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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잡담

감기에 제대로 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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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의 첫 번째 증상, 기침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밤부터 약간의 열감이 있었다. 감기에 자주 걸리지는 않지만, 간혹 환절기에 감기로 고생을 했다. 블로그에서 검색해 보니 작년에는 1월, 7월 그리고 10월 세 번이나 걸렸었다. 올해는 감기에 대한 포스팅이 없는 걸 보니 안 걸렸거나, 걸리고 글을 못 올렸거나 그런가본데, 아무튼 내가 생각보다 약골이다. :)

며칠 쉬면 좋아지겠거니~ 하고 버티고 있는데, 점점 증상이 심해졌다. 하루종일 아무 것도 못 먹는 사태까지!!! 입맛이 하나도 없어서 뭘 먹을 수가 없었다. 머리 아프고, 코 맹맹~ 하면서 콧물도 나고, 가래도 끓고, 목 아프고, 기침하고, 몸살 기운에 허리도 아프고, 열이 나니 정신도 혼미한 듯 하고.... 학교 병원 내과 외래라도 찾아가보자~ 하고 나선게 5시가 다 된 상황이었다. 혹시나 싶어서 내과 전공의 중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봤더니 이미 외래는 끝났다는게 아닌가. 너무 힘들면 응급실이라도 가서 fluid therapy를 받고 가라고 그랬다. 혼자 버티고 끙끙 앓는 것보다, 탈수가 심하니 수액제 한 병 맞고 나면 한결 증상이 경감된다고 말이다. 감기 때문에 무슨 응급실이야~ 라고 했지만,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던지라 거의 기다시피 응급실을 찾아갔다.

통화했던 친구가 당직이 아니라, 내과 당직을 하고 있던 다른 친구가 응급실에 내려와 있었다. 서둘러 빈 침대에 누워, 친구에게 몸을 맡겼는데, 편도도 많이 부어있고, 폐음은 정상이지만 혹시 모르니 가슴 사진 한 번 찍자고 했다. 친구들 덕분인지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몸이 좀 나아가는 것도 같고.. 이런게 의사-환자 간 신뢰에 의한 플라시보 효과인가보다. :) 아무튼, 응급가슴촬영을 마치고 응급실에 돌아와 NSAIDs 계통의 약과 함께 수액을 맞기 시작했다.

며칠 앓으면서 나름대로 경구수액보충을 해 준다고 생각했었는데 모자랐던건지, 수액 1리터 중 한 25% 정도 들어가 모자란 수분 보충이 되니까 몸이 한결 나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까 전화했던 친구도 퇴근했다가 다시 들어오고, 소문을 냈는지 응급실 지나가던 동기들도 와서 한 번씩 보고 가고... 아, 약골이라고 소문 다 났다. :)

두 어시간 수액을 맞고나니 목도 덜 아프고, 기침도 덜 나오고, 열도 조금 떨어진 느낌이고, 응급실 들어올 때보다 몸이 가뿐해 졌다. 친구랑 같이 나가 맛있는 죽도 한 그릇 가득 얻어먹고, 약도 먹고... 별 것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바쁜데도 자기일처럼 챙겨준 친구들이 있어서 참으로 든든했다. 이래서 친구가 좋다는거겠지. :) 이런 일 잊지 않고 다음에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소매 겉어붙이고 도와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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