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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괌

[떠나보자 여름휴가] 3일, PIC 괌에서 제대로 놀기!

2007년 8월 6일 월요일

분명 모닝콜을 부탁했었는데, 받았던 기억이 전혀 나질 않았다. 눈을 떠 보니 8시. 한 시라도 더 나가 놀아야 하는데!! 하면서 얼른 일어나 후딱 고양이 세수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러 나서려는 찰나! 아, 어제 방을 바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란다로 나가보니 으아~ 역시 높은 층이라 그런지 전망이 매우 좋았다. PIC의 Water Park나 Marriot을 바라보는 방향이 아니고 반대편인 Hilton인가를 바라보는 방향이긴 했지만, 깨끗한 풍경이 펼쳐져서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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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 괌 오세아나 타워 B 31층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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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이곳 저곳을 운행하는 빨간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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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키즈풀, 랩풀, 메인풀이 보인다. 위에는 라켓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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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보이는 메인풀


Water Park에 있는 각종 시설과 강습은 미리미리 예약을 해 두어야 한다. 인기 있는 강습이나 시설의 경우 금방 예약이 차서 이용하고 싶어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나가기 전 무얼 해 볼지 고민하다가, 아침 10시에 양궁 강습을 예약하고, 11시에는 윈드서핑 강습을, 오후 2시에는 스윔-쓰루 아쿠아리움(바닷물 수영장에서 스노클링한다 생각하면 된다.)을, 그리고 3시에는 그 동안 꼭 한 번 해 보고 싶었던 스쿼시를 예약했다.

아침 먹고 방에 돌아와 다시 나갈 채비를 하고 10시에 예약한 양궁 수업 시간에 맞추어 Water Park로 나섰다. 양궁이나 골프, 테니스나 배드민턴 등 라켓 스포츠를 하려면 메인풀에서 풀바 뒤로 있는 곳에 잘 찾아가야 한다. 살짝 늦게 갔더니만 이미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중이었다. 다행히 빈 자리가 있어서 나랑 색시랑 한 자리씩 잡고 들어가 섰다. 단시간에 대단한 것을 배울 수는 없으므로 매우 간단하게 알려주었다. 요약하자면 활을 수평으로 놓고 화살을 놓아서 당기고 쏘는데 손가락으로 화살을 건들지 말아라.. 뭐 이런거였다. 클럽메이트가 시범을 보여줄 때는 어렵지 않아 보였지만 이게 직접 해 보려니까 꽤 힘들었다. TV에서 양궁 경기 보면 선수들이 멋지게 활을 당겨 입술에까지 줄을 가져다 놓고 그러던데, 그렇게 따라해 보려고 해도 힘도 부족한데다 어떻게 조금 당긴다 하여도 조준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한 10미터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과녁을 맞추기도 어려웠다. :) 그래도 한 번에 네 발씩 참가한 사람들끼리 대회를 하게 되었고, 그 중 한 번은 내가 우승을 했다!! :D 하지만, 그게 운이었는지, 나머지 경기에서는 원하는데로 화살이 날아가지 않아서 과녁도 겨우겨우 맞추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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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 가량의 양궁 강습과 경기가 끝났다. 어제는 새벽까지 비 오고 낮에도 날이 약간 흐린 듯 하였지만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살이 마구 익는 것 같다. Information Center에서 빌린 수건을 머리부터 둘러쓰고 11시의 윈드서핑 강습을 받으러 갔다. 시간 여유가 조금 있어서 기다리면서 몸 구석구석 선크림을 발라주었다. 귀찮기는 하지만, 예전에 귀찮다고 안 바르다가 너무 많이 타 버린 경험이 있었던지라 이번에는 그래도 조금 챙겨 발라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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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서핑 강습은 육지에서 진행되었다. 윈드서핑 강습 뿐 아니라 다른 해양 스포츠를 즐길 때에는 아쿠아슈즈가 필요하니까 해변 바로 옆에 있는 Marine Center에서 빌려 신으면 된다. 11시 윈드서핑 강습에는 나와 색시를 빼고는 모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아무튼, 그래도 강습은 영어로 진행되었고, 괌 현지인인 잘 생긴 클럽메이트 제이미의 강습을 열심히 보았다. 서핑보드에 올라가 돛을 올리고 방향 전환하고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배웠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아쉽게도 강습은 30분이라 물에 나가서 타는 것은 강습 후 알아서 타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사람이 많아서 시간이 조금 지체되길래, 우리는 점심 예약이 되어있다고 이야기 하고 먼저 강습을 마치고 나왔다.

오늘 점심은 PIC 괌 식당 중 최고로 고급스러운 BISTRO에서 했다. 미리 식당이나 컨시어지(프론트 옆에 따로 데스크가 있다.)에 방번호를 대고 예약을 하면 된다. PIC 홈페이지에는 비스트로에서 하는 식사에 10% 세금이 가산된다고 되어있지만, 그것은 정해져있는 세트메뉴 말고 다른 메뉴를 시켰을 때 세금이 붙게 되는 것이었다. 셋트 메뉴판에는 한글로도 적혀있고, 빵과 스프, 메인메뉴, 아이스티나 커피, 그리고 과일 후식까지 포함되어있다. 우리는 가장 만만한 스테이크로 정했고, 인터넷에서 본 것이 생각나 Medium으로 해 달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스테이크가 나온 것을 보니 우리나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Medium welldone이나 Welldone 사이의 수준으로 익혀준 것이 나왔다. :) 미국식 음식이 다 그런건지 상당히 짭잘 했지만 그래도 북적거리는 부페 식당이 아니고 멋진 곳에서 하는 식사라 괜찮았다. 종업원들도 훨씬 친절했고, Water Park도 훤히 보이는 멋진 전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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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잘 먹고 나와 방으로 돌아가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빡빡한 오후 스케쥴을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쏟아지는 천둥 번개와 소나기 콤보 셋트!! 2시에 스윔-쓰루 아쿠아리움 가야 하는데 슬슬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2시가 되기 전 금방 비가 그쳤고, 우리는 다시 나갈 채비를 하고 Water Park로 갔다.

엥? Swim-Thru Aquarium 앞에 담장이 쳐 있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스쿠버 센터에 가서 물어보니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 때문에 2시 스케쥴이 취소되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아니, 그럼 그거 기다리던 우리는 어떻게 되는거냐.. 라고 물어봤더니, 예약이 다 차지 않은 시간이 있으니 원하면 그 때로 예약을 옮겨주겠다고 대답해 주었다. 3시에 스쿼시를 쳐야하기 때문에 3시 반으로 예약을 우선 옮기고 다른 풀로 향했다. 수영장에 들어갈까 했지만 곧 스쿼시를 치로 들어가야 해서 그냥 풍경 구경을 하다가 너무 심심해서 라켓 센터로 갔다. 3시로 예약된 스쿼시를 2시 반으로 당길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이미 예약이 다 차서 안 된다고.. 그럼 배드민턴이나 테니스 할 수 있는게 있느냐고 물어봤더니만 그것도 예약이 가득 차서 할 수가 없단다. 어쩔 수 없이 라켓센터 뒤에 있는 게임장으로 갔다. 이미 여기도 만석. 탁구대, 당구대 모두 다 차있어서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농구공 던지기 게임을 한 동안 했다. :) 둘이서 같이 하니 그것도 재미있데.

드디어 3시가 되어 스쿼시를 하러 갔다. 라켓 센터에 가서 PIC 카드를 제시했더니 신발 크기를 물어본다. 크기를 말해주면 신발과 양말, 그리고 라켓과 공을 내어주고 방 번호를 알려준다. 1번과 2번 방이 있는데 우리는 1번 방. :) 오우~ 스쿼시가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이라 그런지 스쿼시 코트 내 에어컨이 정말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들어갈 때는 추울 지경이었는데, 이 되도 않는 스쿼시를 하다보니 어찌나 땀이 쏟아지는지... 다행히 1.5리터짜리 물통에 물을 가지고 가서 그걸 거의 반이나 먹으며 스쿼시를 쳤다. 그런데, 이게 공이 생각보다 안 쳐져서 굉장히 힘들었다. 테니스공이나 기타 일반적인 공이라면 이~~~만큼 튀어야 하는데, 스쿼시공은 한 번 튀기면 엄청 조금 튀어서 처음에 갈피를 잡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색시랑 땀 흘리면서 뛰어다니니 재미있었다. 나중에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정말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될 것도 같았다.

3시 반 스윔-쓰루 아쿠아리움에 가야 해서 조금 일찍 나와서 장비를 반납하고 서둘러 스쿠버 센터에 갔다. 벌써 사람들은 준비를 마친 상태. 얼른 센터 뒤에 가서 간단한 샤워를 하고 돌아와 스노클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러고보니, 이 곳에서 한글로 된 설명서나 안내서는 모두 빨간색 종이에 쓰여있다. 아무튼, 이미 수차례 스노클링은 물론 스쿠버 다이빙도 해 봤으므로 간단히 듣고 입수!! 하고 싶었지만, 나랑 색시가 앉은 반대편부터 차례차례 들어가라고 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어 입수! 풀에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스노클링 장소였지만 바닷 속처럼 잘 꾸며놓았고, 물고기들도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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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 몇 개의 스케쥴을 소화한 것인지... :) 스윔-쓰루 아쿠아리움에서의 스노클링이 끝나자 4시가 되었는데,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대로 쉴 순 없다!! 다시 워터 슬라이드를 타러 갔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봤던 긴 언니들이 보인다? 색시가 이야기해 주어서 알았는데, 우리가 타고온 대한항공 승무원들이었다. :) 그러고보니 그 때 비행기에 타고 있었던 한국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저 사람들은 비행기에서 떠들던 사람들, 이 사람들은 비행기에서 머리 아프다고 밥도 못 먹고 죽어있던 사람들 등등. :) 아무튼, 약간 해가 떨어지니까 아이들이 많이 없어서 신나게 마음껏 워터슬라이드를 탈 수 있었다. 한참동안 열심히 놀았더니만 피곤함도 피곤함이고 배가 살살 고파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선 방으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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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에는 Sunset Bar에서 선셋바베큐를 먹었다. 우리는 Gold Card라 아침/점심/저녁 식사가 모두 포함이지만, 그래도 선셋바베큐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구입한 여행 상품에는 이 선셋바베큐도 포함되어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돈을 내지 않았다. 아무튼, 이 선셋바베큐 역시 컨시어지에 미리 예약하면 된다. 우리는 예약 시각이 7시여서 조금 일찍 나가서 산책을 하다가 선셋바에 갔다. 들은 바대로 LA갈비와 양념삼겹살, 홍합과 새우, 꼬치나 각종 야채들이 잔뜩 있었다. 자리 잡고 앉았더니 숯불을 가져다 주는데 어찌나 후끈하던지... :) 저녁 식사 하는 내내 땀을 엄청나게 흘렸다. 아, 워낙에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보니 선셋바에서도 김치가 제공되는데, 고기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치구이!! 살짝 김치도 얹어두었다가 같이 먹으면 맛있다. 역시 LA갈비와 양념삼겹살은 짭짤했고, 특히 삼겹살은 양념이 맛있었는데 너무 짜서 딱 두 개 먹었다. 파인애플과 토마토도 있어서 고기와 같이 구워먹었다. 너무 더워 콜라 한 잔 시켰는데 3달러였다.(밖에 있는 가게에서는 콜라 캔 하나가 60센트 정도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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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저녁을 먹고 났더니만 너무나 배가 불러서 도저히 놀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유명하다는 K마트에가 가볼까 하고 프론트에 어떻게 가냐고 물어봤더니, 길 건너서 빨간 버스를 타라고.. 그런데, 버스비가 2달러라나 그렇단다. 배도 부르고 덥고 귀찮아서 그냥 PIC 바로 길 건너에 있는 가게들 구경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왼쪽의 ABC Mart와 간판도 일본어로 Asahi라고 쓰여있는 오른쪽 가게가 있었다. 우선은 한국 사람들이 줄줄히 들어가는 ABC에 가 보았다. 먹거리들이랑 기념품이 가득했는데, 특별히 살 것이 없어서 물이랑 음료수, 과자 정도만 사서 방에 들어왔다.

집에서 준비해 온 iPod Shuffle엘레콤 BassBall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고 가게에서 사 온 음료수와 과자로 후식을 삼아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했지만, 피곤해서 음악 좀 듣다 음료수 좀 마시다가 샤워하고서 그냥 골아떨어졌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