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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한복을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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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한복을 입고 있는 아이들



어제 2006학년도 2학기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2학년 담임 교수님께서 사 주시는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종강파티도 하고 들어와 잤는데, 일어나 보니 12시었다!!! 오늘 한복 맞추러 가기로 했었는데.... 서둘러 기숙사를 나서면서 민들레 아가씨에게도 전화하고, 어머니께도 전화해서 3시였던 약속시간을 3시 반으로 늦추었다.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들어가 어머니께서 챙겨주시는 늦은 점심을 후다닥 해치우고 어머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찾아간 곳은 동대문 쪽의 한 재래상가. 정확히는 종로5가역 바로 옆이었다. 민들레 아가씨 사촌 오라버니의 아주 절친한 고향친구(한 마디로 Fire Ball Friend)이신 분께서 하시는 한복집이었다. 올 봄에 민들레 아가씨네 언니 결혼하실 때도 그 집에 가서 하셨는데, 나야 한복을 잘 모르지만 완성된 한복을 봤을 때 정말 곱고 예쁘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그나저나, 민들레 아가씨는 남들 좋다는 강남 이런 곳으로 어머니를 모시지 못해서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좀 했었는데, 내가 아는 우리 어머니는 한복집 장소 가지고 남들 이목 신경 쓰시는 분도 아니시고, 실제로 모시고 갈 때도 그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한마디로 기우!! :) 이런 것까지 신경써야 하는 것이 결혼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복집에 찾아가보니 (머지 않은 미래의) 처형과 형님께서 말씀하시던 것처럼 좋은 천을 좍좍 펴 보여주시며 추천을 해 주셨다. 고민을 하기는 했지만, 결국엔 사장님께서 보여주시는 색상의 조합이 가장 나아보였다. 그리고는 바로 쭉쭉 잘라내시는게 아닌가. 내 한복 천을 고르다가 바지 색상을 바꾸게 되었는데도, 괜찮다고 하시며 바로 새로운 천 보여주시고 다시 잘라내셨다. 어머니 한복 천도 고르고.... 셋 다 정한 후에 치수도 재었고, 스튜디오 촬영일 전 주말 즈음에 받기로 했다. 민들레 아가씨네 어머님께서도 새로 하시면 좋았을텐데, 봄에 하셨던 걸 다시 입기로 하신데다, 없는 살림이라... (ㅠㅠ) 어머님, 나중에 제가 돈 많이 벌어서 멋진 한복해 드릴게요~!!

한복 고르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상가에서 나왔더니 벌써 5시가 넘어버린 것. 약간 이르기는 하지만, 저녁을 먹으며 어머니들께서 말씀 나누시기로 했다. 별 다른 이야기는 아니고, 예단과 이바지 음식 이런 이야기였다. 어른들 말씀 나누시는데 함부로 낄 순 없었지만, 속으로는 저런거 다 하지 말자고 하고 싶었으나 별 도리는 없었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최소화 하셔서 그나마 좀 나았다고나 할까. 그래도, 없는 살림에 힘들텐데... (ㅠㅠ)

밥 먹고 나와서 어머니들께서는 먼저 들어가시기로 했다. 시험이다 뭐다 해서 민들레 아가씨를 만난 것도 오랜만이고, 종로에 나온 것은 더더욱 오랜만이라 같이 놀기도 하면서 예물도 먼저 알아보려고 말이다. 그 동안 민들레 아가씨가 예물 몇 셋트 해 달라고 농담처럼 이야기 했지만, 결국은 반지 하나로 결정했었다. 내 마음이야 더 한 것도 해 주고 싶지만 아직은 그럴 여력이 없어서 미안하고, 쉽지 않은 마음을 먹었는데도 더 줄여야 한다고 재촉해서도 미안했다. 민들레 아가씨 친구들 보면 더 많이 받고 결혼하던데 말이다. 아무튼, 딱 반지 하나씩 나누어 끼기로 하고 돌아다녀봤다. 생각했던 것보다 비쌌다. (ㅠㅠ)

이전에는 대부분 민들레 아가씨가 다 알아서 했었는데, 오늘 직접 한복도 맞추러가고 예물도 알아보니까 정말 내가 결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총각 시절이 얼마 안 남았다는 말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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