 그냥 야채볶음을 주문한건지 아주머니께서 만들어준 것은 야채볶음덮밥. 외국인도 없고, 영어 메뉴도 없고 해서 그냥 먹었다. 뭐 이런 식으로 태국의 맛을 좀더 보는거지.

마구잡이로 다니다보니 위만멕 궁전 쪽에 다다랐나보다. 표 파는 곳이 있던데, 며칠 전 왕궁에서 200밧 주고 사고 쓴 후 남은 표를 보여주니 OK 하고 들어가라고 했다. 알고보니 두씻 공원에는 위만멕 궁전 외에도 여러 박물관들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 통합입장권(?)을 100밧(현지인은 70밧)에 사는 것이었나보다. 위만멕 궁전은 왕궁에서 안 쓰고 남은 표로 들어갈 수 있으니(유효기간 7일) 잘 보관해 두어야 한다.

조금 더 걸어가다보니 단체관광객이 와글와글한 곳에 도착했다. Vimanmek Mansion. 원래 두씻 공원에 지은 궁전인데 입헌혁명 이후 왕실 창고로 쓰이다가 외국에서 받은 선물들을 보관하는 박물관이 되었다고 한다. 그냥 들어가려고 했더니 어께가 드러난 옷과 반바지는 안 된다고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각각 200밧씩 예치금(을 내야 하는데 잔돈이 없어 500밧 맞겼다.)을 내고서 어께에 두르는 숄과 다리를 가릴 사롱을 빌렸다!! 이건 모두 여성용. 신발 벗고, 락커에 짐 다 넣어놓고(20밧이나 하는데 반환되는게 아니다!!) 위만멕 궁전에 들어갔다. 매시 15분, 45분에 영어가이드투어가 시작되는데, 막 시작한 참이라 직원이 투어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어 앞 쪽 몇 곳은 그냥 넘어가고 영어투어에 참가했다. 솔직히.. 가이드를 해 주는 태국 아주머니의 영어 발음은 알아듣기 매우 힘들었다. 한 50%나 제대로 이해했을라나? 주로 라마 5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고, 외국에서 선물 전시관이다보니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등 세계 각국에서 받아온 것들로 가득했다. 특이한건, 찻잔에 손잡이가 세 개 달려있는데, 그건 신하가 차를 타서 찻잔을 두 손으로 잡아 왕에게 올리면 왕이 남은 한 손잡이를 잡아받았다고 한다. 잘 알아듣지도 못 하는 영어투어를 30분 정도 따라다니다보니 투어가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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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만멕 궁전. 자그만 하지만 화려하다.




밖으로 나와 위만멕 궁전을 한바퀴 돌아보면서 사진 몇 장 찍었다. 두씻 공원 전체가 왕이 쓰던 정원이었다면 참 크긴 한데, 위만멕 궁전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다. 군데군데 보수공사도 하고 있고.. 빌렸던 옷을 반납하고 500밧을 돌려받아 나왔다.


2004.09.30 1:50 pm



두씻 공원을 좀 돌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헬로우태국의 지도를 보니 동쪽으로 주욱 가면 국회의사당도 나오고 동물원을 지나 현재 국왕이 살고 있는 찟드라다 궁전이 나온다길래 나름대로 방향을 잡고 가고 있는데.. 국회의사당인 줄 알고 보고 갔던 건물이 아난타 싸마콤 궁전이었다. 앞에는 라마 5세 상이 보이고.. 잘못 온거지, 뭐. 이렇게 온 김에 두씻 동물원을 서쪽으로 훑고 왓 벤짜마버핏을 보러 갔다.(말은 간단하지만, 뭐가 이리 넓은거야!! 헉헉)

사원의 정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뒤로 들어갔는데, 딱 봐도 상당히 화려한 사원이었다. 기와와 처마(태국에서도 처마라고 하나?) 등이 색상이나 모양 면에서 소박함을 거부하고 있었다. 스님들이 다니시길래 몰래 사진도 찍고.. 앞쪽으로 가보았더니 왓 벤짜마버핏의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말 특이하게 대리석으로 기둥과 벽을 해 놓았고, 창문은 스테인드글라스이다!! 아니, 성당에나 있을법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왠 사원에?? 헬로우태국을 읽어보니 19세기 유럽건축양식이 섞여있는 사원이라고 했다. 본당의 불상을 보려고 들어가려 했더니 입장권을 사라는게 아닌가. 무려 20밧! 돈도 다 떨어져가고 그 동안 수도없이 봐온 불상, 이번에는 안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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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벤짜마버핏. 사원 안에는 작은 개울과 예쁜 다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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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과 스테인드글라스로 꾸며진 화려한 사원, 왓 벤짜마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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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를 다니시는 스님들.




2004.09.30 2:25 pm



헬로우태국의 방콕도보여행 루트 3번이 두씻 공원과 위만멕 궁전 등을 돌아보는 것인데, 나머지는 예전에 본 것도 있고 몸 상태도 안 좋고 해서 그냥 숙소로 일찍 돌아가자고 생각했다.

어디로 가서 어떤 버스를 타야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왓 벤짜마버핏 바로 옆에 있는, 현재 국왕이 살고 있다는 찟드라다 궁전과 왕실 경마장을 보고 싶어 무작정 걸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이것은 삽질의 시작임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 궁전과 경마장은 나무로 둘러쌓여있어 초반부터 안이 들여다보이질 않았다. 게다가 궁전과 경마장 사이 길은 다니는 사람도 없고, 길고 곧게 뻣은게 차들만 쌩쌩 달리고 있었다. 설마설마하고 반을 넘게 걸어갔는데, 혹시나 했던 무언가 볼거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 반을 걸어온 터라 뒤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 길은 정말 길었다. (ㅠ.ㅠ)

결국 길 끝까지 가서 철길 옆의 버스 정류장에 앉았다. 아아~ 삽질 한 번 거하게 했구나. 방콕에선 계속 꼬인다. 그저께는 수상버스 타고 너무 북쪽으로 올라가서 당황했었고, 어제는 월텟에서 돌아오는데 버스 잡기도 힘들고 길도 많이 막히고 비까지 왔고, 오늘은 무지하게 걷기까지..

조금 쉬었다가 원기를 회복하고서 누구에게 물어볼까 하다가 경찰박스가 있길래 가서 물봤다. 궁전과 경마장 사이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72번을 타라는데.. 우선 Thank you. 하고 정류장에 가서 보니, 두씻 공원으로 타고 왔었던 503번이 지나가는게 아닌가! 너무 반가워서 얼른 올라탔다.


2004.09.30 3:49 pm



겨우 버스를 탔다. 차를 타면 금방 가는 거리를 한 시간 가까이 헤메고 다녔다니.. 왠 객기를 부렸는지 모르겠다. 그냥 일찍일찍 물어봐서 버스 바로 탈걸.. 행여나 현재 태국 국왕이 살고 있는 찟드라다 궁전과 왕실경마장 사잇길을 걸어가면서 두 곳을 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마음 일찌감치 접기 바란다. 궁전이고 경마장이고 나무로 다 가려놔서 보이는게 하나도 없고, 그 사잇길은 어찌나 길던지.. 게다가 다니는 사람도 없다. 절대 나같은 삽질 하지 마시고 바로 버스를 타던지, 뚝뚝이나 택시를 이용하시라.

요 며칠 방콕에 있으면서 계속 찬 것만 먹어서 그런건지 속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에는 관심이 없던 핫쵸코를 먹어보려고 맥도날드와 버거킹에 가 보았는데 그런 메뉴가 안 보였다. 카오산 로드로 들어가서 괜찮아 보이는 까페에 들어가 앉았더니 핫쵸코가 25밧. 나도 서양애들처럼 음료수 하나 시켜놓고 오래 앉아 분위기 좀 잡아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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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에 앉아 내다본 카오산 로드. 한 외국 언니가 커피와 담배를 음미하며 독서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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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사람들로 가득 찬 까페. 다들 한참을 앉아있는다.




어제도 일본친구랑 이야기하다 나온 이야기인데, 특히나 서양사람들은 여행 와서 까페에 앉아 차나 맥주 하나 시켜놓고 유유자적 시간 보내면서 책도 읽고 이야기도 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우리나라사람들은 보통 밤이 되어야 술을 먹든 앉아서 무얼 하고, 낮에는 돌아다니기에 바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사람들도 좀 그런데, 며칠 일본인 숙소에 머물어보니 한켠에 마련된 휴계실(열린공간)에서 하루 종일 만화책 보며 시간 보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해변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서양사람들은 하루 종일 해변에 누워 일광욕하면서 책이나 잡지를 읽으며 아이스티 한 잔 하면 얼마나 폼이 나는지..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렇게 하질 못 한다. 어디든 바쁘게 돌아다녀야 한다고나 할까? 어제 일본인 친구가 왜 한국사람은 안 그러냐고, 자기는 한국인 숙소에 와서 낮에 한국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에 놀랐다고 했는데, 아마도 한국사람들은 휴가 내고 시간 내서 여행하기가 쉽지 않아서 보통 여행 기간이 짧아고, 그러다보니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보기 위해 낮에 여유롭게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는가보다 라고 대답을 해 주긴 했었는데, 그게 맞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2004.09.30 5:12 pm



I'm Korean!! 한 시간이나 겨우 앉아있었나? 몸이 근질근질해 지기 시작했다. 사실, 근질거리기 시작한건 오래 되었는데 그 동안 참았고, 이젠 더 못 참을 듯.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2004.09.30 6:50 pm



인터넷을 하러 갔다. 역시, 나는 넷보이인가. 배낭여행 와서도 이렇게 인터넷을 하는거 보면 대단하다. 한참 하다보니 한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배도 살살 고프고, 집에 돌아가면 실컷 할 수 있는 인터넷에 낼 돈이 많지 않아서 그만하고 나왔다.

무얼 먹을까~ 노점 식당들을 휘휘 둘러보다가 족발 비스무리한 것을 파는 곳에 앉아서 밥을 시켰다. 말이 시키는거지, 그냥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테이블에 앉았다. 보통 노점에서 음식을 파는 사람들은 꽤 나이가 있는 편인데, 이 족발덮밥집은 젊은 아가씨가 하고 있었다. 뭐,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게 아니라 다른 노점이랑 좀 달라서.. -_-a 하지만, 맛은 뭐 그럭저럭. 무얼 먹어도 뜨끈뜨끈하게 먹는 우리나라 음식에 비해, 미지~근한 태국음식이 이제 서서히 입에 안 맞아가는 모양이다. 매콤하고, 보글보글 끓고 하는 한국의 맛이 그립다.

밥 먹고 숙소에 들어와서 쉬다보니, 에이~ 돈도 다 떨어져가고, 한국음식도 먹고 싶고, 얼른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여행 많이 해 본 것도 아니고 이 번이 두번째 배낭여행이지만, 지난 번 유럽배낭여행에서도 마지막 나라였던 영국에선 닷새 동안 사흘을 민박집에 나가지 않고 여행객들과 죽치고 앉아 놀다, 하루 나가서 런던 좀 돌아보고 다음 날 집으로 돌아왔던 전력이 있다. 아무래도 여행 막바지가 되면 긴장감도 조금은 풀리고, 돈도 떨어지고(^^;;), 집 생각도 나면서 몸도 살짝 안 좋아지는 징크스(?)가 있나보다.


2004.09.30 9:30 pm



그래, 결심했어!! 비행스케줄을 당겨서 내일 아침에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타이항공의 시간표를 보니, 아침 7시(인천 직항), 10시 반(홍콩 경유 인천행)이 있는데, 그냥 가는 김에 일찍 나가려고 맘 먹었다. 7시에 비행기 타려면 꼭두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말인데, 택시 잡기도 좀 그렇고 해서 여행자들을 위한 미니버스를 디디엠에 알아보니 새벽 4시부터 한시간마다 출발하는데, 이미 내일 새벽 4시는 자리가 다 차버렸다고 했다. 다른 곳에 가보면 자리가 있을 수 있으니 알아보라고 하셨다.

디디엠을 나와서 우선 타이항공에 전화를 걸었다. 지난 번에도 타이항공에 전화하느라 고생을 했었는데, 헬로우태국 65페이지에 있는 항공사전화번호표의 타이항공 전화번호가 잘못된 듯 했다. 02-280-0090이라고 쓰여있는데, 여기는 아무리 걸어도 통화가 안 된다. 그래서 찾은게, 공항에서 가져온 무료 방콕 지도에 나온 타이항공 전화번호인데, 그건 02-280-0060으로 전화 걸면 바로바로 연결이 되었다. 아무튼, 전화 걸어서 비행스케줄을 내일 아침 7시 비행기로 변경을 했다.

비행스케줄을 바꾸었으니 이제 내일 새벽 공항에 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몇 군대 여행사에 들어가다보니 벨라벨라 하우스 1층에 있는 여행사에서 내일 4시 공항행 미니버스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70밧을 내고 예약을 했다. 휴우~ 이제 다 끝났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서 4시에 미니버스를 타면 Home, Sweet Home으로 간다아~~!!

집에 사가려고 했던 것 중 못 산게 있었으니 바로 삼각기둥모양의 타이쿠션. 디디엠에도 여쭈어보니까 방석 없이 쿠션만 있는건 200밧 정도면 된다고 하셔서, 이제 내일 새벽에 당장 나가야 하므로 쿠션을 가서 카오산에 가려고 했다. 얼른 쿠션 사오고 디디엠에는 내일 새벽에 나간다고 말씀드리고 급하게 걸어가는데, 동대문 앞을 지나니까 누가 소리치면서 쫒아오는게 아닌가. 뒤 돌아보니... 으잉~! 꼬따오에서 같이 다이빙을 했던 큰형님이신 것이었다!! (@.@) 원래 방콕에서 만나기로 했다가, 내가 호텔도 못 잡고, 내일 일찍 들어가야해서 연락을 못 드리고 있는데 이렇게 만난 것이다!! 너무너무 반가워서 인사 꾸벅~! 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작은형님과 함께 다이빙 잘 하시다가, 큰형님은 치앙마이 들러서 지금 막 카오산에 도착하신거고, 작은형님은 꼬따오에 좀더 있다가 오늘 이리로 와서 만나기로 되어있다고 하셨다. 같이 다이빙 했던 사람 바래다 주러 작은형님이 잠깐 나가셨다고 해서 큰형님과 같이 타이쿠션을 보러 잠시 돌아다녔다.

아무리 돌아봐도 마땅한게 없었다. 관광객들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부르는게 너무 비싸고, 깎으려고 하면 안 판다는 분위기였다. 안 팔면 나도 안 산다!! 큰형님과 동대문으로 돌아가보니 작은형님이 숙소가 어디인지를 남겨놓으셔서 바로 그쪽에 갔다. 으아~~~ 1주일 하고도 며칠이 지나 다시 만나니 너무너무 반가웠다. 작은형님과 같이 다이빙을 하셨던 분도 계셨다. 내일 바로 집에 들어간다고 하니까 모두들 아쉬워 하셨다. 하지만, 몸도 안 좋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이 기쁜 마음을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동대문에 가서 맥주를 한 잔 하며(나는 맥주를 못 해서 또 아이스티를 마셨다.) 이야기를 계속 했다.


2004.09.30 11:08 pm



동대문 영업시간이 11시까지라고 해서 일어났다. 아직도 아쉬움이 남고,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어서 형님들 숙소에 가서 놀기로 했다. 먼저 디디엠에 급하게 가서 내일 집에 간다고, 미니버스는 예약했으니 걱정 마시라고 말씀드리고는, 내일 새벽에 인사 못 드릴거 같아서 안녕히 계시라고 미리 인사드리고 나왔다.

형님들 숙소에 가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큰형님께선 처음에 오픈워터 할 때에는 바로 적응을 못 하셔서 좀 힘드셨는데, 그 이후에 어드밴스드 오픈워터나 이후 과정에서는 물찬 제비처럼 잘 하셨다고 했다. 으으~ 나도 다이빙 더 하고 싶었는데.. (ㅠ.ㅠ) 다금바리를 먹지 말고 팔아서 다이빙 경비에 보탰으면 좋았을텐데.. ^^;;



오늘의 지출



04/9/30 디디엠 1박-팬룸 -80.0

04/9/30 에어컨버스 -8.0

04/9/30 야채덮밥 -25.0

04/9/30 위만멕 락커 -20.0

04/9/30 에어컨버스 -8.0

04/9/30 핫쵸코 -25.0

04/9/30 볶음국수 -15.0

04/9/30 인터넷 -31.0

04/9/30 족발덮밥 -25.0

04/9/30 전화 -2.0







오늘 쓴 돈: 239밧

환전한 돈: 0밧

남은 돈: 1121밧

누적 지출: 32239밧 (1151.39밧/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