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001. 7. 17. 화

6시 30분에 알람이 울렸다. 너무 피곤해서 조금 더 누워있다가 일어났더니 7시 15분 쯤 되었다. 바로 아침식사를 했다. 여기는 빵이다. 크로아상 같은 거 세 개 먹고, 토스트 두 장 구워서 잼 발라먹었다.

8시 30분에 민박집 아저씨 차를 얻어타고 San Donato역까지 왔다. 이탈리아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오늘 어디로 가야할지 아직 못 정했다. 아예 베네치아를 건너뛰고 스위스 루체른이나 독일 뮌헨으로 가고 싶다. 역에 가서 표 있나 보고 움직여야겠다.

베네치아행 표를 예매했다. 5800리라. 딱 하루만 더 보고 이탈리아를 떠야겠다. 숙소도 알아봐야 하는데... 배낭은 역에 맡겼다. 5000리라. 밀라노의 첫행선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과학박물관이다.
밀라노 지하철역에는 광고가 있는데, 빔프로젝터로 역 벽에다가 그냥 쏴버린다. 소리도 함께. 물론 역내 방송이 나오거나 열차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꺼진다.
다행히 지하철은 맞는 방향으로 탔다. 박물관 다음으로는 두오모 성당에 가봐야지.

San Ambrogio역에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왔다. 길을 몰라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더듬더듬 영어로 말해줘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입장료는 학생할인 해서 8000리라였다. 여기도 무지 크다. 다빈치의 것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과학관 같은 곳이다. 시설은 그리 뛰어나 보이진 않았다. 낡고 고장난 것들이 눈에 띄었다. 밖에서는 과학교실(?)이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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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많이 보던 그림!! 진짜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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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박물관 입장권. 무려 8천 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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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많이 보던 그림!



12시에 박물관을 나왔다. 이제 두오모 성당으로...

40분 가까이 헤매다가 드디어 두오모 성당에 도착했다. 이거 역시 엄청나다. 성당 위에 있는 수많은 입상들과 십자가들... 안에 들어가봐야 겠다. 이론 반바지는 안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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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의 두오모. '두오모'는 돔(dome)이란 뜻인데, 성당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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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썼던 지하철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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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조금씩 다르네.



배가 고파서 옆에 있는 버거킹에 갔다.
이해할 수 없게도 이탈리아에서는 버거 세트 메뉴 가격이 8900리라로 똑같다. 맥도널드도 버거킹도... 버거의 종류가 달라도 세트 가격은 같다. 와퍼든 치즈버거든, 빅맥이든 치킨버거든... 참 이상하다.
오래간만에 빅맥을 먹었다. 다 먹으니까 배부르다. ^^

아까부터 전화 보일 때마다 베네치아 유스호스텔에 전화를 걸고 있는데 안 받는다. 큰일이네... 오늘 밤은 어디서 자나?

두오모 성당에서 밀라노역까지는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큰 길이기 때문이었다. 두오모 성당 바로 옆길은 상당한 번화가였다. 상가도 무지 많고, 사람들도 엄청 많고... 아이쇼핑만 하고 지나갔다. 두오모로 가다가 공원이 하나 나왔다. 점심 먹을 즈음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먹고 있었다. 나두 잠시 벤치에 앉아 쉬다가 옆에 있는 여행객에게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해서 한 장 박았다.
밀라노역까지는 금방이었다. 2시쯤 도착해서 맥도널드에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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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오모에서 역까지 걸어가다 만난 공원에서 찰칵~! 공원이 참 예뻤다.



열차를 예약한 4시 5분까지는 너무 많이 시간이 남아서 3시 5분 기차를 타기로 마음 먹었다. IC라서 예약 안 해도 되는데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구에 가서 물어보니까 예약 변경이 안 된다는 것이다. 같이 줄 서 있던 이탈리아 사람(영국에서 공부하는 중인데 잠시 여행한다고 했다.)이 도와줘서 알았는데, 출발 네 시간 전에만 변경이 가능하다고 한다. 으음... 울 나라는 그냥 다 되던데. 흠흠 -.-

이제 숙소가 문제다. 전화를 걸었더니 이제서야 전화를 받는다. 여지껏 안 받더니... --+ 오늘 예약할 수 있냐니까 다 찾다고 안 된단다. 짐도 찾고 하면서 여러사람 베네치아에 묵은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어떤 한국 사람은 호텔팩이라고 하고, 어떤 한국 사람은 아침에 들어가서 밤 기차 타고 나왔다고 하고, 아까 줄 서서 기다릴 때 도와준 이탈리아 사람은 친구집에 살았다고 하고... 도통 도움이 안 된다. 한국인 민박집이라도 하나 알면 거기라도 기어들어갈텐데...

기차를 탔다. 3시 10분이 되어서야 출발했다. 이거 베네치아로 가기는 하는데, 어디서 자야하는지 정말 걱정이다. 개줄도 샀는데, 그냥 담요덥고 노숙 함 해볼까??

한참 자다가 누가 깨워서 일어나보니 표 검사를 하고 있었다. 유레일을 꺼내서 보여주니까 이 자리는 1등석이라면서 자리를 옮기라는 것이었다. 어쩐지, 자리가 너무 좋다 했어. -.-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찾아 돌아다녔다. 시트는 자리가 거의 없고(어떤 둥뚱한 흑인 아저씨 옆이 비었던데, 거의 반 이상은 그 아저씨 다리가 차지하고 있었다.) compartment까지 찾아들었다. 으음... 셋이 쓰는 게 있구만, 하고 들어서는데, Hello~! ?? 놀라서 쳐다보니까 아까 표 바꾸려고 할 때 도와주었던 바로 그 이탈리아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었다. 것참, 세상 좁구나. ^^; 다른 곳에 가는데, 바로 기차가 없어서 베네치아 가서 기차를 갈아탄다고 했다. 참, 우연치고는... ^^

한참 잤다. 몇 번 자다 깨 보니 벌써 5시 40분이었다. 6시 즈음에 도착하니까 금방 베네치아가 나올 것이다.

6시 5분, 베네치아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산토리니에서 같이 보냈던 사진동아리분들을 만났다. 아침에 떨어져서 대강 둘러보고 밤기차로 니스에 간다고 하셨다.

베네치아 유스호스텔이랑 사설 호스텔 몇 군데에 전화해 봤는데 자리가 다 차고 없다고 한다. 아, 베네치아에서의 일박은 이렇게 힘든 것인가. 어쩔 수 없이 오늘 대강 베네치아를 둘러본 후에 밤기차를 타고 뮌헨으로 떠야겠다고 생각하고 기차 시간을 확인한 후에 예약을 하려고 창구 앞에 줄 서서 기다렸다. 한 3, 4분 기다렸을까. 옆을 보니까 로마에서 같이 다녔던 형이 서 있는게 아닌가. 너무 기뻐서 아는척을 하고... ^^; 베네치아에서 만나기로 하셨다는 여자친구도 같이 계셨다. 가장 급한 숙소~! 어디 묵으시냐고 했더니 '예술의 친구'에 머무신다고 했다. 바로 전화했다. ^^ 자리가 없다고 하셨지만 바닥에서라도 재워달라고(으흐흐... 잘 먹히는 수법이다.) 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그 형과는 8시에 산 마르코 성당에서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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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에서 가장 큰 길! (^^) 수상도시 답게 길은 모두 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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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그 유명한 곤돌라!! 타는거... 비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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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면에 보이는 곤돌라를 찰칵~!



바로 민박집을 찾아갔다. 수상 도시 베니스 답게 차는 한 대도 안 보이고, 운하에 다리에 정신이 없다. 몇 개의 다리를 건너 겨우 도착한 시각이 7시 20분. 들어갔더니 어랏.. 로마에서 같이 다녔던 형제 중 동생이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베네치아에서 오늘 형을 만나기로 했는데, 엇갈렸는지 아직 못 만났다고 했다. 체크인을 하고 숙박비 4만 리라를 드리고 같이 나왔다. 역 앞에 까지 같이 가면서 이야기도 하고 역 앞 다리에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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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광장에서 보이는 한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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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성당과 광장. 바닷물이 넘실넘실 들어오는 것이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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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코 광장의 노천까페. 비싸다. ;;;



바로 산 마르코 성당을 찾아갔다. 가는 길에 리알토라는 유명한 다리가 있어서 다리도 같이 보고 성당으로 향했다.(말은 간단하지만 얼마나 길이 복잡한지 모른다. 길도 좁고 구불구불, 방향이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집들은 빽빽히 서 있고...) 8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8시 15분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약속 장소에 갔는데도 형이 안 보여서 조금 기다리다가 산 마르코 성당 앞에 있는 산 마르코 광장에 갔다. 그 광장에는 까페가 많이 있는데, 그 중 세 곳 정도가 라이브 음악 연주를 한다. 멋쥔 광장에서 라이브 연주를 감상하며 커피 한 잔 하라고 여행 안내서에는 나와있지만, 돈 없는 배낭여행자가 무슨 커피 한 잔. 가게에서 사서 감자칩과 함께 먹었던 남은 콜라만 마셨다.

잠시 음악 감상도 하고 해 넘어가는 것도 보고 하다가 숙소로 향했다. 길 헤매인거 생각하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서 8시 40분 쯤 출발했다. 그래도 산 마르코 성당 올 때에는 표지판(?)이 좀 있었는데, 역 쪽으로 가는 것은 많지 않아서 약간 더 헤맨 듯 했다. 역 쪽으로 걷다보니 어떤 여자아이들이 아마도 기차 시간이 빠듯한 듯 뛰어다니며 길을 찾았다. 한참 헤매다가 드디어 역 앞에 도착했다. 베네치아역이 어찌나 반갑던지... 숙소로 가는 길에 그 형과 여자친구, 또 다른 분을 만나서 같이 숙소로 들어왔다.

10시가 안 되어서 들어와서 그런지 아직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덕분에 샤워도 바로 하고 빨래도 대강하고. 근데 샤워를 하려고 보니까 쓰던 수건이 없는 것이었다. 밀라노 민박집에 놓고 왔나보다. 그러고는 줄창 거실 소파에 앉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오신 분도 있고, 어제 밀라노에서 만난 두 학생처럼 이탈리아만 돌아다니시는 분도 있고... 아, 침대에서 잘 수도 있었는데, 예약했던 분이 늦게 오시는 바람에... 흐흐. 소파에서 잘 수 밖에 없었다. 아줌니께서는 아래층에서 주무신다면서 혹시 민박 오는 길 찾는 전화가 오거나 벨이 울리며는 어떻게 하라고 알려주고 내려가셨다.

거실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