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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유럽

[무대뽀 유럽배낭여행] 10일.. 바티칸을 찾아서..

2001. 7. 16. 월

일어나보니 1시 15분... 약 두시간이 안 되어서 로마 테르미니역에 도착했다. 같이 온 분들 중에 아직 숙소를 못 정하신 두 분과 함께 무작정(내가 그랬던 것 처럼.. ^^;) 민박집에 찾아갔다. 너무 늦게 들어가 아저씨께 죄송했는데, 라면까지 끓여주셔서 주린 배를 달랠 수 있었다.

바로 샤워하고 누운 시각이 2시... 이탈리아는 나를 일찍 재우지 않는다. -.-

6시 45분에 일어났다. 오늘 바티칸을 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국서 온 형이 먼저 일어나서 깨워주었다. 안 그랬더라면 아마도 늦은 시각까지 자고 말았을 것이다. 일어나는데도 정말 싫었는데, 바티칸을 놓칠 수 없어 겨우겨우 일어났다. 바로 세수하고 아침 식사가 준비되기를 기다려 일착으로 식사를 하고 숙소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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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버스/지하철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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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미술관 입장권.



바티칸까지 지하철을 타고 갔다. 지하철로 숙소에서 여덟 정거장이어서 일회용 표(1500리라. 75분 안에 세 번 승차할 수 있다.)를 샀다. 지하철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물론 관광객으로 보이는... ^^)이 한 쪽으로 가고 있었다. 길을 물어볼 것도 없이 그 사람들을 따라가니 왠 높은 벽이 보이는데, 거기에 줄 선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으음... 들어가는데 한참 걸리겠구만... 하면서 맨 뒤쪽으로 가 섰는데, 울 앞에 서 있던 한 아줌마가 이 줄은 그룹 관광객 줄이라면서 개인으로 온 사람은 다른 쪽에 줄이 있다고 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른 쪽 벽에 있는 줄로 가서 섰다. 머, 이 줄도 짧은 건 아닌데, 그래도 단체 관광객보다는 짧았다. 이 때가 8시였으니까 바티칸 미술관 개관 시각인 8시 45분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다. 안 쓰는 지도를 펴고 앉아 어제 못 쓴 일기도 쓰고, 영국서 온 형이랑 이야기도 하다보니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아, 기다리다가 보니까, 바로 앞에서 기다리는 한국인인 듯한 사람이 아이팩을 사용하고 있었다. 일기를 대강 마치고 말을 걸려고 했었는데, 바로 입장이 시작되는 바람에... 아쉽게도 유럽에서 PDA 사용자와 이야기 하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입장료는 18000리라. 그러나 국제학생증을 제시하면 학생할인가격인 12000리라에 들어갈 수 있다.(어제 본 폼페이가 최고의 입장료이다. -_-+) 표를 사고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서 X-ray 검사대에 가방과 소지품을 모두 올려놓고 표를 내고 드디어 바티칸 미술관에 들어갔다.

처음 나온 곳은 왠 정원이었다. 이 정원 둘래에 바티칸에서 유명한 미술 작품 사진과 아주 간략한 설명이 여러군데에 있는데, 이건 단체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가이드가 있는 단체관광객은 이 것을 앞에 두고 가이드의 대략적이고 일반적인 설명을 들은 후에 미술관 구경에 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인 단체관광객은 안 보이길래 어쩔수 없이 영어를 쓰는 가이드를 찾아보았는데, 역시나 영어가 안 되니까 들리기는 하는데 이해가 안 되었다. 대강 듣다가 미술관 구경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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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 바티칸 시국. 바티칸 미술관 중 솔방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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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때문에 솔방울 정원이라고 하는 것. 저 밑의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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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방울 정원에서 찰칵~!



먼저 건물로 들어가기 전에 처음 나오는 이 정원이 바로 '솔방울 정원'이었다. 돌로 만든 엄청 큰 솔방울 사진을 찍고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나오는 곳은 이집트에 관한 곳이었다. 미이라도 있고, 미일라 관도 있고... 근데 이렇게 보다가는 다 못 보기도 하고 힘들다는 생각에 여행 안내서에 나온 유명한 것만 찾아보기로 하고 다른 것은 그냥 지나가며 보기로 했다. 우선 처음에 찾은 것은 시스티나 예배당에 있는 '천장벽화'와 '최후의 심판'을 찾았다. 시스티나 예배당이 어디 구석에 있는 것인지 한참을 돌아다니는데도 안 보였다.
근데 이 미술관 장난이 아니다. 물론 천주교에 관련된 그림이나 상 등이 대부분이지만 어찌나 많은지... 역대 교황들이 취미삼아 모은 것이라고 하는데, 이거 이렇게 많은 것을 어떻게 모았는지 정말 궁금하다.
시스티나 예배당을 찾다가 드디어 책에 나온 그림 하나를 찾았다. 바로 '아테네 학당'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이 가운데에 있고, 당대 유명한 사람들이 몽땅 들어있다는 그 그림을 직접 보니 신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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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무지 유명한 그림이라던데... 무슨 그림이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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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테네 학당'!! 근데, 누가 그렸더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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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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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미술관의 출구. 꼭 골뱅이 같은데.. ^^;;



미로 같은 바티칸 미술관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시스티나 예배당을 찾았다. 들어가는 복도에 각 국의 언어로 '절대 사진이나 비디오를 찍지말고 조용히 해'라는 걸 방송해 댔다.(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등으로 방송하는데 한국어는 없다. -.- 오늘만 해도 얼마나 많은 한국 배낭여행자들이 바티칸에 들어왔는데... 근데, 밖에서 파는 책자 중에는 한글로 된 것도 있다.) 시스티나 예배당에 들어갔는데... 오오, 조명 하나 없이 보이는 천장의 벽화와 최후의 심판... 정말 대단했다. 머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 ^^; 잘 알 수는 없지만 실제로 봤다는게 중요한게 아니겠는가. 천장벽화는 정말 입체적이었다. 분명 평면에 그려져 있는 그림인데, 마치 조각을 해 놓은 듯 울퉁불퉁한 것 같았다. 이렇게 명화를 감상하는 동안 같이 간 형 은 비디오 카메라로 몰래 다 찍고 있었다. ^^;
라파엘이 그렸다는 '피나코테카'를봤다. 유명하다고 책에 나와있길래... 사진도 찍어 두었다.

이렇게 대강 둘러보다 배가 출출해 져서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갔다. 피자(4500리라) 한 장과 콜라(2500리라)를 사먹었다.

다시 미술관에 돌아가니 바티칸 우체국이 있었다. 바티칸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로, 행정, 우편, 통화가 다 이탈리아와 따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탈리아 우체통은 빨간색이지만, 바티칸 우체통은 파란색이다. 우체국을 본 김에 그 동안 썼던 엽서도 보내고 몇 장 써서 보내려고 했다. 근데, 엽서 하나에 800리라... 음, 옆에 엽서를 쌓아놓고 쓰시는 한국분이 계시길래 여쭈어봤더니 밖에서 20장에 1달러 하는거라고 하셔서 두 장 얻어 썼다. ^^; 총 네 장의 엽서를 각각 1500리라씩 하는 바티칸 우표를 붙여서 파란색 우체통에 넣었다.(우체통은 입구까지 엽서로 가득차 있었다.)

이렇게 대강 미술관을 보고 나왔는데 11시가 훨씬 넘어버렸다. 이거 제대로 보려다가는 하루 종일 봐야할 것 같다.

미술관을 나와서 성베드로 성당을 찾았다. 길가 지나가던 이탈리아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담장을 따라 삐잉 돌아가면 성당 입구가 나온다고 했다. 바티칸 시국 담장을 따라 돌아가는데, 바티칸 미술관에 입장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뻥 아니고 수백 미터는 족히... 거의 1킬로미터 정도는 되어보였다. 피곤했지만 아침 일찍 나온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드디어 무언가가 보였다. 284개의 도리아식 기둥의 회랑으로 둘러싸인 타원형의 '성 베드로 광장'이었다. 중앙에는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이집트의 오벨리스크는 로마 여기저기에 참 많다. 이집트에는 남아있는게 있을까? 영국이랑 프랑스도 많이 가져갔을텐데...)가 있고 양 옆으로 분수도 있다. 광장 가운데에서 보면 웅장한 '성 베드로 성당'이 보인다. 여기서 사진도 몇 장 찍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오늘 반팔에 긴바지를 입었다.(성 베드로 성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깨가 드러나지 않는 옷, 긴 바지가 필수다. 여자나 아이들은 반바지, 치마 정도도 봐주기도 하지만, 남자는 짤없다.)드디어 성당 안으로 들어갔는데... 우와, 말이 안 나온다. 우선 그 크기가 엄청나고 성당 안은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어느 하나 빼놓을 것이 없었다. 성인, 교황들의 무덤과 상, 장식품들... 그 중에서도 성 베드로의 동상은 그의 발을 만져보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데, 성 베드로 동상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은 하도 많져서 아예 닳아없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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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의 전경. 그런데, 왠 오벨리스크?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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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다른 각도에서 본 성 베드로 성당. 미사를 하면 저 큰 광장이 사람들로 가득 찬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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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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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시국을 지키는 용맹스런 스위스 용병. 미켈란젤로 듸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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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의 내부. 구경 온 사람들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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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 내의 무슨 대리석 작품인데.. 이름이 기억날 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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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 내의 미사보는 곳. 사진이 엉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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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상의 대리석을 마치 하나의 돌인양 만들어놓은 예술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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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 안에서 찰칵~! 뒤에 한국 여행자들도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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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 안의 성 베드로 상. 줄을 서시오~~



아, 성당에 들어가기 전에 용맹하기로 소문난 바티칸의 용병을 볼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했다는 옷을 입고 있는데, 하도 특이해서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사진 한 장 찰칵 찍고... 또, 성 베드로 성당 내 Information Center에 가 보면 한국말로 제작된 안내서가 있다.
성 베드로 성당은 성당 자체로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다. 성당이 거대한 십자가인 것이다. 나는 아무런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성당을 보니 무언가 알수 없는 존재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
성 베드로 성당을 구경하려면 이것 역시 무지 오래걸리겠지만, 같이 간 형도 매우 피곤해 하고 나도 발목이 안 좋아서 다음 장소인 '천사의 성'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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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의 위용에 감동을 받았었는지.. 정말 많이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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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트로 성당 앞 광장의 회랑을 모두 넣어보려 했는데... 실패. -_-;;



천사의 성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앞으로 쭈욱 뻗은 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성이다. 무슨 성인지는 모르겠으나 가서 보니까 성 위에 천사로 보이는 동상 하나가 있었다. 그래서 천사의 성이라는 이름을 얻었나보다. 별로 볼 것은 없어보여서 천사의 성은 사진만 한장 찍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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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기 위에 보이는 천사. 천사의 성이다. 들어가지 않았다.



뱀다리...
이탈리아에는 부슨 광장이 이렇게 많은지... 로마만 해도, 스페인 광장, 나보나 광장, 포플로 광장, 베네치아 광장, 캄피톨리오 광장 등등 일일이 기억할 수 없을 정도다. 이렇게 유명한 것 말고도 Piazza(Piazza가 이탈리아어로 광장이다.) 붙은 곳이 정말 많다. 어디 조금 넓은 곳만 있으면 무슨무슨 광장...

나는 발목이 좀 부담되어서 바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고, 같이 갔던 형은 스페인 계단과 트레비 분수를 다시 찍겠다고 그 쪽으로 갔다. 천사의 성 앞에서 40번 버스를 타고 테르미니역에 내려서 기차 시간도 조금 확인하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형이 들어오는게 아닌가. 왜이리 일찍 오냐고 물었더니, 스페인 계단은 패션쇼 한다고 무대장치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고, 트레비 분수는 물이 안 나온데나...?
그래서 바로 기차표를 알아보러 테르미니역으로 나갔다. 오늘 밤에 베네치아로 가는 표를 하려고 갔는데, 이런... 밤기차가 이미 다차버린 것이다. 머리를 같이 쥐어짜다가 나온 생각은 예전에 생각했던대로 오늘 밀라노로 가는 것이었다. 밀라노로 가는 표를 알아보니까 밤기차는 normail train이라는 것이다. IC가 아니구... 그냥 기차는 때려죽인데도 못 타기 때문에(에어콘도 없고, 무지 느리고(사실 느린건 별 문제 아니지만), 시설도 열악하고) 다른 차를 알아봤더니 IC는 밀라노에 너무 늦게 도착하고(늦게 도착하면 숙소 구하기 힘드니까) 해서 바로 있는 유로스타를 예약했다. 예약한 시각이 3시 30분... 기차는 4시 30분이었다.
바로 지하에 있는 슈퍼에 가서 저녁 먹을 것을 샀다. 싼 빵 한 봉지(세 개 들었다.)와 복숭아 두 개, 떠먹는 요구르트 두 개, 1.5리터짜리 레모네이드. 10000리라 나왔당.

바로 숙소로 돌아와서 대강 싸 두었던 짐을 꾸리고 주인 아주머니께 숙박비를 지불하고 나왔다. 역에 가는 길에 예전에 물어봐서 알아두었던 철물점에 가서 개줄(배낭 묶어 두어야 한다.)을 1.5미터 샀다. 2400 리라.

역에 허겁지겁 도착하니 4시 15분이었다. 어느 트랙인지 보니까 표는 5번 트랙이었다. 5번 트랙으로 가니까 옹.. 열차가 없다. 옆 4번 트랙에 보니 밀라노행 열치가 떡하니 있다. 역시 이탈리아야. -.-
열차에 올라 한숨 돌리고 있으니까 드디어 밀라노행 유로스타가 출발했다. 옆에는 한국계처럼 보이는 미국인 여자애들이 둘 있었다. 아마 자매인 듯 한데... 암튼 본토박이 미국인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영어 공부 하고 있는데, 갑자기 담배냄새가 나는 것이다. 옆에 있는 여자애한테 물어보니까 흡연칸이라고 했다. 아뿔싸. 다음부터는 꼬옥 금연칸을 끊어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는데, 이 둘이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것이다. 아하, 금연칸으로 옮겨가는구나. 나두 짐을 챙겨서 금연칸으로 옮겨갔다.
일기를 쓰다가 너무 졸려서 잠시 자다 일어났더니 6시가 되었고 기차는 피렌체역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피렌체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 많이 탔다. 조금 더 달리다가 10000리라 짜리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딱딱한 빵을 뜯어서 떠먹는 요구르트에 찍어먹으니까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복숭아도 화장실에서 씻어서 두 개 다 먹고... 근데 레모네이드 맛이 영 아니다. 시원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그냥 조금 먹었다.

일정대로 기차가 간다면 9시에 밀라노 도착이다. 바로 방 잡고 야경이나 조금 구경하다 발로 자야겠다. 요즘 잠을 충분히 못 자서 너무 피곤하다.

뱀다리...
혹시 기차가 연착하며는 바로 역에가서 환불을 요청해야 한다. 지난 번에 브린디시에서 로마로 오는 유로스타가 한 시간이 넘게 연착했었는데, 환불하는 걸 몰라서 그냥 넘어갔다. 아까워라...

연속 뱀다리...
옆 좌석에 앉아있는 아저씨 핸드폰에 조그셔틀이 달려있길래 유심히 봤더니 소니 핸드폰이었다. 역시 소니... 모든 제품에 조그셔틀은 단다. 로마에서 같이 묵었던 형이 가지고 있던 비디오 카메라도 조그셔틀이 있던데... 암튼, 나두 소니꺼 사고 싶다. 디카, 노트북, MD... ㅠ.ㅠ

또 뱀다리...
이탈리아가 G7 중 한 국가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교통신호는 밥 먹듯 무시하고... 심지어 수녀님까지도 신호등을 안 지킨다. 휴대폰도 많이 보급되어있는데 아무 곳에서나 통화를 한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세 명 모두 기차 객실 안에서 통화중이다. -.- 어제만 해도 제대로 기차가 다니질 않는다. 연착과 취소가 밥 먹듯 이루어 진다. 으음... 차라리 우리나라가 더 선진국 같은데.

8시가 조금 넘었다. 아직도 밖은 밝다. 여기는 정말 해가 길다. 9시는 되어야 깜깜하다. 오늘은 처음으로 혼자 다니게 되었다. 훨씬 자유롭고 재미도 있을테지만, 혼자라는 불안함을 지우기는 힘들다. 밀라노에 내려서 바로 방을 잡아야 할텐데...

잠깐 존 사이에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했다. 9시 15분. 로마에서 같이 다녔던 영국유학생 형이 준 민박집 전화번호 하나만 달랑 가지고 있는데 전화를 했던니 다행히 침대가 하나 남았다고 해서 바로 간다고 했다. 지하철 3호선 종점이라고 했다.(2500리라.) 밀라노의 지하철도 에어콘 안 나오기는 로마랑 같다. 그치만 열차에 그래피티는 없다. 안내방송도 없다. 다행히 역마다 역 이름이 크게 쓰여있긴 하지만...

3호선 마지막 역에 도착해서 전화에서 알려주신대로 나오니까 차를 가지고 나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다. 차에 올라 5분쯤 가니까 민박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올라가서 인사드리고 방에 들어갔다. 이미 두 명이 있었는데 침대 하나가 남아있었다.
그 사람들은 친구 사이인데 한달동안 이탈리아만 돌고 있다고 했다. 잠시 이야기 하다가 샤워를 했다. 아, 숙박비는 5만리라, 선불로 드렸다.

내일은 두오모 성당과 레오나르도 다빈치 박물관 정도만 돌아보고 바로 베네치아로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