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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아빠집아, 나오세요.

그래도 요즘 일찍이라고 하기엔 너무 늦지만, 아무튼 유진이 자기 전에 퇴근해 들어가면 유진이랑 하는 놀이가운데 단연코 인기 제일인 놀이가 바로 '아빠집' 놀이이다. 뭐 거창하게 아빠집인고 하니, 어느 날부터던가 거실 바닥에 앉아 다리를 O자 모양으로 늘어뜨리고 있는 내 옆에 오더니, '유진이가 아빠집에 들어가고 싶대.' 이러는거다. '아빠집? 아빠집이 뭐야?' 하고 물어보니까, 내 다리 사이를 가리키면서 '이게 아빠집이야.' 이런다. 그 때부터 내 다리는 아빠집이 되었다. :)

아빠집에서 놀고 싶으면, '아빠집아, 나오세요~' 이렇게 공손히 이야기 한다. 내 다리가 침대가 되어 쏘옥 들어와 웅크리고 자는 시늉도 하고, 목욕탕이 되어 인형 친구들이랑 풍덩~! 하고 들어와 씻는 시늉도 한다. 게다가, 다리 위에 올라가 균형 잡는 놀이에도 재미를 붙였는데, 이게 괜찮을 때는 괜찮은데 눌리는 곳에 따라 무척 아픈 곳이 있어서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아빠에 올라타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꼈는지, 자려고 누워도 올라타고, 앉아있어도 올라타고, 소파에 기대 앉으면 아빠 미끄럼이라면서 타고 내려온다. 아빠 철봉도 있는데, 이거는 서 있는 내 손을 잡고 철봉처럼 매달리는 것. 그런데, 발음이 아직 불분명해서 '아빠철봄' 이런다.

이렇게 유진이랑 놀다보면, 유진이가 본의 아니게 중요 부위를 타격하는 일이 생기곤 하는데, 처음에 무방비 상태로 당했다가 정말 오랜만에 별천지를 느끼고는, 요즘 유진이의 움직임에 따라 움찔 움찔 하고 있다. 이런 애비의 마음을 우리 딸이 알런지... :D

엄마와 막내 이모랑은 지성이 넘치는 놀이를, 아빠랑은 몸으로 움직이는 놀이를 하고 있다. 확실한 역할 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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