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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제주

[성수기 제주휴가] 10. 제주도라면 똥돼지, 쉬는팡

1일째...

카트를 다 타고 나오니 시계는 벌써 저녁 7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허기도 느껴지고 해서 남부에서의 저녁식사로 생각해 두었던 쉬는팡에 가서 제주도 똥돼지인 흑돼지를 먹기로 했다. 내비게이션 켜고 쉬는팡으로 출발~!

쉬는팡에는 금방 도착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라 이미 손님들로 가득이었다. 우선 색시가 내려서 예약하러 뛰어가고, 나는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자리가 없었다. 다행히 가게 앞 빈 자리에 차 몇 대 둘 곳이 있는데 그 곳에 자리가 있어 주차하고 색시랑 같이 우리 차례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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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에서도 잠시 이야기 했듯, 쉬는팡에는 마당이 있고 네 테이블 정도 자리가 있는데, 여기가 좋다. 가게 안은 에어콘을 켜놓긴 하지만 불에서 오는 열을 식히기에는 부족했고, 마당에는 시원한 바람과 자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아보였다. 하지만, 어느 한 테이블도 냉면 조차 시키고 있지 않아, 기다렸다 먹기엔 부적합했다. :) 결국, 20여분 기다린 끝에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가게 안도 방에만 에어콘이 있어서 좀더 기다렸다 방으로 들어갔다. 더위를 잘 타는 나를 위한 우리 색시의 탁월한 선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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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졸업여행으로 왔던 제주도에서도 600여명의 학생들이 찾아가 제주도 똥돼지를 먹긴 했었다. 그 많은 사람이 다 한꺼번에 어느 업소에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흐릿한 기억 속에서는 시골 풍경이 그려지는 널찍한 곳이었다. 마당 한 구석엔 옛날 제주도에서 키우는 방식 그대로 재연해 놓은 거라는 화장실 및 돼지 우리가 있었다. 돌로 동그랗게 쌓아올려 첨성대 비슷한 곳 아래에는 돼지 우리에 까만 돼지 한 마리가 놀고 있었다.

고기맛은 잘 모르지만, 제주도의 흑돼지/똥돼지는 확실히 뭍에서 먹는 돼지에 비해 쫄깃쫄깃한 맛이 더 좋았다. :) 딱 2인분만 시켜서 먹었는데, 다 먹은 다음에는 살짝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1인분 더 시켰더라면 너무 많아서 오히려 그 맛이 줄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과 같이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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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심으로 시킨 동치미국수



고기를 다 먹고, 입가심으로 동치미국수를 한 그릇 시켰다. 고기를 먹는 동안에도 동치미가 참 맛있어서 잘 먹었다. 살짝 단맛이 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깔끔한 맛이었다. 동치미국수도 기대를 져버러지는 않았으나, 고기 시키면 나오는 동치미와 다른 것이라고는 소면 삶은 것이 들어간 것 밖에 없다고 느낄 정도로 차이가 나질 않아 4천원이나 내고 시킨 것이 좀 아깝기도 했다. 아무튼, 고기와 국수 모두 맛있게 먹었다. :)

쉬는팡 이 곳이 워낙에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계속해서 손님들이 들어왔다. 맛도 좋고 거의 다 좋았는데 몇 가지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주차관리하는 직원이 아예 없었다. 한 두 명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가게 앞에서 정리를 해 주는 직원이 한 명 즘은 있으면 좋겠다. 또 한 가지는 다른 식당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종업원과 손님과의 구별이 어렵다. 그나마 종업원은 앞치마를 입는데, 사장님은 앞치마 안 입으니 처음 와서는 누구에게 예약 이야기를 꺼내야 하나 알 수가 없다. 내가 음식점이든 뭐든 시킨다면, 면티셔츠라도 하나 단체로 맞추어서 입히고 싶다. 마지막으로, 칭찬해 주고 싶은 종업원이 한 명 있다. 좀 통통한 여학생이었고, 내가 봐도 뻔히 힘들어 보이는데, 적어도 손님에게 음식 가져다 줄 때는 밝은 표정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었고, 실수로 우리가 주문한 국수를 주방에 전달하지 않아 안 나와서 물어봤더니, 정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얼른 가서 다시 주문을 넣는 등 정말 열심히 일 하고 있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 오늘의 자유표 친절상을 수여합니다. :)

자, 이제 저녁도 잘 먹었겠다, 어디로 갈까? 우리 숙소에는 언제 들어가는거야?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