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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Med Student

교수님께 헤딩 작렬!!!

이번 주의 담당 교수님께서는 수술 시간이 좀 길기로 유명한 분이시다. 수술이 빠르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들어가서 보는 입장에선 빨리 끝나는 것이 좋긴 하다. 단순무식. :) 아무튼, 아침부터 단단히 마음을 먹고 수술실에 갔다. 다행히 오늘 예정된 수술은 두 건. 비교적 간단한 유방의 양성종양 절제술, Excision of Benign Neoplasm of Breast, Rt.과 시간이 좀 걸리는 갑상선 전절제술, Total Thyroidectomy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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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반에 시작된 절제술이 1시간을 넘어 2시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젊은 여자 환자였고, 양성종양으로 생각되지만 그래도 꽤 크고 여러개 있다보니, 한 번 절개한 곳으로 모두 빼내려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점점 흐려지는 내 집중력. 교수님 옆에서 견인기를 잡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힘이 빠지고, 눈꺼풀이 천근만근, 앞이 안 보이고 그러는거다. 그러다, 깜빡~! 했는데, 눈을 떠 보니 교수님 머리 1cm 전방에 내 눈이 위치해 있는게 아닌가!!! 놀래서 잠이 확~! 달아났다. 수술 참관하던 녀석을 쳐다보니까 마스크 너머로 웃겨서 표정관리 하느라 힘들어 하는게 보였다. 에에~ 겨우 진정하고 몇 번의 고비를 다시 넘기고서야 첫번째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두번째 수술은 시간이 꽤 걸렸다. 11시에 시작해서 12시를 넘어가는 순간, 내 집중력은 완전히 소실되었다. 견인기의 힘이 자꾸 빠지니까 교수님께서 '왜이렇게 조는거야?' 하시더니만, 참관 들어와 있는 녀석에게 '얼른 밥 먹고 와서 바꿔줘라.' 하시는거다. 결국, 졸다 졸다 못 참으시고 쫓아내신거다. (ㅠㅠ)

이후에도 응급실에 배가 아파서 온 환자가 결국 급성 충수돌기염으로 수술을 하게 되어 오늘만 세 수술을 들어갔다. 그 후에 회진도 돌고, 숙제할 것도 챙겨오고... 집에 왔더니만 힘이 쪼옥 빠진다. 발표 준비도 하고,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이거 샤워하고 그냥 잘 분위기다. 큰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