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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Med Student

의대에서만 쓰이는 용어들

족보(族譜)[―뽀][명사] 한 가문의 대대의 혈통 관계를 기록한 책. 일족의 계보(系譜). 가보(家譜). 가승(家乘). 보첩(譜牒). 씨보(氏譜).

의대에서 쓰이는 '족보'라는 용어는 사전적 의미와는 확연히 다르게 쓰인다. 의대 6년간(앞으로는 의학대학원제도가 보편화되어 학부졸업 후 의학대학원에 입학, 4년 공부하는 것으로 많이 바뀌게 된다지만...) 정말 많은 양의 공부를 하기 때문에 왠만한 천재가 아니고서야 그 모든 과목을 혼자서 공부하고 익혀서 시험을 보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한 학년 학생들이 일치단결하여 수업내용과 실습내용, 시험내용까지 함께 정리를 하게 된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주옥같은 내용을 바로 족보라 하는 것이고, 이 족보는 오래된 학교일 수록 그 동안 쌓여온 양이 많기에 더욱 에센스만 골라 볼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족보를 만드는 인원을 통제하는 족장이라는 지위가 과대표 이외에 과목마다 따로 존재하고, 족보원들과 족장, 그리고 대족장(각 과목 족장을 아우르고 총 족보 제작을 지휘함. 대족장 없이 족장들로만 운영되기도 함.)이 합심하여 족보를 만들어 배포해야 모든 학생들이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족보원들을 믿는다면, 수업시간에 자도 좋다!!!




왕족(王族)[명사] 임금의 일가. 왕가(王家).

사전적 의미의 왕족은 임금의 일가이지만, 여기서는 '족'이 위에 말한 '족보'에서 왔음을 기억해야 한다. 즉, 족보 중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왕족만큼이나 중요한 내용이라는 것.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동안 쌓여온 족보 자료이니만큼 아무리 압축하고 정리한 족보 내용이라고 해도 그 양이 무척 많다. 그러므로 시간이 없는 경우에는 시험범위 내의 족보를 모두 다 볼 수 없고, 왕족만 외우고 들어가게 된다.




탈족(脫族)[명사] 시험 내용이 족보 내용에서 빗나감을 이르는 말. 족보 내용처럼 시험이 나올 경우 '족보를 탄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족보 내용과 상이할 경우 '족보를 타지 않는다.' 혹은 '탈족한다.' 라고 표현한다.
from 내맘대로 용어사전

족보를 타느냐, 타지 않느냐는 의대생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사항이다. 물론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학생은 혼자서 모두 공부하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모든 학생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족보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그리고 그것이 상당히 성공적이기에 줄줄이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족보라는 것이 시험문제에 나올 확률이 높은 것이라고 간단하게 평할 수 있겠으나, 시험문제에 자주 출제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므로 그 시험 범위에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확인한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바르다[바르니·발라][타동사][르 불규칙 활용]
1.종이나 헝겊 따위에 풀칠을 하여 다른 물체에 붙이다.
¶흰 종이로 벽을 바르다.
2.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물체에 묻히다.
¶얼굴에 분을 바르다./김에 참기름을 발라서 굽다.
3.차진 흙 따위를 다른 물체에 붙이거나 입히다.

의대에서 사용되는 '바르다'라는 동사는 공부해야 할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암기하지 못하고 살짝 기억만 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눈에 바르다.' 라는 표현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예를 들자면... 시험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공부는 많이 하지 못하였고 시간이 없으므로 위에서 언급된 왕족만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이럴 때 바로 '왕족을 눈에 바르고' 시험을 보게 된다. 긴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에 바른 내용은 시험지에 쏟아내고 나면 바로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집중력과 단기 암기력이 필요하다.





옵쎄[명사] 공부와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
from 내맘대로 용어사전

이 단어는 영어 단어엔 obsessive에서 온 말이다. '옵세시브'라고 발음할 수 있는 이 영어 단어를 '옵쎄'라고 줄여 부르는 것으로, 공부나 성적, 그리고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어, 동기들과의 협력과 안녕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평점에 지나치게 목숨을 거는 사람을 지칭한다. 이런 사람의 경우, 시험 범위를 다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하나도 안 했다던지, 했는데 모르겠다던지 하는 이야기로 주변 사람들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모든 옵쎄가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은 아니나, 좋은 성적을 받는 사람들 중에는 옵쎄가 많다. 그리고, 옵쎄가 많을 수록 아래에 설명할 마구리들이 힘들어진다.

obsessive [bsésiv] a. 강박 관념의, 망상의; 귀신들린 듯한, 사로잡힌 듯한; 강박 관념을 일으키는; 《구어》 도를 치나친, 극단의, 이상할 정도의
one's ~ care 지나친 걱정
n. 망상[강박 관념]에 사로 잡힌 사람
~ly ad.
~ness n.





마구리[명사]
1.(길쭉한 물건이나 상자 등의) 양쪽 면.
¶베개 마구리.
2.(길쭉한 물건의) 끝에 대는 물건.

마구리[명사]
공부를 못하여 성적이 좋지 않은 사람.
from 내맘대로 용어사전

줄여서 '마굴' 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전적 의미는 '끝'이라는 의미인데, 성적 순으로 학생들을 정렬하면 공부 못하는 사람이 끝에 온다는 것에서 의미가 온 듯 하다. 같은 뜻으로 흔히 쓰이는 단어 중에는 영어 단어 'Base'도 있다. 이에 반대되는 영어 단어는 'Ace'로 이는 공부를 매우 잘하는 최상위권 학생을 칭한다.




타다[자동사]
1.불이 붙어 벌겋게 되거나 불길이 오르다.
¶장작이 타다. /초가 타다.
2.몹시 눋다.
¶장판이 타다.
3.몹시 애가 쓰이거나 걱정이 되어 조바심이 나고 답답하다.
¶속이 타다.
4.살갗이 햇볕에 그을다.
¶일광욕으로 온몸이 고루 탔다.
5.물기가 없어 바싹 마르다.
¶입술이 타다./가뭄으로 논바닥이 타다.

의대에서 쓰이는'타다'라는 단어는 위의 뜻 중에서 3번의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특히 시험을 치루기 직전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을 '아~ 탄다.'라는 관용어구로 흔히 사용하며, 사전적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타동사로도 사용하여 'A가 B를 태우다.' 라는 용법으로도 사용되는데, 이 때에는 A가 여러 행동들을 통해 B의 마음을 초조하고 조바심나게 만든다는 뜻이다. 사실, 공부를 하지 않아 자기 스스로 타는 것도, 공부를 다 해놓고 다른 사람을 태우는 것도 모두 좋은 행동은 아니다. 타지도, 태우지도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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