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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필리핀

[필리핀 봉사활동] 13일.. 계속되는 태권도 교육

200년 7월 10일 월요일


오늘 일어났더니 허리와 목이 매우 아프다. 십 수 년간 하지 않았던 태권도를(유치원 다닐 때 해 보고 이렇게 본격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첨이다) 하는 것이 무리가 되었나보다. 용보는 무엇을 잘못 먹은 탓인지 배가 너무 아파서 오늘 수업은 쉬기로 했다.

아침 식사를 하고 9시에 있는 NVC Education Building 수업에 늦지 않게 출발했다. 오늘도 기본 동작 복습을 했다. 지난 주에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태극 2장 정도까지는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본 동작 마저도 다 익히지 못해서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도 기본 동작 복습을 했다.

지난 주에 내가 수업을 진행했더니 가뜩이나 원래 말을 적개 하고 사는데 말을 많이 하고 소리를 질러서 목소리가 많이 쉬어버렸다. 그래서 오늘부터 용보가 수업 진행을 하기로 했었는데, 배가 아파서 수업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 내가 안 나오는 목소리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기본 동작 복습을 열심히 하고 수업을 마쳤다. 너무나 피곤해 집에 돌아오자마자 쓰러져서 한 잠 청했다. 잠깐 자다가 일어나서 점심 식사를 했다. 그리고 목과 등에 멘소래담 로션을 발랐다. 다리미를 올려놓은 것 처럼 엄청 나게 뜨거웠다. 그래도 남은 한 주 태권도 수업을 계속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멘소래담 바르고 좀 쉬다가 3시의 수업에 맞추어 NVC Capitol로 갔다. 수업 시간이 되었는데 초등학생 네 명만이 오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다른 수업이 있어서 학생들이 오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활동 시간에 수업을 일괄적으로 하지 않고 우리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참여할 수 있는 학생들이 모이는 모양이다. 어쩔 수 없이 1대 1, Man to Man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을 하다보니 차라리 학생 수가 적은 것이 수업 진행 하기에 훨씬 수월했다. 하나하나 잘못된 점을 일일이 지적하고 고쳐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명중 Chris와 Francis는 서툴지만 제법 잘 따라하는데, 나머지 두 명은 계속 알려줘도 계속 다른 동작을 했다.

초등학생들의 수업이 끝나고 4시부터 고등학생들의 수업 시간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학생들이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학교 수업이랑 겹치는 모양이었다. 물어볼 곳도 없어서 그냥 운동장에 앉아 쉬면서 한 시간을 보냈다.

5시부터는 대학생 수업이었다. 약시나 처음에는 학생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약 10명 쯤... 수업을 시작하고 준비운동 하고 하니까 하나 둘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수줍음을 많이 타나보다. 대학생들도 기본 동작 복습을 했다. 수업을 하는 도중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건물 3층에 있는 NVC Alumni Hall에 올라가서 했다. 열심히 연습을 하고 6시에 수업을 마쳤다.

열심히 설명 중. 아마도 발을 11자로 벌리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나보다.



학생들을 팀으로 나누어 직접 지도를 시작했다.



조금 쉬고 Raphael Memorial Hospital로 이동했다. 7시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간단히 복습을 하고 태극1장을 시작했다.


잠시 쉬다가 Raphael Memorial Hospital로 이동했다. 병원이 제일 늦게 수업을 시작했지만, 성인들인데다가 수업에 매우 열심히 참여하기 때문에 기본 동작을 어느 정도 소화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은 다른 반과 달리 '태극 1장'을 나가기로 했다. 기본 동작들을 순서에 맞게 재구성하기만 하면 태극 1장이 완성되는 것인데, 그 순서를 외우는 것이 어려운지 계속 틀렸다. 하긴 왼쪽, 오른쪽, 왼발, 오른발, 왼손, 오른손이 제각각 움직이니까 헷갈리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잘 생각해 보면 계속 왼쪽, 오른쪽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왼쪽, 오른쪽 발과 손을 사용하는 것인데... ^^; 계속된 연습으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8시가 되어서 오늘의 수업을 마쳤다.

병원 엠뷸런스를 타고 집에 왔다. 오늘은 NISSAN 픽업 트럭을 모는 드라이버 아저씨였다. 역시나 우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그 상태 안 좋은 길(필리핀의 도로 상태는 음... 좋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 포장상태며 노견도 없고 인도도 없고..)에서 100km/h 까지 밟으며 집에 4분 만에 도착해 버렸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이 용보 생일이고 경민이는 8일이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제 이 곳에 왔기 때문에 같이 생일 축하를 해 주기로 했다. 명섭이가 아침에 사온 카스테라와 휘핑 크림을 가지고 소영이, 성옥이 등이 같이 케잌을 직접 만들었다. 생일 케잌에 촛불을 올리고 노래도 부르고 고깔도 씌워주고 즐겁게 생일 파티를 했다.

파티가 끝나고 잠시 쉬다가 회의를 했고, 회의 후 밖에 나가 산책을 하다가 돌아와 잤다. 오늘도 피곤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